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친환경적인 재료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요리를 만들고 싶은 요리사 댄 바버의 요리에 대한 열정과 함께 따라가 본 <제 3의 식탁>은 생태계를 지키는 것을 넘어 맛과 영양, 그 사회의 문화까지 생각한다. 이 놀라운 여정을 따라가며 내가 지금까지 먹었던 것, 그리고 먹을 것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독자에게 건네주는 선물 같은 질문을 통해 식문화를 바꾸어 가는 건 요리사와 소비자의 몫일 것이다.
1부를 읽으며 가루 반죽용 밀이 아닌 바로 빵을 구울 수 있는 밀을 재배하고 싶었던 농부의 유기농 곡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더불어 화학비료의 위험성을 알게 되어 수확량이 많고 빠르더라도 지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부의 마지막 부분에서 요리법이나 한 끼의 식사가 우리가 먹는 동물이 자라는 방식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고 하였는데 이 말처럼 닭, 오리, 돼지 등 동물의 복지와 사육 환경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챕터였다. 또한 동물의 복지와 음식의 맛이 반대된다고 생각했었는데 동물의 복지를 따라가다 보면 음식의 맛도 잡을 수 있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되었다.
3부 바다를 읽으며 3부에 담긴 가장 큰 주제이자 저자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연의 모든 생명들은 연결되어 있다”라고 생각했다. 3부 안에는 수산업의 생태계 파괴와 요리사의 해양윤리, 고급생선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으로 인해 버려지는 생선들, 어류 양식에 대한 논쟁 등 바다에서 잡히는 요리 재료에 대한 다양한 주제들이 담겨있었다. 그 중에서 해양 생태계와 조류와의 연관 관계 부분을 읽으며 해양 생물에 대한 나의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 또한 잘 알려진 생선에 대한 선호가 있었고, 생선 섭취는 육식 동물 보다는 윤리적 책임이 덜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나의 태도가 해양 생태계를 해치는 것과 더불어 온 지구의 생태계를 해치는 데 일조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요리를 아무생각 없이 먹지 말고 내가 지금 먹는 요리의 재료가 무엇이고 어떻게 이 식탁위에 올라오게 되었는지 관심을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다.
4부에서는 밀과 토마토 등 작물의 종자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종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식탁의 음식을 먹으며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육종자들의 친환경적인 종자에 대한 열정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유기종자사업을 지역에서 확산시키며 사회문화를 만들어가는 클라스와 메리하월, 기업식 농업과 경작으로 인해 사라져가는 종자인 그레이엄 밀가루를 되찾아 잃어버린 요리를 만들려 하는 글렌, 상업화보다 공익을 우선시하며 맛있는 밀가루 종자 개발에 집중하는 스티브 등 내가 알지 못하고 깊이 생각해보려 하지 않았던 육종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종자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쌓으며 건강한 작물을 먹기 위해서는 우선 건강한 종자가 개발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전통방식을 고집하느라 종자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요리사에 대한 자세를 반추해보는 저자를 통해 요리를 먹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종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였다.
<제3의 식탁>을 읽음으로써 평소에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인 환경에 대한 도서를 깊이 읽어보는 경험을 하게 되어서 유익했다. 특히 내가 먹는 요리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이 변화하였다. 앞으로 음식을 볼 때 그 음식의 재료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생각해보고 생태계를 해치치 않는 방식으로 자란 재료를 선호할 것이다. 자신이 먹고 있는 요리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고찰해보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딱 알맞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