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문학 기행을 통해, 유의미한 도서를 선정하고 그것에 대해 깊게 생각 해 보는 기회가 생겼다. 삼일 운동 백주년을 맞이하여, 독립 운동가와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백범일지를 선정하고, 책을 읽게 되었다. 독립 운동가 중 가장 잘 알려진 김구 선생님 이시고, 다양한 대중 매체 (영화, 책, 등)를 통해서도 선생님의 업적이나, 일대기가 그려진 것이 많이 배포되고 출판 되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특별히 더 알게 되는 내용은 많지 않겠거니 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새로운 점이 많았고, 감명 깊었던 부분도 많았다. 다양한 역사책을 통해, 신민회, 한인 애국단, 상해 임시 정부 등 김구 선생님의 대외적으로 기록된 내용은 많이 접하였으나, 백범 일지를 통해서 역사책 이외에도, 몰랐던 내용들을 알 수 있었다. 어렸을 적 말썽 꾸러기 였던 모습이나, 유명한 독립 운동가에게서는 상상을 할 수 없던 모습을 알게 되는 기회이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부분은 관상학을 공부하시던 김구 선생님께서, 본인의 관상을 파악하다 실망하다가도 이내 책에 나온 구절을 보시고 나서 마음 좋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셨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얼굴은 어찌 보면 자신에게 처음부터 주어진 것으로 본인이 바꿀 수 없는 것이나, 그것에 낙심하거나, 비뚫어 지지 않고, 본인의 노력과, 행동에 의해 변화 되는 것을 찾아 그것을 개발시키고, 수양 시켰다는 점이 인상 깊었고, 큰 일을 하셨던 분의 기지와 용기는 이런 것이구나 느끼는 부분이기도 했다. 또한, 김구 선생님의 일대기를 보면, 절묘한 순간들이 항상 존재했던 것 같다. 인천 감옥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하시던 중에 고종의 사형 집행 정지 명을 통해, 살아나게 되신다던지, 또 안중근 의사나, 이봉창 의사, 윤봉길 의사 등을 먼나시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러한 순간들 등 항상 큰 결심을 하시고 큰 일을 해나가 실 때마다 절묘한 순간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절묘한 순간에도, 그 순간을 잡아서 큰 일로 성사 시키거나, 역사에 기록으로 남게 된 모든 사건들은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은 김구 선생님의 항상 준비된 자세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하게되었다. 본인이 항상 독립에 대해 생각하시고, 많은 동지들을 생각하시면서, 마음을 다잡으시면서 준비하셨기 때문에 모든 순간들이 스쳐지나가지 않고 역사의 한 장면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백범일지를 읽게 되면서 김구 선생님 뿐만 아니라 다른 독립 운동가 분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던 기회였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도 얼마나 값지게 얻어낸 현재인지에 대해서도 절감하게 되었다.
신사임당이 살아가던 시대는 여성의 사회활동과 바깥 출입이 제한되어 있던 조선시대였다. 규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혀 있어야 했던 사임당과 그의 딸 매창은 자신이 자신이 가꾸는 뜰을 화폭에 담아내었다. <사임당의 뜰>은 억압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이상과 그림 세계를 투영해낸 그들의 공간이다. 제목 그대로 뜰에서 볼 수 있는 풀과 벌레 등을 담은 작품들을 해석하였다. 본문에서는 사임당의 작품뿐만이 아니라 어머니의 재능을 이어받은 맏딸 매창의 작품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점이 뜻깊었다.
사임당이 남긴 작품들 중 제일 유명한 <초충도>는 이름 그대로 뜰에 사는 풀과 벌레를 소재로 한 그림이다. 그림 속에서 뜰에 피어 있는 꽃과 풀들은 소박해 보이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조선의 임금 숙종이 모사하게 했다는 일화로 유명한 이 작품은 국내외 300여점 이상의 모사작이 있다고 전해진다. 유명하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것이고, 수많은 모사작이 존재하는 것은 그만큼 사랑받았으며 이 작품만의 특별함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또한 사임당이 어린 시절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따라 그렸다는 기록을 보았을 때는 이토록 많은 모사작을 탄생시킨 작가 또한 한때는 누군가의 작품을 모사하며 성장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묘했고,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떠올랐다. 타고난 재능도 있었지만 <초충도>와 같은 수작이 하루아침에 탄생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창의 작품도 인상 깊었지만 작가가 덧붙인 인물들의 가상 인터뷰도 인상적이었다. 비록 가상의 대화 형식이지만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릴 때 사임당과 매창은 언제나 함께했고, 사임당이 자신의 그림에 대한 매창의 의견을 묻고 듣는 것을 즐겼으며 시를 지으면 항상 읊어 보라고 하였다는 대목이 기억이 남는다. 억압된 현실 속에서도 어머니와 딸이자 예술적 동료로서 함께 예술 세계를 펼쳤던 그녀들의 유대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