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장편소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장편소설)
수능을 보고 대학에 입학하기까지의 과정은 참 치열하다. 하지만 막상 수능일 끝나게 되면 주어지는 한, 두 달의 자유는, 후련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막막하기도 하다. 그때, 같이 재수학원에 다니던 친구가 나에게 추천해준 책이 바로 오늘 작가님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다. 특별한 전개 방식을 가지고 있다거나, 엄청난 반전이 있다고 느끼지는 못했지만, 대학 입학을 기다리는 새내기에게는 설레는 마음으로 읽기 좋은 책이었다. 기억에 남는 제목과 현실적인 스토리로, 이도우 작가님은 내 기억 속에 좋은 인상을 남기셨다.
5월 11일 한성대학교 학술정보관에서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한다고 했을 때, 작가님의 덕후는 아니지만, 작품을 좋아했고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라는 드라마도 호감이 있었기에 바로 신청하였다. 현장에서 만나면 좋았겠지만, 강연 후에 온라인 수업과 일정이 맞지 않아서 현장 신청은 하지 못하고 실시간 웹엑스로 참여하게 되었다. 많은 기대를 하고 강의에 참석하였고, 이도우 작가님은 나에게 독서와 책에 대하여서 생각을 깊이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다양한 직업들이 사라지고, 또 생겨나고 있다. 이도우 작가님의 강연 중 ‘기성세대는 항상 자신이 몸담은 분야에 젊은이들이 관심이 없다고 한다’라는 말을 듣고 강연 이후에도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관심 분야가 달라진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예전에 유행했던 분야의 것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예전의 것이 절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저 시대가 변하면서 특정 분야의 지식과 아이디어가 겉으로 표현되는 방식이 달라진 것뿐이다. 강의를 통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
또한 작가님의 독서법에도 깊이 공감하였다. 교보문고와 같은 서점은 소비자에게 책을 팔기 위하여서 과감하게 광고를 한다. 하지만 이런 광고를 무조건 좋게만 볼 수 없는데, 광고를 통해 인기를 얻은 책들은 스테디셀러가 되면 좋겠지만, 대부분이 몇 달 정도 전시되다가 눈에서 사라지게 된다. 책은 기록이다. 기록은 평생을 남는다. 오래도록 읽혀야 할 책들이 새로운 출판사의 광고로 인해 잊히는 속도가 너무 빨라진 것 같아서 안타깝다. 이도우 작가님께서는 스스로 주체적으로 추천된 책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취향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이 헤매는 시간은 시간 낭비가 아닌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이 독서법에 대하여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뮤지엄 X 여행 (공간 큐레이터가 안내하는 동시대 뮤지엄)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장편소설)
작년. 독서에 흥미조차 없던 내가 난생처음으로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책을 만났다. 단어 하나하나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고 당시 지친 내 마음 깊숙이까지 위로해 주기도 했다. 글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장면들은 아직까지도 내게 너무 소중해서, 드라마로 방영되었다는 콘텐츠는 혹시나 실망스러울 수도 있으니 보지 말아야겠다 다짐했었고..어쩌다 가끔 글씨를 쓸 힘조차 남아있지 않을 때마다 몇 페이지 들추어보고 그 장면들을 떠올려보곤 한다. 그래서인지 책을 다 읽고 난 뒤의 여운이 여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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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찌된 우연인지 학교에서 작가님을 뵐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며칠 전부터 기대를 정말 많이 했는데, 마침 운이 좋게도 앞에 아무도 없는 자리에 앉게되어 어떠한 방해도 없이 오롯이 작가님과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작가님의 목소리와 이야기들은 본인의 문체처럼 따뜻하고 깊이감이 느껴졌다. 또 학생들의 질문에 귀 기울여 듣고 정성스레 답변해주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데, 그러한 섬세한 모습을 보고 정말 감동받았다. (*학생들을 ‘독자님‘ 이라고 불러주셔서 기분이 좋았다.ㅎㅎ)
해주셨던 말씀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책을 만만하게 생각하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요즘 현대인들은 빠르게 움직이는인터넷과 플랫폼들에 익숙해져있어 긴 글을 읽을만한 독서근력이 부족한 것 같다 하셨는데 정말 맞는 말인 것 같았다. 나역시도 학기중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두께가 두꺼운 소설 보다는 비교적 글자수가 적은 시를 선택해서 읽는 편이다. 해야할 일이 많을 때 독서를 하고 있으면 왜인지 모르게 시간이 제맘대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부분에서 내가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은, 독서를 한다는 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별 ‘일‘이 아닌, 평소에 끼니를 잘 챙겨먹듯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 이라는 점이다. 너무 대단하게 느끼지 않는 것이 더 건강하고 지속적인 독서습관을 만들 수있다는 것을 알게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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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작가님의 깊은 팬으로서 이번 경험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고, 또 그런 자리에 함께 해주신 작가님께 감사와 동경을 표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