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 멘토링 (두근두근 신입생을 위한 대학생활 로드맵)

난 우리학교가 마음에 안 들었다.
스카이 서성한… 한서삼으로 끝나는 학교 이름을 대면 나오는 미묘한 표정이. 나의 열등감이. 그래도 저 밑에 지방대보다는 낫다며 자위하는 나 자신이.
그래서 반수를 했었고 실패했다. 아마 학교는 싫지만 노력하기는 더 싫었다. 수능이 끝나고 나에게는 초라한 성적표에 깨끗한 비교과 포인트가 남았고 나는 지금에야 허둥대고 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사실 읽으면서도 나의 열등감은 어김없이 표출되었다. 왜냐하면 이 분은 재수해서 한양대 갔거든.
읽으면서 공감이 되었던 것이 많았다.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고 고민했던 나. 미루고 미루다가 허둥지둥 해치우면서 제출에 의의를 뒀던 나.
한양대 라고 해도 생각하는거 거기서거기라고 하면서 읽다보니 어느새 책은 다 끝나있었다. 선배가 준 정보를 듣는 느낌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에 집중하면서 현재를 충실히 보내는 것. 현재를 인정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것.
한성대는 내가 봤을때는 좋은 대학은 아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내 학교는 한성대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난뒤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생각했다. 아마 그것이 한성대를 졸업 할때 보람차게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일은 내일의 내가 생각할 일이다. 오늘은 오늘의 현재의 내가 할 일이고.

패션의 탄생 (만화로 보는 패션 디자이너 히스토리, VIVA! FASHION DESIGNER)

명품이라고 한다면 연상되는 것들이 있다. 애석하게도 우리나라는 명품이라는 단어랑은 다소 거리감이 있어보인다. 있다고 해도 나전칠기나 전통제조 술정도..?
기껏해야 루이비통, 샤넬 정도만 알았는데 쓸떼없는 겉멋이 추가된 듯 싶다. 너무 많은 옷들을 알게 되어버렸으니까 말이다. (뭐 일단 패션의 완성은 얼굴인 것을)
일단 명품의 시작은 실력을 인정받아서 가업으로 잇는데서 시작된다. 누군가가 자신의 인생을 바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만큼 매력적인 상품들이어야 하겠지만.
두 번째로 위기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위기를 어떻게든 만회를 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에는 변화를 주었다는 것. 현실에 안주해서는 살아남지 못 했다는 것.
현대 라는 접두사가 붙은 예술 분야는 나에게 있어서 난해했다. 오뜨쿠뤼르 보다는 프레타포르테의 옷들만 입었던 나였기에(나이키도 나름 비싸다.) 옷들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동대문가면 비슷한 디자인이 있을것 같다는것… 난 죽어도 패션학도는 되지 못 할것 같다.
읽으면서 좀 아쉬웠던 것은 유럽역시 제 1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많은 기업(이라는 개념은 그 때는 없었지만)들이 파산하거나 휴업을 선언했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일어났고 국가를 대표하는 나아가 국가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도 장인의 정신은 꽤 높았던 것 같다. 대우는 똥이었지만. 일제시대를 기반으로 많은 전통문화가 사라졌다는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사라짐과 동시에 문화의 부재는 열등감으로 이어졌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현재도 모호하다. (첨단과학을 겸비한 예체능 강국..? 정도로 최근에는 자리잡히고 있는 것 같다.) 현재 한류의 열풍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의 문화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다는것은 매우 자랑스럽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역사적 문화가 다소 등한시 되는 경향도 없지않아 있다. 최근에는 현대화 되어서 상품화 되는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모쪼록 우리나라의 대표 이미지가 삼성과 엘지가 아닌 문화로 채워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개인적으로는 제조업은 중국에게 밀리는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지만 문화는 한번 각인된다면 지속성이 강하고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디폭제로 작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문화적인 여지가 확대되어서 명품에 우리나라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으면 좋겠다. 아라리요 평창 이딴거 말고.

미술사 아는 척하기 (한 권으로 끝내는 미술사 다이제스트)

  아래는 <한 권으로 끝내는 미술사 다이제스트>의 출판사 서평 내용의 일부이다.

 「이 책은 미술의 ‘시작’에서 고대 그리스, 르네상스, 미술의 ‘발명’, 산업화 시대, 모던 미술을 거쳐 포스트모더니즘까지 아우른다. 해당 시기와 미술 이론에 맞는 미술가와 이론가, 철학자 들은 물론 구체적인 미술 작품들도 소개한다. 그때그때 등장하여 적절하게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형식을 지닌 그림들은 이 책을 쉽고 재미있게 읽게 만드는 훌륭한 장치이다. 무엇보다 차례만 한번 훑어보아도 대략적인 미술사, 미술 이론이 잡힐 만큼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구성이 큰 장점이다.」

  저 말마따마 이 책은 미술사를 굉장히 보기 좋게 정리하였다. 나는 미술사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어지럽고 복잡해서 시도하다가 금방 포기하고는 했다. 그래서 내가 아는 미술사 관련 이야기는 ‘카메라가 발명됨에 따라 사물을 그대로 보고 따라 그리는 그림보다는 내면의 것을 그리고 표현하는 기법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정도이다. 나의 주관적인 인식 속의 미술사는 1~2세기마다 그림 느낌이 변화해서 이때는 무슨 주의이고 1세기 후 그림은 이 부분이 조금 다르니 무슨 주의라고 하는 것 같다. 마치 1년마다 그림체가 바뀐 사람이 매해 자신의 그림체에 이름을 붙이는 것과 같이 느껴졌다. 비유에 마땅한 예시를 들기도 어려울 만큼 나는 미술사를 배워야 한다는 의식은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계속 거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미술사를 알기 쉽게 풀이하여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봐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출간된 책이라 그런지 검색해도 소개가 많지 않은데, 시간이 지나면 분명 유명해질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미술에 관한 글쓴이의 해석도 굉장히 흥미로우므로 각자 읽어보고 생각에 잠겨보기를 추천한다.

동물농장 (세계문학전집 5)

돼지, 소, 닭, 염소, 개 등과 같은, 동물들 스스로가 농장을 운영한다면 어떻게 될까? 웃기게도 이 책은, 동물들이 농장 주인을 몰아내고 자신들만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내용을 그려내고 있다.
동물농장의 중책을 맡고 있으니 다른 동물들보다 더 먹고 더 편해야 한다는 돼지들,
아무 생각 없이 남들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염소들,
농장 주인이 있을 때보다 생활이 낫다면, 정치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기타 다른 동물들 등등.
 
사실, 이 책은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의 부패, 사회주의의 타락을 풍자하는 소설이다. 그렇지만 나는 독재자 돼지들보다는, 다른 동물들의 안일함이 정말 답답했다. 돼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몽땅 챙기는 동안 다른 동물들은 무엇을 했나? 왜 알려고 하지 않는가? (물론 여기서의 다른 동물들은 알파벳 ABCD도 외우기 힘든 지능이지만 그 부분을 따지진 말자)
‘왜 정치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나?’ 그 질문을 나 자신에게 하면 나는 할 말이 없다. 내가 알려고 했던 정도로는, 가끔 화제가 되는 뉴스나 인터넷 기사들을 보며 잠깐동안 생각하는 정도가 다이기 때문이다.
뭔가 이 책을 읽으면, 정치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두루뭉실하게 든다. 근데 왜 정치를 알아야 하는거지? 몰라도 사는덴 지장 없을 것 같은데.
내가 내린 결론은 플라톤의 명언이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아는 자만이 바꿀 수 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인터넷에는 수많은 뉴스가 떠돌아다닌다. 그 중에서는 편향된 생각을 담은 뉴스들, 가짜 뉴스들이 나돌아다닌다. SNS댓글들을 보면, 아무 판단 없이 무분별하게 그 뉴스들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예상외로 많다는 것을 느낀다. 알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옳은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휘둘리는 나를 보고싶지 않으면,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정치를 알아야 한다. (고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프로페셔널의 조건 (자기실현편)

[상상독서 베스트리뷰 선정 도서 | 대출하러가기]

프로페셔널의 조건이라는 책은 17년 전인 2001년에 세상에 나온 책이다.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자본이 중심이고 최고가 되는 기존 사회를 넘어, 2020년에는 지식이 중심이 되는 지식기반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지식사회에 살아가는 지식노동자를 프로페셔널이라 칭하며, 그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적극 발휘하는 존재들이라고 정의한다. 프로페셔널들의 특성과 그들이 향해야 할 목적(자신과 조직적인 측면), 그러한 목적을 가진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 그리고 앞으로 미래를 위해 나아가기 위해 프로페셔널들이 갖추어야 할 자세를 주장한다. 그렇지만, 최근에 출시된 책도 아닌데 현재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과연 이 책은 의미가 있을까? 20년 이 지난 지금 책을 보는 독자들은 책을 통해 미래에 대한 감각을 배우며, 계속해서 변하게 될 지식사회에서, 앞으로 우리자신을 어떻게 설계하며 실현시켜나갈지 생각하며 책을 읽어나갔으면 한다.

 

 

2000년대 초반, IT산업이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한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지식기반사회와 지식근로자라는 말들을 쉽게 생각할 수 없었다. 자본의 힘에 압도당하며 살아왔었던 과거의 사람들은, 과연 현재의 첨단산업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현재의 4차산업혁명이 이렇게 빨리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없었다. 17년이 지난 2018년 현재, 저자가 주장하는 지식기반 사회는 진작에 도래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4차산업혁명의 대표주자격인 빅데이터의 출현은 21세기의 석유라고 불릴 만큼 크나큰 비중을 차지 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통해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의 플랫폼기반 기업은 수많은 정보를 저장하며 상업적으로도 활용하고 우리의 삶에 수많은 변화를 끼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식기반사회는 비단 현재 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 같다. 미래에 지식기반 사회가 유지되는 것은 물론, 지식기반 사회를 넘어 우리가 상상도 못할 사회의 또다른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어떤 지식이 다른 지식들과 결합하여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까. 얼만큼 더 인간을 만족시킬까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약간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미래를 제 3자의 입장에서 다가올 무엇이라고만 생각한다면, 미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실마리조차도 모른 채 끌려다닐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지식이 범람하는 이러한 사회에서 어떤 자세를 가지고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저자가 주장했던 것처럼 전문성을 띈 개인은 다른 분야에도 열려있는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쉽게 예를 들면, 경쟁력있는 가전제품 회사가 최근의 트렌디한 그래핀 배터리산업 분야에 아무것도 모른다면, 아무리 전문성을 띈 개인 및 조직이라도 지식사회를 따라 발걸음을 맞춰 가기는 힘들 것이다. 이를 통해, 시대의 변화에 민감한 사람 즉, 미래감각이 탁월한 사람이 세상을 주도적으로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미래감각이 탁월하다는 말은 단순히 미래를 예언할 수 있는 미래학자처럼 살자는 말이 아닌, 세상의 변화에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열려 있는 자세를 갖는다는 말이다. 각자가 자신의 전문적인 분야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로 자유롭게 생각의 폭을 넓히는 과정을 거친다면 미래에 대한 감각을 조금이라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의 지식사회를 이끌어나갈 인재들이 지식의 상아탑이라고 불리는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방향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성장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바란다

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산문집)

[상상독서 베스트리뷰 선정 도서 | 대출하러가기]

걸음조차 멈춘 청춘에게

김연수, 지지 않는다는 말

 

   요즘 내 또래들 사이에서는 ‘YOLO’ 일색이다. 언제 올지 모르는 미래를 걱정하는 것 대신, 현재를 충실하게 즐기는 것은 바람직한 일로만 보인다. 그러나 우리들이 이야기하는 현실에 충실하겠다는 말에는 어딘가 모르게 무기력함이 섞여있다. 학업, 자격증 시험, 대외활동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완벽해도 까마득하기만 한 취업. 이런 현실에 우리들이 얻은 건 일자리가 아닌 무기력함이었다. 그래서일까 서점가에는 괜찮아, 어떻게든 돼’, ‘괴로우면 괴로움을 피하면 돼식의 에세이가 잔뜩 쏟아져 나온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열심히 살아야 성공해’, ‘아파도 참아라는 이야기로 가득했던 것 같은데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실 나 역시 굳이 힘듦을 이겨내며 살아야 하나는 생각이었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정해져 있다는 무기력함에 열심히 살지 않아도 어떻게든 될 거라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이런 삶의 방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불안감만 남겼다. 하지만 이런 불안감이 힘든 현실을 이겨낼 원동력이 되어주지는 못한다. 흘러가듯 삶을 보내는 것, 막연한 미래를 위해 일단 참는 것. 두 가지 삶의 방식 모두 틀린 방식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이 두 가지 방식 이외의,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삶을 살아내고 싶다. 

  『지지 않는다는 말은 이런 나에게 혹은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 작가 김연수는 달리기에 빠져 있다. 그는 달리는 순간은 괴로워도 끝나고 난 뒤에 오는 기쁨을 즐긴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는 여행도 달리기와 비슷하다. 제아무리 힘들어도 끝날 것을 알기에 기쁘게 몰두한다. 또한 그에게 이러한 괴로움들은 이겨내는 것이 아닌 겪는 것이다. 작가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고 이야기 한다. 작가에게 있어 고통 역시 그런 것이기 때문에 흐린 날이든 맑은 날이든 그저 서있는 나무처럼 겪으면 되는 일이며, 그런 나무가 강한 바람에도 꼿꼿하게 서있는 것은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한다   

  괴로움을 이겨내는 것 혹은 괴로움조차 모르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이 두 가지 방식에서 길을 헤매었던 나에게는 해답 같은 이야기였다. 고통은 이기는 것도 피하는 것도 아닌 그저 겪으면 되는 일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저 겪기만 하면 됐을 괴로움에 너무 필사적으로 이겨내려고 했고, 끝내 지쳐 무기력감을 얻은 것은 아닐까 싶다. 참고 견뎌 성공하라고 했던 서점이 이제 와서 괜찮으니 놓고 살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제 나에게 있어 삶은 견디는 것도, 대충 방치하는 대상도 아니다. 삶에 지쳐 힘듦이 오면 아파하고, 행복하면 기뻐하면 되는 것이다. “세상의 기쁨과 고통에 민감할 때, 우리는 가장 건강하”(p,42.)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개인적이든 구조적이든 갖가지의 문제들을 이겨내야만 하는 것으로 알고 살아왔다. 이기는가 패배하는가가 전부였다. 패배하기 싫은 우리는 결국 싸움에서 도망쳤다. 하지만 괴로움에서 도망쳐 걸음조차 멈춘 우리에게는 그 어떤 길도 드러나지 않는다. “희로애락의 고통을 피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길이 지복의 삶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그건 복에 머무는 삶이 아니라 감각이 잠든 삶이리라.” (p.19.)고 이야기 하는 작가의 이야기가 이해되는 시점이다. 무리해서 뛰지 않아도, 뛰어서 꼭 이기지 않아도 된다 그저 걸으며 가시밭길이 나오면 아프고, 지름길이 나오면 즐겁게 뛰면 되는 것이다.  길의 끝은 꼭 있기 마련이니까. 

이용자를 왕처럼 모시진 않겠습니다 (도서관, 시민이 탄생하는 제3의 공간)

[상상독서 베스트리뷰 선정 도서 | 대출하러가기]

제목: 이용자를 왕처럼 모시진 않겠습니다.

지은이: 박영숙

 

처음에  책의 제목을 보고 의아했고, 제목에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는지 궁금하여  책을 선택하여 읽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책은 처음부터 이용자를 왕처럼 모시지 않겠다는 말의 뜻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부분을 보고 내가 생각했던 뜻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왕처럼 모시진 않겠습니다.’ 말을 부정적인 뜻으로 이해하여 “이용자를 모시지 않겠다는  이용자에게 제대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너무 무관심 하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한 ‘왕처럼 모시진 않겠습니다.’ 의미는  가지였다. 하나는 정말 왕처럼 모시지 않겠다는 뜻과,  다른 하나는 왕보다  진정으로 섬기겠다는 마음 이다.  가지 모두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제대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었다.  책에 나온 전자의 의미는 사서는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만 제공하여 이용자가 스스로 도서관에서  많은 정보를 얻게 하겠다는 의미였고 후자는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 보다  많은 정보를 추천해 주는  이였다. 나는 모든 도서관에서 전자의 경우를 많이 겪었다. 그때마다 사서 분들이 책을 추천해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결국 물어보지 못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때 나는 책을 고르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정보가 많이 모여 있는 책장에 가서  시간 동안 책을 골랐다. 책을 고르면서 지루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고, 새롭게 알게  책과 정보를 얻으면 읽을 책들의 리스트를 적고, 좋은 정보는 카메라로 찍어가면서 즐겁게 책을 찾았던 기억이 있다. 따라서 나는 도서관이 정보를 제공 해주면 나는 스스로 정보를 찾고,새로운 발견에 대한 성취감을 알게 해주는 곳이 도서관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책에서 가장 기억나는 부분은 느티나무 도서관의 규칙에 관한 부분 이였다. 사실 도서관에 음식을 가지고 오는 것은 당연하게 금지 되어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은 그러한 규칙에 대해 무지  수도 있고, 책을 읽으면서 무엇을 먹고 싶은 마음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누구든 그럴 것이다. 따라서 느티나무 도서관은  , 금지  같은 단어들을 쓰는  대신 “간식은 집에서 먹고 오기로 해요! 혼자 먹으면 다른 사람도 먹고 싶어질지 모르니까^^”라고  놓았다. 이것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게끔 했고, 도서관은 밖에서 음식들을 먹을  있게 밖에 의자를 만들어 주었다. 이러한 것을 보고 느티나무 도서관은 규칙을 통해 어떠한 행위를 막는다는 느낌 보단 도서관과 이용자가 서로서로 배려를 하는 마음을   있었다.

 책에서는 느티나무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만, 어느 도서관이든 각자의 개성과 특성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시간이 된다면 느티나무 도서관도 가보고 색다른 도서관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프로이트의 여동생

  프로이트의 동생 아돌피나의 이야기로, 아돌피나는 부모님과 오빠와 언니들 동생과 같이 살고 있지만
집이라는 공간에서 그들과 늘 가까이 있으면서도 함께 있지는 않았다.
그녀는 어렸을 때 엄마가 자신에게 한 푸념의 충격으로 엄마의 말을 평생토록 지워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아돌피나의 엄마는 “널 낳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이라고 자신의 어린 딸에게 말했다.
그 말은 어린 아돌피나의 뇌리에 깊숙히 박혀 지워낼 수 없었고 이후에도 그 말 만은 줄곧 그녀의 귓전을 때렸다.
엄마의 마음과 푸념은 그녀의 꿈속에도 스며들었다. 그녀는 다양한 방법으로 엄마에게 죽임을 당하는 꿈을 꿨다.
꿈이라는 내재된 자신의 무의식중에서도 그녀는 엄마로부터 계속해서 고통을 받았던 것이다.

  그녀의 유일한 안식처는 지그문트 오빠였다. 오빠는 엄마가 보지 않는 곳에서 아돌피나를 따뜻하게 보살폈다.
그녀가 일곱 살이던 어느 날 오빠와 몸이 다르다는 것을 목격한 어린 아돌피나는 고통과 두려움, 슬픔을 겪었다.
어린 시절 이미 슬픔과 두려움이 삶에 그림자처럼 드리우던 아돌피나는 또 다른 고통이 스며든 라이너를 만나게 된다.
그 둘의 고통이 만났고 그래서 더 가까워지고 친밀해 질 수 있었다. 하지만 라이너가 떠나면서 둘은 서로 기억할 만한
물건을 나누고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그녀가 열 두살 때였다. 
아돌피나는 다시 고통 속에 혼자 남겨졌고 그 후로도 내내 고통 속에 몸부림 쳤다. 

  책에 짧게 등장하는 다리에 금속교정기를한 사라와 지그문트의 이야기도 깊은 울림이 있었다.
두 사람의 세계를 이루는 요소는 제각각이었는데도 모두 서로의 세계를 듣고 싶어 했다.
아돌피나는 항상 두 사람 옆에서 언어의 저편에서 일어나는 일들, 서로에게 말한 적 없는 일들을 목격했다.
지그문트가 마르타를 소개받은 뒤로는 사라에게 가는 발길이 끊겼고, 사라가 죽음을 앞둔 어느 날 
다시 만나게 된 지그문트와 사라에게서 아돌피나는 그들의 첫 만남에서 보았던 그 무엇을 보았다.
나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떠올렸다. 현실적일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마음이 아팠다.

  긴 시간이 흐른 뒤에 라이너가 돌아왔다. 부모가 모두 돌아가시고 나서 그가 입양된 사실을 알았고 
낳아준 사람을 찾아 헤매다가 다시 비엔나로 돌아온 것이다. 
둘은 한없이 순수했다. 그의 순수와 그녀의 순수가 두 개의 비눗방울처럼 맞닿아 터지지 않고 하나로 어우러졌다. 
두 사람의 세계가 다시 하나가 되었고 함께 꿈을 꾸었다. 베네치아에서 함께 사는 꿈.
하지만 라이너는 떠났고 아돌피나는 몇 년이 흘러도 라이너를 잊지 못한 채 그를 향한 사랑과 미움의 크기만큼 아팠다.

  몇 년이 더 흐르고 라이너가 다시 돌아왔지만 아돌피나에게 뱃속에 아기를 남긴 채 그는 자살로 생을 마감 한다.
라이너의 고통도 가늠할 수 없었다. 그에게는 상실의 고통,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은 고통이 자신을 괴롭혔을 것이다.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진실이 그에게 고통의 이유를 알게 했지만 진실이 그를 삼켜버렸다.
아돌피나는 뱃속의 아기를 지웠고, 둥지 정신병원에 자신이 직접 들어갔다. 책의 중반부 부터는 둥지에서의 이야기다.
그곳에서 클라라와 서로 의지하며 지낸다. 둥지에서의 이야기 중에 착한영혼과 막스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괴테 박사는 미친사람들이 사랑할 수 없다고 했지만 나는 그들이 누구보다 사랑했으리라 생각 한다. 
어쩌면 아돌피나와 라이너가 순수한 사랑을 했을 때 보다 더 순수한 사랑을

  아돌피나는 그 후로 아주 긴 시간이 흐르고 너무 늦어버린 뒤에야 엄마의 말을 이해했다.
엄마는 아돌피나에게 그 말을, 딸의 존재를 부정하는 말을 하면서 사실은 자신의 존재를 부정했던 것이다.
그런식으로 자신의 존재에 대한 미움과 존재하지 않느니만 못한 지긋지긋한 현실에 대한 미움을 두 갈래로 
나누어 살았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많은 자식들 중에 왜 하필 아돌피나만 미워하였는지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그문트가 비엔나를 떠날 때 왜 그토록 아끼던 자신의 여동생을 명단에서 뺏는지도 끝까지 이해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돌피나가 죽음의 문턱에서 잊겠다고 말하는 모든 순간들이 나는 왜 그녀가 그것들을 되뇌였는지 알 것 같았다.

   책에 나오는 이들은 고통을, 광기를, 결국은 비극을 택하기도 하며 어쩔 수 없는 비극을 맞이하기도 했다.
고통은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받는 상처가 가장 많았다. 살다 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통이 찾아온다.
하지만 처음 겪는 고통만이 진정한 고통이라는 말처럼 성장할 때의 환경과 어린 시절의 고통이 성장하면서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을 일깨우게 되었다. 삶이 시작할 때 고통이 있었고 죽을 때 까지 고통으로 얼룩진 아돌피나의 삶이
너무나 안쓰럽고 감히 그녀의 마음을 짐작할 수도 없다.

한류, 글로벌 시대의 문화경쟁력

최근 한류가 난리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전 대통령의 언급과는 달리 오히려 한류가 대박이 난듯싶다.
예전부터 보이그룹이나 걸그룹이 해외로 진출했던 사례는 많았지만 요즘은 그 파장력이 더욱 커진듯 싶다.

 

강남스타일 이후로 한류에 대한 자신감? 이 커진뒤로 한류를 ‘철없는 아이들의 치기 어린 짓’ 정도로 생각하시던 분들도 연예분야 뿐만아니라 일반 사회 면에도 나오는 연예인들의 활약을 들으시면서 인식이 조금이나마 바뀐듯 싶다. 한류를 예전의 j-pop의 사례 처럼 한 철 유행이 될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닌듯 싶다.

 

그래서 알고 싶어졌다. 내가 아는 한류의 파장은 기껏해야 유투브 조회수 정도였기 때문이었기 때문에 좀더 확실한 물증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 책을 골랐다. 얇은 두께가 이 책의 매력 요소 중 하나임을 딱히 부정하진 않으리라.

 

아마 나는 머리말에서 불길함을 예지하고 이 책을 덮었어야 했을것이다. 

다행인 점은 내가 이것을 초반부에 보았다는 것이고 나쁜점은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읽다보면 달라지겠지라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읽었다가 책을 덮을 때 후회했다는 것.

 

낡았다. 엄청 낡았다. 대장금이 언제적 대장금이냐. 소녀시대가 이승철의 소녀시대로 알고 계실 것 같은 이 자료들은 나를 실망스럽게 했다. 그래도 재미는 있었다. 특히 한류의 앞날을 걱정하는 부분에서. 예전에 어떤 기자분이 어떠한 사건이 터졌을때 전말이 드러난 뒤에 역순행으로 신문을 읽으면서 피의자의 궤변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허약한 지를 비웃는게 재밌다고 하신 적이있다. 그런 기분이었다. 뭐 2005년 이라면 트와이스 평균 연령이 8살 때 이니까 무리는 아닌듯 싶다.

옛날 1900년대 미래세계를 그린 그림을 보면서 비교하는 맛이 있었다. 딱 그정도였다. 

걸그룹 경제학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생활밀착형 경제학 레시피)

어려운 걸 좋아하는 변태들이 간혹 있다. 나는 아니다. 그래서 내가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한다.

아는체 하기 딱 좋은 책 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골랐던 이유는 표지 때문에. 까맣고 칙칙한 경제학 서재들에서 베스킨라빈스 레인보우샤베트 같은 자태를 뽐내는 이 책에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

심지어 이름도 걸그룹 경제학. 여자친구 3년차 팬이었던 나에게 안 고를수 없는 책이었다.

 

한계효용의 법칙 기회비용 메기효과 언뜻 들으면 무슨 소리인지 모를 단어들이 걸그룹과 엮이니까 신기하리만큼 쉽게 이해되었다.

한류에 대하여 쓴 책인줄 알았는데 경제개념들을 걸그룹과 관련된 현상으로 풀이한 책이었다.

쉬워서 술술읽혔고 좋았다. 마무리가 급하게 끝난것 같지만 뭐 어쨌든.

 

2세대보다는 3세대 걸그룹에 익숙한 나에게 (내가 여자친구로 연예계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이름만 알고 있던 걸그룹들이 나온것은 좀 아쉬웠다.

2016년까지 표본인것도 (여자친구 최고이 전성기 까지 보여주셨으니 오히려 다행인가). 작가가 소녀시대의 팬 인것을 과하다 싶을만큼 드러내는데 그래서 인지 소녀시대와 관련된 자료들이 많았다. 뭐 이건 팬으로써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다.

 

쉬운 책이었고 재미있었다. 오랫동안 독서하지 않은 나에게 괜찮은 시발점이 될만한 책일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