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책이 주는 한마디
이 책인 정호승 시인이 삶에서 느낀 것들을 한마디, 한마디로 정리하여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마음에 와닿았던 한마디들을 통해 내가 느꼈던 바를 남겨두고 싶었다.
<마음에 와닿았던 한마디들>
1. 산산조각난 항아리를 다시 붙이려 하지 마라
이 한마디에서 산산조각 난 항아리에도 존재적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보다는 다른 메시지에 더 주목하게 되었다. “텅 비어있는 항아리는 그 텅 비어 있음을 간직해야 하는 고통이 있을 것입니다.”라는 문장을 보고 내가 해왔던 생각을 반성해보게 되었다. 여기서 텅 비어있는 항아리는 산산조각 난 항아리와는 대립적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온전한 항아리를 말한다. 내가 저 문장에서 느꼈던 것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고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온전한 항아리가 비어있던, 고추장이나 된장을 담고 있던 텅 비어있음을 간직해야 하는 고민, 고추장과 된장을 잘 지켜야하는 고민이 있을 것이다. 여태까지 나는 누구에게나 고민이 있지만 높은 위치에 있거나 겉으로 멋져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고민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고민의 크기와 깊이는 타인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기 자신에게는 그 고민이 가시여도 어느 누군가에게는 화살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이 한마디는 전부터 알고 있었던 ‘수선화에게’라는 시를 통해 알고 있었던 문장이고 친구들끼리 많이 “외롭다”, “인생은 외로운거야.” 등의 대화를 나누면서도 어느 정도 머릿속에 각인되어 인생=외로움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정호승 시인이 여기서 외로움과 사랑을 관련시켜 그의 느낌을 이야기하는 데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돌이켜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가장 외로웠을 때는 내 마음 속에 사랑이 부족했을 때였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진정 사랑할 때는 그리 외롭지 않았습니다.”라는 문장을 통해서… 그러면서 외로운가를 고민하기보다 왜 사랑이 부족한가를 고민하라고 이야기해준다. 아직 나는 사랑의 깊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부모님의 사랑을 무조건적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이기적으로 생각했던 날들,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한 감정이 들 때마다 그것을 애정해서 생기는 마음일 것이라고 착각했던 날들이 떠올랐다. 나는 정호승 시인이 말하는 사랑에 대한 의미도, 추상적으로만 써왔던 사랑에 대한 의미도 아직 잘 모르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3. 하루살이는 하루만 살 수 있는데 불행히도 하루종일 비가 올 때도 있다
여기서는 거의 하루밖에 살지 못하는 하루살이가 비가 오는 날에 하늘을 원망하기보다는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심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떻게 보면 하루살이보다 더 나태한 하루를 보내고 있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내게 해보게 되었다. 신경 쓰이는 일이나,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지칠 때, 힘들어서 하늘을 원망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태어났음에, 하루살이와 달리 또다른 오늘을 살 수 있음에 감사하기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메시지를 준 한마디이다.
4. 닫힌 문을 너무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으면 열려 있는 등 뒤의 문을 보지 못한다
이 한마디에서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보통 많은 책에서는 될 때까지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여기서는 인생은 생각대로 되지 않을 수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노력하는 일이 잘 안 될 때, 더 이상 노력할 수 없다고 생각될 때 잠시 손을 놓고 쉬거나 뒤돌아 볼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또, 쉰이 넘었는데 사법고시를 계속 준비하시는 분의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꿈을 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포기의 기준은 최선을 다한 여부이다. 최선의 기준이 무엇인가라는 것도 어렵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섭지만 정호승 시인의 말대로 무언가 정말로 안 될 때는 한 텀 쉬어가거나 다른 방향을 둘러보며 열려있는 문을 찾아볼 수 있는 유연한 마음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