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리뷰 1편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평소 이런 류의 책을 즐겨 읽지는 않는다.
늘 여행은 좋아하는 편 이었으나 누군가가 필기 혹은 음성으로 소개해주는 여행은 한 번도 경험한 바가 없었다.
학교에서 이 프로그램의 존재를 알고, 나는 평소처럼 무미건조하게 신청을 했다. 나는 내 일상에 자극을 주는 무언가를 갈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첫 번째 강연에서 전율하였다. 이 책이 나에게 알려준 감동, 벅참, 그리고 무언의 절망감.
나는 오늘은 저번과는 약간은 다른 마음가짐으로 마주쳐 보았다.
오늘도 저번과 같이 실제 책과, 커피 한잔을 책상에 두고 강연을 재생하였다.
처음에는 잘 집중이 되지 않았다. 역시 이번에도 나의 발목을 잡은 것이었다. 그런데 이역시 마찬가지로, 어느 새 내 집중은 이 강연에 함락되어 있었다.
내 눈은 또 한번 모니터의 픽셀을 샅샅히 핥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고, 귀는 그 때와 같이 단 1헤르츠의 음성도 놓치지 않겠다는 열의가 느껴지듯 움직였다.
나는 때로는 서울 한국가구박물관에 있음과 동시에 정선 사북탄광 문화관광촌을 날아다녔고, 언제는 일본 데지마 아트 뮤지엄을 유영하였으며
동시에 오사카 빅뱅아동관을 헤엄치고 있었다. 또한 정신이 문득 들면 내 방의 책상에서 앉아 있었기도 하였다.
정말 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몰입감은 나로 하여금 늘 새로운 기분을 맛보게 해 주었다. 또 이번 역시 깊은 후회감을 안겨주었다.
구차 말하지만 평소에도 책은 자주 읽었다. 그러나 언제나 내가 읽은 책의 분류는 한정되어 있었고, 이런 류의 책을 읽는 리터러시는 아직 응애 수준이었던 것이었다.
두 번째로 이렇게 접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가 있는데 완벽히 이해하며 이들에 동승한다면 얼마나 벅찬 감동이 몰려오는 것인가?
또 한번 지금까지 이런 것을 외면하며 살았던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하며 한심하기도 하였던 것이었다.
나는 두 번 절망했다.
그러나, 동시에 환희했다. 지금이라도 이런 행복을 알게 해준 이 강연에, 이 책에 감사하며!
아마 이 강연을 들었던 청자들은 나의 말뜻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것이다. 아니,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라도 오사카 성의 푸른 기와와 정선의 탈춤에 압도당하였을 때 처럼, 이 강연을 들었을 때 각자의 형태로 마음의 전율을 마주해 보았을 것이다.
나는 이 감각적인 두 번의 아찔한 경험 이후, 또 이전과 같이 무덤덤하게 매일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전의 나와 같냐고 물어본다면 단연코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정말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숨겨두고 싶은 공간이랄까? 한때는 아무도 없는 아쿠아리움의 압도감이 그랬고, 플라네타리움의 별이 그랬음을.
나는, 여전히 오늘도 살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