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서구연극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아주 유명한 입센의 ‘인형의 집’을 읽어 보기로 하였다. 사실 많은 고전 소설들이 그렇듯이 현재 우리의 삶과 아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내용은 적을 것 이라고 생각하였다.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시대가 다르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에 고전 속에 숨겨진 보편적인 교훈을 찾아야 겠다 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는데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너무나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다.
입센의 인형의 집은 헬메르가 아내인 노라를 인형처럼 여기며 살아왔지만 결국은 노라가 각성을 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처음에 노라는 전형적이 가부장적인 가정의 아내로 등장하는데 노라는 중산층의 부족할 것 없는 삶을 살면서 사회에서 요구하는 틀에 맞추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헬메르는 이러한 노라를 나와 다른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해주기보다는 자신이 소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들은 아주 행복해 보이지만 노라가 거짓 차용증서를 작성하여 돈을 빌린 것을 헬 메르카 알게 되면서 노라에게 각성하는 기회가 오게 된다. 헬메르는 노라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체 자신의 사회적 평판만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노라는 헬메르에게 자신은 오직 헬메르의 사회적 평판을 위하여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헬메를를 집에 두고 노라가 집을 떠나는 것으로 이 작품이 마무리된다.
이 작품은 억압받던 여성의 해방을 보여준 작품이다. 그게 가장 크게 드러나는 이 작품의 주제이다. 하지만 나는 인형의 집을 읽으면서 헬메르를 더 중점적으로 관찰하고 그에 대하여서 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헬메르가 가지고 있던 사부장적인 생각들도 사회가 심어준 생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당시에는 그러한 생각이 옳다고 여겨질 때였기에 억압받는 여성들도 자신이 억압 받는줄 모르고 살아왔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남성인 헬메르는 당연히 여성인 노라가 당했던 억압과 차별을 아무고 알려주는 사람이 없으니 알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공부하면서 궁금했던것 중 하나가 있었는데 이 작품에서 유모가 잠깐 등장하는데 헬메르 가족과 하녀의 관계는 어땠을까? 하녀가 노리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림이였기에 노라나 헬레르도 유모를 사람으로 대했을까? 이 질문이 나에게 떠올랐다. 또한 이 작품에서 나타난 강자와 약자 사이의 차별을 나에게 적용해서 과연 내가 나보다 차별받는.사람들, 즉 장애인이나 어린아이들을 차별하지 않았나? 라고 질문했을 때 나는 차별한적없어!! 라고 말하기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헬메르를 욕할 자격은 나에게 없다 우리 모두가 마음속에 헬메르를 품고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행동을 옹호하는 건 아니다. ‘나도 그럴 수 있다’ 라는 것을 항상 인지하면서 옳은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