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10주년 개정증보판)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저자는 IT 기술이 우리의 사고능력을 빼앗고 있고 사고방식이 바뀌면서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주장한다.
 IT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의 변화가 생겼다. 지식의 깊이보다는 정보를 얻어내는 데 효율성과 속도가 중요시되고 있다. 저자는 이를 보고 ‘우리가 인터넷을 통한 맥락 없는 정보만 추구하면서 사고하는 방식은 아주 경박해졌으며 이에 걸맞게 뇌구조까지 물리적으로 변화했다.’고 주장한다. 과연 스마트해져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그만큼 더 스마트해지고 있을까? 아니면 정말로 사고능력을 빼앗기고 멍청해지고 있는 것일까?
 새로운 미디어가 생기면서 우리의 사고방식이 바뀐 것은 사실이다. 정보를 얻고자 할 때 글의 맥락과는 상관없이 원하는 정보만을 찾아 넘긴다. 우리의 사고방식이 변하면서 현대 사회에서는 요구하는 능력도 바뀌었다. 많은 정보를 알고 기억하는 것보다는 그 정보를 기반으로 빠른 판단을 내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정보를 기억하는 것은 보조기억장치가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고방식이 바뀐다고 인류는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글씨가 등장했을 때 소크라테스는 글쓰기가 기억력을 약화시킬 것이라 우려했지만, 우리는 글쓰기를 이용하여 소설을 써서 책으로 팔거나, 교과서를 만들어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체계가 생성되었고, 그 체계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사고방식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IT에 관심이 많고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누구보다 가슴 설레어하는 IT 미치광이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마냥 거리낌 없이 IT 기술을 이용하였는데 IT 기술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접하게 되었고 기술 발전의 전과 후를 비교하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저자의 주장과 나의 생각을 대조하면서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어서 의미있었다. 이 책을 주제 도서로 독서클럽 활동하였는데, 조원들과 이야기할 거리들이 많아서 나름 주제도서로 적합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이 대체적으로 어려워서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IT 기술의 부정적인 의견이 궁금하다면 한 번쯤은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대가없는 행복이 지속될때 우리는 정말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올리버 색스는 우리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인지, 인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해 마지막 페이지까지 질문한다. 그 중에서 큐피트병을 다룬  파트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에 관해 생각해보게 되는 파트였는데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살아가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매독에 걸린 사람은 “지금 매우 행복하니 병을 적당히만 치료하고 싶다.”라고 의사에게 말했고 환자는 노년기임에도 불구하고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댄스를 즐겼으며 마치 사춘기 소녀처럼 행동했다. 주위사람들은 환자에게 과거로 돌아간것 같다며 부러움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실제로 보기에도 그녀는 매우 행복해보였다. 하지만 명백한 질환으로 분류되는 매독을  치료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본인도 치료를 원하지 않았고 심지어 건강해 보였다. 나 또한 큐피트병에 걸린다면 치료해달라고 말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않았다.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소설)

 친구의 추천으로 접하게 된 책이다. 사실 이 독서토론을 통하지 않고도 따로 읽어보려 했던 책이지만, 조원들과 그 친구 모두가 친구인 점을 계기로 함께 나눠보고자 책으로 선정했었다.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는 이 소설이 어떤 소설인지 전혀 몰랐다. 그저 너무 좋았다던 친구의 추천, 서점에서 짧게 읽어본 경험만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총 7개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으며 해설, 작가의 말로 마무리한다. 에피소드별로 2명 혹은 3명의 주인공이 나오고 자기 이야기를 서술한다. 주인공들은 10대에서 20대 초반의 나이로 지금의 나와 비슷한 나이, 상황을 겪고 있었다. 주제는 참 다양하다. 동성애, 가정폭력, 자매, 우정, 가족, 사랑. 하지만 그 다양함 속에서도 일상이 녹아있어 공감을 이끌어내기 쉬웠다. 어린, 어렸던 주인공들이 겪었던 일들과 감정들을 사실적으로, 어찌 보면 가감 없이 묘사하는 작가 덕분에 읽는 내내 화도 나고 가슴이 아리고, 착잡하고 등등 여러 감정을 느꼈다.
 
책 본문이나 해설 속에서 와 닿는 구절이 너무너무 많았다. 에피소드별로 여러 줄거리를 소개하기보다도 구절들을 가져오는 게 이 책을 나타내기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외로움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사람에게 연연하기 시작하면 마음이 상하고 망가지고 비뚤어진다고 생각했으니까.
구질구질하고 비뚤어진 인간이 되느니 차라리 초연하고 외로운 인간이 되는 편을 선택하고 싶었다.”

“무너진 마음의 조각들이 날카롭게 일어섰다.”

“이 정도 일에 연연하지 말자, 다른 사람들이 겪는 일들에 비하면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야. 
사람들은 다 이러고 살아, 너만 겪는 일인 것처럼 유난 부리지 마, 스스로를 다그쳤다.”
  
 
  이 책은 두 단어로 표현하자면 감정과 끝이다. 주인공들에게 각자의 끝이 있고 그 끝으로 가기까지 느꼈던 감정들이 잔혹하리만큼 사실적으로 표현되어있다. 소설인 동시에 현실을 보여준다. 단순히 우울하지도, 뻔한 행복한 결말도 아닌 현실 그 자체. 그러다 보니 주인공들의 행동에 타당성을 부여하게 된다. 그들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충실하게 이행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가해자임과 동시에 피해자라는 해설 속 말에 백번 공감했다. ‘무해’ 말 그대로 누구에게나 ‘무해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가장 공감을 많이 했던 부분은 자기합리화, 자기 위로 부분이었다. 내가 잘못된다고 세상이 멸망하지는 않지만, 내 세상은 멸망한다. 힘들지만, 다들 이러고 산다. 나보다 더 힘든 사람도 꿋꿋하게 자기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박수받는다. 과연 내가 힘든 티를 내는 것이 괜찮을까? 너무 징징대는 것은 아닐까? 이런 고민을 항상 하는 나에게 이 책은 많은 위로를 준다.
 
나도 추천받았던 책이지만 또 다른 친구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데미안(초판본): 블랙 스카이버(가죽) 금장 에디션(양장본 HardCover) (1919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데미안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내가 선과 악에서 갈팡질팡했을 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 뒤돌아보고 성찰하며 나의 내면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누구든지 태어나려고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라는 말이 정말 인상깊었다. 내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좁은 나의 시야를 깨고 도전하며 극복해야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 
 또한 내 곁에 존재하는 많은 사람들이 데미안같은 나의 조력자가 된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부터 나와 함께 살아가고계신 부모님까지 내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다. 도전하고자하는 그 마음, 포기하지않으려고하는 의지 그리고 곁에서 이끌어주는 조력자까지 함께한다면 좁은 이 우물을 벗어나 더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는 내 자신이 될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내 자신이다. 데미안이 결국 싱클레어 자신이었던 것처럼, 나는 나를 위해 성장하고 더 주체적인 삶을 살 것이다.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소설)

   처음에 내게 무해한 사람이라는 제목만 보고
무해한 사람이 누구인가 알아가는 내용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책에서는 누가 무해한 사람인지 정확하게
짚어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독자에게 더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나는 무해한 사람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책의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무해한 사람인줄 알았으나 아니었고 완전히 유해한 사람도 아닌 그런 식이다. 나 또한  누군가에겐 한없이 다정하고 착한 사람이지만 누군가에겐 차갑게 대하고 나쁜 말로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과 동시에 한없이 잘해주기만 하는게 무해한 사람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읽을 수록 빨려들듯이 빠르게 읽어나가지만 읽은 후에는 다양한 등장인물의 관점에서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인 것 같다.

  이 책에 실린 여러 단편소설들은 이야기가 사건을 중심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다양한 사람들의 관계를 다루며, 이들의 감정을 세밀하게 묘사하는데 중점을 둔다고 느꼈다. 그럼과 동시에 여성, 성소수자, 가정폭력
피해자 등의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실제 사회에서 차별, 억압을 받는 듯이 소설 내에서도 소수자에
대한 사회의 혐오와 차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인공들이 친구, 연인, 혹은 정의할 수 없는 관계에서 겪는 감정과 상황에 몰두해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분노하고, 슬퍼하기도 했다

등장인물들이 겪은 상황과 느낀 감정들이 정말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느껴져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또한 들었다.

  감정이나 관계에 집중할 수 없는 바쁜 일상에서 깊은 감정을 느끼고 한번쯤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오늘부터의 세계 (세계 석학 7인에게 코로나 이후 인류의 미래를 묻다)

[오늘부터의 세계]

이 책은 코로나19 위기 이후의 세계에 대해 저자 안의경과 세계 7명의 석학이 인터뷰를 다룬 내용을 담고있다.
7명의 석학은 각각의 분야의 내노라하는 인물들로 코로나19의 위기가 갖는 의미와 변화할 미래를 예측한다.
이들은 서로 방향을 내놓기도, 전혀 다른 방식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 속에서 7명의 석학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주제는 ‘기후변화’다.
그만큼 기후변화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드리고 있진 않다.
사실 나도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기후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일들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막연히 지구온난화가 심해지고 있고, 남극과 북극의 면적은 줄어들고 있다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생각보다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결과들이 생태계뿐 아니라 인류와 온 지구를 병들고 아프게하고 있었다. 현재 코로나19의 주요 원인도 ‘기후변화’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멍청한 인류는 여전히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바쁘고, 쓸데없는 힘만 소모하며 지정학적 갈등만 빚어내고 있다. 사실상 책임을 져야할 것은 우리 모두인데 말이다. 이런 부분에서도 인간의 이기심을 엿볼 수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든 생각이지만 인간의 이기심은 끝이없고 지구의 모든 것을 지배하려 든다는 것이다. ‘인간을 위해서’라는 얼토당토 않은 명분을 내세우고 모든 일을 정당화하려고 한다. 나는 인간 역시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생물 종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써 인간은 자연앞에서는 무력하고 작은 존재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도 언급되는 ‘그린뉴딜’도 사실상 지금 하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적극 실행해야 한다. 말로만 시행하는 것들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서 몸소 실천하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정책들을 말이다. 닉 보스트롬이 말한 것처럼 아직 지구상에는 강력한 협력 능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전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어 있는 21세기에서 협력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니. 참으로 안타깝고 안타깝다.

사실 이 책은 독서토론을 위해 읽게 되었지만, 참 많은걸 생각하게 하고 되돌아보게 했다.
사소한 생활습관까지도 살펴보도록 하고, 이전까지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환경과 협력에 관심을 갖게 했다.
인터뷰 형식으로 써져있어서 읽기도 쉽고, 질문형식으로 오가는게 대다수라 그 속에서도 ‘나의 생각은 어떠한가’를 스스로 질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사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SF 장르 소설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내 기억 속에 있는 나의 첫 SF 소설책이 끝까지 다 읽지 못하고 내려놓게 만드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내가 이해하기엔 내용이 비관적이며 심오했고 또 너무 철학적이었다. 그 이후로 SF 장르 자체에 관심이 사라져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는데 서점을 구경하다가 책 한 권이 눈에 띄었다. SF 장르인 것을 알면서도 집어 들었고 오늘 소개할 책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총 일곱 개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각 단편들의 간략한 줄거리와 나의 감상을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
–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데이지라는 소녀가 사는 마을에서는 아이들이 성년이 되면 시초지로 순례를 떠나는 성인식이 있다. 데이지는 그 행사를 보며 매번 귀환하지 않는 순례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자신의 일기를 통해 깨닫는다. 그 이유를 마을 어른들에게 물어도 네가 성인이 되면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라며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다. 이에 의문을 가진 데이지는 마을의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p. 54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 거야.” 
세상은 복합적인 감정들이 한데 섞여있다. 불평등으로 인한 분노, 슬픔.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 속에서 나오는 행복, 기쁨 등 많은 것들이 우리 주변에 공기처럼 맞닿아있다. 과거의 나는 이 부정적인 요소들 때문에 많이 괴로웠다. 그리고 지금도 그 괴로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나는 그 감정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부정적인 감정들이 존재하기에 우리가 좀 더 다채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 스펙트럼
우주탐사를 떠났다가 실종되어 40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생물학자 희진은 자신이 실종된 시간 동안 외계 행성에서 외계 지성 생명체들과 함께 생활했으며 그들을 발견한 최초의 조우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람들을 희진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지 않았다. 희진에게는 명확한 증거가 없었으며 무엇보다도 행성의 위치에 대해 물어볼 때면 입을 다물어버렸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된 희진은 손녀에게 자신이 겪은 경험담을 이야기해주며 기억을 회상한다.
p. 96 그러나 그중 잊히지 않는 한 문장만큼은 지금도 떠오른다. “이렇게 쓰여있구나.” 할머니는 그 부분을 읽을 때면 늘 미소를 지었다. “그는 놀랍고 아름다운 생물이다.”
희진이 무리인의 협곡에서 멀어지기 위해 20년의 세월을 묵묵히 견디고 구조 후에도 미친 노인 취급을 받으면서도 끝끝내 입을 열지 않았던 우직함이 너무 멋있었다. 그리고 그 우직함이 무리인들을 지키기 위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유약한 이방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지 않았을까? 서로를 아름답고 신비로운 존재로 인식하고 각자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서로를 위해주었던 루이와 희진의 관계성이 너무 좋았다.
p. 88 “그럼 루이, 네게는” 희진은 루이의 눈에 비친 노을의 붉은 빛을 보았다. “저 풍경이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보이겠네” 
우리가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동안에도 지구는 열심히 자신의 언어로 말을 한다. 매일 뜨고 지는 해가 그렇고 언제나 푸르고 반짝이는 바다가 그렇듯이 말이다. 어쩌면 달콤하고 따뜻한 말을 속삭이고 있는 풍경들을 우리는 너무나 심드렁하게 지나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 공생 가설
서울 광진구의 뇌 해석 연구소에서는 피험자의 생각을 언어 표현으로 옮기거나 표현된 언어를 역추적하여 생각을 추측하는 생각-표현 전환 기술을 연구한다. 이 기술의 분석 대상을 동물에 이어서 인간에게로 넓혔고 이내 신생아의 울음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분석 결과는 기이할 정도로 이상했다. 일차원적인 욕구들일 것이라는 예상과 반대로 신생아들은 심오하고 복잡한 철학적인 대화를 하고 있었다. 연구원들은 이 말도 안 되는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 여러가지 가설을 세우기 시작한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슬렌포니아 행성에 가기 위해 우주 정거장에서 우주선을 기다리는 할머니, 안나의 이야기이다. 자신을 파견직 직원이라고 소개하는 남자에게 안나는 자신의 사연을 서서히 말하기 시작한다.
p. 181 “예전에는 헤어진다는 것이 이런 의미가 아니었어. 적어도 그때는 같은 하늘 아래 있었지. 같은 행성 위에서, 같은 대기를 공유했단 말일세.”
난 이별에 있어서 슬픔이 없는 편이다. 친한 친구가 유학을 위해 다른 나라로 떠나게 되었는데 주변 친구들이 눈물을 흘릴 때 난 덤덤하게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건넸다. 어떻게 보면 정이 없어 보일지 모르겠지만 영영 못 보는 것도 아니고 잠시 떨어져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나에게 있어서 영원한 헤어짐은 죽음뿐이었는데 안나의 문장을 읽고 나서 아주 먼 훗날에는 죽음 말고도 또 다른 형태의 영원한 헤어짐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헤어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유도 우리가 지구에 발이 묶여있다는 걸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에 안나가 사는 시대였으면 난 이별을 퍽 아쉬워했을지도 모르겠다.
– 감정의 물성
어느 날 행복, 침착, 공포, 증오, 우울과 같은 감정을 조형화한 제품인 ‘감정의 물성’이 출시되고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다. 잡지 기사인 정하는 감정의 물성이 유사과학 같은 상술쯤이라고 치부하며 구매자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특히 증오와 우울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팔리는 것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정하는 자신의 연인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점차 제품 사용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p. 206 “그냥 실재하는 물건 자체가 중요한 거죠. 시선을 돌려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 있는 거잖아요. 물성을 감각할 수 있다는 게 의외로 매력적인 셀링 포인트거든요.”
나는 무언가를 기록해서 실물로 남기는 것들, 예를 들면 일기나 다이어리 같은 것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또한 쓰지도 않으면서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이러한 행동들이 개인적인 성향 탓이라고 여겼는데 이 챕터에서 나의 행동들의 이유를 객관적으로 명시해 둔 것 같아서 신기했다. 
– 관내분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으로 점차 대체면서 기존의 도서관은 죽은 사람들의 생애 정보를 데이터로 이식한 ‘마인드’를 모아놓는 마인드 도서관으로 바뀌게 된다. 마인드와 접속을 하면 망자의 영혼과 조우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을 망자를 추모하거나 만나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다. 지민은 3년 전에 엄마의 마인드 인덱스가 도서관 내에서 분실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엄마의 흔적을 찾아나서기 시작한다. 
–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우주에 생긴 터널을 통해 우주 저 반대편으로 가기 위해 항공우주국은 터널 우주 비행사를 선발하게 된다. 선발된 비행사는 터널을 지나는 극한 상황을 견디기 위해 3년 동안 인간의 몸을 기계로 바꾸는 사이보그 그라인딩이라는 프로젝트를 거치게 된다. 그렇게 재경은 고통스러운 3년을 버텨 터널 비행사가 되었고 터널로 떠나기 하루 전, 바닷속으로 홀연히 자취를 감춰버린다.
     

컬러의 말

교보문고에서 여러 분야의 베스트 셀러를 보다가 화려한 표지의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책명이 ‘컬러의 말’이라길래 어떤 내용인가 한번 펼쳐봤더니 소개하는 색의 책 끝 부분마다 해당 색이 인쇄되있는것을 보고 망설임없이 책을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 입시 미술을 3년동안 하면서 자주 사용되는 색깔은 나도 모르게 외웠었는데 가끔 ‘왜 옐로우 오커는 왜 이 이름일까?’,’ 울트라 마린은 왜 울트라 마린일까? 제일 바다같은 색이여서? ‘같은 생각을 바쁜 입시속에서 스쳐지나가는듯 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물감을 어느정도 만졌던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정말 강력 추천하고 싶다. 물론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화려한 색채들에 이끌려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아는 색이름이 나올때마다 너무 반가웠는데 자주 만나던 그 색이 이렇게 깊은 역사를 갖고 있는지, 하나의 색이 만들어지기까지 이렇게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새롭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되어서 너무 유익하고 재밌었다. 또 단순히 미술사조로만 연관지어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유럽이나 아시아, 전세계의 시대별 상황에 맞춰 벌어자는 여러 사건들에  사회문화적으로 다가가  그 사건으로부터 하나의 컬러가 탄생했다는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진행되어서 미술에 전혀 관심없는 사람들도 끈기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데미안(초판본): 블랙 스카이버(가죽) 금장 에디션(양장본 HardCover) (1919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독서클럽으로 정해지기 전 데미안이라는 책을 몰랐었다. 하지만 이 책은 한번 더 봐도 될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데미안을 읽으면서 종교적인 느낌은 피할 수는 없었다. 책의 시대 배경이 중요한 것이구나 또 한번 깨달았다. 데미안은 하나님이자 예수님의 역할로써 싱클레어(나 자신)에게 희생하고 싱클레어가 외면하고 나 혼자만을 생각하다가도 힘든 일이 있을 때, 결국은 데미안에게 의지하는 것도 종교적인 의미가 담겨있던 책이었던 것 같고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데미안의 어머니는 하나님의 역할이라고 생각이 들었으며 혹시나 내가 싱클레어의 상황이었을 때, 진정한 나의 멘토나 옆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과 가족, 친한 지인이 있을 것 인가에 대한 생각도 들었다. 이러한 나의 생각들을 독서클럽을 통해 의견을 주고 팀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서 다양한 사고가 생긴 것 같다.

컬러의 말

단색위주로만 알고 있었지 그 사이에 존재하는 색들에 대해서는 자세히 몰랐는데 이책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정말 색 그 자체에대한 이야기만을 할까봐 지루할줄 알았는데 색의 역사, 유래, 전통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었다. 기억에 남는 색에 대해 말해보자면 오렌지 계열인 더치 오렌지가 있는데 이 색이 네덜란드에서 어떻게 유래되었고 국민들에게 어떤 의미의 색인지 알 수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