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이 책은 유엔 식량특별조사관 ‘장 지글러’가 기아의 진실과 구호활동의 현실을 아들에게 얘기하는 대화 형식으로 써낸 책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책 제목을 보고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지만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답을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세계의 절반을 굶주리게 만든 요인들은 정말 다양했다. 그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자연도태설’이었다.
어떻게 사람 입에서 그토록 잔인한 말이 나올 수 있는지. 이 세상에 죽어도 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 이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양심에 가책을 덜어낸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죽어도 되는 사람으로 여겼다. 이 사람들의 주장은 지금 우리가 산소와 음식이 부족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그 사람이 굶어 죽어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자연적으로 당연한 것이고, 그들의 숙명이란 셈이다.
더 잔인한 것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그들을 도와주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굶어 죽어가고 있는 아이를 울며 안고 있는 엄마에게 가서 그들은 말할 수 있을까? 당신 아기의 죽음으로 우리가 산소가 부족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말 이건 말도 안 되는 논리이다. 아무리 옛날이라지만 이런 비상식적인 논문이 발표되었다는 것이 참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우리도 지금‘자연도태설’의 첫 걸음을 밟고 있다. 각종 언론을 통해 기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익숙해지고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가끔 피골이 상접한 아이의 모습과 같은 자극적인 영상이 나오면 그때서야 안타까워하고 후원하려 전화기를 들지만 이 마음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다시 지구상에 기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삶을 살아간다.
이렇게 그들이 그렇게 죽어가는 것이 당연하고 평범한 일로 여겨지는 것과 기아는 숙명적인 것이라 주장하는‘자연도태설’이 뭐가 다른 것일까?
요즘 뉴스에는 기아 얘기가 잘 나오지 않는다. 환경 파괴에 대해서는 학교와 언론을 통해 자주 접하고, 전쟁도 연일 떠들어대지만 기근에 대한 관심은 그만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 기아는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 흔하고 평범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기아에 대해 관심을 갖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 지금은 세계 기아의 실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를테면 기근으로 인해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한 명 꼴로 굶어 죽는 등 한 해 수천만 명이 기근에 희생되고 있으며, 또 한 해 700만 명이 영양 부족으로 시력을 잃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기아를 유발하는 배후의 원인들에 대해 너무 무지했고 깊게 생각해보려하지 않았다. 단순히 구호단체들이 보여주는 겉만 보고 낭만적으로 생각했다.
전쟁과 정치적 무질서로 구호 조치가 무색해지고, 구호조직의 활동에 있어서의 문제, 부자들의 쓰레기로 하루하루 연명하는 사람들, 어떤 사람은 배불리 먹고 어떤 사람은 굶는 아이러니, 선진국의 이기심으로 인한 사막화와 삼림 파괴, 도시화와 식민지 정책의 영향, 특히 불평등을 가중시키는 신자유주의……. 이 책에서는 기아를 유발하는 상황들이 정치, 경제 질서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책을 다 읽고나서 나 혼자의 도움 가지고는 기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 무력한 기분도 들었다. 그러나 이 책의 지은이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 변화에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서 기아에 대한 의식을 개선하고 조금의 관심이라도 가졌으면 좋겠다. 기아 문제 해결에서의 희망은 서서히 변화하는 공공의식에 있다.
당신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 대해 쉽사리 답을 하지 못하겠다면 이 책을 읽고 답을 찾기 바란다.

얼음나무 숲 (노블레스 클럽 001)

 여기 천재가 있다. 부모도, 돈도 없는 평민이지만 뛰어난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로 시대를 풍미하는 천재 아나토제 바옐. 그리고 귀족으로 태어났고, 아버지의 의지로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되었으나 실력이 또한 출중해 도시에서 알아주는 천재가 고요 모르페. 자라온 환경을 달랐어도 어릴 적부터 서로를 알아본 그들은 친구가 되고, 음악의 성지 에단에서 음악을 하며 살아간다. 바옐은 자신의 음악에 맹목적으로 열광하는 청중들을 보고 자신의 음악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실망하며 자신의 음악을 들어줄 사람을 찾아 돌아다닌다. 항상 자신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바옐을 동경하며 그가 원하는 하나의 청중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고요. 그런 고요에게 항상 냉정하게 대하며 자신만의 음악을 확고히 굳혀나가는 바옐. 그러던 수많은 연주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전설의 악기를 바옐이 손에 넣게 되고, 의문의 사건들에 휘말리게 되는데

 

 서로 다른 천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은 고요의 시선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말은 독자는 바옐을 바라보는 고요의 시선뿐만 아니라 그가 느끼는 깊은 심정과 감정 또한 고스란히 느낄 있다는 말이다. 표현이 굉장히 섬세하고 닿아서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나는 고요 모르페가 되어있고, 똑같이 바옐을 좇고 있으며 그들과 같이 울고 웃고 있다. 음악을 주제로 소설이지만, 부담 없이 읽을 있으며, 음악에 관한 경험이나 지식이 있다면 훨씬 재미있게 읽을 있다. 어느 정도 읽다 보면 사건이 빠르게 진행되어 책을 손에서 놓을 없으며, 다음이야기를 원하며 읽다가 결국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하게 된다. 읽고 책을 덮으면 어느새 눈앞에 펼쳐진 얼음나무숲에 감탄할 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글을 읽은 만으로 당신은 얼음나무 입구에 다다랐다. 한걸음만 떼어 바옐과 고요가 기다리는 속으로 들어가보는 어떨까

편의점 인간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나는 내 의지로 살아가고 있는가?
 
편의점인간이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편의점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인가? 현대 1인 가구와 바쁜 생활로 편의점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으로 추측했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편의점인간은  편의점에서 10년 넘게 일해온 한 여성이다.
주인공  게이코는 어릴 적부터 평범한 사람처럼 생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학창시절부터 남들을 따라 하면서 평범하게 사는 척 연기를 해오고 대학을 진학하는 대신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게이코에게 편의점은 정해진 설명서에 따라 정확히 일만 하면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공간이다. 케이코는 정확한 설명서 대로 일하면 평범한 사람이 되는 편의점을 좋아한다. 그러나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활이 10년이 넘어가자 다시 케이코는 평범하지 않은 인간이 되어버린다. 주변에서 다시 결혼과 취직을 언급하며 평범한 삶에 관해 이야기 한다.
이 부분에서 내가 초중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을 다니고 있는 것이 진짜로 내 의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연애, 취업 고민까지 모두 불투명해졌다.
20살이 되면 연애를 해보아야 한다, 미팅, 소개팅 안 하니?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나도 사람들에게 말하기 위해서 연애를 고민해 본 적이 있다.
소설은 일본 특유의 집단 문화로 남들과 다른,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말에 올라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우리나라 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너 걱정돼서 하는 말이야.’, ‘너 그러면 안 돼’, ‘전부 때가 있는 법이야.’ 이런 말을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쉽게 내뱉어 버리니 말이다.
공부하고, 취업하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보통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우리 모두 다르고 생각하는 것과 처한 상황이 다른데 모두 함께 달려가야 하는 같은 목표가 있는 것인가? 진짜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는지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책을 한번 손에 쥐게 된다면 막힘없이 금방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책을 읽었을 때 느끼는 감정은 모두 다르겠지만 생각해 볼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책을 전부 읽고 책을 덮었을 때 느낀 감정은, 게이코는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분명 나는 게이코 처럼 생각하지 않는데, 게이코와 나가 같은 것 같은 불편한 느낌이었다.
 
p.74
“하지만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지면, 나를 이상하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꼬치꼬치 캐묻잖아? 그런 귀찮은 상황을 피하려면 그럴듯한 변명이 있어야 편리해.”
이상한 사람한테는 흙발로 쳐들어와 그 원인을 규명할 권리가 있다고 다들 생각한다. 나한테는 그게 민폐였고, 그 오만한 태도가 성가시게 느껴졌다. 너무 방해된다고 생각하면, 초등학교 때처럼 상대를 삽으로 때려서 그러지 못하게 해버리고 싶어질 때가 있다.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이 책을 처음 읽게 된 이유는 예쁜 책을 선물 받았기 때문이였다.
친구에게 책을 선물해달라고 한 이유는 한가지였다. 모두가 바쁘게 핸드폰만 보고있는 지하철에서 책을 보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일상 틈틈히 핸드폰 세상 속에서 사는 사람보다 책 속 세상을 엿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책을 선물받고 기분좋게 지하철에서 책을 펼쳤다.
빨강머리 앤, 뭔가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캐릭터다 . 어렸을 때 읽었던 캐릭터 속 주인공이여서 였을까..
순수했던 시절 만났던 친구를 다시 만난 느낌이였다.
평소에 책을 즐겨 읽고 싶어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내가 책장을 한장한장 넘기고 지하철이 아닌 집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건
빨강머 앤이 하는말.. 어렸을 땐 미처 감명받지 못했던 말들에 위로를 받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 때였다.
우리는 힘든일 이 생기면  보통 친구에게 말을 하곤 한다. 그치만 때론 책 속에 주인공이 나를 더 크게 위로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의 나는 친구에게 위로받는 것조차도 힘들었다.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고 아무한테도 위로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위로받고 싶었다.
그럴때는 책을 또 이책을 한번쯤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책을 읽을때 나는 관계에 지처 힘들어할 시기였다. 
누군가와의 관계속에서 기대하고 상대가 그 기대에 못미치는 행동을 보여줬을 때 나는 실망하고 상처받게 됬다. 
그래서 이제 어떤 관계든 기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책속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했다.
“앞일을 생각하는 건 즐거운 일이에요.
이루어질 수 없을지는 몰라도 미리 생각해보는건 자유거든요.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순간 머리를 망치로 한대 맞은 것 같았다. 그리고 슬펐다..
내가 벌써 린드 아주머니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슬퍼졌다. 그리고 곧 앤이 하는말에 설득당했다.
우리 앞일은 아무도 모르지만 기대하는건 나쁜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확실해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또 기대하기로 하였다.
작가는 처음 프롤로그에 책을 쓰기 전 세상 절망스러운일들로 가득했다고 하였다. 그리고 우연히
앤이 하는말을 듣고 눈물이 픵 흘러내려  앤이하는 말들을 글로 적게 되었고 10년만에 공모전에 당선되 소설가가 되었다.
그때 작가의 눈물버튼을 킨 앤의 말이다.
“앨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되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저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걸요.”
앤이 하는 말처럼 생각되지 않는 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일까?언제가 나도 앤처럼 이책의 글쓴이처럼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슬픈일이 아니라 멋진일이라는 것을 공감하고 싶다. 
이 책에서는 그걸 시간이 선물해준다고 말하고 있다.
시간이 우리에게 선물하는건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똑같은 상황을 바로보는 관점을 바꾸는 힘이라고..
시간은 느리지만 결국 잎을 키우고, 꽃을 키우고 나무를 자라게한다.
그게 우리는 시간이 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나도 지금 이 힘든 상황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믿을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마왕

나는 한 번 읽었던 책이 마음에 들면 계속 읽는 습관이 있다. 좋게 말하면 안정적인 걸 추구하고 나쁘게 말하면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중 한 권이 이사카 코타로의 마왕이다. 처음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이제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지금보다 새로운 도전을 하던 때에 도서관을 둘러보다 뽑았던 책 한 권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책의 전반부는 형 안도의 이야기, 후반부는 동생 준야의 이야기로 나누어져 있다. 평범했던 안도는 어느날부턴가 자신에게 복화술이라는 능력이 생겼음을 알게 된다. 그 시기, 사람들의 마음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정치인 이누카이가 훗날 일본에 큰 위협이 될 것을 느끼고 그를 저지하기 위해 복화술이라는 능력을 쓰지만 결국 막지 못하고 죽게 된다. 형 안도가 죽고 나서부터 동생 준야는 항상 운이 따르기 시작한다. 나중에 형이 정치인을 막으려다 죽었다는 걸 알게 되고 자신의 운을 이용해 자금을 모아 형의 일을 마무리 하려 한다. 

이 책 속에 무솔리니의 처형 이야기가 나온다.
무솔리니는 최후에 애인인 클라라와 함께 총살을 당하고, 시체는 광장에 공개되었다는 모양이야.군중이 그 시체를 향해 침을 뱉고 매질을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시체를 거꾸로 매달게 되었는데 그러자 클라라의 치마가 뒤집혔지. 군중들은 굉장히 즐거워했대. 죽여준다, 속옷이 훤히 다 보인다, 하며 흥분했겠지. 어느 시대건 그러기 마련이지, 남자들이란. 아니 여자들도 그랬겠지. 그런데 그때 한 사람이 손가락질을 받아가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치마를 올려주고 자신의 허리띠로 묶어서 뒤집히지 않도록 해줬대.

사람들은 모른다. 죽은 여자의 치마가 뒤집혀져 있는 모습을 보고 내가 왜 웃고 있는지.
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따라간다. 처음으로 비웃고 놀린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게 광장 안 모든 사람들이 즐거워한다. 무솔리니의 처형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다.
소설 속 정치인 이누카이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람들의 여론을 이끌고 사람들은 열광한다. 자신들이 왜 이누카이를 좋아하고 열광하는지도 모르면서. 안도는 위에 나와있는 이야기 중 손가락질을 받아가며 클라라의 치마를 올려주고 자신의 허리띠로 묶어서 뒤집히지 않도록 해준 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의 이유도 모르는 감정에 동조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관철한다. 사람들이 이누카이를 지지하지만 안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군중심리를 이용하여 나라에 해를 끼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를 막다가 죽은 것이다.
 하지만 요즘 사회만 봐도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이를 관철하는 사람들이 적다. 자신의 생각 없이 남들이 좋다고 하면 좋다 말하고, 욕하면 같이 욕하고. 왜 사람들이 좋아하고, 욕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말해도 자신이 생각했을 때 아니라면 아니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들이 싫다고 말해도 좋으면 좋다고 말하는 생각과 용기가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 더이상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바라며.

주홍글씨 (문예세계문학선 12)

삼학년이 된 후, 일학년 때만큼 도전적이지 않게 되고, 조금의 실수도 많은 자책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때 읽어본 이후, 오랜만에 주홍글씨를 읽게 되었다.

주홍글씨에서는 죄를 저질렀지만 반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두 인물이 나온다. 죄인의 표식인 주홍글씨를 달고 사는 헤스터 프린은 불륜이라는 죄를 인정하고 남들에게 베풀며 살아가는 삶을 택한다, 허나, 딤즈데일 목사는 목사라는 직위 하에 비밀을 갖고 하루하루 죄책감에 살아간다. 결국 딤즈데일 목사는 죽기 전 자신의 죄를 밝히고 인정한다. 그 순간 목사는 진정한 자유를 느낀다.

이를 보고 머리가 띵했다. 자신의 실수, 즉 죄를 인정하지 않고 하루하루 죄책감에 과거를 살아가는 목사가 될 것인가? 만인에게 죄의 꼬리표를 달고 살지만 이를 인정하고 미래를 꿈꾸는 헤스터 프린이 될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거에 행해진 자신의 죄, 실수 때문에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고 미래또한 꿈꾸지 못하는 삶은 무의미적인 삶이라는 결론을 내렸다.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만약에 실수를 하더라도 이를 인정하고 미래를 꿈꾸는 삶만이 성공을 위해 나아가는 길이고 진전이 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때 읽었을 적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때는 일차원적으로 주홍글씨에 대해서 받아들였는데 다시 읽어보니 삶을 살아가는 방향에 대해 일깨워 주는 큰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실수를 무서워해서 도전하지 않는 요즘의 나에게 한발자국 나아갈 수 있게 힘을 실어주었다.

 

 

 

 

 

 

 

 

 

 

 

 

징비록 (지옥의 전쟁 그리고 반성의 기록, 오래된 책방02)

징비록, 아프지만 반드시 교훈삼고 기억해야 할 우리의 역사


 


징비록은 조선 중기의 문신 유성룡()이 임진왜란 동안에 경험한 사실을 기록한 책으로 정사가 아니라 야사로 취급됨에도 불구하고  1969년 11월 7일에 국보 제132호로 지정되었다.그만큼 이 책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징비록에서 ‘징비()’란 『시경()』「소비편()」의, “내가 징계해서 후환을 경계한다 라는 구절에서 따온 말이다. 당시 소규모 왜적의 해적질 수준이 아니라 일본의 대규모 정규군이 조선을 침공할 징후가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고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지 못한 조선의 지도층을 강력하게 비판함과 동시에 후대에는 더 이상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 땅을 살아가는 후손들에게 경고하고 가르침을 주는 것이 이 책이 서술된 궁극적인 목적이다. 그때 당시 무엇이 잘못되었고 이러한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확하게 직시하기 위해 저자는 당시 임진왜란의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세세하게 작성하였다. 특히 시체를 집으로 가져와 인육을 먹는 백성들의 모습, 어린 아이가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왜군의 칼에 죽은 어머니의 젖을 빨고있는 모습 등  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서 고통받는 민중들에 대한 묘사는 매우 잔인할만큼 구체적이다. 또한 전쟁 발발의 징후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론을 통일시켜 난국을 타개하지는 못할 망정 당파 싸움만 일삼는 조선 조정에 대한 저자의 분노가 온몸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이러한 징비록은 각 개개인의 차원에서도 자기 자신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바라봄으로써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보완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전 사회적인 측면으로 확대시켜 봤을때 이 책이 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하지만 이러한 후대에 대한 저자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역사의 중요성을 소홀히 여긴 나머지 똑같은 비극을 반복하고 있다. 임진왜란이 끝난 후에도 현실 감각없는 조선 조정의 국정운영 때문에 병자호란, 한일 합방 등 여러 차례의 비극적인 사건들이 이 땅을 휩쓸었다. 그 결과 고통받는 존재는 항상 힘없는 국민들이었다.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과거 수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켜 전국을 슬픔에 빠지게 한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의 붕괴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저자 유성룡이 던진 교훈처럼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이러한 대규모의 참사를 반드시 기억하여 철저히 대비책을 마련하고 이러한 비극을 반복시키지 않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최근 전국민을 슬픔에 몰아넣은 참사들을 여러 번 겪었다. 과거 500여 년전의 임진왜란처럼 비극이 휩쓸고 간 자리에서 고통받는 존재는 항상 힘없는 대다수의 국민들이었다. 처음 저자가 이 책을 기술하였을때에도 더 이상 후대에 고통받는 백성들이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시작하였을 것이다.  유성룡이 징비록을 통해 던진 메시지는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를 충분히 일깨울 수 있고 따라서 이러한 후대를 위한 선조의 진심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징비록은 우리에게 단순한 역사서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반지의 제왕 세트 (전3권)

올해 초, 반지의 제왕 확장판이 영화관에서 개봉하였다. 기본적으로 120분이 넘는 상영시간에 최소 20분씩은 더 추가하여 영화를 구성하였고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왕의 귀환은 자그마치 3시간30분이 넘는 상영시간을 보여줬다. 그러나 평소 반지의 제왕을 좋아하는 필자는 공짜티켓이 있어서 시리즈 전체를 정주행 하는 임무아닌 임무를 신나게 완수하였다. 그 이후 집을 가던 중에 ‘아르바이트를 빼면 많은 시간이 존재하는 겨울방학인데 원작인 소설도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양장본형식의 반지의 제왕은 분량부터 남달랐다. 마치 헌법 전공책처럼 두껍기만 하고 쓸데없는 그런 느낌이다. 그래서 처음 독서를 시작했을 때 두꺼운 책때문에 어디에 두고 보기가 힘들어서 긴 분량의 소설이 더 안 읽히지 않을까 걱정이 컸다. 하지만 책은 그런 나를 비웃는 것같았다. 반지의 제왕은 톨킨이라는 작가가 새로운 신화를 만들고 싶어서 쓴 소설이다. 아주 먼 옛날 ‘중간계’라는 장소를 중심으로 ‘반지’를 운반하는 ‘반지원정대’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이미 영화로 봤기 때문에 소설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를 중심으로 읽어나갔다. 영화에서의 분량조절로 인해 편집된 많은 부분은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예를 들면 사실상의 주인공 ‘프로도’가 ‘포니여인숙’에 도착하기 전의 이야기등이 있다. 하지만 중심 이야기하고 별 연관성없는 이야기도 많기에 작가의 욕심이 보이기도 한다. 얼마나 이야기창조에 심취했으면 스스로 소설속 인물간의 언어를 창조하고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냈을까. 그러나 소설이라기 보다 장대한 서사시에 가까운 이 작품은 읽는 이가 가속도있게 읽고 빠져들게 만든다. 도저히 한 명의 인간이 창조한 문학작품이라고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정말 방대한 양이지만 이야기마다 섬세하고 감동적이다. 그러므로 올 겨울에 종강하고 시간이 남을 때 온전히 영미문학에 빠지고싶다면 또는 영화를 보고 ‘중간계’이야기에 더 알고싶은 사람에게 이 소설을 추천한다.  

녹색시민 구보씨의 하루 (일상용품의 비밀스러운 삶)

녹색시민 구보씨의 하루를 읽고

오랜만에 도서관에 들러 책을 빌려왔다. 녹색시민 구보씨의
하루라…… 구보씨?? 소설 구보 씨의 일일의 주인공이 생각났다. 이 책에서도 서울의 중산층에 속한 평범한 도시인으로 설명이 되니 내 생각이 맞은 것 같다조금은 낯익은 기분에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구보 씨는 우리들과 같은 평범한 사람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구보 씨가 마냥 평범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제목만 보았을 땐 그냥
환경을 소중히 생각하는 시민에 대한 이야기인가보다라고 생각했지만 재활용종이로 만들어진 책을 읽기 시작하고 나서는 그 생각이 틀렸다고 스쳐 지나갔다. 
이 책은 우리처럼 평범하게 일생을 살아가는 시민인 구보 씨가 살면서 소비하게 되는 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자연과 노동
, 에너지가 소비되는 지를 말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빈번히 소비하는 10가지의 제품이 생산되는 과정의 처음과 끝을 보여주며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자전거부품하나하나의 원산지부터 비닐봉지가 만들어지는 과정 등을 정말 세세하게 알려주었다
. 카페에서
매일 원두를 갈고 커피를 제조하는 내게 커피원두에 관한 에피소드가 흥미로웠다
. 콜롬비아 숲은 다양한
종류의 새들에게 고향인 숲인데 커피의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그 숲에 서식하던 나무들은 모두 잘라내고 커피나무들을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 그 결과 토양이 부식되고 서식하던 95퍼센트의 새들이 사라졌다. 이 조그마한 원두 하나가 새들까지 사라지게 한 줄은 생각도 못했다.
커피나무에 뿌리는 살충제 때문에 나쁜 성분들이 노동자들과 동물들에게 흡수되며
, 원두 겉껍질을 강에 버려
물고기까지 위험하다니 책을 읽는 나도 심각해졌다
. 일본에서 만들어진 화물선과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된 석유로
운반된 원두는 한국에 도착해 볶아지고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용기에 포장되어 우리 
매장과 전국각지로 운반된다. 힘들고 먼 여정과 많은 화학물질을
거쳐온 원두였다
.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며 힘을 얻고 조금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인데 커피를
좋아하는 나로써도 마냥 좋다고 할 수는 없게 된 것 같다
. 책을 읽으며 내가 살면서 잠깐 쓰고 버리는
일들이 얼마나 허무한지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자연이 훼손되는 지를 다시 생각하고 반성하게 되었다
.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구보 씨처럼 하나하나 따지고 생각하면 어떻게 살며 무엇을 먹고 어떤 것을 소비 하라는 거지
? 라는
생각이 처음엔 들었는데 에피소드 마지막에 써놓은 녹색시민들이 해야 할 일을 보면 나처럼 생각하는 많은 이들에게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 사소한
것 에서부터 시작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것 같다
. 구보 씨처럼 자동차대신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고 이면지를 사용하며 비닐봉지대신 장바구니를 이용하고 물건을 살 때 꼭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를 생각하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 지금부터 실천할 수 있을 것 같은 의지가 생겼다책을 읽으며 나는 생각했다. 나는 내가 살아가는 지구를
위해 무엇을 했던가
…… 쓰레기 분리수거,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나 걸어서 가기
,,, 더 이상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럼
나는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흔적을 남겼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오늘은 연휴여서 학교에 가지 않아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탈 일이 없었다. 다행이다. 나는 아 침에 일어나 물과 샴푸, 클렌징폼을 사용하여 씻고 중국에서 만들어진 삼성노트북을 켜서 웹 서핑을 하고 아침 겸 점심으로 제사하고 남은
전과 갈비찜을 먹었다
. 아르바이트에 갈 준비를 끝내 고 걸어서 20분정도
걸리는 거리를 걸어갔다
. 늦었을 때는 자전거를 타곤 한다. 걸어서
카페에 도착하자마자 카페에서 사용하는 원두의 원산지를 확인해봤다
. 브라질,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여러 곳에서 생산된 원두였다
. 이유를 여쭤봤더니 원두마다 맛이 다르며 신맛과 쓴맛, 부드러운 맛을 섞기 위한 것이라고 하셨다. 체인점카페라 그늘에서
자란 커피나무일 거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조금은 아쉬웠다
. 그 후 주문을 받고 커피를 제조하였다. 가끔 실수로 음료를 잘못 제조하여 할 수 없이 그 음료를 폐기하고 새로 만드는 상황이 있다. 잘못 제조된 음료를 버리면 플라스틱 일회용 컵과 뚜껑, 홀더, 빨대 등등 낭비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제부터는 제조할 때도 정확하게 해 버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또 커피를 마시고 남으면 아무 생각 없이 버린 많은 커 피들이 환경에 흔적을 남겼다는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여기까지만 해도 나는 지구에 정말 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 내가 공장을 운영하거나 자동차를
운전해 직접적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나도 일상 속에서 조금씩 오염시키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느껴졌다
. 흔적을 남기지 말라. 저자는 물질 소비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살아가면서 잊기 쉬운 비물질적인 것들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 갑자기 지금부터 환경운동가가 될 수는
없지만 나도 사소한 것부터 절약하고 다시 생각하며 사고 싶은 것을 매번 사며 부족한 것이 없는 이 시점에서 자발적 가난을 실천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   

모모 (: Momo(1973))

이 책은 ‘시간도둑’과 ‘사람들에게 빼앗긴 시간을 돌려준 한 아이’의 이상한 이야기로,
신비로운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시간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줍니다.


| 신비한 소녀 ‘모모’와 시간도둑 ‘회색신사’

  어느날 이젠 폐허가 되어버린 옛 원형극장에 신비한 소녀 ‘모모’가 나타났습니다. 모모는 까만 고수 머리에 누더기로 된 치마와 자신에겐 너무난 큰 어른 외투를 입은 초라한 아이였지만 어딘가 신비스러운 소녀였지요. 마을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원형극장에 살게 된 모모는 특별하진 않지만 사실은 아주 특별한 재주를 하나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재주는 바로 ‘귀 기울여주기’입니다. 모모는 누구의 말에도 온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 주었죠. 딱히 어떤 대화를 하는 것도, 조언을 해주는 것도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모모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다보면 저마다 어떠한 해결점을 가지고 돌아가곤 했습니다. 그래서 모모의 주위에는 언제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어요. 아마 모모의 이 특별한 재주는 모모가 가진 많은 시간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마을에 나타난 회색신사들 때문에 모모는 더 이상 친구들의 말에 귀기울여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왜일까요?

  회색 양복을 입고, 회색 모자를 쓰고, 회색 구두를 신은, 온통 회색 빛을 띈 회색 신사들이 어느 날 사람들에게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시간 저축은행의 사원이라고 소개하며 사람들에게서 시간을 도둑질했죠. 회색신사들을 만난 사람들은 더 바쁘게 살아가기 시작했고, 점점 삶의 여유를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더 빨리, 더 빠르게’를 말하며 잠 자는 시간도 줄이고, 여가생활도 하지 않고 심지어 어른들은 바쁘게 일하느라 자신들의 자녀들조차 돌보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사람들이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한 행동들이었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그 전보다 시간과 여유 모두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모의 친구들도 더 이상 모모에게 이야기하러 오지 않게 되어버린 거죠. 모모는 사람들에게서 시간을 빼앗아 가는 회색 신사들의 나쁜 계획을 눈치챘습니다. 회색 신사들도 모모가 가진 재주가 자신들의 일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래서 회식 신사들은 자신들에게 방해가 되는 모모를 처리하기 위해 모모를 쫓았고, 모모 또한 회색 신사들에게서 사람들이 빼앗긴 시간을 되찾기 위해 시간을 관리하는 ‘호라 박사’와 거북이 ‘카시오페아’의 도움을 받습니다. 결국 모모의 승리로 사람들은 다시 시간을 되찾고 시간을 빼앗기기 전보다 더 많은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게 됩니다.


| 시간을 도둑 맞은 ‘대학생’들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대학생들은 아마도 회색 신사들에게 시간을 도둑 맞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미 이 사회가 회색 신사들의 계획대로 되어버렸을 수도 있겠네요. 대학생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더 나은 스펙을 쌓기 위해, 더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하루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좋은 성적을 받고, 나은 스펙을 쌓고,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전혀 나쁜 일도, 잘못된 일도 아니지요. 하지만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 했던 것들로 인해 더 시간과 여유를 잃게 된 시간을 빼앗긴 사람들처럼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점점 시간과 여유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캠퍼스 낭만’이란 말도 이젠 옛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막 시작된 청춘을 즐길 여유조차 없도록 사회는 점점 더 변해가고 있는 듯 합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여가생활을 위해 시작했던 동아리 활동을 이젠 어떤 점수를 위해서 혹은 특별한 스펙을 위해서 하게 되었고,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보람을 위해서 했던 봉사활동이 이제는 단순히 봉사점수를 채우기 위해 억지로 하는 게 되어버리기도 했죠. 심지어 친구들과 선후배들과 웃고 대화하는 즐거운 시간들이 나의 성공에 방해가 되는 걸림돌로 보이고, 때론 남들보다 못살고 있다는 죄채감까지 들게 만들기도 합니다. 정말 우리들은 나도 모르게 회색 신사를 만났던 걸까요?
  많은 대학생들의 고민 중 하나는 ‘내가 뭘 하고 싶을까?’일 것입니다. 그러고는 지금까지 자신의 전공을 배워왔던 시간들을 아까워할 지도 모르죠. 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있지만 그 길이 빨리 보이지 않을 때, 자신이 하고 있는 노력들과 보낸 시간들이 헛수고이지 않을까 고민할 수도 있겠죠. 그러면서 많은 대학생들은 자신이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래서 회색 신사들에게 시간을 도둑 맞은 그 사람들처럼 ‘더 빨리, 더 빠르게’를 말하며 자신들 스스로 시간도 여유도 잃어버리고 있지요. 

모모는 거북이에게 말했다.
“부탁이야, 좀 더 빨리 걸으면 안될까?”
거북이는 대답했다.
“느리게 갈 수록 더 빠른 거야.”
.
.
“사실 진정한 시간이란 시계나 달력으로 잴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힘겨운 이 사회를 살아가는 수 많은 대학생들은 이 책에서 말하는 시간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모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는 시간의 의미는 아마 우리가 평소 생각하고 있던 시간과는 좀 다를 수 있습니다. 느린 것이 어떻게 더 빠를 수 있으며, 시간을 재기 위한 것이 시계나 달력인데 이것들로 잴 수 없다는 게 무슨 말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겠죠. 하지만 진정한 시간의 의미에 대해서 깨닫는다면 많은 대학생들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마도 회색 신사들은 대학생들이 진정한 시간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는가봅니다.


| 특별하진 않지만 아주 ‘특별한’ 재주

  모모의 특별하진 않지만 아주 특별한 재주를 통해 우리는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과연 지금 우리들은 누군가에게 귀를 기울여주고 있는지 말이죠. 학업에 쫓겨서, 스펙에 쫓겨서, 취업준비에 쫓겨서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여유가 없다는 변명에 우리가 귀를 기울여줘야 할 누군가에게 귀를 닫고 있을 수도 있겠지요.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점점 더 불신과 배신이 넘쳐나는 개인주의 사회로 바뀌어 가는 것도 회색 신사들의 계획 중 하나이지 않을까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나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회색 신사들에게 있어서 모두 시간을 낭비하는 일로 치부되니까요. 그래서 특별하진 않지만 아주 특별한 재주를 가진 모모가 회색 신사들의 계획에 방해가 되었던 거겠죠. 회색 신사들로부터 이 사회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들도 모모의 특별한 재주를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들도 모모처럼 회색 신사들에게 빼앗긴 시간들은 되찾아 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