인간 실격
어린 왕자
아주아주 어릴 적 읽었던 <어린왕자>를 20살이 되어 독서토론 활동을 위해 다시 읽었다. 그때는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이제서야 감명깊게 다가오는 짜릿한 경험을 했다. <어린왕자>를 다시 읽으며 나는 어린왕자와 조종사의 관계에 더욱 집중한 것 같다. 어릴 적 가지고 있던 동심을 어른들에게 외면당하며 어느새 그 시절을 까마득하게 잊어가고 있던 조종사가 어린왕자를 만나 성장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또, 초반에 나오는 구절 중에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부분이 있었다. “어른들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어린이들은 그들에게 언제나 설명을 해주어야 해서 피곤하다.”라는 말이었다. 이것이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앞으로 전개될 <어린왕자>를 미리 들여다보기에 가장 좋은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보통은 ‘아이들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어른들은 그들에게 언제나 설명을 해주어야 해서 피곤하다’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그 보통의 생각을 뒤엎으며 아이들의 입장이 되어보도록 만든다. 우리는 누구나 어린이였던 순간이 있었지만 어린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나 또한, 어릴 적 부모님과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해하다 화를 낸 적이 있다. 나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이런 경험도 앞서 언급한 구절을 읽은 후에야 어렴풋이 떠올랐던 것이다. 왜 우리는 어릴 적을 기억하지 못하고 어린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며 이러한 물음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순수하고 창의력 넘치는 아이들이 이렇게 된 것은 환경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했다. <어린왕자> 속에서 지리나 역사, 산수, 문법에 신경쓰라고 충고하는 어른들과 같이, 현실에서 아이들을 한데 모아 똑같은 지식을 집어넣는 사회와 같이,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이 틀에 갇혀있지 않은 아이들의 창의력과 자유로움을 가두고 획일화시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다시 읽은 <어린왕자>가 조금은 무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올해 20살을 맞이한 만큼 나 역시도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었고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조종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준 어린왕자처럼 아이들이 어른보다 더 훌륭한 생각과 깨우침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되새기며 그러한 아이들의 힘을 지켜줄 수 있는 어른이 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읽을 때마다 각기 다른 부분에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여러 번 읽을 수록 좋은 작품으로 다가올 것 같다. 모두 한 번 더 읽거나, 아직도 어린왕자를 읽지 않았다면 꼭 한 번 읽기를 추천한다.
실용주의 프로그래머(20주년 기념판)
화이트 스카이
삶의 격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
클린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구조와 설계의 원칙 (살아있는 전설이 들려주는 실용적인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원칙)
클린 아키텍처로 독서클럽을 하고나서
개인적으론 전부터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습니다. 다만, 좋은 기회가 주어져 이 책으로 독서클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어떤 설계구조를 갖고 개발을 해야할지에 대해서 더욱이 깊게 생각해볼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개발을 진행하면서 어디서부터 코딩을 먼저 진행해야하고, 그리고 어떤 구조로 설계해야 유지보수도 쉽고, 변경성에 덜 민감할까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어느정도 기준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장편소설)
삶의 격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
이 책은 독립성으로서의 존엄성, 만남으로서의 존엄성, 사적 은밀함을 존중하는 존엄성, 진정성으로서의 존엄성, 자아존중으로서의 존엄성, 도덕적 진실성으로서의 존엄성, 사물의 경중을 인식하는 존엄성, 유한함을 받아들이는 존엄성에 대한 총 8장의 내용으로 나누어져 있다. 결국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내용은 생각보다 이해하기 어려워서 내가 해석한대로, 그리고 나의 경험을 중심으로 감상문을 써보려고 한다.
사적 공간을 침범하지 않아야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파트가 있다. 읽자마자, 초등학교 때 매주 있었던 일기쓰기 숙제가 생각났다. 그때는 이것이 사생활 침해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6년동안 써서 몇 권이 쌓여있지만, 지금 그 일기들을 보면 선생님이 내 일상의 모든 것을 아는 것이 뭔가 수치심이 들어서 거짓말도 좀 섞어썼던 것 같기도 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일기쓰기 숙제는 원하지 않는 타인에게 내 사적 공간을 드러내는 행위로 학생의 존엄성을 해치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솔직하지 않으면 존엄한 삶도 사라진다는 4장의 내용은 자신의 자아상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이러한 삶은 우리 자신의 존엄성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한다. 이 내용을 보고 문득 인스타그램이라는 어플이 생각났다. 인스타그램은 우리 일상이라고 할 수 있을정도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데 여기서 솔직하게 다 보여주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보여주기 식 삶이 난무하는 인스타그램의 영향으로 다른 사람과의 친밀한 관계를 쌓아가는 것이 예전보다 어려워졌다고 느꼈다.
도덕적 진실성으로서 존엄성은 자기주도적 결정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는 내가 수강하는 과목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나는 사회봉사라는 과목을 수강하는데, 한 학기에 28시간의 봉사를 해야한다. 생각해보면 나는 살면서 봉사라는 것을 자의로 해본 적이 없고, 오로지 나의 안위를 위해 한 것 같다 . 남에 의해, 그리고 성적을 잘 받기 위해 하는 것이므로 내가하는 봉사활동은 도덕적 진실성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착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 나 또한 존엄성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나를 한번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자아성찰용 책이면서,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정해주는 좋은 책이라고 느꼈다. 그러나 현재 읽었을 때는 쉽게 읽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조금 더 나이를 먹었을 때 읽으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