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한강 연작소설,맨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작)

내게 이 책은 반전의 반전을 보여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땐 지루한 느낌도 있었고 흥미를 끌지 못 했지만 막상 읽어보니 내가 생각하는 “채식주의자”와는 조금 다른 채식주의자가 책 속에 등장하여 흥미를 이끌었다. 또한 아버지로부터의 폭력, 형부로부터의 성적인 행위와 같은 굉장히 자극적인 내용은 솔직히 거북하고 읽기 싫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지만 또 그만큼 궁금증을 유발했다. 주인공 영혜에 대해 세 사람이 다른 시점에서 그녀를 표현한 것을 읽으면서 영혜가 너무 불쌍하고 안타까웠다. 처음에는 영혜가 왜 그런 이상한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읽다보니 만약 내가 영혜였어도 저런 결말에 도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홍글씨 (문예세계문학선 12)

  ‘주홍글씨미국 문학사에서 영원히 움직일 수 없는 고전으로 높이 평가 받는 작품이다. 그러한 작품으로 평가 받으려면 당시 시대 상황이 이야기에 잘 반영되어야 하며, 잘 짜인 플롯에 등장인물의 성격이 개연성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뛰어난 스토리텔링은 당연하다. 주홍글씨는 이 모든 것을 다 갖춘 작품이다. 특히 당시 시대 상황에 대한 반영이 놀라울 정도였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이 시대에 대한 배경을 온전히 알 수 있었다.

   이 시대에는 청교도 정신이 매우 엄격하게 지켜지던 시기였고, 신앙주의자나 퀘이커교도와 같은 타종교의 배척이 매우 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마녀가 단두에 오른다는 것에서 마녀사냥도 이 시기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불륜의 죄를 저지른 헤스터의 이마에 낙인을 찍으라는 등의 말을 하고 그녀를 공개적으로 구경거리로 만들어 수치를 주고 그녀가 만약 사형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형벌이 엄하다고 안하고 그녀의 죽음을 지켜보겠다고 할 정도로 청교도 사상이 엄격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작가가 기독교적인 요소를 작품에 집어넣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 중 인상깊었던 부분은 칠링워스가 딤즈데일 목사의 가슴에 새겨져 있는 ‘A’를 본 장면이었다. 이 때 칠링워스는 사탄과 같은 모습으로 변모하는 태도를 보인다. 작품에서 사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칠링워스와 비교하는 것을 보며 칠링워스가 악인임을 여실히 나타낸다. 또한 헤스터의 딸인 은 천사, 혹은 하나님의 종으로 비유된다고 생각한다. 펄은 헤스터가 자신의 죄를 잊으려 가슴에 붙어있는 죄의 상징인 ’A’를 떼어 버리면 악을 쓰며 다시 가져오라고 소리를 지른다. 또한 헤스터와 함께 불륜을 저지른 딤즈데일 목사의 손을 잡은 뒤 손을 씻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데 이는 죄를 저지른 자들이 그들의 죄를 잊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작가인 너새니얼 호손은 주홍글씨라는 한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다양한 주제와 의견을 전달해준다. 청교도인들의 말도 안 되는 엄격함에 대한 비판과, 인간의 사랑에 대해서 응원을 하지만 부정한 사랑에 대한 비판도 동시에 이루어내고 있다.

 

 

채식주의자 (한강 연작소설,맨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작)

  책의 내용은 단순한 제목과 다르게 매우 자극적이어서 놀랐습니다. 가족이라는 소재로 이렇게 자극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 자체가 매우 조심스러울 것 같은데 적당한 선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범상치 않은 소재의 이야기 속에서 자세한 묘사를 통해 실감나게 읽었습니다. 화자가 이야기의 중심인물이 아니라 영혜의 주변 사람이라는 것도 좋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혜가 겪는 고통, 언니가 느끼는 감정들을 관찰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저도 영혜의 가족의 이야기를 관찰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이하게도 몽고반점과 같이 일상적이지 않은 소재로 긴 이야기의 흐름을 집약시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마치 영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했을 때 몽고반점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게츠비는 한남자의 지고 지순한 한남자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데이지라는 여자를 사랑하지만 그녀는 이미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게츠비는 그녀를 위해  그녀가 좋아하는 저택을 마련해두고 그녀에게 언제든 원하는 것을 얻게 해줄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오해가 겹쳐서 결국에는 죽게 되었다. 한참 금주령이 심했던 시기였다. 게츠비는 검은 돈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사람이었다. 톰 뷰캐넌은 스포츠맨이자 부유한사람 이였다. 그는 데이지와 결혼을 했지만, 불륜을저지르게 된다. 소설의 끝에서 데이지는 톰뷰캐넌의 불륜녀를 차로 박아서 뺑소니를 친다. 하지만 개츠비는 자기가 모든 것을 뒤집어 쓰고 남편에게 죽임을 당한다.

  개츠비는 순수한 사랑을 추구하는 그런사람이었을까? 개츠비는 심할정도로 데이지에게 뭐든 것을 다 주었다.  시대상은 쾌락과 방탄이 절정을 이루고  쾌락을 위해서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 많은 것을 버리는 사회 자본주의 정점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가 위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 시대에 그가 지고지순한 사랑을 해서일까? 그렇다. 방종과 방탄의 세상에 자신이 더러운 돈으로 자신의 사랑을 지키는것 과연 순수할까? 나는 잘 모르겠다. 여운이 많이 남는다. 작가가 학고싶은 말보다는 내생각에 집중하게 되는 책이다.

채식주의자 (한강 연작소설,맨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작)

 작가의 문장력 덕분인지 혹은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읽기 거북한 내용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내내 내용에 몰입할 수 있었다. 적나라하게 묘사된 남편의 폭력적인 행동, 형부의 이상성욕, 그리고 영혜의 삶이 피폐해져가는 과정 등을 통해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깊이 공감하고 사색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처음엔 독서 토론을 목적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되었고 이 책이 문학적으로 가지는 의미나 위치는 전혀 모르는 상태였으나, 책을 읽을수록 담담하게 비극적인 이야기를 토로하는 필자에 의해 책의 내용을 잘 이해하려 계속 노력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채식주의자들은 자신의 신념이나 식단 관리 등을 위해 채식주의자의 길을 택한다. 하지만 영혜는 꿈을 통해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채식주의자가 되길 원했으며, 가족들은 이를 보고 영혜가 정신이상자가 되었다 말하며 폭력을 행사한다. 자의가 아님에도 채식주의자가 되었다는 이유로 폭력의 피해자가 된 영혜를 보면서 연민과 억울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영혜의 몽고반점을 보고 처제에게 성욕을 느끼는 형부에게서는 형용할 수 없는 거부감과 추악한 욕망 또한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영혜가 정신병원에서 자신이 나무가 되어 가고 있다고 말하며 죽어가는 장면에선 알 수 없는 불쾌감을 느꼈다. “나무가 되어 가고 있다” 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책에선 영혜가 실제로 식물이 되어가고 있는 듯한 묘사를 사용했다. 이것이 정확히 어떤 것을 상징하는지는 추측하기 어려웠으나, 짐작컨대 본인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없는 영혜의 삶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본인의 의지가 아닌 트라우마에 의해 채식주의자가 되었고, 이조차도 주변 인물들에 의해 부정당했으며, 형부에게 성적 폭력을 당한 것도 모자라 정신병원에 갇혀 죽어가는 자신의 삶에서 생명이 있음에도 스스로 움직이거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식물, 즉 나무의 모습을 본 것이 아닐까. 결국 마지막으로 자의로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 죽음이었다는 결말에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앞서 말한대로 거부감과 불쾌감을 잔뜩 안겨준 책이었으나, 오히려 그 때문에 내용에 더욱 집중하고 영혜에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 내내 생각해보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개츠비는 어리석고 불쌍하다는 것이다.
개츠비는 과거에 사귄 데이지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녀가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처럼 그녀도 자신을 쭉 사랑해왔기를 바란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일이다. 다시 말하자면 개츠비는 과거에 연연한다. 우리는 현재에 살고있고 우리가 나아갈 곳은 미래다. 닉이 계속 개츠비에게 조언을 해주지만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 주위 이야기도 절대 듣지 않는다. 그러다 결국 데이지에게도 버림을 받게 되고 화려하게 파티를 열며 호화로운 생활을 하던 것과는 대비되게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이렇게 한없는 사랑을 줄 수 있는 남자는 개츠비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나보다. 솔직히 지금 시대에 어떤 조건을 재지않고, 사랑만 가지고 계속 사랑해줄 사람이 어딨을까? 이 시대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나 역시 현실적인 조건을 보지않고 사랑하기는 어렵다.
개츠비의 사랑이 위대한 이유는 “Because”를 생각하지 않고 “Even though”를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워낙 유명하고 명작인 건 알고 있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읽지 못했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책을 이번 독서클럽을 통해 읽을 수 있었다. 정말 현대사회에서도 설명이 안 될 뿐더러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인데 벤자민은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물론 인생에서 빛나는 순간도 있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주변 환경과 비교했을 때 그 때부터 더 비극적으로 변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사회에서도 남들과 조금만 다르면 색안경끼고 보는사람이 있는데, 이 시대에는 얼마나 더 심했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을 때 책의 앞부분에 이 부분에 대해 나와 있다. 40년 동안 가문의 주치의를 맡았던 의사가 수치스럽고 주치의를 그만두겠다고 버럭 화를 내면서 말 할 정도면 이 때는 선천적인 장애마저 용납이 안 되었으리라고 생각이 들었다.

비극적이지만, 우리에게 사회에서 장애에 대한 인식,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라 등의 교훈을 남겨준 책을 이렇게 접할 수 있었다는 것에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유명한 책으로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나는 독서클럽을 통해서 사실 처음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어릴 때 노인의 얼굴, 몸으로 태어난 버튼의 이야기이다. 태어나자마자 아버지한테 멸시를 당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손가락질을 받아온 버튼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책을 읽기 전 까지는 그냥 ‘노인의 몸으로 태어난 사람의 이야기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읽다보니 비단 그런 내용만 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사람들이 버튼의 외모를 보고 많은 판단을 내린다. 이런 점이 나로써는 보면서 불편한 점이었던 것 같다. 물론 버튼이 특이한 인물이고 이러한 상황에 놓인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책에서 처럼 사람들이 행동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있다. 버튼의 특이한 상황을 제외하고 보아도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외모를 가지고 판단을 한다. 이러한 부분은 버튼도 마찬가지이다. 버튼은 자기를 대하는 사람들의 행동, 말 등으로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다. 하지만 버튼 역시 힐데가드의 외모를 보고 반하는 장면이 나온다. 힐데가드도 젊은 남자보다는 그때 당시 쉰 나이로 보이는 버튼에게 호감을 느껴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을 한 후 힐데가드는 나이를 먹으면서 그에 맞춰 외모가 변하지만 버튼은 오히려 점점 더 젊어지는 외모를 갖게 된다. 여기서 버튼은 처음에 자기가 좋아했던 힐데가드의 외모가 없어지니 점점 사랑이 식어지고 애정이 없어지는 것을 묘사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 부분을 보면서 나는 버튼 역시 사람을 외모로만 보고 판단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독서클럽에서도 하나의 주제로 삼아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외모를 보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이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일까 사회를 살아오며 생긴 합리적 의심일까 라는 것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이것을 고정관념이라 생각해 동기들과 얘기를 나눴다. 
  독서클럽에 참가하면서 동기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보고싶었던 책을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사실 유명한 책이어서 대략적인 줄거리만 알고 있었는데 직접 읽고 이야기까지 나눠보니 더 이 책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음에도 독서클럽에 참여해 동기들과 책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7년의 밤

 ‘7년의 밤’은 7년의 밤 동안 아버지와 아들에게 일어난 슬프고 신비로우며 통렬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령호의 재앙이라 불리는 사건에서 살아남은 열두 살 서원, 세상은 그에게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올가미를 덧씌운다. 친척집을 전전하던 끝에 결국 모두에게 버려진 서원은 세령마을에서 한집에서 지냈던 승환을 다시 만나 함께 살기 시작한다. 소설가이자 아버지의 부하직원이었던 승환에게 의지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던 서원에게 아버지의 사형집행 확정 소식이 칼처럼 날아들고 서원에게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낙인을 찍은 잡지 ‘선데이매거진’이 그를 세상으로부터 내몬다. 서원은 세간의 눈을 피해 승환과 떠돌이 생활을 하며 승환에게 잠수를 배우며 살아간다. 세령호의 재앙으로부터 7년 후, 등대마을에서 조용히 지내던 승환과 서원은 야간 스쿠버다이빙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청년들을 구조하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세간의 관심을 다시 받게 된 서원은 발신자를 알 수 없는 상자를 배달받는다. 상자 속에 들어 있던 소설은 승환이 쓴 것으로 7년 전의 세령호의 재앙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는 것으로 부터 내용이 전개가 된다.
 ‘7년의 밤’이 유명했지만 지금까지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 독서클럽을 계기로 읽게 되어 좋았다. 독서클럽에서는 7년의 밤을 소설책이 아닌 영화를 보고 토론하게 되었다. 후기들을 보면 책에 비해 짧은 시간안에 내용을 전개해야되는 점에 있어 많은 것들이 간소하게 표현되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번 방학에는 소설책을 읽어보고 영화와 어떤 차이 점이 존재하는 지 파악해볼려고 한다. 평상시에 이런 장르의 소설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런 장르의 영화, 소설을 보게 되어서 더욱 좋았다. 소설을 보면서 내가 주인공에 감정 이입을 하고 그러면서 그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 것인지 생각해보며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이 책(영화)를 통해 느낀점은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과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환경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이든다. 오영제의 딸이 가정폭력이 없는 환경에서 자랐더라면 비극은 없었을 것이고 서원의 아버지인 현수가 좀 더 가정적이고, 분노를 제어할 수 있었더라면 해피앤딩으로 마무리 되었을 것이다. 오영제가 가정폭력을 한 이유는 오영제의 성장배경에 원인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보고 자라 그것이 옳은 것이라고 판단을 하였기 때문에 딸에게도 가정폭력을 휘두른 것이라고 판단이 된다. 그로 인해 사람은 살아가면서 환경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이든다. 그 잘못된 환경이 또 다른 잘못을 낳고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쇼코의 미소 (최은영 소설)

제목 : 쇼코의 미소

날짜 : 2019.12.06

 

우리는 소설을 읽는다. 누군가가 지어낸 이야기란 걸 알면서도, 몰입하고 공감하며 감정을 전달받는다. 그 과정에서 깨달음 혹은 카타르시스 등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얻게 되는데, 가끔 어떤 소설은 허구보다 현실에 가깝다. 현실에 지나치게 가까워 우리가 외면하던 감정들, 생각들을 비추고 날카롭게 파고든다. 쇼코의 미소가 그랬다. 우리의 감정이지만, 낯선 감정. 이기적이고, 냉철하며, 열등감 덩어리인 것들. 오히려 부끄럽게 하는 소설. 내가 쇼코의 미소를 읽고 느낀 건 그런 것이었다.

이 책을 구성하는 몇 가지 단편들은 다른 듯 하면서도 비슷한 점을 갖고 있다.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우리가 외면하는 감정과 생각들을 비춘다는 점. 또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리고 잊어가는 사건들을 재조명한다. 세월호, 민주화 운동 등이 그런 것이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묘사와 표현은 날카롭다 못해 시리게 우리를 파고든다. 쇼코의 미소 중, 한 때 소중했던 쇼코를 아무것도아닌 존재로 평하는 주인공. 순애 언니를 오랜만에 만나고 오히려 불편해하고 혐오하는 주인공. 세월호 참사를 이야기하며 이제는 질린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

 

소설에 담긴 직설적인 메시지는 누군가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전달된다. 그리고 작가의 극히 사실적인 묘사와 표현으로 우리는 그 감정을 공유 받고 날카로운 메시지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자신이 좋아했던 언니를 오랜만에 만났지만, 상황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불편함이 싫어 회피했던 주인공. 자신이 힘들다며 연락하는 친구가 귀찮고 힘들었던 일을 떠올리며 공감했지만, 그게 정말 잘 한 걸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쇼코의 미소는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다룬다. 미카엘라에서는 세월호를 다루는데, 세월호 사건을 떠나 그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이야기한다. 타인의 고통을 이애하고 공감하지 못한 채로 그저 귀찮고 더 듣기 싫다며 외면하는 모습은 과거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반드시 세월호가 아니더라도, 나 또한 어떤 일에 있어 내 일이 아니면 쉽게 외면하고 누군가 상처 받더라도 관심을 주지 않았으니까.

 

여러 단편이 수록되어 있지만, 결국 같은 말을 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을 더 이해할 수는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담겨있다고 느꼈다. 자신의 삶이 힘들다고 남의 고통을 쉽게 말하고 외면하며 심지어는 언어로 폭력을 행사하기까지 하는 우리. 쇼코의 미소는 소설 속 내용을 떠나 우리에게 그런 아쉬움을 전한다. 나는 과연 잘 하고 있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