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언 그레이는 순수한 존재로 나온다. 그러다가 쾌락에 눈을 뜨게 되는데 젊음을 유지할 수 있던 그레이는 초상을 찢어버리고 늙어 죽고만다. 나는 이책을 읽으며 외모지상주의와 쾌락주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아이돌이나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각광받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외모지상주의를 버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옛날부터 고전미인이라던가 외모지상주의는 많았다. 인간이라면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게 이상한 것은 아니니까. 문제는 외모지상주의로 인해 사람들이 차별을 당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원초적인 끌림을 없앨수는 없지만 이로 인해 사람을 차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쾌락주의는 범법행위나 도덕적인 범위 안에서 벗어나지 않고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며 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나도 가끔 과제를 미뤄두고 유튜브를 시청하기도 한다.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안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어느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이책을 골랐을 때 뒷 표지의 내용을 대강 읽어보고 고르게 되었다. 그 때는 판타지 소설인줄 알았는데 그저 책상에 얽혀있는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그려놓은 책이였다. 잔잔한 전개에도 추리소설 광인 내가 놓지 못하고 읽은 책이다. 여러명의 이야기가 분산되어 시작되는데 모두 다른 시작점에서 책상으로 인해 얽혀가고 있는 것이 재미있었다. 특히 아들을 이해하지 못하던 아빠가 아들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질 때, 실연을 당한 또 다른 주인공으로 인해 당한 교통사고는 안타까우면서도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되 었다. 그리고 책상으로 얽혀있지만 직접적인 만남은 없던 책안의 인물들이 직접적으로 얽히게 된 사건이다. 또한 가해자가 된 주인공이 판사님에게 말을 하듯이 쓰인 문체도 이 사건 이후에 직업이 판사였던 아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였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것 같이 빨려들어가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이후에는 아들과 아빠의 사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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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좋은 생각만 드는 것 같다. 즐겁고 신나고 행복한 일들의 향연들. 우리나라와 다른 공기와 햇빛을 보며 누리는 낭만들. 하지만 여행은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지역의 음식이 나와 안맞아 다양한 음식을 접해보기는 커녕 한국에도 즐비한 패스트 푸드만 원없이 먹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계획한대로 여행을 진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 여행중에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 날에는 그저 울고 싶다. 여행 스타일이 다른 친구들과 여행하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다. 이런 갈등은 여러명이서 여행을 약속했을 때, 여행계획에서부터 시작인 것 같다. 각자마다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행은 항상 즐거운 일만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나는 편안하게 읽었던 게, 이 책은 다양한 여행을 다녀온 작가가 많은 나라에서 겪은 친절과 수모, 행복했던 일이나 눈물 맺힐만큼 힘들었던 모든 날들의 기록에 가까웠다. 여행에 대한 환상보다는 그 여행 자체에 의미를 담고 힘들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여행안에서 행복한 일들이 더 빛날 수 있다고 했다. 굳이 좋은 기억이 더 많지 않아도 나의 여행이 헛되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작가님께 고마웠다. 나는 많은 여행을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여행을 떠나면 항상 불행이 닥치고는 했다. 행복한 기억보다는 불행한 기억이 더 오래간다고 나는 좋지 않은 기억을 붙잡고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책을 읽고 불행보다는 나의 행복했던 여행기를 찾아보기로 했다.
나는 해외여행을 떠난 경험이 딱 2번있다. 내 주변의 사람들보다는 여행 경험이 적고 느린편이다. 18세에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하기위해 떠난 작가와 달리, 나의 첫 해외 여행은 20살이였다. 불과 작년의 여름의 일이다. 여행 경험이 많은 언니들과 부모님과 달리 나는 비행기를 타본 일이라고는 제주도로 떠난 수학여행 뿐이였다. 장시간 비행도 처음이라 나는 두근거릴 수 밖에 없었다. 힘들면서도 앞으로의 여행을 생각하면 설레는 가슴 떨리는 도약이였다. 첫 여행지는 베트남이였지만 많이 기대한거 치고는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아름다운 자연을 유명해진 베트남은 석회지대여서 석회질이 수돗물에 조금씩 섞여있어 물도 매번 사먹어야했다. 여름의 베트남은 매우 후덥지근했고 그런 더위에서 물은 금방 찬기가 가시기 마련이였다. 겨울에도 찬 음료를 사랑하던 나는 더운 날씨의 미지근한 물이 괴로웠다. 또한 내가 예민한 편이라는 것을 베트남에 와서야 깨닫게 되었다. 수돗물에 포함되어 있는 석회질을 견디지 못하고 트러블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덥고 햇볕은 따가워 선크림은 발라야하는데, 트러블이나다니. 정말 괴로웠었다. 그리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베트남의 한 섬의 전망대를 구경하기 위해 산을 오르다가 현기증이나 쓰러지듯이 해 주변사람들을 놀래키기도 하였다. 한국에만 지내다가 사우나에 들어와 있는 날씨같은 베트남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그냥 더운 것이 아니라 습한 더움이라 너무 힘들었었다. 그리고 패키지여행이라 여러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좋았지만 시간에 쫓겨 제대로 즐길수 없음이 아쉬웠다. 지각을 하면 다른 가족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니 늦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다음에는 패키지 여행보다는 여유있는 일정과 그 나라에 대해 공부해 배경지식을 만들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준비가 너무 미숙해 아쉬운 여행이다. 가장 좋았던 시간은 저녁 일정이 끝나고 자유시간에 가족들과 나와 시장을 구경하고, 여러 열대과일을 사 숙소에 돌아와 같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던 밤이다. 베트남의 망고스틴과 파인애플은 잊지 못할 것 같다. 가족끼리 매년 꼭 여행을 다니다가 처음으로 떠난 해외여행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우리가족의 수가 많아 호텔에서 제일 큰 방을 주었기 때문에 베트남의 전망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였다. 커튼을 걷어놓고 밖을 보며 가족들고 웃고 떠드는 것이 정말 재미 있었다. 그리고 패키지 여행답게 옆의 다른 가족들과 나누었던 대화들. 내가 생각하는 패키지 여행의 최대 장점이다. 내성적인 나는 대화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엄마가 다른 사람들과 재미있게 나누는 대화를 보며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던 것 같다. 어린 남동생을 가진 누나가 남동생을 귀여워라 하는 모습을 보며 한번 더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사랑을 듬뿍받는 막내아들답게 참 귀여웠다. 일정이 늦여져서 점심을 늦게 먹었을때, 우리 가족은 들고 온 간식이 있어 차안에서 먹으며 기다리는데 옆자리에서 힐끔힐끔 시선이 느껴졌다. 배가 고픈 모양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과자를 나눠주니 감사인사를 시키던 둘째 누나의 모습은 아직도 나를 웃음짓게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날에 저녁에 탔던 야간 투어 버스도 정말 재미있었다. 예뻤던 밤의 베트남은 다시 도전하고 싶기도 하다.
나의 두번째 여행은 일본 훗카이도의 삿포로였는데 일본 삿포로에서 동아리 전시회를 열 기회를 얻게되어 관광을 겸해 간 것이다. 아무래도 전시회를 설치하고 철거까지 마무리하고 가야했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일본에 머물러야 되었다. 첫날에 전시 설치를 하고 철거까지 계속 자유시간이었기 때문에 많은 곳을 다닐 수 있었다. 같이 가는 동아리 친구들과 하루 먼저 일본에 도착해 삿포로와 가까운 명소인 오타루라는 지역도 관광을 했다. 그 지역의 유명한 치즈케이크도 먹으러 가고 예쁜 공방들도 가보고 정말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힘들기도 한 우여곡절이 많은 여행이였다. 6월에 간 삿포로는 한국과 달리 굉장히 추웠고 가디건을 가져가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 감기에 걸려 골골거렸을 것이다. 첫 날부터 지갑을 잃어버린 적도 있는데, 오타루의 명소라는 오르골 공방에서 예쁜 오르골을 보는 것에 정신이 팔려 잃어버린 것이다. 돈을 여러곳에 분산시켜 보관해 큰 손해는 아니였지만 여행 첫날부터 기분이 상했었다. 하지만 운이 좋았던 것은 카운터에 가서 어설픈 영어로 도움을 요청하니 한국인 직원이 도와주어 쉽게 지갑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해프닝으로 끝난 지갑 분실 사건은 이후에 나에게 큰 교훈을 주어 그 뒤로는 지갑을 꼭 확인하며 다녔었다. 그런데 일본에 머물면서 이같은 정말 웃기면서 웃을 수 없는 일들을 꽤 많이 겪었다. 숙소에서 친구와 섬뜩한 일을 경험한 것이다. 여러명이 함께 있는데 한 친구와 나만 남자 목소리와 남자 웃음소리를 듣기도 했다. 혼자 들었더라면 잘못들었으려니하고 넘겼겠지만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친구와 내가 거기에 누구 있냐고 질문을 해서 등 뒤가 서늘했던 것이다. 우리는 못들은 척하자며 웃으며 넘기고 장난이 많은 다른 한 친구는 무서워하는 나를 놀리기도 했지만 일본은 귀신이야기가 많고 숙소 분위기가 옛날 일본식 집이여서 더 섬뜩했었다. 지금에서야 즐겁게 친구와 그 때 정말 무서웠다며 이야기하지만 당시에는 정말 무서워서 웃으며 잘못들었나보다 하며 넘기고는 이야기도 못꺼냈었다. 또 다른 일은 삿포로에 있는 유명 동물원을 갔는데 까마귀에게 습격을 당한 일이다. 나는 이 이야기가 아직도 웃기고 신기하다. 그 당시에는 정말 나한테만 왜 이런 일이 생기나하고 짜증도 많이 났지만 지금은 언제 이런 진귀한 경험을 해보겠나라고 생각도 든다. 그러니까 일의 시작은 일정 마지막 날에 가기로한 마루야마 동물원이였다. 일본에는 정말 까마귀가 많았는데 특히 그 동물원 주변은 숲이 있어서 그런가 까마귀가 정말 많았다. 그래서 그 주변에서 반짝이는 것이나 먹을 것을 손에 쥐고 가면 까마귀가 빼앗기 위해 공격한다는 것이다. 경고하는 표지판을 본 친구와 나는 무섭다며 안내받은 대로 지켜서 안전히 잘 보고 가자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그 말을 한지 2시간 후 나와 친구는 까마귀를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것이다. 동물원 구경을 마치고 동물원 굿즈 샵을 들리며 귀여운 상품들에 신이나 산 것들을 구경하며 나오느라 굿즈 샵에서 산 반짝이는 포장지 안의 스티커북을 손에 들고 까마귀 사이를 지나가고만 것이다. 까마귀는 반짝이는 표장지를 보고 아마 탐이 났을 것이다. 그렇게 나를 표적으로 삼은 까마귀는 내 손안에 반짝이는 물건을 얻기위해 내 머리를 공격했고, 나는 정말 머리에 엄청 큰 밤송이가 떨어진 줄 알았다. 뒷통수를 맞아서 나를 때린게 무엇인지 제대로 볼 수 없었고, 나와 달리 내가 까마귀에게 맞는 장면을 정면으로 본 친구는 놀라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공격이 안먹히자 까마귀는 내게 또 다시 다가왔고, 거기에 놀란 나는 들고 있던 겉옷을 던지며 도망쳤지만 까마귀는 생각보다 끈질겼다. 그러다가 표적을 내 친구로 바꾼 까마귀는 친구한테 다가갔고, 때마침 우리를 도와주러 오신 관계자분이 쫓아내주셔서 우리는 무사히 집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까마귀의 공격을 받은 나는 트라우마가 생겨 일본에서 돌아와서도 머리위로 지나가는 새들이 무서웠었다. 웃기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추억이 하나 생긴 것이다. 그리고 겪은 언어의 어려움과 외국인이라서 받는 시선들은 참 견디기 어려웠던 것 같다. 대놓고 손가락질을 하기도 했고, 뒤에서 수근거리기도 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만큼 나쁜기억도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나의 적은 해외여행도 이렇게 하루하루가 새로운 일들의 연속이였는데, 여러 나라를 다녀온 이 작가는 책에 담지도 못할 만한 어마어마한 이야기들이 있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여행은 불행과 행복의 반복이고 너무 슬퍼 울고 싶은 날도, 너무 행복해서 울고 싶은 날도 있다. 작가의 글을 읽으며 이 작가도 이런 슬픔과 행복을 모두 안고 성숙해진게 아닐까 했다.
작가가 많은 나라를 여행하려고 마음먹게 된 계기는 일본에서 한 작은 결심이라고 했다. 18살의 나이에 부모님의 보살핌에서 떠나 타국에서 생활해야 했던 작가는 어느 날 혼자 일찍 하교를 하는데 하교길에서 많은 감정을 느끼고 많은 나라를 다니며 여행하는 사람이 되어야지하고 결심하게 된 것이다. 18살에 한 작은 결심을 이뤄낸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온 대학교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어린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은 참 멋졌던 것 같다.
그리고 작가님이 많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도 굉장히 예뻤다. 그리고 여행 사진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이 참 멋지다. 그저 예쁜 여행 사진만이 아닌 사진 안에 그 순간의 내 감정이 있도록 하는 것. 책의 많은 사진을 보며 여행마다의 작가님의 마음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해야 할 일 두가지가 생겼다. 하나는 엄마와 단둘이 해외여행을 가는 것. 엄마가 더 나이가 들어 힘들기 전에, 내가 더 여유가 없어지기 전에 다녀오고 싶다. 여행가서 그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고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본가에서 나와 자취를 했기 때문에 엄마와 애정은 많지만 떨어져 있던 시간 때문에 아쉬울 때가 많다, 지금도 그렇다. 아플때 투정도 부리고 싶고 엄마의 애정어린 보살핌도 아직은 받고 싶은데 그럴 수 없을 때가 대다수이다. 그러니까 가서 즐거운 시간이라도 함께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작가가 엄마와 함께한 여행에서 서로 편지를 써준 것도 정말 멋진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백번 생각하는 것보다 직접 전하는 게 나을 때가 많은 데 나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여러면에서 따뜻한 책이였다.
두번째는 일기를 쓰는 것. 나는 초등학교 때도 방학숙제로 내주는 일기쓰기도 항상 제때 하지 않아서 나중에 한꺼번에 쓰느라 애를 쓰고는 했다. 어떤 말을 써야할지도 모르겠어서 대충 시를 지어 쓰거나 책에서 시를 보고 배껴쓰고, 나중에 가서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기도 했다. 애초에 어릴 때도 왜 하루를 기록해놓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차라리 그 시간에 노는게 좋았다. 근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일기를 쓰는 시간을 하루 일과를 생각하고 그 안에 가졌던 자신의 감정을 갈무리하며 나를 보듬어주는 시간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정돈하고 이를 엮어서 책을 낸다는 것도 대단하고 멋져보였다. 그 동안의 기록들이 정말 뿌듯할 것 같다. 그리고 요새 사람들 사이에서도 힘들고 진로를 두고서도 여러 고민이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많이 배웠다. 힘든 일만 생각 나던 여행들이 알고보니 재밌는 일도 많았던 것. 결심을 실천하는 대단함과 나를 아끼는 마음.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나를 가꾸고 성장시키는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깜짝놀랐다. 역시 베스트 에세이는 다른건가 싶었다.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내가 작가가 되어 선생님께 상담을 받는 기분이였다. 우울하지만 죽고싶은 지경은 아닌, 가벼운 우울은 우리는 너무 가볍게 여겨서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 가벼운 우울은 점점 몸을 부풀려 나를 좀먹고 있는데 말이다. 나는 이런 심리 에세이에 관심이 많은데 엄마와 둘째언니가 심리상담 공부를 했기 때문에 옆에서 주워들은 지식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건강한 자아, 높은 자존감에 관심이 많다. 엄마도 나를 잘 모르는데, 나 스스로도 나를 몰라주면 얼마나 내가 슬플까라는 마음에서 심리학 책들을 몇개 읽어보기 시작했다.
에세이여서 그런지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접한 심리학 책들은 어떤 감정을 다루면서 여러 상담사례를 가져온 경우가 많은데 나는 공감력이 좋은 편이라 읽을 때 마치 내가 내담자인 것처럼 많은 사람을 상담한 상태가 된다. 그 감정에 대한 마음을 다 꺼내놓고 정리는 안하는 기분이다. 왜냐하면 나는 책을 읽는 것이 내가 이럴 때 이런 기분을 느낀게 이상한게 아니구나라고 받아들여주고,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걸리는 편인데 이 에세이는 많이 공감하면서도 쉽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 이런 에세이가 많이 나왔으면 했다.
꿈은 재미있는 공간이다. 전혀 무섭지 않은 존재가 무서워지기도 하고 현실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 책은 프란츠 카프카가 쓴 꿈에 대한 에피소드 모음집이다. 이 꿈에 대한 것도 명확하지 않다고 한다. 카프카의 꿈 일기인 것인지, 아니면 카프카가 지어낸 것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어낸거라면 더 놀라울 정도로 기발한 생각들이 많다. 카프카는 이런 꿈을 편지로 써서 보내주기도 했다고 한다. 꿈의 길이도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해서 더 재미있었다. 꿈은 예측할 수 없어서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나도 이 책을 읽고 꿈일기를 쓰게 되었다. 나도 생각보다 재미있는 꿈을 많이 꾸는데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장르를 좋아해서 그런지 그런 스토리의 꿈을 많이 꾼다는 걸 알았다. 최근에 꿨던 재미있는 꿈은 빵을 구울 수 있는 터널에서 파티시에 시험을 보는 꿈이였다. 옆에서 아주 쫀득한 빵을 잘만들어서 나는 떨어지고 말았다. 꿈은 알록달록하고 예뻤다. 앞으로도 꿈일기를 열심히 쓰고 나도 기회가 되면 책으로 엮어보고 싶다. 재미있을 것 같다.
프란츠카프카의 변신을 읽고 굉장히 많은 것을 느꼈다. 부모와 동생을 부양하던 그는 바퀴벌레로 변해 부양을 받아야하는 위치가 되자마자 외면받는다. 그렇다고 그의 부모와 동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바퀴벌레가 된 사람을 돌보고 사랑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반대로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허무하고 외로울 것 같다. 자신이 지던 짐을 3명이서 나눠졌으면서 그 것도 어려워 자신을 죽인셈이니. 사람마다 느끼는게 다르다지만 내가 책임감에 절절매서 해오던 일을 쉽게 포기해버리면 허탈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사실 마음에 상처도 받기도 하는 것 같다. 제일 열심히 살던 건 그레고리인데 바퀴벌레가 되어 돈을 벌수 없게 되자 그는 삶의 기회마저 박탈당했다. 아이러니하다. 생김새만 그렇지 원래 그레고리를 갉아먹던 바퀴벌레는 가족들이 아니였을까.
가족관계란 이렇게 어려운 것 같다. 나와 제일 가까운 타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를 잘 알면서도 모르고, 날 위하면서도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