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유고시집, 1955년 10주기 기념)

 문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분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윤동주이다. 나에게 윤동주라는 시인도 익숙했고 한두 번씩 읽어본 시가 담겨 있기도 해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시집을 읽어보게 되었다.

 그동안에는 그저 교과서나 블로그 글에 실린 시만을 접했었다. 예를 들면 자화상, 별 헤는 밤, 서시와 같은 시인의 대표적이고 대중적인 작품만을 읽어 봤었다. 그러다가 이 시집을 보며 그의 다양한 시를 접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천천히 시집을 읽으면서 그만의 감성을 간접적으로 느껴보는 의미 있는 시간도 보낼 수 있었다.

 그의 작품들을 읽어보며 인상 깊었던 시가 있었는데 할아버지라는 작품이다. 이 시는 단 한 문장으로 시가 표현되어 있어서 단순하단 느낌이 많이 들었다. “왜 떡이 쓴 데도 자꾸 달다고 하오라는 한 문장, 이게 시의 처음이자 끝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시가 짧아서 놀랐다가 그 후에 나는 오히려 시가 간단해서, 한 문장으로도 그의 생각을 멋있게 표현해낸 점에서 더욱 인상 깊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제목이 할아버지인 만큼 저 문장에서 세월의 흐름이 느껴졌고 시간이 흐르면서 감각이 무뎌져 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인가 생각했다그러나 시인이 살았던 시대적 상황과 그의 정신을 바탕으로 시를 바라보면 할아버지는 아마 밝아 오는 미래를 생각하며 떡이 달다고 말했을 것이다. 당시는 일제 강점기였고 윤동주 시인은 독립한 나라를 희망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래서 이 일상적 이야기 같은 한 문장의 작품이 그의 신념과 상황을 대변해준단 느낌을 받아서 더욱 인상 깊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읽어보면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물론 윤동주 시인의 정신도 함께 엿볼 수 있었다. 아마 시집을 읽지 못했다면 윤동주의 단편적 모습만 알고 있었을 것이다. 시집 덕분에 나는 윤동주가 지내온 시절과 상황, 감성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었고 역사에 관심이 부족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기도 했다.

 또한 시집을 읽고 나니 그가 더 다양한 시를 썼고 어두운 부분이 들어간 시만이 아닌 시집에 담긴 햇비라는 시처럼 오로지 밝은 모습만을 나타내려 하는 시도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시인의 새로운 시를 접해볼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스러웠던 시집이었고 윤동주 시인의 다양한 모습과 흔히 접해보지 못했던 시를 다시 감상하고 싶을 때 또 한 번 이 시집을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서촌 홀릭 (되새길수록 좋은 서울의 한옥마을 이야기)

살면서 복잡한 서울 도시 내의 복고풍의 한옥마을같은 동네는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었다. 지은이인 로버트 파우저는 미국국적의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현지인인 나 조차도 아는것이 별로 없는 서촌의 풍경과 정서를 더 많이 알고 그 내용을 자신의 책으로 까지 담아냈다. 지은이가 외지인의 관점으로서 복고풍의 한옥마을을 보며 느낀점을 적어낸 책이라는 점이 나의 흥미를 일으켰고 서촌홀릭을 읽게 되었다. 
 
로버트 파우저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83년부터 혜화동 한옥생활을 시작하면서 한국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1990년대부터는 한국문화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이 책에는 1980년도 초부터 현재까지 보고 느낀 한옥마을과 한국문화의 변화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서촌을 처음 접하게 된 시점인 2008년도에 저자는 한국 대학교의 반복적인 논문생산에 질려있었고 서울에서 ‘서촌’이라는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와는 달리 2008년도의 서촌은 소위 말하는 ‘뜨는 동네’가 아니었고 1980~1990 년대의 정취를 느낄수 있는 특이한 장소였다. 전통을 부끄럽거나 고루하다고 여기는 한국의 최근 분위기에 답답함을 느낀 그에게 매일 발빠르게 변화하는 서울 중심에서 가장 느리게 변화하는 서촌의 존재는 그에게 반가움이자 충격이었다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서울에는 없는 그를 한번에 매료시킨 힘은 바로 전통성이었다. 현대의 생활방식에 맞게 조금씩 수선되긴 했지만 원형이 보존된 한옥이 많이 있었고 낮은 담벼락이나 이웃들간의 소통, 네트워크처럼 연결된 집과 집 사이의 골목길 등 옛 생활양식을 짐작할 수 있는 요소들이 응집되어있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1년간 서촌지킴이로서 활동한 외지의 지식인의 시점에서 관찰한 한국의 매력이나 비판 역시 담겨있고 우리가 너무나 익숙해져서 잊고 살아가거나 알지 목했던 한국만의 특별한 정서와 그 장점들이 소개되어있다.
 
저자의 관점을 통해서 본 서촌의 모습과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과 그 안에서 가장 느리게 변화하는 서촌,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딜레마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놓치며 살아가는 나에게 문화의 힘과 중요성에 대해 일깨워 주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유고시집, 1955년 10주기 기념)

윤동주 시인의 사후 3년에 출간된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읽었다.
모든 시 전반에서 윤동주 시인이 다양한 감정이 풍부한 사람임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이 모든 감정은 만물에 대한 윤동주의 애정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것들을 사랑했기에 이들을 그리워하고, 이들로 인해 슬퍼했을 것이다.
이는 윤동주 본인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중 <자화상>에서 이런 심리를 엿볼 수 있었다.
윤동주는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반성을 통해 자신을 갈고 닦은 시인이기도 하다.
그의 시를 읽으며 나는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나의 길을 꿋꿋히 걸어가고 있는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실 시를 읽어본 것이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수능을 위해 시를 읽은 것이 정말로 시를 ‘읽었다’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온갖 고전시, 현대시를 열심히 분석하고 뜻을 파악하던 수험생 시절 이후로는 시를 읽어본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윤동주 시인의 시를 감상하며 시적 화자, 시적 대상, 시적 장치 등의 요소를 따지지 않고 싶었다.
아름다운 시를 시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시집을 읽으며 억지로 의미를 해석하려는 생각이 들지 않고 규칙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한 구절 한 구절을 나의 관점에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서촌 홀릭 (되새길수록 좋은 서울의 한옥마을 이야기)

책의 저자인 로버트 파우저는 1983년에 혜화동에서 한옥 생활을 시작하면서 한국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이웃과 가까이서 소통하는 한옥마을의 정취, 자연을 벗하며 일상에 휴식을 가져다주는 한옥에서의 삶, 한국의 정서, 문화를 사랑하게 된 그였지만, 한국에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다. 

특히 ‘전통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에서 한국이 지향하는 변화의 방향은 아주 특이했다.

그 방향이란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문화를 이용하거나 시대에 맞추어 전통을 개발하지 않는 심리, 심지어 어떤 면에서는 전통은 부끄럽거나 고루하다고 여기는 한국의 분위기는 그에게 답답함을 느끼게 했다.

특히 한옥마을이 그랬다. 

무조건 옛 건축물을 없애고 새로 지으려고만 하는 한국인의 ‘재개발’을 지은이는 이해할 수 없었다.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쉴 새 없이 모습을 바꾸며 서구화되는 서울의 모습과 한국의 문화를 지켜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는 서울에서 서촌을 ‘발견’했다. 

매일 빠르게 변하는 서울의 중심에 가장 변화가 느린 마을, 서촌이 존재한다는 것은 반가움이자 충격이었다. 그는 서촌의 정취에 단번에 매료됐다. 21세기에도 1980년대 끝자락의 정취를 뿜어내는 이 작은 한옥마을에는 남다른 힘이 있었다

바로 전통성이었다.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맞게 한옥이 조금씩 수선됐지만 원형이 보존된 집이 많았다. 낮은 담벼락, 이웃간의 소통, 네트워크처럼 집과 집을 연결하는 골목길 등, 주거 문화도 도시의 옛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한국의 전통성이 시대에 맞추어 조금씩 변화된, 가장 이상적인 아름다움이 응집되어 있었다.

이 책은 198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이 어떻게 변해왔고,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그의 삶과 기억을 통해 생생하게 이야기한다. 서촌에 매료되어 1년간 서촌지킴이로 활발하게 활동한 어느 지식인의 눈으로 본 한국의 매력에 대한 비평도 담았다. 너무 익숙해서 의식하지 못하거나 간과한 한국의 독특한 정서와 장점을 소개한다.

그는 지금 교수생활를 마감하고 미국의 고향땅에서 지낸다. 그곳에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살아가는 요즘 우리들에게 문화의 힘은 그 어느 시대보다 중요하고 필요하다.

서촌에 대한 저자의 사랑을 통해서 살아가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하게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독립운동 100주년 시집 (독립시인 6인의 저항시와 서정시 100선/쉽게 쓰여진 시)

<독립운동 100주년 시집> – 한용운 시인

 

살면서 간발의 차로 놓쳐본 것들을 떠올려보자면 눈앞에서 지하철을 놓친 것, 몇 점 차이로 놓쳤던 장학금 등이 생각난다. 이것들은 당시에는 아쉬울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예 기억조차 나질 않거나, 남들이 들었을 때는 별다른 감흥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 듣는 이로 하여금 대다수의 안타까움을 자아낼 사연이 있다. 만해 한용운 시인의 이야기다. 한용운 시인은 승려의 신분으로 민족운동을 펼쳤다. 몸져 눕기 전까지 내내 일제의 통치에 시달렸고, 민족운동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가난에 시달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화된 신경통과 더불어 영양 실조까지 겹쳐 몸져 누워 있다가 해방을 1년 앞두고 타계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나서 시를 읽으니 더욱 마음이 아팠다. 한용운 시인은 우리가 너무도 익히 아는 시인이지만 그의 작품이 아닌 그의 마지막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용운 시인의 시는 대부분 누군가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재회의 희망을 믿어 의심치 않는 내용이었다. 그의 시에서는 유독 ’, ‘당신처럼 누군가를 지칭하는 시어가 자주 등장하며 그것은 아마 조국의 독립일 것이었다. 님과의 이별은 국권 상실을, ‘다시 만날 때는 광복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떠났다고 생각했던 님이 사실은 떠난 게 아니라 단지 침묵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또한 화자는 재회의 기쁨을 느끼기 위해서는 이별이라는 아픔을 기꺼이 감수하는 자세를 취했다. 이는 곧 조국의 광복을 위해 결연히 나섰고, 광복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조국을 잃은 상실감과 동시에 광복이 도래할 것이라는 믿음을 문학으로 형상화하는 등 온몸으로 이를 실천한 한용운 시인의 삶의 자세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얼이 담긴 시를 감상하며 내가 그 시대 현실에 처했더라도 내 모든 것, 심지어 목숨까지 바칠 수 있었을까.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진짜 서울은 골목 안에 있다 (낭만청춘들이 모여드는 서울의 핫 플레이스 골목 이야기)

<진짜 서울은 골목 안에 있다> – 성북동

 

 

성북동은 으리으리한 저택이 몰려있는 부촌과 좁은 골목길 사이 옹기종기 모인 작은 집이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이룬 곳이다. 성북초등학교가 성북동의 아랫동네와 윗동네를 나누는 기준이 되며, 각기 다른 멋을 뽐내고 있다. 지명은 도성의 북쪽에 있다고 하여 성북이라고 붙여졌다. 북한산과 서울 성곽이 동네를 감싸고 있고, 근처 낙산 공원은 빼어난 야경으로 유명하다. 동네는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조용하며 동네 곳곳에 위치한 소소한 상점과 맛집들이 이야기를 더한다. 등교하며 매번 같은 길로만 다녔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쳤던 성북동의 숨은 명소와 정취를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책에서는 여행 코스를 짠다면 윗동네보단 명소가 더 많이 몰려 있는 아랫동네를 추천한다. 성북동의 아랫동네는 한적하지만 멈추어 있지 않다. 느리게 흘러가지만 옛것보단 새것이 늘어가고 있는 동네다. 음식점과 카페가 새로이 생겨났고, 그 사이 크고 작은 가게들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여전한 모습으로 골목을 지키고 있는 건물들도 현재한다. 지금은 보기 드문 이발소, 40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킨 중국집이 그렇다. 옛것과 새것의 조화가 성북동만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성북예술창작터는 성북구립미술관의 분관이다. 시각예술을 기반으로 한 신예 작가를 발굴하고 주민들을 위한 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이다. 예술을 일상에서도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기획 전시, 윈도우 갤러리 전시, 대관 전시 등을 진행한다. 신인 작가들에게 전시 공간을 지원해 그들의 작품을 손쉽게 관람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은 누구나 작품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우일요는 수공예품과 도기를 판매하는 곳이다. 그릇, 접시, 머그잔 등 일상에서 쓰이는 생활 도기는 물론이고 백자 달항아리, 백자 오리, , 양 등 여러 동물들의 오브제까지 전시와 판매를 겸한다. 유네스코 우수 수공예품으로 선정되었으며 국빈들의 선물로 채택되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단골들은 그릇은 그릇대로, 장식용 작품은 또 그것대로 이질감 없이 공간에 잘 녹아든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아 애기한다. 새롭게 이전한 전시장은 한옥으로, 브랜드와 더없이 잘 어우러진다는 평이다.

 

본문에는 없지만 문학기행인 만큼 성북로에 위치하는 문학적으로,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장소를 찾아보았다.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로에 위치한 심우장은 만해 한용운 시인이 살았던 한옥집이다. 한용운 시인의 동상이 보이는 작은 광장 옆 계단을 따라 좁은 길을 걷다 보면 심우장이 바로 보인다고 한다. 규모는 작지만 단란하고 정갈한 한옥이 인상적이었고, 한용훈 시인이 직접 심었다는 향나무가 마당 한켠에 있다. 한옥을 지을 때는 볕이 잘 드는 남향으로 짓는 게 일반적이다. 그에 반해 심우장은 북향으로 지어졌다. 집주인인 시인 한용운이 북향인 성북동에 터를 잡은 이유는 조선총독부가 남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절대 남쪽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 대목에서 살아생전 독립 운동에 목숨을 마치고, 시에 저항혼을 담았던 시인의 굳건한 의지가 느껴졌다.

독립운동 100주년 시집 (독립시인 6인의 저항시와 서정시 100선/쉽게 쓰여진 시)

그동안 <쉽게 쓰여진 시>를 정말 쉽게 읽었다. 나는 윤동주 시인의 시를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교과서에 수록된 외우고 공부해야 할 작품으로서 처음 접했다. 시어의 의미를 곱씹기보다는 그저 선생님의 정형화된 해설을 그대로 따라적었고, 시험을 치기 위해 기계적으로 암기했다. 윤동주 시인 하면 부끄러움의 시인이라는 수식을 떠올리면서도 정작 그의 부끄러움, 고뇌, 갈등을 온전히 느끼려 노력한 적이 없었다.

 

이 책의 본문에는 정말 해석과 같은 주석이 없이 시의 전문만을 충실하게 실어놓았다. 처음에는 독후감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책을 펼쳤기 때문에 막막하기만 했다. 앞서 이야기했듯 누군가가 앞서 정리해 놓은 시의 갈래, 주제, 시어의 의미, 형식에 대한 정보 없이 시를 있는 그대로, 나의 사고로만 향유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무작정 읽었다. 정말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아픈 역사의 한가운데 놓인 시인의 심정을 헤아리려 노력하며 한 글자, 한 글자씩 곱씹어 보였다. 그러자 조금씩 눈에 보이는 것들이 생겨났다. 오히려 시를 학문으로 공부해야 했던 학창시절보다 더 시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이제서야 정말 로서 바라볼 수 있었다.

윤동주 시인이 저항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 그 시절의 다른 시들에 비하면 윤동주 시인의 시는 비교적 담담했고, 외부적인 상황을 탓하기보다는 스스로를 자책하는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윤동주는 다만, 절망적인 시대 현실 속에 홀로 무기력하게 침전하는 스스로에게 저항해 왔던 게 아닐까.

 

윤동주 시인이 <별 헤는 밤>에서 추억, 사랑, 쓸쓸함, 동경, , 그리고 어머니와 같은 시어를 하나하나 부여했던 그 별들은 지금 창밖으로 보이는 별들과 같을까. 윤동주가 남의 나라에 있는 육첩방에서 <쉽게 쓰여진 시>를 적었지만 나는 그 시를 우리나라에 있는 편한 나의 공간에서 읽었다. 24세의 윤동주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며 부끄러워하고, 시로써 시대 현실을 고발할 때 나는 그 시를 아무 생각 없이 손에 쥐었다. 부끄럽다.

 

하지만 부끄러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제서라도 깨달았으니 깨달음을 변화의 발판으로 삼아야겠다. 지난날의 잘못된 나의 모습에 대해 반성하며 다가올 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겠다. 나쁜 행동인 줄을 알고 있으면서도 내 양심을 속이며 옳지 못한 행동을 했던 적이 있다. 혹은 직접 자행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옳지 않은 행동을 방관한 적이 있다. 나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분명 있지만, 이제는 과거의 행동들을 반성하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서촌 홀릭 (되새길수록 좋은 서울의 한옥마을 이야기)

대학교 3학년인 저에게 서울은 단지 지하철에 사람이 가득가득한 공간 여유가 없는 곳 입니다. 서울에 학교를 다니지만, 할 일이 많아. 한 번도 서울에 있는 관광지를 가본 적은 없죠. 그러다 문뜩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학교를 졸업하려면 1년 반 정도 남아있는데, 과연 그 안에 내가 여유를 가지고 관광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마음을요. 어느날 기숙사에 귀여운 후배가 와서 같이 상상독서 문학기행을 해보자고 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3학년이라 바빠서 안된다고 하려 했지만, 벚꽃이 이쁘게 피어서 일까요? 아니면 3학년이라 더욱 가고 싶었던 것일까요? 저는 약간 설레는 마음으로 같이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서촌홀릭’ 이라는 책을 추천받아 읽었습니다.
   저는 항상 책은 표지 바로 뒤에 지은이의 설명부분 부터 읽는 편인데요. 이렇게나 지은이의 설명부분이 신기했던 건 처음 인 것 같습니다. 외국인 교수가, 심지어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라니. 서울대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이런 교수가 있다면 서울대를 가도 좋겠다 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과연 저자는 어떤사람일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서촌을 바라보았을까? 라는 호기심이 생긴 가운데 저는 첫 장을 넘겼습니다.
  책을 추천해준 후배에게 감사했고, 저자의 책은 재미있었습니다. 만화책을 읽듯이 술술 넘어갈 수 있으면서도 깊은 뜻을 품고 있는 책이였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저는 문화 보존은 ‘선’ 그리고 개발은 ‘악’ 이라는 측면으로 이야기 하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1990년 즈음에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서울의 많은 단독주택들이 4층 건물로 바뀌는 ‘개발’ 이라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이분법적 사고가 강렬하게 떠올랐고, ‘그렇게 예쁜 집을 철거하고 이렇게 싸구려 건물을 지어버리면 안 되잖아!’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개발’ 을 강한 ‘악’ 이라고 생각 한것이죠. 하지만 저자 생각은 변화를 이룹니다. 요즘에 와서는 ‘개발’과 ,’ 문화보존’을 선, 악을 구분짓지 않고, 중요한 것은 선악이 아니라 소통하는 과정에서 ‘보존 선’에 대한 희망을 주며 공감대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기술했습니다. 저는 이 내용을 보고 의문이 들었습니다. 선악이 뭘까? 라는 의문이요. 그리고 깊게 생각해봤지만,  선악에 대해 개발과 보존에 대해 어떠한 결론을 도달 하진 못했습니다. 사실 잘 모르기에 결론을 낼 수 없었다는 표현이 올바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책의 저자의 생각을 변화 시켰던 ‘서촌’ 그리고 ‘ 북촌’ , ‘ 익선동’ 을 방문하면서 시대적으로 생각을 해보고 느껴보려 합니다. 리뷰의 마지막은 많은 저의 생각과 표현으로 쓰고 싶었지만 어딘가가 도달하지 못한 결론으로는 아쉬울 것 같아 적게 적은게 아쉽습니다. 과연 저는 방문하고 나서 어떤 변화를 얻고 어떤 결론에 도달할까요?

서촌 홀릭 (되새길수록 좋은 서울의 한옥마을 이야기)

서촌홀릭이라는 책은 일어일문학을 전공하어  한국어 교수까지 하며 다방면적인 언어에 관심과 지식을 가진 미국인 로버트 파우저라는 저자에 의해 쓰여졌다.
저자는 대학교 교수직으로 인해서 반복적인 논문작성 활동으로 지쳐있었고 또한 한국에서 옛 정서의 모습을 간직한 마을들이 사라지면서 마음 아파하고 있었다.
그렇게 회의감에 지쳐갈 때 쯤 서울에서 ‘서촌’ 이라는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 세기가 새로 시작됐는 데도 여전히 1980~1990년대의 정취를 찾아 볼 수 있는 특이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는 서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서촌의 각마을을 포커스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각 마을에서의 저자의 상념들과 또한 각 마을에서 어떻게 변화되어 감에 따른 저자의 생각들을 책에서는 저술하고 있다.
또한 보존이 선이고 개발은 악일까? 라는 내용을 다루며 과연 이러한 전통과 발전 사이에서의 자신의 생각을 의식의 흐름에 따라 나타내고 있다.
이 책에서 정확하게 어떠하다고 말하는 게 아닌 서촌과 서촌에 해당하는 마을과 관련하여 자신의 생각을 의식의 흐름 처럼 표현하고 있기에
이 책을 읽고나서 ‘어떤 것은 어떠해야 되’ 라고 마음속에 메세지를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음으로써 서촌지역과 서촌의 동네들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주었었고
계발과 발전 사이에서 어떤 일방적인 방법이 아닌 그 상황에 맞는 지혜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책의 마지막장을 덮었다.

정의란 무엇인가 (한국 200만 부 돌파, 37개국에서 출간된 세계적 베스트셀러,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의)

나는 소수자우대정책을 시행하는 것만이 이들을 도와줄 수단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소수자우대정책에는 혜택을 받으면 안되는 사람들도 포함되고, 역차별을 일으키는 등 여러 문제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책은 모두의 만족을 충족시킬 수 없다. 이 책에서 얻은 메시지 중 하나이다. 정책의 좋은 점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비판 할 점을 찾는 노력도 기울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