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살아만 있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예민한 엄마와 청소년 우울증 딸의 화해와 치유를 향한 여정)

내가 먼저 읽기 전 할머니께 드렸는데 “이건 누구나 다 읽어야 할 책이다. 너, 동생, 엄마 누구 할 것 없이 읽어봐야 한다.” 라고 하셔서 한 방에 읽었다. 딸이 타이레놀 13알을 먹어 병원에 가게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데 그 장면에서 너무 놀랐고 얼마나 이 아이가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됬다. 그래서 엄마와 딸의 사이가 좋지 않고 어떻게 생각하면.. 음 서로 대화를 않는, 상처를 서로 많이 갖고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여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청소년우울증은 자신의 우울증을 표현하지 않는다 한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 없어 보여서 “얘가 우울증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도 어머니도 우울증을 겪기 때문일지, 현재 진행형이라서일지 마음건강바우처를 통해 두 사람 모두 이겨내기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둘은 대화를 통해서 쌓인 것들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책 중간에 서로가 서로에게 한 잘못들을 밝히고 사과도 하고, 원하는 점도 말하는. 그런 화해들이 필요하다는 딸의 말에 참 동의를 하기도 했다. 자식이 부모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지만 부모 역시 자식에게 생채기를 낸다. 그러나 이런 생채기를 부모는 생각치 않는다. 아랫사람으로 생각해서인지 자신이 자식에게 희생하는 것들 때문인지는 모른다. 부모는 우리에게 사과를 요구하지만 우리는 그냥 그대로 넘어가야 하는 그 아픔을 화해를 통해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책을 읽으며 딸이 말을 잘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중 하나가 횡단보도 비유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이미 내가 간 길이니 따라오라고, 지시대로 하라고 한다. 하지만 자식들은 그렇게 허둥지둥 따라가다 횡단보도에서 사고가 난다는 것이다. 왜냐면 부모가 간 길은 이미 변화했는데 (구덩이가 생기든, 신호가 변하든) 그걸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는 지도 앱으로 머물러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 역시 길을 알려주는거 아니야?” 라고 엄마가 물어본다. 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다르다. 어플은 나의 목적지를 ‘내’가 입력하기 때문이다.

카오스 (새로운 과학의 출현)

이 책은 카오스는 경제경영,생태학,의학,인문사회과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고있음을 보여주며 그 뜻을 겉으로는 무질서하게 보이지만 내적으로 규칙성을 갖고있다고 풀이한다. 이렇듯 예시들을 통해 카오스의 이론을 설명해준다.

카오스 연구자들은 대류흐름,진자 등 물리학에서 명백하게 이해했다고 여긴 것에도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무질서가 존재한다는 내용에서 큰 충격을 먹었다마냥 물리학을 좋아한 나를 또 다른 세상으로 이끌어 주었기 때문이다.

세상의 기초라고 하는 물리학을 공부하면서도 우리는 왜 자연의 불규칙성을 예측하지 못하는 것일까하는 나의 오랜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해결해준 책이었. 처음에 카오스를 그림으로 표현한 로렌츠끌개, 망델브로집합 등 프렉탈구조를 보며 신기하기도 하고 기이하기도 하였는데 그 예시들인 나비 날갯질이 나중에 폭풍을 불러온다는 나비효과나 상기의 이론을 보며 카오스의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불확실성이 높은 기상예측이 카오스영향에 가장 많이 미칠 것 같다 생각했고 단순히 수학,과학분야뿐만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접근해 규칙적인 생체시스템도 카오스를 적용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놀라웠다이렇듯 천문학,기상학,생태학,정치학,경제학까지 많은 학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걸 알게되어,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아주었다. 그래서 과학이 드디어 자연현상뿐만 아니라 사회현상도 증명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이러한 카오스가 불확실성이라는 점에서 양자역학과 성격이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카오스의 역사는 과학계의 변방인 사람들로부터 나왔는데, 이걸 보고 과학계의 한 획을 긋는 것은 언제나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것으로부터 나온다는 걸 세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인간 본성에 대하여

나는 항상 현재 지구상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성격이 다름에도, 또 어느면에서는 공통적인 심리들을 가지고 있는게 항상 궁금했다. 혼자 아무리 고뇌해도 답이 내려지지 않아서 답답했는데, 이 책을 접하고 나서 조금이나마 정답을 찾을 수 있게 되서 좋았던 것 같다. 에드워드 윌슨은 인간의 본성을 과학적인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동물이나 곤충을 토대로 인간의 행동을 분석한다. 그렇기에 이기적 유전자에서처럼 인간은 유전자의 기계이며, 우리가 사는 생활모습이 사실상 동물사회랑 다를바 없다고 말한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선 갸우뚱하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나름 전체적인 서술로 봤을 때, 타당성이 있는 주장이어서 재미있게 보았다. 
책에 의하면 모든 것은 본성에 의한 것이며 그 본성은 내재된 DNA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 DNA에 의해 과학적으로 계산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존제에 특별한 가치는 없으며 그저 세계를 살아가는 하나의 물결, 흐름일 뿐인 것이다. 즉 이 책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시원한 답변은 아니라 아쉬웠지만 작가만의 독특한 관점을 볼 수 있어서 인간과 사회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마르크스 씨,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죠?

이 책은 마르크스의 일대기, 그의 사상적 배경, 그의 사상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이야기한다. 또한 마르크스주의의 기반이 된 헤겔철학, 애덤 스미스의 철학등을 통해 자본주의, 공산주의, 그 이상의 국가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자본가의 착취가 심해져가는데, 왜 우리는 그 탓을 스스로에게 돌리고 저항하지 않냐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우리는 미디어폭력과 세뇌로 자본주의의 희생이 된 것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마르크스하면 공산주의론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공산주의하면 좋은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아서 대체로 인식이 안좋은 사람이라 여겼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마르크스의 진실된 생각과 사상, 그 배경들을 알고나니 그 편견을 깰 수 있었. 마르크스가 추구했던 사상이 지금의 사회주의, 공산주의와 다르고 지금의 사회주의의 실패는 독재자의 실패라고 하는 저자의 말에 공감되었다. 내 생각에 그는 분명 모두 평등한 세상을 원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책 내용중에 자본주의에 사는 우리들도 왜 스스로 계급을 나누며 자본가편을 드는지물었을 때, 자본주의에 대한 단점들도 수없이 많다는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현실을 보지 못했던 내게 성찰할 계기가 되어주었던 것 같다. 마르크스 또한 이러한 자본주의의 빈부격차가 싫었던 모양이다. 현대의 자본주의가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문제가 있음에도 우린 이것을 무시할 수 없기에 인정하고 더 나은 보편적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마르크스는 이야기한다. 나는 이 세상에 대해 고민해오던 마르크스처럼 우리도 또한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철학의 문제들 (인간과 철학)

철학하면은 일반인들에게는 무겁고 난해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책을 통해 철학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 관심이 갑자기 생기고 그럴꺼같진 않다. 이 책의 내용도 순수 철학만을 다루며, 그러한 철학내용들을 배우고, 그 내용들을 통해 현문제들을 비판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목차는 총 15장으로 이루어져있고, 첫문장은 “이성을 가지고 사리에 맞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의심의 여지가 없이 확신할 수 있는 지식이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는가”로 시작한다. 이 문장은 러셀이 우리를 철학적 사고로 초대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이다. 
이 책은 내내 너무나 당연한 수학공식들이나 상식들도 그게 정말 당연한지 되묻는다. 독자는 그 증명을 따라가면서 논리적인 사고 없이 믿을 수 있는 것들은 실상 아무것도 없었음을 알게 된다. (물론 러셀의 입장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책이 마냥 철학에 대한 이야기만 하다가 끝났다면 왜 철학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철학은 무지한 것보다 나을 수는 있으나 하찮고 세세한 문제들을 따지는게 결국 무슨 쓸모가 있냐는 소리이다. 결과가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 책은 마지막에 ‘철학적 사유의 가치’를 언급하며  철학적 사유 방식과 성찰의 태도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의심없이 받아들이는 모든 잘못된 것과 허위 의식의 정체를 어느 정도는 밝혀줄 수 있다고 말하면서 독자의 감동을 더한다.

광장/구운몽 (최인훈 장편소설,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장이라는 작품은 남북 간 분단의 존재에 대해 근원적 의미와 그 시대의 사람들의 시련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이명준은 남과 북 모두 자신이 원하는 광장이 없다는 걸 인식해, 절망하며 끝내 죽으며 이야기가 끝이 난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은 이명준이 바다에 뛰어내린 장면이다. 당시 희망을 가지고 월북을 하였지만 그마저 부자유한 분위기에 실망하고 다시 남한으로도 가기 싫은 이명준의 비참함과 혼돈을 잘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광장이라는 제목이 되게 심오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나니 광장이라는 제목이 당시 시대상황을 가장 잘 나타주고 당시 사람들의 희망통로라고도 생각이 들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기만의 밀실이 필요하면서도 공공동체적 광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사회적 삶의 공간을 뜻하는 광장을 원했기 때문이다. 이명준과 은혜 또한 그러한 광장이 이루는 바람직한 삶의 방식을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명준은 현실에서의 패배를 의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쪽도 아닌 상황에서 끝내 투신자살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북간의 이데올로기적 대립으로 인해 한 지식인이 고통을 받으며 자신을 비관하는 모습을 보고 이 시대의 지식인의 시련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만약 이명준이라면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어도 자살은 하지않았을것이다. 일단 자기에게 맞는 광장 즉, 이상향을 찾기란 너무나 힘이 들었지 않았을까 하는게 내 생각이다. 또한 은혜의 아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마음을 저 버린 것이 무책임하다고까지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며 나 또한 나만의 광장이 과연 무엇일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학생들의 똑같은 목표아래 공부만 하는 나에게 새로운 마음을 가지게 해주었던 것 같다.

꿈의 해석 (무의식의 세계를 열어젖힌 정신분석의 보고,돋을새김 푸른책장 시리즈 8)

프로이트는 사람이 꿈을 왜 꾸는지, 그리고 왜 그러한 꿈들이 나타나는지 무의식과 관련하여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꿈은 현실세계의 반영이라고 언급하고 있는데, 이러한 꿈의 해석으로 사람의 내면을 알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평소 꾸는 꿈들이 연관성이 없어보여도 꿈의 목적은 언제나 소망 충족에 있다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과연 나는 나를 속이고 있는가?’ 라는 생각부터 무의식의 나를 믿어야 될지 의식의 나를 믿어야 될지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우리 모두는 항상 꿈을 꾸고 있지만 막상 꿈을 왜꾸고 있는지, 그 의미는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하여 조금더 꿈의 본질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 외부적 자극이 과연 꿈에서까지 영향을 미칠까 실험을 하였는데 그 결과 신체 자극이 꿈의 형성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그것을 보고 꿈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꿈의 내용과는 다르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 감정들은 실제로 자신이 원하는 본능적 감정들이라고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꿈의 내용은 소망 충족이고 그 동기는 소망이다. 는 프로이트말에 공감하는 편이다. 기대이상의 일이 생겼을 때 그런 일은 꿈에서도 생각지 못했다.’ 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즉 우리의 언어습관에서도 이꿈의 이론의 타당성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몽유병의 원인이나 동물들도 REM현상이 일어난다는 것, 자세히 본 것보단 스쳐지나는 것들이 꿈에서 자주 나타난다는 것 등 꿈에 관해 여러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신기하고 더 궁금증이 생겼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나서 그렇다면 꿈은 왜 그렇게 무의식의 나의 소망에 배고파하는지, 왜 항상 반대 내용을 꾸는 것과 같이 대놓고 소망표현 하는 걸 부끄러워하는지 알고 싶어졌다.

사물의 언어 (탐나는 것들의 비밀 우리는 왜 어떻게 매혹되는가?)

언어, 건축, 호사, 디자인, 예술까지 나누어 설명한다. 물질의 소비, 욕망 그리고 그 본질에 대해 탐구했던 사람들과 디자이너, 건축가들과 예술가들에 대하여 설명하고 비평하고 있다.

디자인은 산업사회의 DNA이다. 디자인에는 우리경제체제도 반영되어있다그것은 언어의 일종이자 문화적가치들의 반영이다. 이 구절은 디자인이 우리생활에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고 대변해주는지 알게 해주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쓰고 있는, 내 주변에 있는 물건들의 본질에 대해 알고싶어졌다. 나는 무심코 지나친 물건들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저자가 신기하기도 하였다. 저자는 사물이 존재하는 동시에 사용자에게 꾸준히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의자라고 생각한다. 의자를 보면 앉는다는 등 형태만으로 메시지를 이끌어내는 원형의 강렬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또한 인상깊게 봤던 파트는 호사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전에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명품을 고집하는지, 강한 소유욕을 드러내는지 몰랐었다. 하지만 읽고나서 사람으로 존재하는 한 사치는 어떻게든 형태를 바꿔서 살아남을 꺼라는 쪽에 확신이 들었고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결국 작게 시장을, 크게는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게 봐도 된다고 생각했다. 제일 묘했던 것은 예술과 디자인의 가치는 실용성에 반비례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디자인이 아무리 사물의 언어일지 라도 실용성만을 추구한다면 물건들의 가격도 내려갈텐데 라는 생각도 하였다이렇게 이 책을 읽고나서 디자인이라는 물건의 얼굴이자, 깊은 언어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어,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넓힐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