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규의 ‘별’을 읽고
주인공인 ‘나’는 아주 다사다난한 삶을 겪은 인물이다. 과거 멀쩡하게 회사에 다니던 시절에 신입 여직원의 친구인 ‘연주’라는 인물을 보고 첫눈에 반해서 그 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빚을 지어가며 해주지만 여자는 결혼한다는 말과 함께 사라 져버리고 그는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대리운전기사로 하루하루 힘들게 살다가 다시 그녀를 만나고 그는 죽일까 생각도 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녀 옆을 지키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 줄거리를 보며 ‘별’은 꽃뱀에게 당한 주인공이 물질만능시대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는 것과, 삶에 있어 의욕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그리고 과거에 꽃뱀에게 모든 것을 걸고 결국 자기 삶을 무너뜨린 주인공이 순수하다고 하기에는 사랑에 맹목적으로 순진하게 되어버린, 현실 감각이 없는 것 같다. 주인공은 자기 삶을 망친 당사자, 즉 원수를 만났을 때 참을 수 없는 분노보다 미련, 동정을 느끼는 상황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에게 일어난 문제상황에 대해 그는 잘 해결하지 못한다. 그 문제에 상응하는 벌을 받게 되고 그는 그 여자를 만나기 전보다 훨씬 힘들고 비참한 삶을 살게 된다. 물질만능시대에 회의감을 느껴도 그는 다시 일하며 살아가는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삶을 이어가기 위해 대리운전이라는 직업을 가진 것 같다. 게다가 다른 한 가지 문제인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된 일에서는 자신을 망가트린 여자에게 복수라기 보단 그저 옆에서 바라보기만 하며 미련과 동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봤을 때는 한 가지의 문제를 해 결했다고 볼 수 있다. 주인공이 자제력을 잃고 심각한 범죄 행위를 저지를 수도 있었는데 자신이 한때 진정으로 사랑했던 여자가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여자의 불행해 보이는 삶과 물질만능적인 사회에 물들어 인간성마저 잃어버린 어리석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동정의 감정을 느낀다. 여자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에서 인간 소외가 문제되는 사회에서 동정, 공감, 인간적인 관심, 사랑으로 이를 해결, 극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는 아직 그녀를 증오하는 마음 보다 사랑했던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 아닐까? 그가 다른 것은 다 몰라도 그녀는 알았던 것처럼 말이다.
처음 이 글을 읽고 글 자체가 신기했고 매우 난해했다. 글을 더 읽어보다 제목이 왜 별인가 생각해 보았다. 그녀는 그에게 별이다. 보통 별은 좋은 의미를 지닌다. 반짝반짝 빛나고, 목표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만질 수 없다는 이중적인 의미도 지니고 있다. 여기서 제목 ‘별’은 나의 목표이고 갖고 싶은 것이지만 만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그녀와 닮아서 이 제목을 붙여놓은 것 같다. 이 글은 의식 의 흐름기법이 사용된 것이 매우 잘 보인다. 주인공이 하는 말들 중 너무 뜬금없는 말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더 난해하다 라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다 모르겠다고 하는 그가 그녀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그렇게 심한 행동까지 했지만 그는 그녀를 증오하는 마음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많이 남아있던 것 같다. 유일하게 사랑했던, 사귀었던 여자였기 때문일까? 현대인들의 복잡한 생각들을 보여준 작품인 것 같다. 요즘 자기 주관을 잃고 모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진 모습들을 작품에 비춰냈다. 덧붙여서 부정적인 평가를 해보자면 이 소설은 물질적인 사회와 인간이 소외되고 인간성을 잃어가는 현실의 어두운 부분을 잘 표현 해 냈지만 마무리를 결국 모든 것은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단순하고 막연한 문제해결방식을 제시하면서 두루뭉술하고 조금은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현재 사회의 복잡한 생각들을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