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단수 (一人稱單數)
셰익스피어 4대 비극
‘햄릿’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의 삶에 대한 고찰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인상 깊었던 햄릿의 2가지 독백이다.
1)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참는 것이 고상한 정신인가, 아니면 고통의 물결을 두 손으로 막아 이를 물리치는 것이 고상한 정신인가?
가혹한 운명의 화살, 고통의 물결은 햄릿이 복수를 하며 떠올리는 망설임을 뜻하지만, 나의 시선에서 바라보자 인생에서 겪는 어려움을 대입할 수 있었다, 인간은 각자만의 고난과 역경이 있기에 이를 회피할 것인지 맞서 싸울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끝없는 고민이라고 생각되었다.
2) 결국 분별심 때문에 우리는 모두 겁쟁이가 되는구나.
‘분별심’이란 불교 용어로 나와 너, 좋고 싫음, 옮고 그름 따위를 헤아려서 판단하는 마음을 뜻한다. 불교에서는 ‘분별심’이 이분법을 스스로 만들어내어 분별하고, 스스로의 상자 안에 갇히게 하기에 좋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이 문장 또한 우리가 살아가며 느낄 수 있는 공감이라고 생각하였다.
햄릿은 많은 사람이 죽으며 명백한 비극으로 끝나는 이야기이다. 나는 결말보다도 햄릿이 복수를 계획하며 떠올리는 수많은 독백에 더욱 관심이 갔던 것 같다.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2. 오셀로
‘오셀로’는 의심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작품인 것 같다. 사람은 직접 보고 들은 것뿐 아니라 남의 말을 듣고 상상하며 홀로 결론을 내릴 줄 아는 생명체이다. 또한, 자극적인 이야기에 더 마음을 뺏기기도 한다. 그렇기에 모두가 존경할 만큼 훌륭한 장군인 오셀로마저 이아고의 속삭임에 넘어가 충성스러운 부하와 부인을 살해한 것이다.
이 작품을 읽으며 나는 현대사회 속 악플(악성 댓글)을 떠올릴 수 있었다. 최근에 가장 무섭다고 생각한 악성 댓글의 종류가 바로 의심과 추측성 댓글이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지만 그들의 단편적인 부분, 편집된 부분만 보고 ‘저 사람 사실 저런 것 같아’,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야. 그럴 줄 알았어.’ 같이 의심을 진실로 치부해버리는 것이다. 마치, 의심을 부풀려 전달하는 이아고와 그것을 믿고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오셀로가 현재도 존재하는 것 같았다. 다음은 작품 ‘오셀로’에서 의심에 관해 정의한 대사이다.
[의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런 대답이 통하지 않는 법이죠. 이유가 있어서 의심하는게 아니라 의심 때문에 의심하는 거니까요. 의심이란 스스로 태어나는 괴물이랍니다.]
의심은 스스로 태어나는 괴물이다. 우리는 직접 보고 들은 것이 아니라면 한 번쯤 의심을 다시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섣불리 결론을 내린다면 ‘오셀로’처럼 비극으로 이어질 것이다.
3. 리어왕
‘리어왕’을 읽고 주인공 리어왕의 성급함이 이 비극의 첫 출발점이라고 생각하였다. 리어왕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질문하여 자신의 재산을 세 딸에게 나누어준다. 이 장면에서 리어왕은 아무 표현이 없는 막내딸을 먼 곳으로 시집보내버리고, 진심으로 조언을 한 신하를 추방한다. 이 성급한 성격이 결국 자신과 세 딸, 그리고 신하 모두의 비극을 불러일으킨 것 같았다. 다음은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이다.
[운수가 나빠지면 자기 자신의 어리석은 소행은 생각지 않고 재앙의 원인을 태양이나 달이나 별의 탓으로 돌리거든. 이건 마치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악한이 되고, 천체의 압박으로 바보가 되고, 별의 힘으로 악당이나 도둑이나 모반자가 되고, 주정꾼이나 거짓말쟁이나 간부가 되는 셈이군.]
위의 문장은 에드먼드라는 서자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하여 아버지와 형을 이간질하는 사이에 한 독백이다. 조금 다른 의미로 문장이 쓰인 것 같지만, 문장 자체만을 내 상황에 빗대어 살펴보자 조금 다르게 받아드릴 수 있었다. 자신에게 나쁜 결과가 발생하였을 때 한 번쯤 자기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4. 맥베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는 각자 한 가지 이상의 원인이 존재했다. 맥베스에 나오는 비극은 유혹과 그 유혹을 받아들인 마음, 욕심에서 온 것 같다고 생각한다. 충신 맥베스가 세 마녀의 예언을 듣고 부인과 함께 자신이 섬기던 왕을 죽이기까지, 그저 말 몇 마디를 들었을 뿐인데 그들의 욕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이다. 맥베스와 그의 부인은 그 욕심을 실행하며 과연 행복했을까? 자신의 악행으로 세운 명성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준다.
비극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유혹, 욕심, 개인적으로는 너무 무서운 단어들이다. 안정감과 평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나에게 맥베스는 여러 유혹과 욕심에 빠져 매우 위태로워 보였다.
오만과 편견 (세계문학전집 88)
오만과 편견 (세계문학전집 88)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오만과 편견 (세계문학전집 88)
‘오만과 편견’ 이라는 책은 이미 너무나 유명하게 알려져 있기 때문에 나도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따라서 이번 독서클럽을 진행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다른 관점에서 읽어보려고 노력하였다. 이 전에 읽었을 때에는 무작정 엘리자베스의 입장에서만 생각했다.
그랬기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했으며, 다른 등장인물들이 얄밉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러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이입하려고 노력했는데 신기하게도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고 모두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자존심 세고 당돌하며, 자유분방한 엘리자베스의 성격이 나의 실제 성격과 너무나 닮아있었기 때문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더 재미있었다. 다시 한번 읽으니 이 전에는 몰랐던 사실이나 놓쳤던 부분들을 꽤 많이 알게 되었다.
특히 다아시가 엘리자베스에게 청혼 했을 때, 엘리자베스가 거절 한 후 다아시의 편지를 보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 때 까지의 대목이 정말 인상깊었다. 엘리자베스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심적 변화가 잘 드러났고, 시간이 지날 수록 그녀의 마음이 변하는 것을 같이 느끼며 공감할 수 있었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매 회 다르게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정말 재밌고 좋았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다른 팀원들이 생각했을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서로 다른 의견을 내세우며 주장하지 않고 서로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어서 정말 뜻 깊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이렇게 유명하고 영화나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어 여러가지 많은 의견들이 이미 나온 작품을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다시 한 번 토론 하는 것이 제일 인상깊었고 또한 매 회를 거듭할 수록 새롭게 생겨나는 궁금증들과 또 다른 의견들이 기다려졌다.
기회가 된다면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토론도 다시 한 번 진행해보고싶다. 제인 오스틴이라는 작가의 생각과 관점도 궁금해졌다. 제인 오스틴이 발행한 또 다른 책을 사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 겨울방학 동안에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 준 독서클럽에게 감사하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좋고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