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라니.. 책의 제목부터 다소 철학적이며 ‘도시’라는 것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느껴진다. 나는 도시에 살면서 단 한번도 ‘도시’ 가 살아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책을 읽기 전 나에게 도시라는 것은 단지 농촌, 시골과 반대되는 모습이었다. 푸르고 생기로운 자연들은 찾아보기 힘들고 삭막하며 위압감이 느껴지는 고층 빌딩 숲들과 그 사이를 차들이 빠르게 달리는 도로가 있을 뿐이라고 인식했었다. 나에게 도시는 딱히 새로울 것도, 주목할 만한 대단한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내가 일명 “알쓸신잡” 이라는 TV 프로를 보게 되었고 그 중 유현준이라는 교수를 알게 되었다. TV프로를 통해 그의 말을 듣고 그의 세계관을 이해하며 건축이라는 것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그의 책을 한 단원 한 단원 읽어가며 나는 우리 서울의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탁트인 한강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집집마다 마당이 있었는데 그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집들 사이를 이어주던 골목들은 도시를 어떻게 살아 숨쉬게 해주었는지를 차츰 알아갔다. 
  지금의 우리들의 집에서 TV는 과거의 마당 역할을 하고 있다. 마당은 위쪽이 뚫려있어 하늘과 소통할 수 있으며 자연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다. 눈이 오면 눈이 쌓인 마당의 모습을, 가을이 오면 바람에 날린 단풍잎을 살풋 가져다 놓고, 비가 오면 처마 밑에 비를 피해 있는 가족들에게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마당은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변하기도 한다. 평상을 놓으면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놀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바닥에 큰 대야를 두면 김장도 할 수 있는 작업의 장소가 되기도 했다. 기분에 따라 가끔은 예쁜 꽃 화분들로 화사하게 장식할 수 있고 새로운 강아지 가족이 생긴다면 강아지의 집도 마련할 수 도 있다.  한 마디로 과거 집에서의 마당은 TV같은 것 없이도 즐겁고 다채로운 체험을 제공해주던 공간었던 것이다.
  골목길은 어떠한가, 지금은 층과 벽으로 막혀 있는 이웃 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만남의 광장이었다. 아이들에게는 같은 동네에서 사는 친구들끼리 한 데 모여 뛰놀 수 있는 작은 놀이터의 역할을 했다. 그때의 아이들은 닌텐도나 스마트폰은 없었지만 단순 골목길에서도 하루종일 즐겁게 놀았다. 책을 읽으며 우리가 마냥 옛 동네들은 부숴 없에고  신식 호화 아파트 단지를 앉히는게 맞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됐다.
  그리고 내가 평소 걷고 싶어하는 거리들은 왜 나에게 그러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지 깨닫기도 했다. 책에는 뉴욕의 거리는 인기있는데 왜 뉴욕처럼 격자무늬로 만든 여의도의 도로는 왜 걷고싶지 않은지, 명동의 거리와 세종 문화로의 거리는 어떻게 다른지 같은 것들을 예로들며 그 이유를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빠른 발전을 위해 거리와 건물들을 단조롭게 만들어 놓았지만 막상 때가 되면 아름다운 거리를 찾아 헤매이다 결국 비싼 돈을 들여 유럽의 작은 시골  마을들로 여행을 떠나곤 한다. 그들의 도시나 거리가 특별하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유럽의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골목길은 우리의 골목길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가 개발을 위해 도시를 부수고 다시 짓는 일을 반복할 때 그들은 기존의 건물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체 유지해온 것 뿐이다.

바깥은 여름 (김애란 소설)

슬픔의 무게를 잴 수 있을까?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슬픔이 있지만 그 중 하나도 똑같은 슬픔이 없다. 슬픔의 깊이, 무게, 이유 그리고 그에 담긴 사연 모두 다르다. ‘바깥은 여름’에는 7가지 서로 다른 슬픔들이 담겨 있다. 때문에 이 책은 빨리 읽으려 하기 보다는 한 단원, 한단원 천천히 그 속에 담긴 묵직한 감정을 음미하며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실로 나는 이 책을 주로 출퇴근길에 읽었는데 각 장이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한 단원 이상을 연이어 읽어본 적이 없다. 처음에는 가슴이 너무 먹먹해져 더 이상 읽을 수 없었고, 그 다음에는 소설 속의 이름들에게 애도를 표하는 마음을 가지며 한 단원의 슬픔을 읽은 후에는 다음을 읽기까지 시간을 두었다.
 
[입동]
  봄은 참 아름답다. 추위가 사그라들고 따사로운 햇빛이 언 땅을 녹이며 녹은 그 땅에는 어여쁜 꽃이 핀다. 그런 봄을 채 다섯 번도 못 느껴본 아이가 유치원에서 찰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아이를 떠나보내고도 가장으로서 생계를 유지해야했던 아빠와 정상적인 삶을 되찾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야 했던 아이 엄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빠는 보험회사 직원이다. 동네 사람들은 애아빠가 보험회사 직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손가락질을 하고 뒤에서 소문을 만들어낸다. 아이 엄마가 마트에 가서 장을 보려하면 “애 잃은 여자는 저렇게 입고 다니는구나”, “애 잃은 여자는 마트에서 시식도 하는구나” 와 같은 시선을 보낸다. 아이를 잃어 이미 깊은 슬픔의 바다 속에 잠겨있는 젊은 부모를 사람들은 다시 수면 위로 나올 수도 없게 묵직한 돌덩이를 던져든다.
[노찬성과 에반]
  찬성이는 최근에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다. 늙은 할머니는 고속도로 졸음 휴게소에서 커피를 팔거나 휴게소에서 음식을 팔며 간신히 손자를 키우며 생계를 유지한다. 아이는 또래 아이답지 않게 철이 일찍들어 친구들이 다 갖고 있는 스마트폰을 사달라며 응석을 부리지도 않고 혼자 있는 시간에도 민폐를 끼치지 않게 조용히 지낸다. 그러던 찬성은 버려진 늙은 유기견에게 정을 주게 되고 그에게 에반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그러나 늙은 에반은 곧 암에 걸리게 되고 어린 찬성은 의사의 말에 따라 에반에게 가장 편한 선물인 ‘안락사’라는 것을 주려 한다. 무엇인지도 잘 모르지만 매일 고통스러워 하는 에반이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거라는 ‘안락사’ 수술을 위해 전단지를 돌리며 돈을 번다. 어느새 십만원이 조금 넘는, 그러나 어린 찬성이에게는 그동안 만져보지 못했던 큰 돈이 생긴다. 곧장 에반의 수술을 시켜주려던 찬성은 예기치 못하게 수술을 곧장 하지 못하게 되고 그 사이 다른 유혹에 휩쓸린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버텨주며 기다려줄 것 같았던 에반은 어린 찬성이 다른 유혹에서 빠져나와 다시 돈을 모을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았다.
 위의 이야기들은 가장 앞에 나오는 두 이야기다. 책을 끝까지 읽을 때 까지도 처음에 느낀 신선한 충격과 슬픔의 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김애란 작가의 소설을 처음 읽어 보았는데 그녀만의 애상적인 소설을 사랑하게 된 것 같다.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사람은 두 발로 걷기 때문에 하늘을 쳐다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우리는 동물과 함께 땅 위에서 살아왔지만, 두 눈만은 항상 높은 하늘과 먼 지평선을 바라보는, 꿈꾸는 동물이었다. 별과 달이 불변의 법칙에 맞춰 같은 시간에 뜨고 지는 것을 보면서 법과 질서를 만들었다. 별을 보고 자기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나무로 만든 뗏목에 몸을 싣고 태평양을 건너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의 원주민이 되기도 했다. 조그마한 방에 앉아 우주의 지도를 그릴 줄 아는 용기, 미지의 것을 이해하고 내 이성으로 정복하려는 욕심이 바로 인간과 동물의 차이다.   – 조승연의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中에서

  예쁜 얼굴에 잘 빠진 몸매를 가진 줄만 알았던 Glamourous 글래머러스한 여자는 사실, Grammar 문법에 능통한 여자이며 머리가 똑똑한 여자라는 것, 많은 여심을 훔쳐 자신의 즐거움만 취하는 줄  알았던 Casanova는  먼 옛날 어린 나이로 시집와 남편과는 신혼조차 즐겨보지 못한 체 정조대를 차고 여생을 보내야 했던 귀부인들을 사랑의 즐거움으로 채워준 영원한 여자의 편인 남자였다는 것. 금을 찾아온 무시무시한 서양 해적들에게  “빼루(저 쪽)에 가면 금이 물 흐르듯  나오는 마을이 있다.”고 말해 자신의 마을을 지킨 추장에게서 비롯된 나라의 이름 Peru 페루와 Roma 답다를 뜻하는 Romance 로맨스 까지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를 가지고 낯설지만 흥미진진한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국사의 이야기꾼에 설민석이 있다면, 세계사의 이야기꾼으로는 조승연이 있다. 조승연의 이 책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부터 마음가짐이 사뭇 진지해지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깊이를 넘나들며 우리에게 즐거움을 전달해주고 있다.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없으면 인생이 재미없어지는 것이 인문학인 듯 싶다. 막막한 미래를 위해 지루한 돈벌이와 학업을 반복하던 찰나에 만난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은 한 줄기의 비가 되어 나의 굳어버린 머릿 속을 교양으로 촉촉하게 적셔주었다.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장편소설)

“그러나 감히 말하건대, 만약 이 소설이 잘 읽힌다면, 그 순간 당신은 이 소설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
– 김영하

 

 짧은 문장과 빠른 전개 속도, 흥미로운 내용들 이 모두가 독자의 눈을 가리며 책의 마지막 부분까지 이끌어 간다. 앞에 언급한 요소들에 현혹된 독자들은 연쇄 살인마로 나오는 김병수(70)의 의식이 흘러가는 과정에만 집중하게 되고 이때 그의 세계가 차츰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눈치채지 못한다. 그러다 소설의 마지막 10페이지 정도에서 독자들은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려 혼돈에 빠진 주인공보다 더 큰 혼란을 맞이하게 된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 부터 이미 이 소설의 끝은 크나큰 반전으로 마무리 되겠거니 예상했었다. 이렇게 소설을 읽는 내내 어떠한 반전이 있을지 예상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던 나로써도 마지막에 김병수가 구속된 이후 부터의 내용에 혼란스럽고 머리가 복잡해졌다. 책의 90%를 거의 하루 만에 읽었는데 마지막 반전 부분 만큼은 쉽게 읽히지가 않았다. 조금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이렇게 치밀한 반전과 구성은 꽤 마음에 들었다.

  소설은 치매에 걸린 연쇄살인마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데 그의 의식이 흘러가는 양상이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유형의 것이라 매우 몰입이 되었다. 이해할 수 없을 거 같지만 읽다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그의 세계가 마침내 무참히 파괴되는 그 순간에는 그동안 그의 세계를 열심히 이해해보려했던 나의 노력도 물거품이 되는 것만 같아 허탈해지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평범한 독자의 수준으로는 그의 세계를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된 순간이기도 했다. 김병수의 대사 속에도 이런 말이 있었다. “알 수 있다면 그것은 악이 아니오. 그냥 기도나 하시오. 악이 당신을 비켜갈 수 있도록.” 이는 그를 찾아온 기자가 악을 피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악을 이해할 수 있을런지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김병수가 건넨 말이었다.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당신을 위한 감정의 심리학)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관계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상대가 가족이든 친구든 우리는 혼자 있는 시간보다 타인과 살을 맞대며 살아가는 시간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러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았거나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몰라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처방전이다.
 
  대학 진학 이후 여러 부류의 관계 속에서 회의감을 느끼고 많이 지쳤던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던 것 같다. 책의 저자인 유은정 정신과의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나’가 상처받지 않으며 건강한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지 알려준다. 얼핏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방법들도 있지만 저자만의 전문성과 따뜻한 말솜씨로 전해주는 조언들은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상대와의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 나에게 야박했던 그동안의 나에 대해 반성하고 달라진 삶의 태도를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수도 없이 했다. 그 결과 책을 읽은 후인 요즘의 나는 확실히 전보다 나를 사랑하게 되었고 하루하루를 나름대로 만족하며 보내고 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연애를 할 때 나에게만 문제가 있어 제 짝을 못 찾나 싶었던 고민도 이제는 타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혼자서 보내는 시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을 알게 되어 더 이상 고민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혼자 보내는 시간을 내가 좋아하는 일들, 나를 발전시키고 가꾸는 곳에 사용하며 알차게 보내게 됐다. 또 나만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것 같아 섭섭했던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대화를 통해 서로가 원하는 바와 싫고 좋음을 명확히 알려주며 조금은 더 나아진 가정으로 바뀐 것 같다. 이 외에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에게는  소소한 많은 변화들이 생겼다.
 
  단지 지금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만 읽기에도 좋은 책이지만 늘 방 한켠에 두고 힘들 때마다 찾아보고 싶은 책이다. 누군가가 이 책을 읽을지 말지 고민한다면 나는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그냥 한 단원만이라도 읽어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살이를 위한 to do list)

도서명 :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팀 명 : 응시16

멘 토 : 이후진 교수님

팀 원 : 이은미, 임채희, 장원경, 최유진, 최홍권 (전원 응시 16)

일 시 : 2017. 11. 6 ~ 12. 1. ( 1~4 주차)

 

[책의 줄거리] 

이 책은 우리가 온전한 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말해준다. 돈 많고 잘나가는 타인의 SNS를 훔쳐보며 비참해질 필요 없고, 스스로에게 변명하고 모두에게 이해받으려 애쓰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불안하다고 무작정 열심히 할 필요 없고, 세상의 정답에 굴복하지 말라고 응원한다. 인생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상처받지 말고, 누군가의 말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만의 문제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 나답게 살라고 말한다.

  

[팀별 독서토론 내용 및 멘토 의견 정리]

 

 멘토 : part 12를 읽고 나의 삶을 존중하며 살기위한, 또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리스트들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항목과 이유를 말해봅시다.

 

이은미나는 part1내게 친절하지 않은 사람에게 친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항목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세상에는 내게 친절하고 자상한 사람도 많지만, 반대로 나라는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아니꼽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내게 친절하지 않은 사람에게 내가 굽히고 친절하기 위해 노력하면 그 사람은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인격을 무시함에 가까워진다. 일방적인 친절함과 배려를 쏟아내다 보면 언젠가는 스스로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자괴감에 빠지게 될 수도 있고 더 이상 배려를 베풀기 힘들어 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나를 미워하는 사람을 굳이 좋아하려 애쓰지 않고 내 주변의 친절한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임채희 : 내게 친절하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굳이 친절하게 대하지 않는 것이 인간관계의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지키는 첫 번째인 것 같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나를 존중하며 나답게 살기 위해 하는 일이며, 특히나 그것이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를 찾기 위한 일 중 하나이다.

 

장원경 :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항목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항목은 누구의 삶도 완벽하지 않음을 기억해야한다는 것이다. 종종 나 스스로에게 자책을 가할 때가 많은데,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고 부족한 존재임을 깨달으면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다.

 

최유진 : part 2진짜 나 자신을 대면할 것이라는 리스트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무엇을 가장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잘 몰랐고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반성하게 됐다.

 

최홍권 : 나의 삶을 존중하며 살기 위한 리스트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누구의 삶도 완벽하지 않음을 기억할 것이다. 스스로 완벽한 삶을 추구하는 나에게 실망하거나 좌절할 때 이러한 자세는 나의 삶을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자세인 것 같다.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리스트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떳떳한 자신에게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이러한 자세는 내 삶에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당당하게 살아가게 해 주는 좋은 자세인 것 같다.

  

멘토 : (part2-마지막 항목) 자신이 가장 빛날 수 있는 자리가 어디라고 생각하는지와 이유를 말해봅시다.

 

이은미이 책에서 설명하는 자신이 가장 빛날 수 있는 자리는, 다름 아닌 본인의 재능 및 흥미와 관련된 자리를 일컫는다. 그리고 나는 내가 가장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일은 현재 전공과 관련한 프로그래밍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년간 학교를 다니면서 배웠던 여러 가지 코딩 언어들이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했고, 스스로 알고리즘을 짜고 코딩하는 과정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흥미와 재능을 이용하여 올해에는 외부 프로젝트에서 수상을 하기 도 했다.

따라서 내가 가장 빛날 수 있는 직업은 프로그래머라고 생각한다.

 

임채희 : 내가 가장 빛날 수 있는 자리는 아직 까지 찾는 중이지만, 가장 빛날 수 있는 자리가 컴퓨터 앞이었으면 좋겠다. 웃긴 이야기지만, 학교를 가든 회사를 가든 일은 컴퓨터 앞에서 하게 되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 가장 빛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장원경 : 책에서는 자기 자신의 재능에 입각한 직업선택에 대하여 기술해놓았지만 나는 내가 빛날 수 있는 환경에 대해 말하고 싶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와 가치관이 비슷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집단에 소속돼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를 표출하게 될 것이고 그것이 곧 내가 가장 빛나는 자리일 것이다.

 

최유진 : 내가 생각하기에 나 자신이 가장 빛날 수 있는 자리는 바로 내가 지금 있는 이 자리인 것 같다. 부모님에겐 자랑스러운 첫째이자, 친구들에겐 함께 있으면 좋고 또한 기댈수 있는 친구인 지금 이 자리가 좋고 계속됐으면 좋겠다.

 

최홍권 : 내가 가장 빛날 수 있는 자리는 가족이라는 장소, 관계, 시간이다.

부모님에게는 자식의 역할을 하며, 친척 웃어른 분들께는 조카혹은 손자‘, 사촌 동생들에게는 이나 오빠역할을 하며 이러한 모든 관계를 더 좋은 방향성으로 나아가게 하고 싶기 때문에 내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자리겠다.

 

 멘토 : 본인이 종종 불안에 사로잡힌다면 그 원인을 서로 공유하고 part3중 그 불안을 극복할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해봅시다.

 

이은미내가 불안에 사로잡히는 일은 책임에 관련된 일이다.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있는 일도 많기 때문에 자연스레 그에 따른 책임감이 지워지게 되는 것 같다. 그 책임감이 쌓이다보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서 나 자신을 누른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으며, 책임이 무너질 것에 대해 걱정이 쌓이고 불안하게 되곤 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방법은 part3미래에 대한 엉터리 각본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방법이다. 걱정 자체가 이후의 상황을 내가 상상하여 만들어 내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예상을 섣불리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그만큼 같은 문제로 스트레스 받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채희 : 종종 주변 친구들보다 뒤쳐지는 느낌을 받을 때면 불안에 사로잡힌다. 그 불안을 극복할 방법은 그 시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다. 고민만 하고 계속 힘들다고 징징대는 것이 아닌 내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게 진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장원경 : 나는 종종 불안에 사로잡히는 하나의 원인이 급하고 걱정이 많은 성격에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버스 줄을 기다릴 때, 화장을 할 때 등이 그러하다. 나는 part3의 해결법 중 과민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내가 불안해하는 이유는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 먼저 걱정하기 때문이고, 그것은 실제로 벌어진 상황과 우리가 생각하는 것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앞으로라도 조금은 둔하게 사는 것이 나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최유진 : 나는 불안 해 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가끔 불안감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나의 미래에 대한 걱정인 경우가 많다. ‘불안하다고 무작정 열심히 하지 말 것을 읽어보고 극복할 방법을 찾았다.

 

최홍권 : 나는 스스로 만족을 못 하는 편이다. 아마 내 삶은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박증처럼 머리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이러한 불안을 극복할 방법을 part 3에서 찾아보았는데, ‘문제를 안고도 살아가는 법을 배울 것이라는 자세가 이러한 나의 불안을 극복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같다.

  

멘토 : part4를 읽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리스트에 있는 항목 외에 본인이 추천하고 싶은 방법을 말해봅시다.

 

이은미나는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나 자신을 먼저 챙기기를 추천하고 싶다. 인간관계란 어려운 일이어서 내가 하려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허다하다. 이때 인간관계를 지키기 위해서 나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결국 끝에는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한지, 어떤 일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지며, 나 자신을 뒷전으로 미루고 포기하게 된다. 따라서 남과의 관계를 무너트리진 않되, 나 스스로를 먼저 챙기는 사람이 되어야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임채희 : 내가 추천하고 싶은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은 개인 주의자이자 그럼에도 누군가와 함께하며 서로의 경계를 지킬 줄 알기 이다. 적당히 나의 사생활을 지키면서 다른 사람과 어울릴 줄 아는 것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장원경 : 내가 추가로 넣고 싶은 방법은 당연하지만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다. 누구나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현실세계에서 다름을 맞닥트렸을 때 틀림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잦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며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서로의 차이를 다름으로 인식하고 어느 쪽도 틀리 지 않았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트러블이 줄어드는 것 같다.

 

최유진 : 내가 추천해주고 싶은 방법은 서로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보일 것이다. 친해질수록 그 사람을 막 대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과연 사람들은 막 대하는 사람과 친해지고 싶을까? 아니다. 친할수록 예의를 보이고 소중해야한다.

 

최홍권 : 함께 살아가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 part 4에 포함되어 있는 항목 외에 내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서로에게 진심을 담아 마음을 표현할 것이다.

나는 어느 상대방이든 흔히 표현하는 낯간지러운소리를 잘 못 하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상대방에게 나의 진심을 표현하고자 할 때 내가 낯간지러운말이라 표현하지 못한다면 나의 진심을 상대방이 완벽히 못 받아들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그래서 진심을 담아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생각보다 많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이러한 방법을 추천해본다.

 

멘토 : 전체적인 느낀 점에 대해 말해봅시다.

 

이은미요새 시험 준비에, 다른 여러 가지 일이 겹치면서 머리가 복잡하고, 책임감에 휩싸여서 나 자신을 챙기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 서로 토론하다 보니 머리가 한결 가벼워지고 나 자신을 챙기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책을 통해 힐링 한 것 같아 좋다.

 

임채희 : 이 책은 냉담한 현실 사회에서 여러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와 그 안에서 를 존중하고,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나이가 들어 더 큰 사회를 만나면서 그 속에서 사람들에게 치여 지친 내게 위로가 되어 주는 책이다.

 

장원경 : 종종 자기 계발서를 읽었지만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를 읽고 나서 조금 더 느끼는 점이 많았다. 4번째 종강이 가까워지면서 깨달은 것, 아쉬운 점들이 이 책을 읽으며 많이 공감되었던 것 같다.

 

최유진 : 책을 끝까지 읽은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한 챕터 챕터마다 허투로 읽을 글이 없었던 책이다. 나에게는 도서관에서 빌릴 책과 구매해서 소장할 책이 있는데 이 책은 후자의 경우이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질 때 읽어야겠다.

 

최홍권 :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 ‘나는 어떤 태도로 삶에 임하고 있을까?’ 에 관한 생각이었다. 결과적으로 현재 나의 삶의 방향성과 태도에 대해 돌이켜 볼 수 있었고, 앞으로의 나의 삶의 방향성과 태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길잡이 도움을 주었던 책이었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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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베스트리뷰 공모전 수상작]

 신은 인간이 견딜 수 있을만한 고통만 주신다. 종교가 없는 무신론자인 내게 신이 들어간 말 중에 이것보다 기억에 남는 말은 없다. 그렇다면 그 고통에서 죽음에 관한 고통은 어떨까. 분명 태어났으니 죽는 것이 맞는데, 그 많은 죽음에 관한 말을 들어도 의 죽음은 멀게만 느껴진다. 아마 직업이 의사여도 그것은 마찬가지이리라. 왜 우리는 삶에는 지독히 집착하면서 맞닿아있는 죽음에는 한없이 둔감한 걸까.

 직업적으로도, 개인으로서도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살고 있던 의사 폴은 어느 날 본인의 죽음과 마주한다. 타인의 죽음을 가장 자주 겪는 직업 중 하나인 의사로서 살아가고 있던 그에게도 자신의 죽음은 낯설기만 하다. 그가 죽음을 처음 마주한 때는 한참 정상을 향해 가고 있던 마지막 오르막길에서였다. 조금만 더 버티면 유명 의대의 교수 자리가 기다리고 있었고, 사랑하던 연인과의 결혼도 앞두고 있었다. 그에게 죽음은, 누구에게나 그렇듯 불행이었다.

하지만 그가 죽음을 마주하며 겪는 이 이야기는 단순히 자신이 겪는 고통을 나열한 것이 전부는 아니다. 물론 마주한 죽음 앞에서 고통은 어쩔 수 없던 일이고, 그것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더라도 누가 본인의 죽음에 의연하게, 감정적이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러나 스스로가 죽음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던 간에 시간은 흐르고, 죽음은 다가온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죽음을, 자신에게 많이 남아있을 거라 느껴졌던 시간이 한없이 짧아졌음을 인정하고 진짜 하고 싶은 일들을 시작한다. 사랑하는 연인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오랫동안 소망했던 책을 쓰기도 한다. 투병 기간 중 상당한 시간을 의사로서의 삶에 기여하기도 한다. 나는 여기서 그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폴 뿐만 아니라 죽음을 겪는 모든 사람들이 그 말을 하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감히 해본다.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며, 행복해야 한다. 무한할 것만 같던 시간은 언제나 유한하니 말이다.”

 갑작스레 병이 생긴 그에게만, 혹은 그처럼 투병중인 사람들에게만 죽음이 있을까. 그렇지 않다. 당장 내일, 아니 몇 초 뒤에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매순간, 매일을 죽음에 대비하며 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언제나 알고 있어야 할 것은 지금, 여기, 이 곳에서의 시간은 단 한번 뿐이라는 거다. 소중한 것들은 언제나 소중한 것으로, 행복한 것들은 언제나 행복한 것으로 남아있지 않는다. 스스로 잡지 못하면, 그것들은 언제, 어떻게 흐려질지 모른다.

 모순적이게도 내가 이 책을 읽은 건 생애 첫 유럽여행에서였다. 여행을 하느라 지치기도 했거니와 책을 잡는 건 꽤 귀찮은 일이라 가져간 책을 펼친 건 이동 중인 비행기와 공항버스가 전부였다. 특히 한국으로 돌아가 집으로 가던 공항버스에서 책을 다 읽었을 때는 기분이 참 묘했다. 누군가의 죽음을 훔쳐 본 기분이었고, 왜 나는 그의 죽음에서 삶에 대해 더 많이 느꼈던 걸까. 여전히 나에게 죽음은 참 먼 단어이다. 하지만 삶은 그와 다르다. 삶과 죽음은 아주 가까이 맞닿아 있음에도 그 거리감은 참으로 크다.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삶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라고. 나는 오늘도, 내일도, 조금씩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 죽음이 눈 앞에 보이는 순간은 두렵지만 분명 내게도 다가올거다. 늘 그렇지만 늙는 것이, 그리고 나아가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Harry Potter)

  사람들이 적어도 한 번은 들었을 해리포터‘. 현재는 모든 시리즈가 완결이 났으며 동시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기억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많이 읽었다. 그렇지만 얇은 책들과 만화책을 특히 좋아했고 두꺼워 보이는 책들은 읽기 싫어했었다. 초등학생 시절이었는데 처음 봤던 해리포터는 두꺼워 보여서 매우 읽기 싫었는데 당시 책에 팬이셨던 어머니에 열변에 넘어가 읽게 되었다. 처음 읽고 난 후 상당한 재미와 충격을 받았고 한동안 후유증에서 빠져나오지 못 했다. 나이가 비슷하니 호그와트에서 편지가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거리에 누군가가 마법사일까 유심히 지켜보기도 했다.

  책에 내용은 한 소년이 악을 무찌르면서 승리하게 되는 단순한 판타지 형식이다. 일각에서는 해리포터에 성공은 인터넷 발전에 의해서 이루어진 입소문 효과라고 말한다. 이 책이 처음으로 나왔던 때는 1998년으로 인터넷이 보급되던 때이고 입소문에 힘을 얻은 것 도 있다. 하지만 책에 내용은 아이들에 상상력과 어른들이 잊어버렸던 동심을 자극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바로 옆에 전혀 다른 세상이 있는 것처럼 만들고 10대들에 호기심과 모험심, 무모함 그리고 여러 감정들을 담았다. 과제에 쫓기고 학점에 치이며 지쳐서 쉬고 싶을 때 이 책을 펼치는데 그때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책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마지막 시리즈를 읽은 후, 재밌었다는 마음보다는 허전함과 이런 책을 다시 읽을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두꺼운 책들을 읽는 것에 거부감이 없어졌다. 오히려 재미있어 보이고 긴 이야기가 있는 책들을 찾기 시작했고 가슴을 울리거나 뇌리에 뿌리내린 여러 좋은 책들을 읽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첫 사랑을 잊지 못하듯 필자도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에 생각과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연금술사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우리는 수없는 인문학 강의와 자기계발 서적들을 섭렵하며 달콤한 성공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성공의 기준이 제각기 다르듯, 우리의 삶은 꿈 하나를 설정하는 것조차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냉혹한 삶의 원칙이 사실 우리가 마땅히 거쳐야 할 여정 앞에서는 한없이 인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꿈을 설정하는 것은 시작이 아니라 초기의 과정에 불과하다. 그 전에 우리는 끊임없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하며, 책 속 가득한 문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니라 고개를 들어 만물의 이치를 바라보아야한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이 있다. 꿈을 꾸고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무게를 견딜 체력이 필요하다.

 

 주인공 산티아고는 양치기였다가, 크리스털 식기 판매자였다가, 비로소 여행자가 되었다. 이러한 그의 여정은 꿈꾸는 자의 생애를 압축해 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먼저 물과 먹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욕구만 충족되면 주인을 따르는 양들의 모습은 꿈의 설정이 이루어지기 전의 거칠고 미숙한 사람과 닮았다. 그들에게서 충분히 배우고 있다고 믿던 양치기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이 모험할 수 있게 된 산티아고가 두 번째로 선택한 크리스털 식기 판매는 어떠한가? 이는 사회에 등장한 개인이 이상과 현실을 파악하며 학습하는 시기와 같다. 우리는 꿈을 꿀 때 불가피하게 현실과 조율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현실을 마주한 사람들의 태도와 그 결과가 모두 동일하지는 않다. 꿈을 잃지는 않았으나 이루고 나면 목표가 사라질까 두려운 가게 주인과, 돈을 버는 목적이 꿈을 위해서였음을 끝없이 상기했던 산티아고가 크게 대조되는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여행자가 된 그의 모습은 꿈꾸는 이의 성숙과 꿈의 실현을 보여준다. 그는 사막의 침묵 속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한다. 그 동안의 고난과 행복은 이제 표지(標識)를 알아볼 수 있는 지혜를 선사했으며, 연금술사와의 조우를 통한 깨달음으로 그는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한다. 그의 보물은 단순히 빛나는 금화도, 여행 목적지의 도달도, 연금술사와 같은 현인과의 만남도 아니었다. 그가 얻은 가장 값어치 있는 재산은 여정을 통해 진정으로 꿈을 꾸는 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끊임없이 내면적 성찰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는 점에서 매우 철학적이다. 여느 자기 계발 서적처럼 번호를 매겨 삶의 방향과 조언을 적어 놓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모든 것을 발견해 내야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주인공 산티아고를 바라보는 사람이 아닌 함께 사막을 걷는 이가 된다. 나는 이 책을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면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필수적인 지침서라고 하고 싶다. 꿈꾸는 자들이 자신의 여정을 거치며 용감해 지기를.

 

위대한 개츠비 (세계문학전집 75)

<그래서 위대하다>

낭만과 허상을 쫓는 인간이 지독한 현실을 마주했을 때, 그 허망함은 비참하다. 개츠비는 자신의 환상에 집어 삼켜진 인물이다. 그는 돈으로 시간과 추억을 되돌릴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데이지는 더 이상 그가 알던 데이지가 아니었다. 개츠비 자신은 여전히 순수했지만 말이다.
책 속의 인물들, 데이지, 톰, 조던은 화려한 상류층의 생활을 즐기며 날마다 파티를 열고 향락을 탐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들은 어딘가 텅 비어보였다. 그들은 개츠비와 달리 인간에 대한 배려, 순수성, 희망, 진심 어린 사랑이 없다. 겉모습만 잘 차린 사람 옷일 뿐이다. 그들은 되는 대로 사는 사람들인데, 돈으로 모든 걸 판단하는 허영덩어리 들이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그의 저택을 방문해 매일 밤마다 파티를 즐겼지만, 정작 그가 죽자마자 그의 장례식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 허망함과 허무함이 참 슬프다.
매일 밤마다 수백명의 사람이 자신의 저택으로 오는 걸 본 개츠비는, 그가 죽었을 때 아무도 오지 않은 것을 보고 어떤 감정을 느낄까. 허무할까? 씁쓸할까? 
개츠비를 불쌍하고 바보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돈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고, 진심을 거부당한, 현실적이지 못한 낭만주의자 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개츠비보다 톰, 데이지, 조던이 불쌍하다. 그들은 개츠비처럼 인간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과 신뢰와 사랑을 모른다. 무모한 시도를 하느니 현실에 안주할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개츠비 같은 사람을 비웃으며 의미 없는 향락의 길에 취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결코 개츠비 처럼 순수하고 위대하게 될 수 없다. 그저 ‘보통의 이기적인 사람’으로 살아가다 죽을 뿐이다. 평생  진심을 모르며 살아가는 오이디푸스같은 눈 뜬 장님들보다, 개츠비처럼 후회없이 모든 걸 쏟아붓고 떠난 선량한 인간이 더욱더 가치 있다고 본다.
개츠비는 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인간들은 다 썩었다. 그들은 역겹고, 남의 비극을 희극처럼 여기며 낄낄거릴 것이다. 그런 사람 백 명을 합쳐도 개츠비처럼 될 수는 없을 것이다. 
1920년대 호황을 누린 미국의 상류층은 깊게 곪은 상처와 같다. 그러한 시궁창 속에서 개츠비는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자신의 순수성을 지켜나갔다. 그는 그 거대한 초록 불빛이 결국 자신을 향해 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어렴풋이 알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초록 불빛은 개츠비를 지나쳤고, 개츠비는 자신의 사랑을 잡지 못했으며 어이없게 총을 맞고 죽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는 그 초록 불빛을 잡기 위한 ‘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그 시도를 통해 자신이 만신 창이가 될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는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그리고 위대하게 실패했다. 실패했지만, 그는 아름답게 실패하고 선량하게 추락했다. 자신의 꿈이, 자신의 이상이, 그 모든 걸 대변하는 초록 불빛이 신기루처럼 사라졌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과거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꿈꿨다. 그 모든 것이 환상이고, 꿈이고 그의 헛된 망상이자 막연한 기대였지만, 현실은 그것을 냉혹하게 깔아뭉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꿋꿋하게 삶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환상을 현실로 옮기려고 노력했다. 어리석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에 사는 몽상가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니까.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자신의 조류를 , 자신의 삶을 세상이라는 거대한 물결에 맡기고 밀고 나갔다. 남들이 손가락질 해도 그는 자신의 이상을 그려낸 사람이기 때문에, 그래서 위대하다. 그렇기에 개츠비는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