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분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윤동주’이다. 나에게 윤동주라는 시인도 익숙했고 한두 번씩 읽어본 시가 담겨 있기도 해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시집을 읽어보게 되었다.
그동안에는 그저 교과서나 블로그 글에 실린 시만을 접했었다. 예를 들면 「자화상」, 「별 헤는 밤」, 「서시」와 같은 시인의 대표적이고 대중적인 작품만을 읽어 봤었다. 그러다가 이 시집을 보며 그의 다양한 시를 접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천천히 시집을 읽으면서 그만의 감성을 간접적으로 느껴보는 의미 있는 시간도 보낼 수 있었다.
그의 작품들을 읽어보며 인상 깊었던 시가 있었는데 「할아버지」라는 작품이다. 이 시는 단 한 문장으로 시가 표현되어 있어서 단순하단 느낌이 많이 들었다. “왜 떡이 쓴 데도 자꾸 달다고 하오”라는 한 문장, 이게 시의 처음이자 끝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시가 짧아서 놀랐다가 그 후에 나는 오히려 시가 간단해서, 한 문장으로도 그의 생각을 멋있게 표현해낸 점에서 더욱 인상 깊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제목이 ‘할아버지’인 만큼 저 문장에서 세월의 흐름이 느껴졌고 시간이 흐르면서 감각이 무뎌져 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인가 생각했다. 그러나 시인이 살았던 시대적 상황과 그의 정신을 바탕으로 시를 바라보면 할아버지는 아마 밝아 오는 미래를 생각하며 떡이 달다고 말했을 것이다. 당시는 일제 강점기였고 윤동주 시인은 독립한 나라를 희망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래서 이 일상적 이야기 같은 한 문장의 작품이 그의 신념과 상황을 대변해준단 느낌을 받아서 더욱 인상 깊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읽어보면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물론 윤동주 시인의 정신도 함께 엿볼 수 있었다. 아마 시집을 읽지 못했다면 윤동주의 단편적 모습만 알고 있었을 것이다. 시집 덕분에 나는 윤동주가 지내온 시절과 상황, 감성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었고 역사에 관심이 부족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기도 했다.
또한 시집을 읽고 나니 그가 더 다양한 시를 썼고 어두운 부분이 들어간 시만이 아닌 시집에 담긴 「햇비」라는 시처럼 오로지 밝은 모습만을 나타내려 하는 시도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시인의 새로운 시를 접해볼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스러웠던 시집이었고 윤동주 시인의 다양한 모습과 흔히 접해보지 못했던 시를 다시 감상하고 싶을 때 또 한 번 이 시집을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