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바로 제목 때문이었다. ‘도대체 어떤 가족이길래 이런 제목이 붙은 걸까?’ 하고 의문이 생겼다. 가족이라는 존재는 선택할 수 없기에 어쩌다 이런 가족을 만났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은 주인공 가족은 ‘완벽한 가족‘이다. 외부에서 보자면 말이다. 대기업을 운영하기까지 자수성가로 이뤄낸 아버지 ‘용훈’, 온실 속 화초처럼 큰 태풍없이 자란 엄마 ‘미옥’, 아버지의 열정과 어머니의 지성을 물려받은 완벽한 첫 째 ‘혜윤’, 언니에 비해 나은 것이라고는 얼굴 밖에 없어 반항심만 가지는 철없는 둘 째 ‘혜란‘. 겉에서 보기엔 완벽한 가족이지만 사실 속은 텅비어있는 가족이다. 그런 가족에게 혜윤이 폭풍을 몰고 온다. 바로 누군가가 성관계동영상을 찍어서 협박을 해온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줄곧 성매매를 해왔다는 것. 그야말로 충격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집은 수상할 정도로 조용하다. 그 누구도 혜윤에게 욕하지 않는다. 물론 용훈이 발 벗고 나서겠다며 큰 호통을 치긴 했다. 미옥의 속은 뒤집어지지만 철저히 겉으로 티를 내지 않으며 평소처럼 행동한다. 그 누구도 혜윤의 잘못을 캐묻지 않는다. 그에 반해 혜란은 오히려 재밌겠다며 조사를 한다. 완벽한 언니의 흠집을 캐는 일이 그녀에겐 쉽사리 오지 않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일까? 진실에 점점 빠르게 가까워지는 혜란은 언니를 더욱 깊은 곳으로 빠뜨린다. 그러다 그 속에서 언니가 왜 그런 일을 해야만 했는지 깊은 속을 깨닫곤 가족의 진정한 역할을 찾는다. 겉으로 완벽한 테두리가 있으니 속을 채워나가는 과정을 이제야 알아가는 셈이다.
한번쯤 기분전환으로 읽기에 나쁘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전반부는 상류층에 대한 묘사, 주인공가족에 대한 배경들을 이야기한다. 이 작가가 상류층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묘사가 보다 사실적이고 빠져든다. 또한 전개되는 사건 하나하나가 평범하지않고 몰입력을 높힌다. 하지만 후반부는 아쉬웠다.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절정이 앞선 발단이나 전개에 비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작품성이 중요한 스토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을 읽고 싶은데 난해한 내용은 읽기 싫고 책에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들에게 책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분명 책에 빠져드는 몰입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추리소설에는 여러 장르가 있다. 스릴러에 가까울 수도 있고, 정통 추리물이 될 수도 있고, 미지에 존재에 의한 공포물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떠한가. 요네자와 호노부의 일명 빙과 시리즈는, 평범해서 더 특별한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라고 말하고 싶다.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도 했던 유명 소설 ‘빙과’의 6번째 시리즈다. 나는 빙과 시리즈라고 부르는 것을 더 좋아하지만 일명 고전부 시리즈라고 불리는 책으로 가미야마 고등학교 동아리인 고전부 소속의 네 명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청소년들은 우리가 불과 몇 년 전에 겪었던 혼란스러움과 명랑함 그 어딘가에 서있다. 평범하지만 어딘가 꼬인, 그래서 우리도 그들고 궁금할 수 밖에 없는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며 과거를 열어내기도, 현재를 해결하기도, 미래를 구해내기도 한다. 이 6번째 책에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3가지 코드가 함께 들어있다.
가장 먼저 이 책의 시점을 이끌어나가는 오레키 호타로라는 남학생은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한다. 하지만 그는 타당하거나 혹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주변 인들의 꼬인 점을 해결한다. 이 책의 시작은 어느 날 밤, 그의 친구인 후쿠베 사토시가 그를 불러내면서 시작한다. 총 6개의 에피소드를 보며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동안, 우리는 오레키 호타로라는 중심인물이 왜 이런 성격이 되었는지를 알게된다.
오레키 호타로는 분명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 흔히 찾아볼 수 없는 관찰력과 주의력을 가졌으며 언뜻 무기력해 보이는 성격은 그를 자신의 세계에 사는 사람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가 가진 내면의 혼란스러움은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자신에 대한 의문중의 하나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의 행동에 공감하고 그가 보여주는 남다른 면모를 의심없이 쫓아가게 된다.
사소한 사건들과 별 다를 것 없는 성장물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이 가진 추리물로써의 가치를 얘기해주고 싶다. 앞에서 설명한 바 있듯 이 책속의 주요 탐정, 오레키 호타로는 사건을 해결하는 것에 큰 관심이 없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건에 열정적으로 미친, 그런 탐정이 아니라는 말이다. 오히려 그렇기에 그의 추리방식은 더없이 기본에 충실하다. 관찰하고 생각하는 것. 머릿속의 의문점을 풀어나가며 타당한 결론을 만들어내는 것.
나는 명탐정 코난을, 셜록 홈즈를,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추리 소설에 청소년들의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낸 요네자와 호노부라는 작가를, 사람을 끌어당기는 이 소설을 나는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문득 책을 읽어보고 싶을 때, 그러나 금방 포기할 것만 같을 때 이 책을 집어들어라. 분명 다음 책을 찾게 될 것이다.
기나긴 독서클럽의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리뷰를 써본다. 어떻게 읽어야 할지 막막해보였던 두꺼운 책을 정복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단원마다 토의를 진행했는데 단원을 거듭해가면서 조원들의 생각이 점차 늘어가는 것을 체감했다. 독서클럽 덕분에 풍부한 주장을 펼칠 수 있게 된 것같아 뿌듯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자신만의 정의관을 만나라고 말해주고만 있는 것 같았다. 칸트나 롤스, 벤담등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제시해주면서 말이다. 그래서 새롭게 변화된 나의 정의관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했다. 공리주의와 비슷했던 것 같다. 벤담과 밀이 주장한 공리주의는 다수의 이익을 얻을 수있는 효율적인 방법이지만, 개인의 권리를 무시할 수 있고 인간의 생명도 계산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 만약 내가 이익을 받지 못한 쪽에 속하게 된다면 불만을 토로했을 것이다. 아이러니했다. 내가 생각한 정의관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이것이 옳은 생각이 아니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롤스의 원초적 입장과 최소극대화의 원칙을 설명하고있다. 우리가 자기 스스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 합의하는 규칙이 가장 올바른 것이라는 의미이다. 자신이 지위가 낮은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 떄문이다. 나는 롤스의 최소극대화 원칙에 큰 감명을 받았다. 나는’복지’라는 단어를 내 정의관의 키워드로 잡았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기초적인 것들을 보장해주고, 그 이후의 소비는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정의롭다고 생각한다. 기초적인 물품들을 보장할 때 필요한 정책이 복지라고 생각한다. 이렇게만 시행되어진다면 어떤 사람들도 피해를 받지 않을 것 같다.
정의에 대해 더 탐구하고 싶었던 나의 욕구를 충족시켜 준 이 책에 다시한번 고맙다는 말을 하고싶다.
10장 ‘정의와 공동선’
책의 마지막 장인 10장 ‘정의와 공동선’을 읽고 책에 나온 세 가지 사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첫째로 동성 결혼. 나는 동성 결혼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다. 예전처럼 연애와 결혼이 제한되지 않는 사회에서 쌍방의 동의로 이루어진 결혼을 단지 생물학적 성별이 같다고 금지시켜선 안된다.
둘째로 낙태. 나는 낙태에 대해 찬성한다. 반대하는 입장에선 태아의 생명권에 위배되기 때문에 낙태를 해선 안된다고 말하지만 나는 뱃속에 있는 아이를 생명이 아니라고 보는 쪽에 가깝다. 일단 뱃속에 아이는 자신의 의견조차 얘기할 수 없다. 의견을 표출할 수 없는 태아 때문에 아이를 키울 여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낳아 키운다면 그것은 태아와 산모 둘에게 모두 안좋은 영향을 끼칠것이다.
마지막으론 배아줄기세포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나는 배아줄기세포는 반대한다. 배아줄기세포로 불치병을 치료할 수는 있겠지만 줄기세포를 이용한 약과 장기 교체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기 때문에 상용화가 어려워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