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성

 현대 터키문학의 발로

 한 나라의 문학을 읽는 것은 그 나라의 세밀한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깊고 장대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아주 단정한 교복을 입기도 전에 보았던 푸른 나라를 기억하고 있다. 봄여름 가을은 존재하지도 않던 것처럼 이스탄불의 풍경은 겨울 그 자체였다. 특히 이스탄불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종교적 분위기가 한층 더 겨울의 분위기를 심화시켰다. 회색빛 벽돌 보도, 푸른 블루 모스크, 하얀 술탄 아흐메트는 무신론자인 나조차도 마음을 동요시키는 아름다움이다. 마음속에 믿음이 없던 자에게 믿음을 갖는 일이란 심미성으로 홀려질 만큼 가벼울 순 있어도 화자처럼 믿음을 갖고 있는 자에게 다른 믿음을 강요하려 한다면 그것은 다른 문제가 될 것이다.

인물의 관계성으로 풀어낸 터키의 고민과 관계성 감상

 오스만튀르크의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을 종교로 갖고 있는데 군주 ‘파샤’와 그와 함께하는 학자 ‘호자’가 보여주는 행동이 그 당시 시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물론 작가 파묵 또한 인물들의 상징성을 뒤 내용을 통해 분명히 드러낸다.‘나’라는 인물은 서양의 문화를 보여주는 사람이며 ‘호자’는 동양을 상징하는 인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궁 인물들은 이탈리아에서 온 학자인 ‘나’에게 학문에 대한 내용과 견해를 듣고 싶어 하고 학문을 탐구하려는 열망을 보인다. 그들은 함께 화약으로 마을 축제를 장식하고 시계를 만들기도 하며 어떤 현상을 듣고 점치는 예견을 하기도 하는데 외국(아마도 서양)으로부터 오는 온갖 문물을 수용 및 발전시키는 데에 상당히 진취적이고 학구적이다. 이에 여실한 도움이 되었던 ‘나’를 이스탄불에 묶어둘 계획인 양, 목숨값으로 이슬람 개종을 강요받기도 한다. 그러나 자유를 잃은 ‘나’에게는 고향에 두고 온 약혼자와 어머니가 그리워 고국으로 돌아갈 마음이 클 뿐 학문에 대한 어느 것에도 호자가 요구하는 이상으로 보여주지 않으려 했었다.

여기서 ‘나’의 심경 변화를 일으키는 인물은 호자이며 이 둘의 관계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들의 사이를 사랑으로 정의하지 않는 사람은 스치듯이 지나가는 사랑조차 느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사랑은 어쩌면 우정 형제애 혹은 그보다 더 복잡한 유기적 관계로 얽혀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호자의 모든 감정을 손아귀에 쥐고 있다고 생각한 순간 호자에게 ‘나’의 실체에 대한 정체성이 흔들리는 경험을 한다. 마을에 만연히 퍼졌으며 호자의 몸에 자라난 울긋불긋한 흔적이 흑사병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그곳에서 도망치려 한다. 머릿속을 혼잡하게 만든 원인을 벗어나기 위해 또는 맞설 확신이 안서 선택한 방법은 사실은 내가 호자의 태도를 시험하기 위한듯 했고 결국 호자의 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소설이 마지막 장을 향해 치달을 때 화자는 호자의 신분으로 바뀐다. 그리고 성찰을 통해  ‘합일’에 가까워진 그들은 본인의 삶을 상대의 삶으로 바꾸어 살아간다. 그 노예와 내가 사는 각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후 끝이 난다.

 사실 난 두 사람의 역할이 바뀐 게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슬프게도 작가가 풀어낸 해석이 너무 확고했기 때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들 입장에선 계속되는 자아성찰로 서로의 삶을 잘 알고 있었고 어느 순간부터 본인을 투영시키는 대상이었다. 본인 이상으로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건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겠다. 간혹 책에서 묘사하는 눈빛 같은게 다르다거나. 마치 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생각을 아는 노부부, 해리 포터에 나오는 위즐리 쌍둥이 형제의 관계성과 유사성이 있는지 살핀다. 비록 부부는 서로가 혼인 서약에 의해 보이지 않는 붉은 실로 묶여있는 관계이고 쌍둥이는 산모의 뱃속에서부터 서로가 자신의 동반자라는 걸 암묵적으로 느끼는 상황이 있지만 이 두 사람은 동양, 서양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 자란 환경이 다르지만 첫 만남에 자신과 비슷한 상대에게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서로를 원하게 되고 사랑을 경험하고 서로가 되길 원한다.              파묵이 두 사람에게 당대 동서양의 상징성을 부여했고 자아가 합일되는 혼란스러운 과정을 겪는 상황을 묘사한건 동서양 문화, 상업의 대척점에 있는 터키가 가진 특이성을 면밀히 성찰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서로가 되어버려도 괜찮은 관계                                                                                                                                                                                                                  자신이 무엇을 잃게되는지 얻게되는지에 대한 고려는 배제하는 선택                                                                                                                                                            인간 자아의 사유에 대한 파묵의 솔직하고 특이한 접근방식에 주목한다.

그늘의 발달

   문태준의 시세계는 굉장히 서정적이다. 그는 가족에 대한 시뿐만 아니라 애인에 대한 시, 시골 정경에 관한 시, 이별에 관한 시 등 서정적인 시를 많이 썼다. 이렇게 문태준은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며 시를 하나하나 썼던 것이다. 가족에 대한 시는 많다. 시가 많은만큼 시인들은 가족시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가족의 해체에 대한 모습을 그려내는 시인도 있고, 가족의 가난에 대해 그려내어 가장으로서의 부끄러움을 그려낸 시인도 있다. 문태준은 가족에 대한 시를 어떻게 써내리고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1. 가난을 굳이 가릴 필요는 없다

 

아버지여, 감나무를 베지 마오

감나무가 너무 웃자라

감나무 그늘이 지붕을 덮는다고

감나무를 베는 아버지여

그늘이 지붕이 되면 어떤가요

눈물을 감출 수는 없어요

우리 집 지붕에는 폐렴 같은 구름

우리 집 식탁에는 매끼 묵은 밥

우리는 그늘을 앓고 먹는

한 몸의 그늘

그늘의 발달

아버지여, 감나무를 베지 마오

눈물은 웃음을 젖게 하고

그늘은 또 펼쳐 보이고

나는 엎드린 그늘이 되어

밤을 다 감고

나의 슬픈 시간을 기록해요

나의 일기에는 잠시 꿔온 빛

그늘의 발달

 

 

아버지는 감나무가 너무 많이 자라 그늘이 지어 베어버리려 한다. 여기서 아버지는 문자 그대로 감나무 가지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대신 감나무 가지치기를 하려 했던 이유인 그늘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늘은 뭔가 부정적인 것일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그늘을 없애려 했을 것이다. 그럼 그늘이 무엇일까 의문이 든다. 문태준은 가난했다고 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따라서 아버지가 가리려 했던 것은 가난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버지가 이웃들에게 애써 가난한 것을 가리려 했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아버지는 가난을 부끄러워했지만 문태준은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문태준은 그늘이 져서 감나무를 애써 자를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 아버지가 굳이 가난을 가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눈물을 감출 수 없다고 하였다. 가난을 가리려 해도 완전히 가려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지붕은 집의 맨 위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지붕은 그 집을 덮어주는 것이다. 그늘이 지붕이 된다는 것은 가난이 그 집안을 덮어준다는 것이다. ‘ ‘우리는 그늘을 앓고 먹는 한 몸의 그늘은 가난한 사람들이지만 가족은 한 몸이라는 것이다. , 우리는 하나라는 것이다. 시인은 이 시구를 통해 공동체적 의식을 강화한다. 아버지와 나는 가난하고, 가난은 운명처럼 한 가족을 휩싸고 돈다. 그는 눈물은 웃음을 가린다고 하였다. , 가난에 대한 부끄러움이 가난했던 시절의 좋은 추억들도 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시인은 가족이 비록 가난하지만 운명일 뿐이고, 가난한 것을 남에게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시인은 슬픈 시간을 기록한다고 말했다시피 그 시절은 슬픈 시간이라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단지 슬픈 시간이었을 뿐이다. ‘나의 일기에는 잠시 꿔온 빛이라는 것은 나의 일기에 빛과 같은 지난 기억을 가져다 썼다는 것이다.

 

 

2. 폐원을 물려준 아버지

 

오늘 나의 아버지는 미래의 과일들을 버리네

자두나무를 베어나네

사과나무를 베어나네

밭에서 꽃과 열매가

사라졌네 감쪽같게도

백이십 근의 나무 그늘이 거짓말처럼

노름판에 건 문서처럼

홀연 사라지고 돌밭이 남았네

돌밭은 물혹의 내장

돌밭은 젖을 물릴 수 없는 늙은 젖가슴

아버지는 나의 물혹열매

눈먼 아버지는 오늘 폐원을 가꾸고

내가 태어나던 그해처럼 다시 돌밭을 얻었네

눈먼 아버지는 나의 폐원

아버지는 나에게 이 과수원을 상속하기로 했었지

아버지는 나에게 폐원을 상속하네

썩지도, 아직도 열리지도 않은

미래의 과일들을 다 버리고

아버지는 돌무더기 집으로 저녁처럼 홀로 들어가네

늙은 아버지는 참 이상한 농사를 짓지

늙은 아버지는 참 이상한 상속을 하지

상속의 끝이 폐원이라니.

농사의 끝이 폐원이라니.

나와 아버지의 폐원

 

사람들에는 두 종류가 있다. 첫째, 자신의 자산을 모두 자식에게 물려주는 사람이 있고, 둘째, 자신의 자산 중 일부만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나머지를 사회에 환원하는 사람이 있다. 여기서 화자의 아버지는 두 번째에 속한다.

문태준은 아버지가 미래의 과일을 버린다고 하였다. 미래의 과일은 재산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고, 자신이 이루어낸 업적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 외에 다른 어떤 것일 수도 있다. 자신이 평생 이루어낸 것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은 부모의 마음이다. 그것을 버리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화자의 아버지는 구태여 썩지도, 아직 열매를 맺지도 않은 과일을 버린다.

폐원은 황폐한 정원을 의미한다. 문태준은 폐원이 되었다는 것을 돌밭만 남았다고도 표현하고 있다. 돌밭만 남았다는 것은 내장에 난 혹만큼이나 굉장히 고난한 상황을 의미한다. 그래서 시인은 돌밭은 물혹의 내장이라고 하였다. 과수원은 온갖 열매가 열리지만 돌밭만 남아있다면 아무 열매도 열리지 못할 것이다. 돌밭에는 생명력이 없다. 따라서 돌밭은 젖을 물릴 수 없는 늙은 젖가슴과도 같은 존재이다. 애써 가꾸었던 과수원을 생명력이 없는 돌밭으로 만들어버린 아버지는 화자에게 있어서 물혹과도 같은 존재이다.

내가 태어난 그 해처럼 돌밭을 얻었다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모는 자식이 태어날 때 돌밭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자식이 태어나기 전에는 속박을 받지 않는 자유로운 상태였지만, 자식이 태어남으로써 돌밭과 같이 고난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자식을 키우면서 부모는 결실을 맺게 된다. 과일은 앞서 말했다시피 재산과 같이 부모가 가지고 있던 것 외에도 자식을 키운 보람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시로 치자면 돌밭이 과수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직 채 열리지도 않은 과일을 구태여 버리고 돌밭으로 만들어버렸다.

시에서 아버지는 왜 과일을 굳이 버리고 황폐한 정원을 상속하게 하는 것일까? 아마도 아버지는 자식이 그동안 자기가 일구어냈던 것에 의존하지 않고 새롭게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가기를 원했던 것 같다. 그래서 구태여 황폐한 정원을 상속하려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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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태준은 가족에 관한 시를 많이 썼다. 그의 시에서 시적 화자는 아마 문태준 자신이었을 것이다. 그가 시에서 굉장히 자세하게 기억을 그려내고 있고, 시에서 등장하는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드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과는 달리 시인들은 비유적 표현을 잘 사용한다. 어떻게 해야 그렇게 비유적 표현을 잘 조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이다. 특히 문태준의 가족시에서 그러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예를 들어서 <나와 아버지의 폐원>에서 돌밭은 물혹의 내장이고, 돌밭은 젖을 물릴 수 없는 젖가슴이요, 아버지는 나의 물혹열매라고 표현하였다. 돌밭에 대해서만도 굉장히 많은 비유적 표현을 사용하였다. 문태준은 가족시를 쓰는 것에 높은 경지에 있음이 틀림없다.

사씨남정기

  이 책은 인물들 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사씨는 교씨의 노래가 유연수의 마음을 어지럽힐 수 있다고 해서 주의를 줬다. 교씨는 이에 대해 불만을 품고 사씨를 질투하고 온갖 흉계를 꾸미기 시작한다. 교씨는 냉진으로 하여금 사씨의 옥지환을 훔치게 한다. 이는 누군가가 사씨와 간음한 것으로 의심받게 한다. 뿐만 아니다. 교씨는 자신의 아들 장주를 죽이는 극악무도한 일까지 저지르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쌓이고 쌓였던 유한림의 사씨에 대한 믿음은 완전히 깨지게 되어 사씨는 집밖으로 쫓겨나게 된다. 사씨와 동청, 그리고 동청의 부하 냉진은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동청은 엄숭과 계책을 꾸며 유연수를 파직시키고 유배를 시킨다. 유연수는 설매의 말을 듣고 그제서야 자신이 사씨를 의심한 것이 다 계책에 의한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앞서 엄숭이라는 인물에 대해 말했는데, 엄숭이라는 인물은 유연수와 정치적으로 반대에 있는 인물이다.엄숭이 유연수의 중용을 반대하자, 유연수는 엄숭을 탄핵하게 되었다. 유연수의 탄핵은 실패하지만 말이다. 또 엄숭은 유연수에게 앙심을 품고 유연수를 탄핵하게 된다. 이렇게 물리고 물리는 싸움이 사씨남정기에서는 끊이지를 않는다.
  물리고 물리는 갈등은 마치 당시 조선의 서인과 남인과의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서인과 남인과의 갈등으로 나라는 점점 힘을 잃어갔다. 예송논쟁, 기묘사화, 갑자사화 등등… 서인과 남인과의 갈등으로 인해 여러 사건이 일어났다. 조선시대 당파싸움은 단지 옛날만의 일이 아니다. 이는 오늘날 진보와 보수와의 대립을 떠올리게 한다. 진보와 보수와의 대립으로 국회에서는 싸움이 잘 날이 없다. 현재 한국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최저임금 문제, 청년실업 등… 하지만 현재 진보든 보수든 싸움만 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진보와 보수와의 싸움이 아주 없을 수는 없다. 진보는 보수를 견제해야 하고, 보수는 진보를 견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끝없는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한국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조선시대 당파싸움과 같은 우를 반복하지 않고 한국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감정은 습관이다 (부정의 나를 긍정의 나로 바꾸는 힘)

제목: 여든까지 갈 수 없는 감정습관 

 

  이 책은 5개의 장의로 구성되어있다. 이 중에서 감정과 대인관계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3장에 초점을 두고 책을 읽었다. 왜냐하면 생리적 욕구의 충족 보다는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욕구 충족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3장 안에서 왜곡된 관계습관의 세 가지 유형을 소개하고 있는데 나는 [친밀감 폭식형 / 친밀감 포기형 / 친밀감 거식형] 중에서 해당되는 부분이 아예 없는 유형은 없었지만 친밀감 포기형에 가까운 것 같았다.

  이 유형에서 형성되는 대인관계습관은 [자신은 어디에도 잘 어울리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 자신을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 소외감을 자주 느낀다 / 남들이 자신에 대해 전부 알면 떠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스스로 결함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가 있었는데 나는 여기 모두 해당되는 것 같았다.

  내 성격이 유머러스하지도 않고, 이야기를 잘 이어나가지도 못해서 어색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고, 시끌벅적한 술자리를 즐기는 편도 아니고, 붙임성이 좋은 편도 아니어서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활달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다행히 해결책을 간략히 제시해주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나도 알고 있듯 자존감 저하이다. 여기서는 다른 대부분의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높이평가해라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남들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적어 본 후 객관적으로 그것을 다시 한번 검토하라는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또한 작은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상상(상황 연상)을 통한 새로운 습관의 형성도 강조하고 있다.

  자존감 높이는 것에 대한 추상적인 듯한 해결방법만 많이 보아왔었는데 이 책을 통해 분석적인 방법으로 나에 대해, 내 감정에 대해 다가가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내가 대인관계에 있어서 어색한 분위기를 느꼈던 때가 언제인지도 다시 회상해보고 이와 같은 상황을 연상해보며 대인관계 속 감정에 있어서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예언

 대한항공 007 피격 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여타의 김진명 소설과 서사구조가 조금 다르긴 하나 흡입력이 강하다는 것은 동일하다. 다른 김진명작가의 책을 읽었다면 조금 어색할 수 있는 흐름이지만 다른 소설들보다 이야기구조가 단순해서인지 크게 특유의 서사구조의 필요성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김진명 작가의 특징 중 하나인 픽션과 논픽션의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역시 이 책에서도 느껴졌다. 어디까지가 작가의 허구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2017년에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제목이 “예언” 이지만 끝부분에 나오는 얘기는 예언이라고 보기는 조금 어렵다. 마지막에 “2025년에 통일이 될겁니다” 라는 말이 김진명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고 싶어하는 말인 것 같고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문”은 우리에게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종교적 집단을 이끄는 인물로 나오는 “문”을, 나는 국민이 신뢰하고 따르는 “문대통령”으로 생각하였다. 각기 떠오르는 사람은 다를 것이지만 책 내용에 맞게 자신의 생각에 떠오르는 자들을 맞추어 읽으면 좋겠다

우연한 산보 (散步もの)

그냥 아무렇게나 발 닫는데로 걸어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그 길이 자신을 만족시켰는지 떠올려 봤음 좋겠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우연한 산책이 준 새로운 즐거움을 보여주고 있다. 우연히 길을 걷다 “아 저 골목으로 가볼까” 해서 꺾은 길이 우연히 고풍스러운 옛집들과 역사 속에 사라져가고 있던 물건들을 만나게 해주기도 한다. 가끔 마냥 걷다가 모르는 길로 꺾고 싶을 때가 있다. 과감히 그 길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내 바로 옆에 있지만 몰랐던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들이 당신을 반겨줄 것이다.

흰 (White Book,한강 소설)

  독서토론 
 팀명: 독서클럽 222
 구성원: 박상현, 김진영, 박소연, 라건호, 고대형, 양승규, 오규석
 
 1주차: <오로지 먹는 생각- 마키노 아시오> 
 참여자: 박상현,, 김진영,, 라건호,, 양승규,박, 박소연,, 오규석
 진도 페이지: 책 전체 
  개별 소감
 박상현: 작가의 개인적인 소감이 담겨있다. 조린 호박을 먹으며 어머니가 도시락 반찬으로 넣어주신 조린 호박을 생각한다. 회를 먹을 때는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술주정을 기억해낸다. 작가가 만들어 먹는 음식은 자국(일본)의 음식만이 아니다. 프랑스, 영국, 미국과 같이 익숙한 국가들만이 아닌 마다가스카르의 음식까지 아우른다. 여러 나라의 음식의 조리법을 알려주면서, 그 나라의 문화도 짤막하게 소개한다. 
 양승규: 이 책에서는 각양각색의 음식들이 소개된다. 그 중 익숙한 것도 있고 처음보는 음식도 있다. 사람들에게 익숙하든 그렇지 않든 이 책에 나온 모든 요리는 마키노 이사오씨에 의해 완성된다. 오로지 먹는 생각뿐인 이사오씨. 본업은 화가다. 요리사를 직업으로 가졌어도 잘 어울렸을 것이다.
김진영: 먹는 것들을 생각하는 행위는 매일 같이 하는 일이라, 생각만으로 기분이 좋아질 때도 있고 가끔은 따분 해질 때도 있지만 나는 무엇을 먹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이다.. 이런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는데, , 바로 이 책의 작가이다. 먹을 것에 관심이 많은 화가가 소개하는 음식들에 관한 이야기가 잔뜩 펼쳐져 있는 책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박소영: 오로지 먹는 생각은 화가인 마키노 이사오, 먹보 애주가의 음식 탐구 생활을 담은 책이다. 무심하고 심심한 그림과 함께 음식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열정이 느껴진다. 맛있는 음식과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은 리듬감을 지니고 있다.
오규석: 오규오오오오규석: 여러 가지 레시피가 소개되어있지만 그중 가장 기억나는 것은 글쓴이가 단식원에 들어갔던 이야기이다. . 항상 먹는 것을 가까이하던 그가 먹지 못하는 곳에 들어가서 느꼈을 감정과 그 이후 얻은 긍정적인 것들의 이야기가 흥미를 유발하였다. 가끔은 싫어하던 혹은 하지 않던 경험을 하는 것도 좋은 요소라고 생각한다. . ..무엇보다 글의 시작부터 끝까지 느껴지는 본인의 좋아하는 것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정말 좋았다.

라건호: 작가는 음식에 대해 자신의 느낀점을 표현합니다. 저는 책의 내용중에 단식원의 이야기가 인상깊었고 재미있었습니다. 단식원의 내용은 작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체험하는 내용인데, 그 속에서 작가의 태도 변환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2주차: <흰-한강 목차 1 나>

참여인원: 라건호, 박상현, 양승규

라건호: 흰 은 흰 계열의 단어를 계속 나열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흰 페인트로 얼룩을 지울 때는 자신의 과거를 지우는 듯한 분위기를 느꼈고, 흰 아이가 태어났을 적에는 새로 태어남에 대한 분위기의 흰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상현: 전에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동일한 작가의 글이어서 그런지, <>에서도 한강 작가 특유의 영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은 소설이지만 에세이와 가깝습니다. 표지에 적힌 소설이라는 단어가 어색한 책입니다. 이러한 파격적인 형식 안에는 섬세한 내용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색인 을 가진 여러 사물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있습니다. 모유를 통해 엮어낸 여성과 아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모습에는 죽어가는 아이가 죽지 않기를 바라는 여성의 모성애가 들어 있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 책은 파격적 형식과 섬세한 이야기, 익숙한 흰 속에서 그려진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묶인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양승규: 저는 책에 나온 구절 중 책의 내용을 관통하는 구절을 가져왔습니다.

구절: <사라지고 있는 아름다움, 더럽혀지지 않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나와 당신의 대화가 이어질 수 있을까? 설령 나의 독백이 된다 해도난 아무것도 아끼지 않아. 내가 사는 곳, 매일 여닫는 문, 빌어먹을 내 삶을 아끼지 않아. 하지만 당신에게는 내가 흰 것을 줄게. 더럽혀지더라 도 흰 것을, 오직 흰 것을 줄게. 더 이상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게. 이 삶을 당신에게 건내어도 괜찮은 지.

3주차: <흰-한강 목차 2 그녀>

참여인원:양승규, 박상현, 오규석

양승규: 작가의 생각을 가장 잘 드러나는 문장을 가져왔어요. <육체의 소멸이 넋의 소멸을 뜻하는 것이라고 애써 생각하며 살았다. 부서져 본적 없는 사람의 걸음 거리로 걸으려 노력했다. 속도는 느리더라도. ‘부서지지 않는다 믿으면 부서지지 않으니까, 그들이 부서진 이유는 부서진다고 생각해서야. 그러니 결별과 애도는 없어. 부서져 본적 없는 사람의 걸음 거리로 여기까지 걸어왔다. 오래 걸렸다. 꿰매지 않은 자리마다 깨끗한 장막을 덧대 가렸다. 부서지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가슴 아프게 뛸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박상현: 흰은 사람의 이름에도 영향을 주더라고요. 특히 앞부분을 보면 소설가 박태원이 자신의 딸 이름을 설영이라고 짓는데요. 뜻은 눈의 꽃이에요. 그리고 설영이가 처음으로 눈을 밟을 때, 느낌도 있는데요. 그 느낌은 마치 고운 소금을 밟는 느낌이라고 해요. 설영이가 처음으로 나비를 보았을 때의 느낌도 있죠. 기온이 급격히 내려갔다가 올라갔다가 하면서, 날개가 얼었다 녹아, 투명해지는 나비를 볼 때, 나비가 어떻게 지난 여름과 겨울을 버텼을까 인데요. 실제로 작가가 나비를 보고 이글을 적은 건지 아니면 상상하고 적은 건지는 모르겠어요. 뭐 둘 중 하나일텐데, 여튼 개인적으로 작가의 관찰력, 상상력이 좋다고 느꼈어요.

오규석: 그중 흰 돌 이라는 파트를 읽고 생각해보았다. 그녀가 바다에서 주웠다는 흰 조약돌은 침묵으로 묘사한다. 침묵의 응축을 나타내었던 사물로, 생각해보았다 바다와 흰 조약돌 바다에 있으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다의 소리이다 파도의 철썩이는 소리 그와 반대로 바닥에 조용히 있는 조약돌 그리고 푸른 바다와 흰 돌 그 둘의 대비가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그리고 작가는 흰 조약돌의 감촉이 침묵과 같다고 하였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감촉을 침묵으로 표현하였다. 침묵이란 비슷한 특성인 것 같다. 마찰과 대립과는 반대의 단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4주차 <흰-한강 목차3 모든 흰>

참여인원: 양승규, 박상현, 오규석, 라건호

양승규: 이번에도 문장을 가져옴. 모든 흰 그 흰, 모든 흰 것들 속에서 당신이 마지막으로 내쉰 숨을 들이마실 것이다. …… 그동안 애써 감춰왔던 것들은 이제 놓아줄게.. 거짓말은 그만 두기로 했어. 더럽혀지더라도 눈을 뜨고 장막을 걷을게. 기억할 모든 넋들을 위해 , 너를 위해 초를 밝힐게.

박상현: 흰의 이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흰에는 다양한 이미지가 있다. 수동적인 이미지, 출발의 이미지, 여백의 이미지, 포용의 이미지 등이 있다. 주변에 있는 흰 사물들이 가지고 있는 흰 이미지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오규석: 3장의 주된 이야기는 먼저 세상을 떠난 언니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언니, 형제, 자매 같은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 책에서는 자신의 것을 물려주는 언니, 가족을 돌보는 언니 그리고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언니로 표현을 하였다. 어려서 먼저 떠났기 때문에 만나지 못한 언니에 대한 감정과 첫아이를 떠나보낸 어머니의 감정은 이 책의 전체를 이루는 줄기라고 생각한다.

라건호: 그녀 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그녀가 정확히 누구를 지칭하는 지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모든 인물을 그녀라고 생각하고 해석을 했더니 꽤나 다양한 해석과 함께 흰 이라는 감정이 다양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작가가 이런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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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규: 

우리 궁궐의 비밀 (그들이 말하지 않는,광화문 해태 앞다리는 누가 부러뜨렸을까)

 「(그들이 말하지 않는) 우리 궁궐의 비밀은  혜문 스님께서 문화재 제자리 찾기활동을 하시며 알게 되신 바를 정리해 놓은 책이다. 처음에는 책 표지에 적힌 광화문 해태 앞다리는 누가 부러뜨렸을까?”라는 글귀 때문에 본 책이 우리나라 궁궐의 흥미로운 비화를 들려주는 내용일 줄 알았다. 그러나 나는 책을 읽으며 그 속에 담긴 내용이 단순히 흥미 목적의 것이라기보단 바로잡아야 할 문제점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고자 함임을 알게 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혜문 스님께서는 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을 하고 계신다. 이는 우리나라의 정신이 깃든 소중한 문화재들이 일제의 훼손이나 우리들의 실수로 인해 다른 모습으로 복원 및 유지되는 것들을 바로잡고자 하는 활동이다. 책의 갈래는 크게 광화문,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으로 나뉘어있다. 불교에 몸담고 계신 스님께서 유교 사상을 기반으로 하여 존재하는 궁궐에 관심을 가지고 바로잡기 위해 투쟁한다는 것이 의아했지만 책을 읽다 보니 이는 종교를 넘어선 우리 문화재에 대한 스님의 애정으로 여겨졌다.

 

  조선총독부 건물을 가린다는 이유로 옮겨진 광화문이나, 일제의 영향으로 훼손된 인정전의 모습, 우리 궁에 동물원(창경원)을 지어놓고 유흥의 장소로 변질시킨 부분을 읽게 되었을 때는 가슴 한편에서 먹먹한 감정과 안타까움의 감정이 피어올랐다. 그러나 나를 더 어이없게 만든 것은 우리나라(정부)의 잘못된 고증으로 인한 훼손과 복원이었다. 정치적인 이유로 복원 공사를 무리하게 앞당기거나(숭례문) 굳이 대통령의 서체로 현판을 달겠다고 잘못된 현판을 달게 된 광화문, 또 당시 궁을 관리하던 관리인에게 제대로 된 절차 없이 팔려버리고 민간인의 사유지가 되어버린 우리 궁궐의 일부분 등이 그러한 내용이다.


  그동안은 알지 못했던 원통한 사실들을 알게 될 때마다 우리 문화재에 무관심했던 지난날들이 후회스러웠다. 더불어 이러한 사실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

로봇 시대, 인간의 일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

  사실 인공지능 시대를 딱히 걱정해본 적이 별로 없다. 인공지능이라는 대상이 사람의 존재조차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로 발전할 것이라 예상하지도 못했을뿐더러 그렇다 하더라도 막연하게 인간은 기계로 대체될 수 없는 고유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 믿어왔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이러한 나의 관념이 바뀐 것은 아니다. 다만 조금 더 신중하게 인공지능이 만연하게 쓰이는 시대에 대해 고민해보게 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책의 저자가 한쪽에 치우친 입장만을 계속 피력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문을 가질 사람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이해하려 하고 그들의 입장을 함께 서술한다는 점이 매우 좋았다. 어떠한 글이든 하나의 정설만을 강조하게 된다면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이 책은 분명 기계, 기술, 과학을 소재로 삼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인문학적 인용구와 술술 잘 읽히는 정도의 문장력을 통해 책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게 해주었다. 작가가 의도한 방향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중간에 한 번씩 등장하는 명언이나 인용구들은 나의 마음을 울리기도 했다.


  예를 들어 마지막 단원의 경우 최고의 시절이었고, 또한 최악의 시절이었다. 지혜의 시기였고, 또한 어리석음의 시기였다. 믿음의 시대였고, 또한 불신의 시대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또한 어둠의 계절이기도 했다. 희망의 봄이었고, 또한 절망의 겨울이기도 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지만, 또한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았다. 우리 모두는 천국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또한 그 반대쪽으로 가고 있기도 했다.”라는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한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의 첫머리를 인용한 부분이 있다.


  원작이 어떠한 의미로 저러한 문장을 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분명 작가는 해당 인용구를 로봇 시대의 양면성을 표현하고자 인용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나는 저 부분을 읽을 때만큼은 나의 삶에 비추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모순들이 나의 지난날을 떠올리게 만든 것이다. 당시에는 최고의 시절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스무 살이 돌이켜 보는 지금에서야 얼마나 최악의 상황 속에서 행복해하던 것인지 깨닫게 되었고, 가장 지혜로웠다고 믿었던 그때가 얼마나 어리석은 한낱 인간의 삶으로 느껴지는지 새삼 떠올랐다. 강한 믿음은 반대편에 대한 강한 불신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었고, 짙은 어둠이 있었기에 그다지도 빛나는 시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저자의 의도와는 달리 책을 통해 나는 생각보다 더 많은 경험과 생각을 했다. 이러한 부분들이 종이책의, 그리고 글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하나의 글을 통해 다양한 고민에 빠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단순히 인용문뿐만 아니라 다양한 논점에서 나는 가치관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를 가졌는데, 애완 로봇에 대해서는 특히 더 그랬던 것 같다. 아무래도 강아지를 키우기 때문인 것 같았는데 글 속에서 저자는 “(로봇 강아지가) 실제 강아지와 달리 먹이를 줄 필요도, 대소변을 처리할 필요도, 주기적으로 병원에 데려갈 필요도 없다. 반려동물은 아무리 기쁨을 주는 존재였어도 결국 병들고 죽고 이별해야 하지만 반려 로봇은 다르다. 아이보와 달리 고장 나지 않고 수명을 다하지 않는 로봇이 가능하다. 강아지는 주인에게 끝없는 관심과 애정을 요구하지만 반려로봇은 그렇지 않다.”라고 한다.


  저자는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으로 호기심과 공감하는 능력을 꼽았고 이러한 능력만이 로봇과 차별점으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방법으로 피력한다. 나는 앞서 저자가 말한 로봇 강아지가 실제 강아지와 달리 필요하지 않아 하는 점들이 인간의 그러한 것들과 마찬가지로 강아지만의 고유한 특성이자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먹이를 먹지 않으며 대소변을 배출하지 않는, 주기적으로 병원에 데려가야 할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영원히 이별하지 않아도 되는 반려로봇이 전혀 반려견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나는 이기적인 에서 반려견을 만남으로써 그의 배고픔을 헤아려 때마다 먹이를 챙겨주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대소변을 처리하거나 건강을 주기적으로 확인함으로써 그를 보살피는 보호자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강아지가 요구하는 끝없는 관심과 애정을 100% 채워주지는 못했지만 때문에 미안한 감정과 더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기도 했다. 단순히 유흥을 위해 키우는 로봇 강아지와 달리 나는 실제 강아지를 만나 책임감이라는 것을 배우기도 하며 이별의 아픔을 통해 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나의 가치관과 경험들이 나로 하여금 인공지능 시대를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인간이 아닌, 생명이 아닌 것이 우리의 존재를 쉽게 빼앗지 못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강한 확신은 반대로 우려하고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책을 읽으며 더욱 견고해졌다.

역사의 역사 (History of Writing History)

도서명 : 역사의 역사 / 유시민/ 돌베개

팀명 : 감자전썰전

팀원 : 권세정, 이수빈, 조은호

지도교사 : 남기은 교수님

토론 방법 : 책을 분량별로 4파트로 나누어 각자  읽어온 뒤 , 인상깊었던 점에 관한 간단한 코멘트를 나눔

1주차 

1장 서구 역사의 창시자,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

거리의 이야기꾼, 헤로도토스 

: 헤로도토스라는 인물을 어디선가 들어는 봤는데 책을통해서 알게되었는데, 거리의 이야기꾼이라는 표현이 재밌는 것 같다. 최초의 이야기꾼이었을리는 만무했겠지만 그시대에서부터 지금까지 기록에 남을 정도면 그사람이 했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 고대 펠로폰네소스전쟁, 델로스동맹 등등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을 다르게 해석하는 것을 보고는, 역사가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도 알 수 있었고, 많은 것들이 발달하지 않은 고대의 사건들을 지금 현재에 와서 100%정확하게 알고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 페르시아와 그리스가 벌인 국제전으로 두 세계는 모두 마케도니아에 정복당하는 결말을 맞게되었다. 고대의 역사적 사건이지만 지금 현재 중국과 미국등 세계패권을 두고 싸우는 그 모습을 비교해볼 수 있었다


사실과 상상력


: 오늘날 어떤 역사가가 헤로도토스와 같은 태도로 역사를 서술한다면 학계에서 추방 당할 것이다

:헤로도토스를 역사의 아버지라고 인정한 것은 그가 오로지 사실만 적어서가 아니라 모든 이야기를 사실로 뒷받침하려고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흥미로웠다

: B.C 5세기 그리스에는 공인된 연도 표기법이 없었다. 투키디데스는 널리 알려진 중요한 사건들을 그떄그때 기준으로 삼아 그로부터 몇년 뒤에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는 식으로 시간의 경과를 나타냈다는 점이 새삼 원시적라고 느껴져서 재밌었다


서사의 힘과 역사의 매력 

: 그는 먼저 자신이 이미 아는 중요한 사실과 그 출처를 점검하고 사료를 분석하고 비교하고 진실한 정보를 가려내고 더 그럴듯한 쪽으로 선택하는 그 과정을 되풀이하고 초고를 완성했을 떄, 처음에 마음에 두었던 이야기와 실제 원고가 여러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 재밌었다

: 교양인이 되고 싶다면 동서양 고전을 읽으라는 말이 있는데 고전을 읽어야 하는 필요성을 다시한번 느꼈다 

: 역사를 접할 때에, 모든 낯선 정보를 다 검색해 가면서 읽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 고마웠다. 역사를 알고 접근하는 것을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느낌과 교훈적인 측면에서 생각을 하는것이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2주차 

3장 이븐 할둔, 최초의 인류사를 쓰다 성찰의 책과 역사서설 

: 중국이라는 나라가 역사기록이 풍부한 나라였고 역사의 중요성을 인지한 권력자들이 기록을 세심하게 관리한 점이 인상깊었다. 과거의 사기와 현재의 ,,가 담고있는 과학적 사실이나 근거의 양을 비교할 때, 어느것이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서 가치가 있다라는 판단을 하는 것은 불가능인것같다

: 사마천이 목숨을 끊지 않고 치욕을 견딘 것은 사기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나라가 대륙을 통일했으나 이를 논하여 기록하지 못하고 천하의 역사 문헌을 페기했다는 것은 너무 충격적이다

: 기록의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얼마나 많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이 증발해버렸는지 새삼 충격적이었다


역사가와 종교의 속박


: 자발적이고 진지한 신앙고백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종교와 결합한 세속 권력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신변 보호책이었을 가능성이 더 컸다는 점이 답답했다

: 아랍 중동, 이슬람에 관한 내용을 비교적 잘 알 수 있었던 같다

: 이슬람 세계의 불행은 교리 그자체가 아니라 무함마드가 세속의 왕이 된데서 비롯했다. 그는 영혼과 도덕을 다루는 종교를 합법적 강제력 행사를 본성으로 하는 국가 권력과 하나로 묶으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4장 있었던 그대로의 역사 랑케’ 

타고난 역사가 

: 역사학은 만인에게 유용하지만 권력자에게는 특별히 쓸모가 있다. 현명하거나 현명해지려고 애쓰는 권력자일수록 명성 높은 역사가를 가까이 두려고 하는 것 같다. 오늘날은 누구 일지도 궁금했다

:랑케가 누구인지는 알았는데, 45년이 넘는 시간동안 열정적으로 역사를 탐사하고 책을 꾸준히 발표한 점은 존경할만 한 것 같다

: 랑케는 확실한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사실이 없으면 역사도 역사가도 존재할 근거가 없다는 말은 맞는 말인 것 같다


유물론, 변증법, 유물사관 

:유물론과 변증법, 유물사관이라는 주제에 대해 간략하지만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단어나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여러가지로 나누는 것의 필요성을 알게 되면, 받아들이기 쉬워지는 것 같다

: 마르크스가 랑케처럼 로마시대부터 19세기 까지 유럽의 역사를 쓰거나 하라리처럼 인류사를 집필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밌었다

:마르크스는 체류했던 모든 나라에서 정보기관의 감시를 받았다. 그의 사상과 이론이 악마의 속삭임 취급을 당한 것이 역사를 탐구하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한사람을 왜곡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3주차

6장 민족주의 역사학의 고단한 역정, 박은식 신채호 백남운 

제국주의 시대의 민족주의 역사학 

: 지식 계급의 일원으로서 당대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았거나 지적으로 매우 뛰어났으며 자신이 사는 곳이 가장 높은 수준의 문명사회라고 믿었기 때문에 인간의 보편적 본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사회와 역사의 일반 법칙을 탐색했으며 인류전체를 생각하면서 역사를 쓸 수 있었다고 생각되어진다. 식민지시대 역사가들과 달리

: 식민지시대에서 조선의 역사가들의 역할, 역사를 연구하고 서술하게 한 원동력은 조선인들의 각성과 단결을 촉진하고 항일 투쟁을 북돋으려는 의지와 목적의식이었다. 역사에 도덕적 감정을 투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앞에서 나온 역사가들은 모두 독립적인 사회의 지식인들이었는데, 식민지 지배를 당하는 그 상황에서 역사학자로서의 삶은 내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점들과 배워야 할 점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김부식의 역사 왜곡 / 식민 사관과 유물 사관


: 신채호는 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민족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역사를 알고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되새겨야만 하는 말인 것 같다.
: 지극히 어려운 상황에서 역사 연구를 한 신채호 선생의 모습을 보면서 식민지 시대 

역사학자들의 삶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 각자 다른 시대에 살면서 다른 경험을 하고 다른 이야기를 남기는 우리가 역사책을 읽으면서 즐거움과 깨달음을 얻는 이유는 그때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환경이 오늘 날과는 많이 다를 수 있어도 충분히 공감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7장 에드워드 H.카의 역사가 된 역사 이론서 

모든 역사는 현대사 

: 우리는 역사적 사실을 순수하게 그 자체로 존재하면서 발언하는게 아니라 평가와 해석이라는 주관적 요소의 검증 비슷한 것을 거친 다음에야 비로소 인정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었다

: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책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한번 나중에 시간이 되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 띄는 발명, 혁신, 새로운 기술에는 명암이 공존하는 것 같다

: ‘사실과 역사가의 상호작용은 불가피하고 자연스럽게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리 먼 과거에 관한 것이라도 역사는 현대사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4주차 

8장 문명의 역사, 슈펭글러/토인비/헌팅턴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 

: 19세기까지 동서고금의 역사가들은 민족, 가문, 왕조, 사회, 지역, 국가를 단위로 역사를 연구하고 서술했으며 20세기 들어서야 개별민족이나 왕조, 국가가 아닌 문명을 연구하는 역사가들이 등장했다는 점이 새삼 신기했다

: 토인비가 말한 어느 하나의 요인만으로는 문명의 흥망성쇠를 해명할 수 없다는 판단은 맞는 것 같다. 아주 먼 과거에도 그렇고 오늘날에도 해당되고 적용되는 말이다

:토인비가 말한 문명이 만나는 도전을 다섯가지로 나눈 유형이 되게 신선하게 느껴졌다. 군사 쿠테타로 정권을 탈취한 후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면서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추진했던 박정희 정부의 권력자들이 토인비의 이론을 환영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문명의 충돌/단층선 분쟁 

: 역사서는 본래 비 문학으로 쓰여진 책이다. 하지만 나는 잘 쓰여진 역사서는 문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역사서를 읽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세상을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로 역사는 인간의 감정과 생각을 전하는 이야기라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 인간 공동체는 점차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회로 진화하여 역사가들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역사의 무대에 불러내고 다양한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역사는 영웅과 지배자, 귀조와 남자들의 이야기로 시작했으나 근대 이후에는 노예, 농민, 노동자, 여성의 활약까지 끌어안았다. , 역사 서술 행위에 대한 간섭과 통제가 이완되거나 사라진 것이다

: 이 책에서는 역사가들에 역할이나 조금 더 나아가서 의무같은 점을 얘기하고 있는데, 나는 역사라는 학문의 영역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역사가가 아닌 일반 사람이지만 내 삶에 영역에 있어서(나 자신의 역사 안에서), 좀 더 주체적이고, 객관적이고,자주적으로 생각하고 나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독서토론 전체 공통 소감] 
역사적 사건 그 자체를 다룬 것이 아닌, 역사의 기술과 역사가들, 역사적 관점에 관한 내용을 담은 책을 함께 독서하고 나눔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으며,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또한 고찰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