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 (파이널 에디션│복잡한 세상에서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인간의 행동을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넛지’는 선택 설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똑똑한 선택을 돕는 작은 개입은 사람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금연, 건강 관리, 환경 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넛지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엔트로피

  • ‘엔트로피’는 우주의 모든 것은 무질서로 향한다는 엔트로피 법칙을 통해 인간 문명의 미래를 예측하는 책이다. 에너지 고갈, 환경 파괴, 사회 불안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을 엔트로피 개념으로 설명하며,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랩 걸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랩 걸’은 여성 과학자로서의 삶과 식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은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호프 자런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연구에 매진하며 과학자로서의 길을 개척해나갔다. 그녀의 이야기는 나에게 꿈을 향한 열정과 끈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이기적 유전자 (40주년 기념판)

‘이기적 유전자’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행동을 유전자의 관점에서 설명하며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유전자는 자신의 복제를 위해 생명체를 이용하고, 이타적인 행동조차도 결국 유전자의 이기심에서 비롯된다는 주장은 논쟁적이었지만,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

멋진 신세계

‘멋진 신세계’는 과학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디스토피아를 생생하게 그려내 충격을 안겨주었다. 안정과 행복을 위해 자유와 개성을 포기한 사회는 섬뜩할 정도로 완벽했다. 소마라는 약물에 의존하여 감정을 통제하고, 인간은 마치 기계 부품처럼 취급되었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인간의 존엄성은 어디에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데미안

싱클레어의 성장 이야기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도록 이끌었다. 선과 악,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은 혼란스럽지만 동시에 짜릿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는 문장은 내 안의 가능성을 깨닫고 세상 밖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었다.

데미안

2차 세계대전 이후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젊은 사람들, 청년들에게 삶의 지주가 된 책이라고 하는 데미안을 읽었다. 꽤 오래 전에 몇 번 읽으려고 시도했으나 항상 절반도 채 못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다 읽으면서 어릴 적 나를 조금 귀여워할 수 있었달까, 중간중간 여기까지 읽었다는 흔적으로 책갈피가 몇 개 꽂혀 있었다. 많이 읽지도 못한 어린 내가 조금 귀여웠다. 그리고 그보다 더 조금 한심했다. 데미안을 읽은 걸 기점으로 문해력이 많이 늘었다고 느꼈다.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는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세계 사이에서 방황한다. 어렸던 싱클레어는 크로머나 그 무리,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장황한 거짓말을 했다가 크로머에게 협박 당한다. 그 협박에서 데미안은 싱클레어를 구출해준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데미안과는 멀어지게 되는데 싱클레어는 방탕한 생활을 즐긴다. 베아트리스를 좋아하게 되면서 자신의 이상향을 깨닫기도 하지만, 이후 베아트리스와 이어지진 않는다. 베아트리스는 데미안의 상이면서 싱클레어의 상이기도 하고, 어머니의 상이기도 하다. 싱클레어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는 것을 깨닫고 세속을 초월하고 고독에 사로잡힌 옛 친구인 데미안을 찾는다. 악의 세계에서 자신을 구해주던 데미안은 싱클레어 자신의 분신인 것과 자신을 인도하는 건 결국 자기 스스로임을 깨닫는다.

데미안은 10대, 20대, 30대 등 시간이 흐를수록 다르게 읽힌다는 세간의 말이 있다. 데미안 전부를 처음 읽어서 그런가 과연 다르게 읽을 수 있을까 싶다.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책은 시간이 흘러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선과 악의 세계 사이라든가 내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민했던 세계와 동떨어진 부분이 많아서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점이나 얻어가는 점은 별로 없었다. 얻어가는 게 있었다면 내가 중학생 때에 비해 문해력이 많이 늘었다는 걸 알게 됐다는 거 정도일까. 명작이라고 불리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책이 왜 와닿지 않은지 얕은 시간 동안 고민해봤다. 깊게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뀔 수 있는 생각이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방황하던 청년을 위한 책이다. 무조건적인 충성을 요구하던 집단에서 전쟁이 끝나자마자 개인으로 돌아와야 했을 때 찾아오는 공허함이나 허황함 같은 게 가득했을 것이다. 집단의 주도자가 요구하는 것에 따라 움직였으며 주도자의 인도를 따랐어야 했다. 스스로를 인도할 줄 모르기 때문에 데미안이라는 성숙한 친구를 먼저 알게 하고 그 데미안은 스스로이며 스스로 인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이미 개인주의가 퍼진 현대와 그 현대 상을 너무 받아들여 문제인 나에게 데미안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스스로 이끌지 않으면 내가 숨 쉴 자리조차 없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이끄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과정을 하는 와중에 이 과정을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은 당연히 와닿는 점이 없을 법하다. 내가 제대로 시작한 건지도 잘 모르겠지만 데미안은 그저 그랬다.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장편소설ㅣ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욘 포세 소설)

작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라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 문학동네 북클럽을 통해 책을 얻었다. 주워 듣기로는 삶과 죽음을 잘 써낸 책이라고 했다. 이 세상에는 이미 삶과 죽음에 대한 책이 쏟아지고 있는데, 그 속에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요한네스라는 어부의 이야기다. 작가인 욘 포세가 해안 도시에서 태어난 점이 작용했지 않을까 싶다. 책은 정말로 삶이 탄생하는 순간과 죽음이 맞이하는 순간만 다루고 있어 내용은 짧다. 살아가는 과정이 적혀있지는 않았다. 요한네스가 태어나는 순간 요한네스 아버지의 시점과 요한네스가 죽어가는 과정이 적혀 있다.

그 과정 속에 마침표가 찍힌 문장은 몇 개 없고 전부 반점을 사용하거나 아예 문장부호가 없이 문장이 이어진다. 혜안이 부족해 왜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지 몰랐다. 문학동네 편집자의 마지막 해설을 읽었을 때 이해할 수 있었다. 마침표가 찍힌 문장은 두 문장 정도 되는데, 요한네스의 아버지가 했던 말이었다. 요한네스 아버지가 확신할 수 있는 그 순간과 사실에만 마침표가 찍혀 있다. 태어나는 순간 그 어느 것도 확정지을 수 없고, 죽어가는 과정에도 확실한 형태를 지닌 어떤 것도 없기 때문에 마침표가 찍혀 있지 않다. 문장부호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문학 작품을 써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요한네스가 어떻게 태어나고 살았고 죽었는지 책을 통해 그저 알게 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침 그리고 저녁을 통해 나의 불확실함을 더욱 잘 살피게 되었다. 끝없는 불안과 가질 수 없는 편안함이 이어지는 삶과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 같은 게 두렵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모두 자연스러운 일이고 당연한 일이지만 무섭고 겁이 나기도 했다. 가시적이지 않고 형태가 없으니 내 손으로 당장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손으로도 그렇고 그 누구의 손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되고 더이상 두려워 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