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인간이니까 그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는 책이었다. 어렸을 때 철 없는 행동으로 저지른 우발적인 살인이라고 묘사 되는 내용은 객관적으로 본다면 절대 그렇게 가볍게 치하 될 문제가 아니다. 고등학생밖에 안 되는 남자 셋이서 저지른 일은 한 남자의 평생을 앗아간 것뿐만 아니라 한 가족의 몰락을 불러온 일이다. 놀라운 점은 그들은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그럴싸하게 인생을 살아갔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주동자 남자는 그 일을 무용담처럼 내보이기도 했다. 현실에서도 그런 식으로 살인의 진실이 드러나는 일이 꽤 있다고 한다. 단서 하나 없던 오래 된 범죄가 술자리에서의 즐거운 폭로로 풀리기 시작하는 일은 흔하기도 하다.
분명 세 남자 모두는 그 날의 일이 쉽게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인생의 큰 일이라고 생각 했을 것이다. 잊고 싶을 정도로 죄책감이 든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며 인생에 있어서 사소한 일로 치부 될 정도로 실수 정도로 인식 하고 기억 하기도 하며, 또 볼품 없는 인생에 있어서 무용담으로 내보일 정도로 자랑스러운 일이 되기도 했다. 주인공은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자신이 저지른 짓의 남자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알고도 자신을 사랑했냐고 물었다. 인간의 역겨움을 느꼈다. 어떤 삶을 살았는지 뻔히 알면서도 끝까지 여자의 마음을 헤아리지도 못 한다.
인간은 남의 큰 불행보다 당장 손톱 사이에 낀 가시가 더 아프다고 느낀다. 아마도 죽은 남자와 그의 가족들의 아픔보다 당장 여자친구에게 배신 당한 슬픔을 더 크게 느꼈을 지도 모른다. 마지막 자살을 하는 결말까지도 역겨울 정도로 비겁하다고 느꼈다. 죄책감 때문이라고 생각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벌어질 모든 일들을 감내하고 받아낼 용기가 없기 때문에 한 행동처럼 느껴졌다. 아마도 끝까지 자신이 저지른 짓은 그저 철 없을 때 친구들이 저질러버린 일을 도왔다고 생각 하며 죽었을 것이다. 책을 전부 읽고도 찝찝할 정도로 역겨움을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