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궁궐의 비밀 (그들이 말하지 않는,광화문 해태 앞다리는 누가 부러뜨렸을까)

 「(그들이 말하지 않는) 우리 궁궐의 비밀은  혜문 스님께서 문화재 제자리 찾기활동을 하시며 알게 되신 바를 정리해 놓은 책이다. 처음에는 책 표지에 적힌 광화문 해태 앞다리는 누가 부러뜨렸을까?”라는 글귀 때문에 본 책이 우리나라 궁궐의 흥미로운 비화를 들려주는 내용일 줄 알았다. 그러나 나는 책을 읽으며 그 속에 담긴 내용이 단순히 흥미 목적의 것이라기보단 바로잡아야 할 문제점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고자 함임을 알게 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혜문 스님께서는 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을 하고 계신다. 이는 우리나라의 정신이 깃든 소중한 문화재들이 일제의 훼손이나 우리들의 실수로 인해 다른 모습으로 복원 및 유지되는 것들을 바로잡고자 하는 활동이다. 책의 갈래는 크게 광화문,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으로 나뉘어있다. 불교에 몸담고 계신 스님께서 유교 사상을 기반으로 하여 존재하는 궁궐에 관심을 가지고 바로잡기 위해 투쟁한다는 것이 의아했지만 책을 읽다 보니 이는 종교를 넘어선 우리 문화재에 대한 스님의 애정으로 여겨졌다.

 

  조선총독부 건물을 가린다는 이유로 옮겨진 광화문이나, 일제의 영향으로 훼손된 인정전의 모습, 우리 궁에 동물원(창경원)을 지어놓고 유흥의 장소로 변질시킨 부분을 읽게 되었을 때는 가슴 한편에서 먹먹한 감정과 안타까움의 감정이 피어올랐다. 그러나 나를 더 어이없게 만든 것은 우리나라(정부)의 잘못된 고증으로 인한 훼손과 복원이었다. 정치적인 이유로 복원 공사를 무리하게 앞당기거나(숭례문) 굳이 대통령의 서체로 현판을 달겠다고 잘못된 현판을 달게 된 광화문, 또 당시 궁을 관리하던 관리인에게 제대로 된 절차 없이 팔려버리고 민간인의 사유지가 되어버린 우리 궁궐의 일부분 등이 그러한 내용이다.


  그동안은 알지 못했던 원통한 사실들을 알게 될 때마다 우리 문화재에 무관심했던 지난날들이 후회스러웠다. 더불어 이러한 사실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

로봇 시대, 인간의 일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

  사실 인공지능 시대를 딱히 걱정해본 적이 별로 없다. 인공지능이라는 대상이 사람의 존재조차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로 발전할 것이라 예상하지도 못했을뿐더러 그렇다 하더라도 막연하게 인간은 기계로 대체될 수 없는 고유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 믿어왔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이러한 나의 관념이 바뀐 것은 아니다. 다만 조금 더 신중하게 인공지능이 만연하게 쓰이는 시대에 대해 고민해보게 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책의 저자가 한쪽에 치우친 입장만을 계속 피력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문을 가질 사람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이해하려 하고 그들의 입장을 함께 서술한다는 점이 매우 좋았다. 어떠한 글이든 하나의 정설만을 강조하게 된다면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이 책은 분명 기계, 기술, 과학을 소재로 삼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인문학적 인용구와 술술 잘 읽히는 정도의 문장력을 통해 책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게 해주었다. 작가가 의도한 방향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중간에 한 번씩 등장하는 명언이나 인용구들은 나의 마음을 울리기도 했다.


  예를 들어 마지막 단원의 경우 최고의 시절이었고, 또한 최악의 시절이었다. 지혜의 시기였고, 또한 어리석음의 시기였다. 믿음의 시대였고, 또한 불신의 시대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또한 어둠의 계절이기도 했다. 희망의 봄이었고, 또한 절망의 겨울이기도 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지만, 또한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았다. 우리 모두는 천국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또한 그 반대쪽으로 가고 있기도 했다.”라는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한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의 첫머리를 인용한 부분이 있다.


  원작이 어떠한 의미로 저러한 문장을 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분명 작가는 해당 인용구를 로봇 시대의 양면성을 표현하고자 인용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나는 저 부분을 읽을 때만큼은 나의 삶에 비추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모순들이 나의 지난날을 떠올리게 만든 것이다. 당시에는 최고의 시절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스무 살이 돌이켜 보는 지금에서야 얼마나 최악의 상황 속에서 행복해하던 것인지 깨닫게 되었고, 가장 지혜로웠다고 믿었던 그때가 얼마나 어리석은 한낱 인간의 삶으로 느껴지는지 새삼 떠올랐다. 강한 믿음은 반대편에 대한 강한 불신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었고, 짙은 어둠이 있었기에 그다지도 빛나는 시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저자의 의도와는 달리 책을 통해 나는 생각보다 더 많은 경험과 생각을 했다. 이러한 부분들이 종이책의, 그리고 글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하나의 글을 통해 다양한 고민에 빠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단순히 인용문뿐만 아니라 다양한 논점에서 나는 가치관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를 가졌는데, 애완 로봇에 대해서는 특히 더 그랬던 것 같다. 아무래도 강아지를 키우기 때문인 것 같았는데 글 속에서 저자는 “(로봇 강아지가) 실제 강아지와 달리 먹이를 줄 필요도, 대소변을 처리할 필요도, 주기적으로 병원에 데려갈 필요도 없다. 반려동물은 아무리 기쁨을 주는 존재였어도 결국 병들고 죽고 이별해야 하지만 반려 로봇은 다르다. 아이보와 달리 고장 나지 않고 수명을 다하지 않는 로봇이 가능하다. 강아지는 주인에게 끝없는 관심과 애정을 요구하지만 반려로봇은 그렇지 않다.”라고 한다.


  저자는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으로 호기심과 공감하는 능력을 꼽았고 이러한 능력만이 로봇과 차별점으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방법으로 피력한다. 나는 앞서 저자가 말한 로봇 강아지가 실제 강아지와 달리 필요하지 않아 하는 점들이 인간의 그러한 것들과 마찬가지로 강아지만의 고유한 특성이자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먹이를 먹지 않으며 대소변을 배출하지 않는, 주기적으로 병원에 데려가야 할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영원히 이별하지 않아도 되는 반려로봇이 전혀 반려견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나는 이기적인 에서 반려견을 만남으로써 그의 배고픔을 헤아려 때마다 먹이를 챙겨주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대소변을 처리하거나 건강을 주기적으로 확인함으로써 그를 보살피는 보호자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강아지가 요구하는 끝없는 관심과 애정을 100% 채워주지는 못했지만 때문에 미안한 감정과 더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기도 했다. 단순히 유흥을 위해 키우는 로봇 강아지와 달리 나는 실제 강아지를 만나 책임감이라는 것을 배우기도 하며 이별의 아픔을 통해 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나의 가치관과 경험들이 나로 하여금 인공지능 시대를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인간이 아닌, 생명이 아닌 것이 우리의 존재를 쉽게 빼앗지 못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강한 확신은 반대로 우려하고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책을 읽으며 더욱 견고해졌다.

역사의 역사 (History of Writing History)

도서명 : 역사의 역사 / 유시민/ 돌베개

팀명 : 감자전썰전

팀원 : 권세정, 이수빈, 조은호

지도교사 : 남기은 교수님

토론 방법 : 책을 분량별로 4파트로 나누어 각자  읽어온 뒤 , 인상깊었던 점에 관한 간단한 코멘트를 나눔

1주차 

1장 서구 역사의 창시자,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

거리의 이야기꾼, 헤로도토스 

: 헤로도토스라는 인물을 어디선가 들어는 봤는데 책을통해서 알게되었는데, 거리의 이야기꾼이라는 표현이 재밌는 것 같다. 최초의 이야기꾼이었을리는 만무했겠지만 그시대에서부터 지금까지 기록에 남을 정도면 그사람이 했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 고대 펠로폰네소스전쟁, 델로스동맹 등등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을 다르게 해석하는 것을 보고는, 역사가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도 알 수 있었고, 많은 것들이 발달하지 않은 고대의 사건들을 지금 현재에 와서 100%정확하게 알고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 페르시아와 그리스가 벌인 국제전으로 두 세계는 모두 마케도니아에 정복당하는 결말을 맞게되었다. 고대의 역사적 사건이지만 지금 현재 중국과 미국등 세계패권을 두고 싸우는 그 모습을 비교해볼 수 있었다


사실과 상상력


: 오늘날 어떤 역사가가 헤로도토스와 같은 태도로 역사를 서술한다면 학계에서 추방 당할 것이다

:헤로도토스를 역사의 아버지라고 인정한 것은 그가 오로지 사실만 적어서가 아니라 모든 이야기를 사실로 뒷받침하려고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흥미로웠다

: B.C 5세기 그리스에는 공인된 연도 표기법이 없었다. 투키디데스는 널리 알려진 중요한 사건들을 그떄그때 기준으로 삼아 그로부터 몇년 뒤에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는 식으로 시간의 경과를 나타냈다는 점이 새삼 원시적라고 느껴져서 재밌었다


서사의 힘과 역사의 매력 

: 그는 먼저 자신이 이미 아는 중요한 사실과 그 출처를 점검하고 사료를 분석하고 비교하고 진실한 정보를 가려내고 더 그럴듯한 쪽으로 선택하는 그 과정을 되풀이하고 초고를 완성했을 떄, 처음에 마음에 두었던 이야기와 실제 원고가 여러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 재밌었다

: 교양인이 되고 싶다면 동서양 고전을 읽으라는 말이 있는데 고전을 읽어야 하는 필요성을 다시한번 느꼈다 

: 역사를 접할 때에, 모든 낯선 정보를 다 검색해 가면서 읽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 고마웠다. 역사를 알고 접근하는 것을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느낌과 교훈적인 측면에서 생각을 하는것이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2주차 

3장 이븐 할둔, 최초의 인류사를 쓰다 성찰의 책과 역사서설 

: 중국이라는 나라가 역사기록이 풍부한 나라였고 역사의 중요성을 인지한 권력자들이 기록을 세심하게 관리한 점이 인상깊었다. 과거의 사기와 현재의 ,,가 담고있는 과학적 사실이나 근거의 양을 비교할 때, 어느것이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서 가치가 있다라는 판단을 하는 것은 불가능인것같다

: 사마천이 목숨을 끊지 않고 치욕을 견딘 것은 사기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나라가 대륙을 통일했으나 이를 논하여 기록하지 못하고 천하의 역사 문헌을 페기했다는 것은 너무 충격적이다

: 기록의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얼마나 많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이 증발해버렸는지 새삼 충격적이었다


역사가와 종교의 속박


: 자발적이고 진지한 신앙고백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종교와 결합한 세속 권력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신변 보호책이었을 가능성이 더 컸다는 점이 답답했다

: 아랍 중동, 이슬람에 관한 내용을 비교적 잘 알 수 있었던 같다

: 이슬람 세계의 불행은 교리 그자체가 아니라 무함마드가 세속의 왕이 된데서 비롯했다. 그는 영혼과 도덕을 다루는 종교를 합법적 강제력 행사를 본성으로 하는 국가 권력과 하나로 묶으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4장 있었던 그대로의 역사 랑케’ 

타고난 역사가 

: 역사학은 만인에게 유용하지만 권력자에게는 특별히 쓸모가 있다. 현명하거나 현명해지려고 애쓰는 권력자일수록 명성 높은 역사가를 가까이 두려고 하는 것 같다. 오늘날은 누구 일지도 궁금했다

:랑케가 누구인지는 알았는데, 45년이 넘는 시간동안 열정적으로 역사를 탐사하고 책을 꾸준히 발표한 점은 존경할만 한 것 같다

: 랑케는 확실한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사실이 없으면 역사도 역사가도 존재할 근거가 없다는 말은 맞는 말인 것 같다


유물론, 변증법, 유물사관 

:유물론과 변증법, 유물사관이라는 주제에 대해 간략하지만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단어나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여러가지로 나누는 것의 필요성을 알게 되면, 받아들이기 쉬워지는 것 같다

: 마르크스가 랑케처럼 로마시대부터 19세기 까지 유럽의 역사를 쓰거나 하라리처럼 인류사를 집필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밌었다

:마르크스는 체류했던 모든 나라에서 정보기관의 감시를 받았다. 그의 사상과 이론이 악마의 속삭임 취급을 당한 것이 역사를 탐구하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한사람을 왜곡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3주차

6장 민족주의 역사학의 고단한 역정, 박은식 신채호 백남운 

제국주의 시대의 민족주의 역사학 

: 지식 계급의 일원으로서 당대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았거나 지적으로 매우 뛰어났으며 자신이 사는 곳이 가장 높은 수준의 문명사회라고 믿었기 때문에 인간의 보편적 본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사회와 역사의 일반 법칙을 탐색했으며 인류전체를 생각하면서 역사를 쓸 수 있었다고 생각되어진다. 식민지시대 역사가들과 달리

: 식민지시대에서 조선의 역사가들의 역할, 역사를 연구하고 서술하게 한 원동력은 조선인들의 각성과 단결을 촉진하고 항일 투쟁을 북돋으려는 의지와 목적의식이었다. 역사에 도덕적 감정을 투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앞에서 나온 역사가들은 모두 독립적인 사회의 지식인들이었는데, 식민지 지배를 당하는 그 상황에서 역사학자로서의 삶은 내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점들과 배워야 할 점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김부식의 역사 왜곡 / 식민 사관과 유물 사관


: 신채호는 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민족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역사를 알고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되새겨야만 하는 말인 것 같다.
: 지극히 어려운 상황에서 역사 연구를 한 신채호 선생의 모습을 보면서 식민지 시대 

역사학자들의 삶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 각자 다른 시대에 살면서 다른 경험을 하고 다른 이야기를 남기는 우리가 역사책을 읽으면서 즐거움과 깨달음을 얻는 이유는 그때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환경이 오늘 날과는 많이 다를 수 있어도 충분히 공감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7장 에드워드 H.카의 역사가 된 역사 이론서 

모든 역사는 현대사 

: 우리는 역사적 사실을 순수하게 그 자체로 존재하면서 발언하는게 아니라 평가와 해석이라는 주관적 요소의 검증 비슷한 것을 거친 다음에야 비로소 인정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었다

: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책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한번 나중에 시간이 되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 띄는 발명, 혁신, 새로운 기술에는 명암이 공존하는 것 같다

: ‘사실과 역사가의 상호작용은 불가피하고 자연스럽게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리 먼 과거에 관한 것이라도 역사는 현대사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4주차 

8장 문명의 역사, 슈펭글러/토인비/헌팅턴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 

: 19세기까지 동서고금의 역사가들은 민족, 가문, 왕조, 사회, 지역, 국가를 단위로 역사를 연구하고 서술했으며 20세기 들어서야 개별민족이나 왕조, 국가가 아닌 문명을 연구하는 역사가들이 등장했다는 점이 새삼 신기했다

: 토인비가 말한 어느 하나의 요인만으로는 문명의 흥망성쇠를 해명할 수 없다는 판단은 맞는 것 같다. 아주 먼 과거에도 그렇고 오늘날에도 해당되고 적용되는 말이다

:토인비가 말한 문명이 만나는 도전을 다섯가지로 나눈 유형이 되게 신선하게 느껴졌다. 군사 쿠테타로 정권을 탈취한 후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면서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추진했던 박정희 정부의 권력자들이 토인비의 이론을 환영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문명의 충돌/단층선 분쟁 

: 역사서는 본래 비 문학으로 쓰여진 책이다. 하지만 나는 잘 쓰여진 역사서는 문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역사서를 읽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세상을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로 역사는 인간의 감정과 생각을 전하는 이야기라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 인간 공동체는 점차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회로 진화하여 역사가들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역사의 무대에 불러내고 다양한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역사는 영웅과 지배자, 귀조와 남자들의 이야기로 시작했으나 근대 이후에는 노예, 농민, 노동자, 여성의 활약까지 끌어안았다. , 역사 서술 행위에 대한 간섭과 통제가 이완되거나 사라진 것이다

: 이 책에서는 역사가들에 역할이나 조금 더 나아가서 의무같은 점을 얘기하고 있는데, 나는 역사라는 학문의 영역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역사가가 아닌 일반 사람이지만 내 삶에 영역에 있어서(나 자신의 역사 안에서), 좀 더 주체적이고, 객관적이고,자주적으로 생각하고 나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독서토론 전체 공통 소감] 
역사적 사건 그 자체를 다룬 것이 아닌, 역사의 기술과 역사가들, 역사적 관점에 관한 내용을 담은 책을 함께 독서하고 나눔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으며,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또한 고찰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인형의 집

최근에 서구연극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아주 유명한 입센의 ‘인형의 집’을 읽어 보기로 하였다. 사실 많은 고전 소설들이 그렇듯이 현재 우리의 삶과 아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내용은 적을 것 이라고 생각하였다.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시대가 다르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에 고전 속에 숨겨진 보편적인 교훈을 찾아야 겠다 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는데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너무나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다.

입센의 인형의 집은 헬메르가 아내인 노라를 인형처럼 여기며 살아왔지만 결국은 노라가 각성을 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처음에 노라는 전형적이 가부장적인 가정의 아내로 등장하는데 노라는 중산층의 부족할 것 없는 삶을 살면서 사회에서 요구하는 틀에 맞추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헬메르는 이러한 노라를 나와 다른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해주기보다는 자신이 소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들은 아주 행복해 보이지만 노라가 거짓 차용증서를 작성하여 돈을 빌린 것을 헬 메르카 알게 되면서 노라에게 각성하는 기회가 오게 된다. 헬메르는 노라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체 자신의 사회적 평판만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노라는 헬메르에게 자신은 오직 헬메르의 사회적 평판을 위하여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헬메를를 집에 두고 노라가 집을 떠나는 것으로 이 작품이 마무리된다.

 이 작품은 억압받던 여성의 해방을 보여준 작품이다. 그게 가장 크게 드러나는 이 작품의 주제이다. 하지만 나는 인형의 집을 읽으면서 헬메르를 더 중점적으로 관찰하고 그에 대하여서 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헬메르가 가지고 있던 사부장적인 생각들도 사회가 심어준 생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당시에는 그러한 생각이 옳다고 여겨질 때였기에 억압받는 여성들도 자신이 억압 받는줄 모르고 살아왔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남성인 헬메르는 당연히 여성인 노라가 당했던 억압과 차별을 아무고 알려주는 사람이 없으니 알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공부하면서 궁금했던것 중 하나가 있었는데 이 작품에서 유모가 잠깐 등장하는데 헬메르 가족과 하녀의 관계는 어땠을까? 하녀가 노리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림이였기에 노라나 헬레르도 유모를 사람으로 대했을까? 이 질문이 나에게 떠올랐다. 또한 이 작품에서 나타난 강자와 약자 사이의 차별을 나에게 적용해서 과연 내가 나보다 차별받는.사람들, 즉 장애인이나 어린아이들을 차별하지 않았나? 라고 질문했을 때 나는 차별한적없어!! 라고 말하기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헬메르를 욕할 자격은 나에게 없다 우리 모두가 마음속에 헬메르를 품고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행동을 옹호하는 건 아니다. ‘나도 그럴 수 있다라는 것을 항상 인지하면서 옳은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할 것이다.

 

 

 

바깥은 여름 (김애란 소설)

<바깥은 여름, 우리는 겨울.>
 
여름이라는 단어가 주는 싱그럽고 푸르른 느낌과는 다르게, 이 안에 실린 이야기들의 무게는 어딘가 허망하고 어둡다.
 
오랜 시도 끝 얻은, 전부였던 아들 ‘영우’를 교통사고로 빼앗긴 후 부모의 상실감을 담아낸 <입동>,
삶의 초입에 접어들기도 전 아버지를 잃고 만난 작고 하얀 개 ‘에반’과의 추억. 그리고 암에 걸린 ‘에반’을 떠나 보내기까지의 기록을 찬성의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낸 <노찬성과 에반>.
노량진 고시촌에서 만난 ‘도화’와 ‘이수’의 위태로운 동거, 그리고 그들의 8년이 마침표를 찍기까지의 <건너편> ,
언어의 영혼이 소수언어 박물관에 갇혀 소멸되고 소실되어 가는 이야기를 그린 <침묵의 미래>,
시간강사 ‘이정우’의 두 가지 선택과 두 가지 실패를 그리며, 현실에서의 소실과 관계에서의 상실을 담은 <풍경의 쓸모>,
현 시대에서 여전히 존중받지 못하는 다문화 가정. 잊혀져 가는 슬픈 세대의 이야기 <가리는 손>,
남편과 사별한 주인공에게 물든 장미색 비강진. 자신의 몸에 비친 반점을 이별의 아픔으로 표현한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자식, 개, 꿈, 사랑 등 소설 속 주인공들은 소중한 것을 잃는다. 작가는 이들의 고난을 격한 감정이 아닌 덤덤한 문체로 담아낸다.

슬픔을 덤덤하게 받아들인다거나 표현한다는 것은 때론 그것을 치열하게 받아들이는 것 보다 더 먹먹한 감정을 안겨주기도 한다.

덤덤하게 그들의 아픔을 대변하는 것과 더불어, 작가는 아픔을 겪은 이들이 그것을 어떠한 방식으로 이겨내는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서로 다른 일곱편에 공통으로 관통하는 ‘상실’이라는 주제. 작가의 탄탄한 표현력과 그로 그려낸 이야기들이 주는 뭔지 모를 허망함이 주는 여운이 긴 책이다.

오스카 와일드, 아홉 가지 이야기

아름다운 동화와 아름다운 세상


읽는 것이 서툴던 어린시절, 세계 명작 동화 전집 그림책 한번쯤은 본적 있을 것이다. 그때는 책읽는 것이 어렵지만 열망만큼은 가득했다. 은근히 우리 아들 딸이 어서 잠들기를 바라는 부모님께 읽어 줘야지 잘거라고 협박(?) 하던 어린이였을 수도 있다. 그런 기억이 남아있어서인지 내가 도서관에서 읽을 만한 책을 찾고있었을때 내눈에 띄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책의 아홉가지 동화를 사람 오스카 와일드는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유명한 작가다. 그의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던 동화행복한 왕자나이팅게일과 장미 사람인지는 몰랐다. 그는 문자보다는 목소리를 중요시하는 아일랜드의 전통이 따라 구술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그의 동화들도 어릴적 동사무소에서의 구연동화 수업처럼 쉽고 흥미롭게 들어온다. 화려하고 유려한 묘사와 그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등장인물들과 배경이 이야기를 이루고 있다.

이런점들이 산만한 아이들을 충분히 집중시킬 있게 해줄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글읽는 것이 서툴고 금방 질려하는 어린아이들에게는 말로 들려주는 것이 쉽다. 앞서 말했듯이 부모님의 동화 나래이션을 들으며 상상하며 즐거워 하던 기억처럼.

또한 어린아이들은 화려한 원색들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장난감이나 어린이 만화영화를 보면 쉽게 알수 있다. 그래서 동화들의 원색 같은 화려한 묘사는 어린이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이렇게 아이들의 시선을 끌어서 다음의 하는 일은 살아가는데 중요한 교훈을 전달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하고 나은 세상을 만들기위한 교훈들. 사랑, 나눔, 우정, 공감 말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아홉편의 동화에 대해서 아이들과, 아이같은 마음을 지닌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아름다운 동화들을 들으며 알게 모르게 뜻이 스며들어 자랐기 때문에, 어른이 후에도 그뜻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뜻을 받아 나만의 동화같은 이야기를 만드는 인생이 되었으면 좋겠다.

로봇 시대, 인간의 일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

  이 책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인공 지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 앞으로 로봇 시대가 다가왔을 때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들을 던져준다.
  예전에 학술정보관의 독서 프로그램으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선생님께서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며, 앞으로 사라질 직업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때 강의를 감명 깊게 들어 독서 클럽의 주제 도서로 정하게 되었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저자의 생각과 많은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의 가장 좋았던 점은 한 쪽으로 편향된 시각이 아닌 양 측 모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생각할 거리가 많고, 토론할 거리가 많아서 좋았다. 덕분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로봇 시대가 다가올 것에 대해 그렇게 긍정적인 입장은 아닌 것 같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기술을 소유한 사람에 의해 지배될 수도, 또 소수의 사람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 있게 읽었던 주제는 무인자동차와 자동 번역, 로봇과의 연애였다. 아무래도 가장 실생활에 밀접하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무인자동차를 그저 TV에서 보듯이 운전자는 쉬고, 자동으로 주행을 해주는 그런 것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앞으로 다가올 무인자동차는 운전자 자체가 없다고 해서 놀랐었다. 사실 놀랄 것도 없는 게, 미래의 과학 발전은 정말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나는 원래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가 얼마나 사고도 많이 나고 위험하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에 대해 대찬성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친구들과 토론을 해보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자율주행차의 사고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게 되었다. 사고의 가능성이 있을 때, 과연 누구를 죽일까에 대한 문제는 사람마다 주장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심지어 그 사고는 누가 책임지게 되는 것인가? 나는 이것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예전에 자신의 아이와 기차에 탄 승객들 사이에서 누구를 죽일지 고민하는 철도 관리자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직관이 아닌 오로지 알고리즘에 의해 피해자가 결정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끔찍한 일이다. 또한 이를 악용하는 일이 생기면 절대 안 될 것이다. 책에서는 자율주행차의 장점을 설명하면서도 그 위험성과 도덕성 논란을 이야기해준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당연히 자율주행차가 사람의 운전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사고가 날 시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된다는 도덕성 논란을 보았을 때 생각이 조금 바뀌기도 했다. 해킹의 위험이 있기도 하고, 어린이와 노약자, 여성 중 누구에게 피해를 입힐지에 대한 딜레마는 데이터 과학자가 많아져서 소비자의 선택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

   자동 번역 시대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사람들은 영어를 배운다. 자동 번역 시대가 온다면 우리는 영어를 배우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 생각만 해도 얼마나 좋은가?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이전에 번호를 모두 외우고 다녔지만 이제는 긴급 상황에만 대비해 특정 번호 몇 개만 외우면 된다. 이처럼 영어도 기계에 의존하지 못하는 배터리가 바닥났거나 하는 등의 상황만을 대비해 최소한의 회화만 알고 있으면 될 것이다. 비록 성별에 따라, 나이에 따라, 또한 국적에 따라 발화하는 습관이나 은어 등의 번역 논란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SNS를 빼놓고 살 수 없는 지금에서 인터넷의 방대한 말뭉치 데이터를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 러닝의 심화 신경망 알고리즘을 통해 유행어, 은어, 속어까지도 실시간 업데이트될 것이다. 외국어 공부는 정말 그 문화에 대해 공부하고 싶을 때만 필요하게 될 것이다!

   예전에 ‘HER’이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보았었다. 인공 지능과의 연애라니 정말 신선한 소재가 아닌가? 영화를 볼 당시에는 형체도 없는 인공 지능 시스템과 연애를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훗날 정말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이 발명되고, 회색 인간아웃팅처럼 서로가 서로를 구분하지 못할 때가 오면? 아마 나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어린 왕자에서 사막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들인 시간이란다라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로봇에 대한 애착 감정은 상대의 반응이 얼마나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냐 못지않게 내가 얼마나 그 대상에 주의와 감정을 기울였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한다. 로봇과 정말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그에 대해 많이 의존하게 되면 그와 사랑에 빠지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어릴 때 아끼던 인형이 터져서 더 이상 안고 자지 못할 때의 슬픔 같은 것도 사랑 아닐까? 하지만 이는 정말 인간과 같은 로봇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인간에 의해 알고리즘 된 로봇은 인간에게 좋은 감정만을 제공하도록 설계될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기분에 다 맞춰주고 순종하는 로봇과 지내던 사람이 실제 사람을 대한다면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에 대해 적응하지 못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미래는 통제와 예측의 대상이 아닌 학습을 통해 이해하고 대비해야 할 대상이라며, 디지털 세상에선 영어나 운전 기술처럼 코딩 능력을 필수로 익혀야 한다는 코딩 교육 주장론자의 이야기를 했다. 기술에 눈 뜬 사람이 악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불안하면서도, 하지만 데이터 과학자들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 코딩에 접근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관심 있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고, 그 관심에서 시작해 직업이 될 사람도 많아질 것이다. 이렇게 데이터 과학자들이 점점 많아져서 오히려 정말 로봇 시대가 왔을 때 이러한 사람들에 의한 다양한 알고리즘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지금의 국영수처럼 필수과목보다는 중고등학교의 보건 교육처럼 성적 외 과목으로 가르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한, 사람들이 코딩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가르쳐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인공 지능과 로봇은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주겠지만 모든 것에는 그 이면을 알아야 한다. 편의에 대비하는 위험을 인지하고, 데이터 과학자들이 많아져서 그를 견제할 사람들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이 책과 독서 클럽 토론을 통해서 다양한 의견을 많이 접해보았고, 편향적인 시각이 아닌 다양한 생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긴 것 같아서 좋았다.

 

괜찮지 않습니다 (최지은 기자의 페미니스트로 다시 만난 세계)

[상상독서 베스트리뷰 선정 도서 | 대출하러가기]

   화장실에 들어가, 칸 안에서 마주한 깨끗하게 사용합시다.”라는 문구를 보고 읊조리길,

 

   “죄송합니다. 깨끗하게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대부분 겪었을 것이다. 화장실 벽면에 뚫린 구멍을 보고 의심하며, 불안해하는 것. 이전까지도 이것이 나는 혼자만의 유난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여성들이 함께 공유하는 감정이라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어떻게?’라는 질문을 내게 되묻는다면, 용변을 보는 곳, 화장실이 그것을 증명한다고 말할 것이다. 화장실 칸마다, 뚫려있는 구멍이나 나사의 수만큼 꽂혀있는 휴지들 혹은 붙여진 스티커들. 나의 두려움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막혀있는 구멍과 가려진 나사를 보고 안심하며 용변을 본다는 건 참으로 가혹한 감정이다. 우리네는 화장실 내부가 깨끗할수록 거듭 두려움을 느끼는 세상에 산다. ‘restroom’, 그러나 더이상 여성에게 화장실은 ‘rest’의 공간이 아니다.

 

   이 책을 집어 들게 된 것은 표지 뒤편에 적힌 살아남은 여성이라는 어구가 내 마음에 시린 잔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살기위해 살거나 혹은 살아져서 산다. 어쩌면 살아남은은 전자에 가까운 생존 이유이다. 그러나 이 책은 후자에 가깝게 생존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살아남지 못한 여성들은 얼떨결에 그 시간에 그 장소에 있어서, 우연히 여성으로 태어나서, 어쩌다 묻지마 범죄를 당해서 죽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묻지 마!”하고 운이 나빴다라고 생각하며 입을 다물 문제인 걸까?

 

   이 책은 일상, 혹은 대중매체에서 은연중에 맞이하게 되는 여성이기에 겪는 경험에 관해 이야기한다(‘혐오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다. 섣불리 운운하기에는 너무도 조심스럽고 무겁기에.). 한편으로는 여성이 살아가면서 평생을 느낄, 사회적 노이로제에 대한 원인을 밝혀주고 있는 것도 같다. 저자는 독자에게 괜찮다고 생각했던 어떤 불편한 것들이 사실은 전혀 괜찮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책은 그러한 책이다. 거북하다고 느꼈던 것이 실로 그대만의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일러주어 조심스레 독자를 다독인다. 이 책은 실제 사건 중심으로 쓰였으며, 몰랐던 사건을 생각해보도록 하는 마음의 자리를 마련해준다. 대중매체에서 자연스럽게 노출된 장면을 재조명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여기서 저자는 그것이 잘못됐다고 단언하지 않는다. 그저, 독자에게 생각의 기회를 나누어 줄 뿐이다.

 

   책을 읽고 난 뒤, 나는 한 문장에 대해서 왠지 모를 서글픔이 느껴졌다. ‘여자니까 밤길 조심해야 해라는 말, 누군가는 수없이 발화했을 것이고, 여성은 수없이 청취했을 말이다. 이 말이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알지만, 그래서 또 한편으로 쓸쓸하고 끝이 없는 의문을 품게 된다. 도대체 ?, ?, ?’. 성별로 인해 어두운 밤길 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우리는 이 세상을 과연 누구를 탓해야 할까. 저자가 그랬듯 지켜주겠다는 말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누군가가 지켜주는 세상을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혼자서도’ 잘 살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더는 침묵하지 않는 것이며, 그저 그뿐이다.  

 

   책 소개에서 저자는 끝의 시작이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했다. 책을 읽은 뒤, 나도 이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동안 괜찮아요.”하고 멋쩍게 웃어넘기던 지난날들, 이러한 세상이 이제는 끝을 맺기를. 그리고 솔직하고도 의연하게 괜찮지 않아요.”라고 자유롭게 말하는 세상이 도래하기를, 나는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외친다. 괜찮다고 착각했던 모든 이들에게, 당신은 사실 괜찮지 않았다고.

아홉번째 파도

 이 책은 추천도서에 있어서 읽게되었다. 강원도 삼척 척주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설이지만 실제 사건인 시멘트회사 시위, 핵발전소문제 등 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 더 재밌었다.

 척주는 강원도의 있는 작은 산골 도시로 오래 산 사람들이 많았고 서로서로 얼굴을 아는 사이였다. 동진시멘트라는 시멘트 회사가 척주를 먹어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여주인공인 송인화는 어렸을적 아버지가 동진시멘트에서 근무하시다가 사인도 모르게 돌아가셨다. 그 후 송인화는 약사가 되어 척주 보건소로 돌아왔다. 거기서 공익인  서상화를 알게 된다. 약대에 다니는 서상화는 보건소에서 공익근무를 한다. 둘은 말을 하진 않았지만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었고 사랑하게 된다.
 송인화는 아버지 죽음에 관련된 유력한 용의자 이영관이 죽고 그가 남긴 녹음기를 손에 쥐게 된다. 그 사이 척주시는 핵발전소를 설립한다느니 마느니 하면서 소란스럽다. 시장인 오병규가 찬성 서명은 조작하는 바람에 시장을 소환 하자는 투표가 진행된다. 척주시에는 또 한가지 사이비 종교인 약왕성도회 존재했는데 그들의 세력이 점점 커지고 모든 것이 낫는다는 약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있었다. 약왕성도회 사람들은 전도를 시끄럽게 하다가도 어느샌가 사람이 없어진다. 시멘트회사 광산에 석회동굴이 있었는데 그것을 시장도 덮으려 하고 약왕성도회와 관련이 있어보인다. 송인화는 그것을 이영관의 녹음기를 통해서 차츰 알아가려 하는데 서상화가 시멘트회사 부근에서 죽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송인화는 모든것을 밝혀낸다. 약왕성도회는 시멘트 회사에게 거액의 돈을 주면서 외국에서 마약을 밀수입 하고 있었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 경비원이 필요했고 위험한 곳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초반에는 내용이 천천히 전개되다가 마지막에 휘몰아친다. 등장인물이 많은 편인데 한명한명 다 중요한 역할이다. 주인공이 죽는 내용은 책을 읽어도 적응이 안된다. 뭔가 일상적이면서도 끝을 향해 달려가는 그런 내용이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배경과 상황 등은 실제로 따왔다고 한다. 그래서 머리에 배경과 상황이 더 잘 그려졌나보다. 아홉번째 파도라는 제목은 인터넷에 찾아보니 아홉번째 파도가 제일 강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송인화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녀가 하는 생각, 느낌 등이 잘 전달 되었다. 곱씹을 만한 문체도 많았고 아름다운 표현들도 많았다. 내용이 밝지는 않지만 지극히 일상적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의 슬픔을 잘 보여준다. 몰입해서 단숨에 읽은 책이다. 

이방인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실존주의 문학작품의 대표적인 소설이다. 
주인공인 뫼르소는 양로원으로부터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받지만 어떤 감정의 동요도 받지 않는다. 
그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지도 않고 어머니의 생각을 떠올리는 것이 아닌 
매우 무덤덤하게 어머니의 장례식에 가기 위한 자신의 계획을 먼저 떠올린다. 
장례식장에서도 그는 역시 슬퍼하지 않았으며 빨리 집에 가고 싶어 하였다. 이처럼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며 장례식장에서도 어머니의 관 옆에서 밀크커피를 마시면서 밤을 새운다.
어머니의 죽음에 어떻게 이토록 아무런 반응 없이 행동 할 수 있을지 뫼르소를 이해할 수 없었다.
장례식 후에도 그는 어김없이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낸다. 
여자친구인 마리와 데이트를 하고 사랑을 나누지만 그녀에게 마음을 주지는 않는 듯 보였다.
그의 삶이 그에게 어떠한 것도 활력을 불어 넣어 주지 못하는 듯 보였다.
아니면 그가 자신에게 일어나는 삶을 외면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떤 상황에도 그는 
적극적이지 않으며 감정의 변화 없이 하루하루를 무덤덤하게 보낼 뿐이다.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다가 그는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기게 된다. 
자신의 삶에서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던 뫼르소가 왜 살인을 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었다. 
강렬한 태양빛이 왜 그를 살인으로 몰고 갔을까
그건 그저 그 때 태양빛이 이글거리던 것이고 그것으로는 살인의 동기가 되지 않아 보인다.
재판 과정에서는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그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지는데 사형선고를 받게 되는
이유가 그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서,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도 슬퍼하지 않았고
무덤덤한 반응을 한 것에 대해서 그가 누군가를 살해할만한 사람이라고 몰고 가는 것은 부조리하다고 생각 된다.
처음엔 그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함부로 판단하여
그로 인해 그가 살인을 할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잣대 또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을 누군가와 비교하지도 않았고, 상대방을 자신의 해석대로 판단하지도 않았다.
삶에서 자신을 가장 큰 주체로 보았다. 그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서 슬퍼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어쩌면 그는 상실에 대해서 아직 와닿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그를 이해 할 수 없었지만 마지막은 그의 죄를 묻는 재판에 대한 의구심을  남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