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는 내가 중학생 때 매우 좋아했던 책이다. 판타지 소설이란 것을 알 수 있는 제목과 신비로운 책 표지로 홀린 듯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 판타지스럽고 몽환스러운 분위기에 빠져 읽다 보니 책의 결말이 다가올 때는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나는 책을 다 읽은 후 이 책에 대한 내용이 기억이 나지않을 때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어느새 5~6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을 좋아하는 팀원들과 독서클럽팀을 이뤄 이 책을 처음부터 읽게 되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나는 내 기억이 왜곡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내 기억과 같이 몽환적이고 신비한 분위기였으나, 마냥 밝은 분위기가 아닌 어두컴컴한 마치 지하실 같은 분위기였다. 도입 부분에서 주인공의 어린 여동생의 속옷에 피가 묻어있는 것을 주인공이 알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그 여동생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인데 중학생의 나는 그 의미를 어렴풋이 예상만 했을 뿐, 제대로 인지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따라서 나는 도입 부분부터 내 기억 속의 ‘위저드 베이커리’는 없다는 것을 느끼고 충격을 받았으며, 진짜 이 책이 나타내는 메시지를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급하게 마저 책을 읽었다.
도입 부분이 지난 후 가정폭력을 피해 위저드 베이커리 안에 들어갔을 때부터 중학생의 내가 느꼈던 분위기가 나타났다. 마법의 빵을 굽고 판매하는 아름다운 위저드 베이커리의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건 단지 위저드 베이커리의 단편적인 모습이었다. 어른이 된 내가 들어간 위저드 베이커리는 신기한 마법만 있는 공간이 아닌 책임이라는 무거운 짐이 함께 있는 공간이었다.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는 각종 신기한 마법 빵을 판매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고, 싫어하는 사람을 괴롭힐 수 있는 등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지고 싶을 만한 빵 들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판매하는 빵은 모두 부작용이 있다. 구매자가 원하는 만큼의 효과보다 더욱 과장된 효과들이 나타나고, 마법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피해가 가는 만큼 구매자에게도 피해가 더 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이 선택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위저드 베이커리를 보다 현실감있게 만들어 준다. 과거의 나는 위저드베이커리가 신비한 마법 세계로 느꼈다면, 지금의 나는 어디엔가 있을 법한 곳으로 느껴졌다.
마법이 가득한 이 책의 모든 요소들은 현실성을 띠고 있다. 재혼부부 사이에서 양어머니에게 학대당하는 아이, 양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하는 어린 여자아이, 빵을 구매하는 구매자들에게 일어나는 상황 모두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이런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나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었고, 그래서 결말을 더 빨리 보고 싶게 했다.
이 책은 아동학대를 당하는 주인공이 부모님을 피해 위저드 베이커리로 들어가서 생긴 일을 나타내는 이야기다.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빵을 판매하고 부작용을 얻어 항의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도 짧게 보여준다. 학대를 피해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지낸 주인공이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었을 때 주인공의 양어머니가 위저드 베이커리로 주인공을 저주하는 부두 인형 쿠키를 주문한다. 주방장은 이 저주 인형 쿠키를 제작하여 이것과 함께 시간을 돌려주는 ‘타임 리와인더’를 주인공에게 준다. 주인공은 이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고 집에서 자신의 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있는 자신의 여동생을 발견한다. 이때 양어머니가 돌아오고 주인공이 자신의 아이를 성추행하는 사람이라고 오해하고 주인공에게 달려든다.
이때 결말은 Y의 경우와 N의 경우 두 가지가 있다. Y의 경우는 양어머니가 달려들때 ‘타임 리와인더’를 삼켜 자신의 아버지와 양어머니가 재혼하기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때 주인공은 무의식적으로 재혼을 반대하게 되고 아버지는 나중에 어린아이들을 성추행하다가 감옥을 간다. N의 경우는 양어머니가 달려들대 ‘ 타임 리와인더’를 삼키지 못하여 과거로 돌아가지 않은 경우다. 이 경우 양어머니는 나중에 성추행범이 자신의 남편이라는 것을 알게되 고 주인공의 아버지는 감옥에 들어간다. 두 결말 모두 위저드베이커리답게 지극히 현실적이다. Y의경우 과거로 돌아갔음에도 어린아이들을 성추행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나타냄으로써 사람의 성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X의경우 역시 아버지가 성추행으로 감옥에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적으로 이야기를 끝맺는다.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도입 부분에서는 과거의 내가 느꼈던 것과 다른 무거운 분위기라 놀랐고 책의 중반부에서는 이런 내용을 중학생의 내가 읽어도 되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책의 결말이 다가올 때는 현실적인 모습에 분노하였다. 중학생의 내가 알던 위저드 베이커리와 실제 위저드 베이커리 간의 괴리감을 느끼며 이 책의 내용에 더 몰입하고 분노할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난 직후에는 이렇게 무거운 책이 청소년 필독도서라는 게 이해가 되지않았다. 그러나 과거의 나의 생각과 비교하며 독서토론을 하다 보니 나의 생각이 얼마나 깊어졌는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깨닫게 되었고 그제야 이 책이 청소년에도 읽고 성인이 되어서 다시 한 번 읽어야 할 책이라 청소년 필독 도서라는 것을 알 게 되었다. 과거에 이 책을 읽었던 사람들은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