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서토론감상문 최종보고서
인생사 새옹지마
회화과 1652006 박진주
새옹지마塞翁之馬란 인생에 있어서 길흉화복은 항상 바뀌어 미리 헤아릴 수가 없다는 뜻이다. 인생은 알 수 없다, 즉 예측불허라는 의미이다. 어릴 때에는 이 말의 뜻을 잘 몰랐으나, 나이 먹을수록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된다. 인생사 새옹지마와 더불어 내가 자주 쓰는 말은 자기 팔자대로 산다는 뜻이다. 아무리 노력하고 아등바등해도, 혹은 게으름 피우고 빈둥빈둥 대도 그것이 곧이곧대로 좋은 결과, 나쁜 결과로 이어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나중 가면은 팔자 대로이다. 빈둥대던 친구가 부귀영화를 누릴 수도 있고, 야무지고 착실하게 살던 친구가 힘들게 인생을 보낼 수도 있다.
인간실격의 요조의 경우도 새옹지마의 예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요조의 아버지는 지역구 의원이며 ( 정치권력은 예나 지금이나 막강하다. ) 집에는 먹을 것, 입을 것 등 필요한 것들이 가득하고 하인, 머슴 등 도 있다. 지금으로 치면 소위 말하는 ‘금수저’인 샘이다. 우리는 보통 금수저 하면 여유로운 삶, 편안하고 화려한 삶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요조의 경우 여유롭기보다는 긴장의 삶, 편안하고 화려하기보다는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요조가 그런 삶을 살게 된 이유는 분명 있지만, 자신이 가진 상황에 비해 잘 활용을 못 했다고 생각한다. 반면 요조의 날티 나는 친구, 호리키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야무지고 자신이 손해 보지 않는 삶을 산 것 같다. 여유로운 (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돈 그 자체로.) 요조 옆에 붙어 자신은 손해 하나 보지 않고 요조의 돈으로 술 , 계집질 등을 하며 보내고 또 자신의 몫은 끔찍이 아끼는 호리키를 보고 참 계산적이라고 생각했다. 주어진 환경 자체는 요조가 우세했지만 결론 적으로 보면 호리키 의 삶이 우세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우세함의 기준은 상대적일 수 있지만, 내 관점에서는 손해 보지 않는 삶, 평탄하고 잡음 없는 삶이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호리키와 요조 중 호리키가 더 우세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요조와 주어진 환경은 정반대였지만, 계산적이고 손해 보지 않게 야무지게 살아가는 호리키를 보며 배울 점이 있다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없다고 하기에도 애매하다고 생각했다. 호리키는 손해를 보지 않아도 너무 보지 않는데, 많이 계산적이라고 생각되었다. 나도 계산적인 편에 속하고, 손해를 보기 싫어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손해 보지 않고 인생을 살아가겠는가? 때때로 나의 뜻대로 안 되는 상황이 종종 오거나, 손해를 감수하고서 실행하는 경우가 오기 마련이다. 나도 그때에는 내 손해를 기꺼이 감수하면서까지 실행한다. 반면 호리키는 정말 타인만 이용해 먹고 ( 대신 그 타인이 이용당한다는 느낌을 들지 못하게끔, 같이 있으면 재밌고 즐겁다는 느낌을 받도록 상황을 만든다 ) 어떠한 경우에도 자기 손해를 하나도 보지 않으려 한다. 비록 소설이지만 너무 간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 내 지인 ( 애초에 지인으로 두지도 않지만 ) 혹은 내 주변에 있었다면 이미 연을 끊었을 것이다.
부끄러운 얘기이지만 나에게도 호리키 같은 친구가 있었다. 물론 호리키 같은 친구를 두었다고 내가 요조의 역할 이였다는 것은 아니다. 그 친구는 주변에 사람이 많았고 또 자기 자신도 화려하게 잘 꾸미고 센스도 있고 사람 관계나 연인 관계에 있어 치고 빠지기, 밀당의 선수였으며 양다리도 서슴지 않고 남자들을 줄줄이 만나고 다녔다. 그 친구는 술과 남자가 있는 곳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며 남자 없으면 술자리를 왜 가느냐고 생각하는 친구였다. 그 친구와 같이 다니면서 나도 굉장히 재밌고 즐거웠지만 가끔씩 재밌게 놀고 집에 들어가면 뭔가 모르게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그 친구는 절대 자신 돈 혹은 자신의 손해를 어느 상황에도 절대 보지 않고 재미나게 놀려고 하는 친구였는데, 내 기준은 재밌고 화려하게 놀려고 한 거면 그만큼 내 손해를 감수하고 내 돈을 지불하고 노는 것이 맞다 봤기 때문이다. 처음엔 그 친구가 야무지고 똘똘한 것 같다고 생각했으나 가면 갈수록 너무 친구, 연인 에게 기생충 같아 보이고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나와 가치관이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이유로 지금은 연을 끊은 상태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잘 끊었다고 생각한다. 요조도 호리키를 피하려고 노력을 몇 번 했으나 호리키가 자꾸 찾아오고 확실하게 끊어내지 못하고 흐지부지하게 끊어낸 것 같다.
내가 인생사 새옹지마와 더불어 종종 하는 말이 있는데 근묵자흑이라는 말이다. 검은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는 뜻의 한자성어인데, 먹을 가까이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검어진다는 뜻으로, 사람도 주위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내가 나쁜 환경의 무리에 속하고 어울리면 나도 천성이 나쁜 사람이 아닌데도 그렇게 물들 수 있으며, 또 내가 좋은 무리에 속하고 그들과 어울리면 나도 선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먹에 물들여지지 않기 위해서는 먹 근처에 가지도 말고, 끊어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요조는 먹을 끊어낼 기회 가 종종 있었지만 흐지부지하게 혹은 연을 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일지는 몰라도 먹이 자꾸 자신에게 스며들 기회를 자신 스스로 호리키에게 내어준 것 같다.
인간실격의 등장인물은 어느 하나도 평탄한 구석 없이 굴곡진 이들이 출연한다. 그들의 사연을 보면 저마다 각자 그렇게 된 이유가 있고 또 그들의 가치관 또한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를 떠올리며 그들의 현재의 삶 과거의 삶 만보고 평탄하다 굴곡지다 단편적이게 판단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각자의 삶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장거리 경주이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