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속 인문학 (키케로부터 코코 샤넬까지 세상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인문 강의)

 독서 모임을 통해 『옷장 속 인문학』을 읽으면서 대학에서 옷에 대해 공부하면서도 알지 못했던 패션의 세세한 역사와 그것을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넓힌 생각들을 접할 수 있었다. 패션을 단순히 옷으로 보지 않고 그 이상의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 것이 인상 깊었다. 
 책의 초 중반에서는 옷을 어떻게 입을 것인지, 옷 입기를 어떤 관점에서 다르게 볼 수 있는지 등을 다루고 있다. 나는 전에 옷을 허세나 허물처럼 느끼고 실용성이나 내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옷은 오히려 내면을 드러내는 수단이자 자존감의 표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어두운 계열의 옷을 주로 찾는 나의 습관이 자존감이나 남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내가 만들어가는 나’라는 내용과 ‘환원 불가능한 스타일’이라는 개념도 인상 깊고 나도 따라 하고 싶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상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책에 나와있지 않아서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중 후반부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현재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셀러브리티와 아이콘이 고대, 중세와 같은 과거부터 있었던 개념이라는 것이 있었다. 또한 한 분야에 몰두해온 장인과 그와 관련한 명품들에 대한 의미와 정신에 대해 읽으면서 다양한 경로를 경험하고 유연하게 커리어를 바꾸는 지금의 흐름 속에서 장인의 길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와 인공지능이 이것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도 해볼 수 있었다. 
 『옷장 속 인문학』은 스타일링에서부터 패션의 역사, 인문학을 흥미롭게 이야기하면서 옷 입는 태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각 챕터마다 다양한 주제를 비교적 넓고 가볍게 다루고 있어서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부담 없이 읽으면서 정보를 얻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국내 출간 30주년 기념 특별판)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사랑, 자유, 책임의 의미를 탐구하는 철학적 소설로,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의 봄’과 그 이후의 정치적 격변을 배경으로 합니다.
먼저 저희가 책을 일고 조원들과 생각한  본 제목에서의 “참을 수  없는”의 의미는 사랑이었습니다.전체적으로 사랑의 무게를 다루고 있는 이 책에서 인간은 사랑을 참을 수 없지만,이를 다루는 행동과 무게가 다른 것이 고통이라고 생각했습니다.결말이 두 연인의 해피엔딩이 아닌것도 이러한 작가의 사랑에 대한 세계관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주제와 철학적 탐구

1. 가벼움과 무거움의 딜레마

쿤데라는 니체의 ‘영원회귀’ 개념을 반박하며, 인생이 단 한 번뿐이라면 그 가벼움이 오히려 견디기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토마시의 자유로운 삶과 테레자의 깊은 감정적 연결은 이러한 가벼움과 무거움의 대조를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색합니다.

2. 사랑과 자유의 긴장

토마시는 자유로운 사랑을 추구하지만, 테레자는 헌신과 안정된 관계를 원합니다. 이들의 관계는 사랑과 자유 사이의 긴장을 보여주며,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3. 정치적 억압과 개인의 선택

소설은 체코슬로바키아의 정치적 억압 속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개인적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정치와 개인의 삶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사랑의 개념: 몸과 영혼, 가벼움과 무거움의 이중성

1. 사랑 vs. 성(性愛)

  • 토마시는 성을 “가벼운 것”으로, 사랑과는 분리된 것으로 봅니다.

    그는 “사랑은 성관계 욕망이 아니라 공유된 잠자리의 욕망”이라 말하며, 성은 여러 상대와 가벼울 수 있지만, 사랑은 특정한 한 사람에게만 향하는 것이라고 구분합니다.

  • 반면 테레자는 성과 사랑이 분리될 수 없다고 믿습니다. 토마시의 불륜은 그녀에게 있어 배신이며, “몸과 영혼이 분열됐다”고 고통스러워합니다.

둘 사이의 이러한 긴장은 작품의 핵심적 사랑 모티브입니다. 결국 쿤데라는 몸과 영혼, 성과 사랑의 이분법이 결국 무너진다는 점도 보여줍니다. 테레자가 성 경험 후 심리적으로 거부감을 느끼는 장면이나, 토마시가 다른 여성과 성관계를 위해선 먼저 술을 마셔야 하는 모습이 이를 상징합니다.


 독서 소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단순한 서사 이상의 깊이를 지닌 작품입니다. 철학적 사유와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이 어우러져 삶의 의미와 선택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특히, 사랑과 자유, 책임 사이의 균형에 대한 질문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주제입니다.

흰 (한강 소설)

 저는 항상 책을 읽기 전에 줄거리나 책 소개를 먼저 보는 편입니다. 『흰』의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가 없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 라는 소개글을 읽고, 평소 흰색을 깨끗하고 어떤 색과도 잘 어울리는 긍정적인 색으로만 여겨왔던 저는 그 문장이 더욱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단순히 밝고 순수한 색이라고 생각했던 흰색에, 어떻게 이야기를 담았을지 궁금해져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책을 읽어보니, 한강 작가가 표현하는 ‘흰’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 기억과 상실, 존재와 부재 같은 무게 있는 주제들이 흰색과 관련된 다양한 사물들을 통해 조용하면서도 강렬하게 드러나 있었고, 그 방식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작가는 흰색이라는 단일한 색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존재의 근원을 성찰하게 만들었고, 저는 그 과정 속에서 흰색이 더 이상 단순히 ‘밝음’ 을 뜻하는 색이 아니라, 때로는 비어 있음, 상실, 혹은 조용한 슬픔을 담고 있는 색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팀원들과 함께 책의 내용을 나누고 토의하면서 혼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시선과 해석을 접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책을 더욱 입체적이고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책 한 권을 읽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나누고 서로의 감정을 공감하면서 더 넓고 깊은 독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리얼월드 암호학 (블록체인과 양자 컴퓨팅까지 그림과 사례로 실용적으로 익히는 현대 암호학)

 리얼월드 암호학은 실제 생활이나 서비스에서 사용되는 암호 기술들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기존의 암호학 책들이 수학 공식이나 복잡한 이론에 집중했다면, 이 책은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를 알려주는 데 더 집중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인터넷에서 자주 사용하는 보안 통신 기술인 TLS, 메신저 앱에서 사용하는 시그널 프로토콜, 요즘 주목받는 암호화폐 기술 같은 주제들이 많이 나온다. 단순히 개념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동작하는지,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문제가 있었던 부분은 어떻게 해결됐는지까지 잘 설명돼 있다.
 그림이 많이 들어 있어서 이해하기 쉬웠고, 실제 프로그래밍 언어로 된 예제 코드도 나와 있어, 암호 기술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너무 깊거나 복잡한 수학 없이도 핵심 개념을 익힐 수 있게 도와줘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책의 후반에는 요즘 이슈가 되는 양자 컴퓨터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아직 낯선 주제일 수 있지만,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올지 미리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옷장 속 인문학 (키케로부터 코코 샤넬까지 세상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인문 강의)

김홍기 저자의 [옷장 속의 인문학]을 읽게 된 계기는 단순히 패션에 관한 흥미 때문만은 아니었다. 옷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인간과 삶을 들여다보는 인문학적인 관점이 궁금했고, 옷을 고르고 입는 순간에 철학적인 의미가 있을지 궁금해서였다.
 책의 첫 장에서 저자는 ‘옷을 입는 행위’ 자체가 자아를 실현하고 정체성을 드러내는 철학적 행위임을 이야기한다. “옷이란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스타일은 가치관이 있어야 비로소 드러난다”는 말은 내가 평소에 옷을 입을 때 어떠한 생각을 하고 어떠한 태도를 갖는지 생각하게 되는 문장이었다. 옷을 입는 행위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평소에 나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고찰할 수 있었다. “관찰하세요!”하고 끝나는 장이 있었다. 간결한 문장이지만 이후 일상의 작은 장면과 지나가는 사람의 옷차림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지게 해주었는데, 단순히 그저 보고 ‘와, 예쁘다’, ‘이상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시야를 넓혀주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또, “우아함은 더할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덜어낼 것이 없는 상태, 즉 절제된 힘의 사용에서 시작된다”는 구절은 삶과 스타일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절제의 미학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고, 평소 충동적 소비와 맥시멀리스트인 내가 반성하고 고쳐야 할 부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패션의 역사와 사회문화적 맥락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셀러브리티의 탄생, 모델과 마네킹의 기원, 향수의 문화사, 스니커즈와 주머니, 단추, 지퍼, 코트 등에 담긴 역사적 흐름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무심코 입는 옷 한 벌에도 수많은 이야기와 인류의 흔적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느끼게 된다. 역사적인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는 나로서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부분이었다.
 독서 클럽에서 이 책을 함께 읽고 나눴던 대화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AI와 장인정신의 공존 가능성, 윤리적 패션에 대한 시사점, 스타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같은 책을 읽었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점이 다르고 해석하는 지점 또한 달랐다는 점, 그리고 그 차이 속에서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독서토론의 묘미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단순히 패션을 다룬 책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를 옷이라는 렌즈를 통해 다시 바라보게 해주는 깊이 있는 책이었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거나, 자아와 삶을 돌아보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옷장 속을 정리하는 동시에 마음의 옷장도 들여다보게 되는 경험이 될 것이다.

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 세트 (그래픽 디자인 편, 로고 디자인 편, 타이포그래피 편, 일러스트레이션 편)

일러스트레이터 편- 을 읽고 남기는 독서평,
적절한 일러스트의 사진예시와 함께 어떤 기법을 사용했는지 대제목으로 보여주고, 어떤 일러스트인지 일러스트의 재미요소를 설명해준다.
굉장히 친절한 책이다. 그리고 한페이지 마다 하나의 일러스트와 설명이 들어가 있어 대중교통을 탈 때 간단하게 읽기가 좋다.
단편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어 굉장히 가독성이 좋다. 시각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지난 1학기, 커뮤니케이션 수업을 학교에서 수강 했을 때 이론 수업 도중에 교수님께서 보여주셨던 예시가 책에 들어가 있던 내용이어서 학습에 도움이 되었고 학습에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평면 광고나 캐릭터 일러스트, 동화책 삽화 등등 손 그림에 관심이 많다면 꼭 읽길 바란다. 창의적인 것을 그리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뇌과학에 관련된 책이다. 치매. 자폐, 기억상실, 큐피드 병, 시각 인지장애, 등등 뇌의 일부가 손상되거나 선천적으로 기능하지 않는 사람들이 겪는 현상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보여준다. 병에 걸렸다고 전부 다 불행할 것이라는 내 생각과 달리 여기의 ‘환자’로 나오는 사람들은 결코 환자가 아닌 삶을 제대로 향유하고 있는 인간 그 자체였다. 틱 장애를 겪고 있기에 오히려 드럼의 연주가 역동적으로 되어서 틱은 이제 나의 일부고 틱을 치료하고 싶지 않다는 레이라는 사람의 사례가 있었다. 결코 그들의 비장애인의 시선에서 불행할 것이다, 혹은 치료해야 한다, 라는 식으로 재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도 주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그들의 행동과 하는 생각을 아주 오랫동안 분석하고 연구함으로써 그들의 세상을 최대한 우리가 이해할 수 있게 보여준다. 멀게만 느껴졌던 자폐 스펙트럼의 세계가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특히 자폐를 앓는 사람 중에는 예술가의 사례가 많았는데 나 역시도 자폐를 앓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자폐를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되고,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그려낸 그림은 그 자체로 예술과 아름다움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로봇 시대, 인간의 일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

<도서 선정 이유>

전공이 문헌정보학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술과 인간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가 다가오는 지금, 인간은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떤 가치를 가져야 할지 궁금했고, 그런 고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주요 내용 요약>

로봇시대, 인간의 일은 빠르게 발전하는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 속에서 인간이 어떤 역할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탐색하는 책이다. 로봇이 노동은 물론 감정, 창의성까지 일부 대체할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12개의 주제를 통해 풀어낸다. 감정 교류, 기억의 가치, 판단의 공정성, 노동의 의미 등 일상 속에서 충분히 느끼고 고민할 수 있는 사례들을 중심으로, 기술 중심 사회에서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한 질문을 던진다. 기술을 무조건 경계하거나 맹목적으로 신뢰하기보다는, 인간의 시선으로 균형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


<느낀 점 및 인상 깊은 부분>

책을 읽기 전에는 로봇이나 AI는 나와는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며 이 주제가 지금 우리 사회, 그리고 나의 일상과 매우 가까운 문제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 로봇과 감정 교류가 가능할까?’라는 주제를 생각해 보며, 로봇에게 감정이 있다고 믿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인지, 아니면 인간이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또 챗GPT 같은 AI와 대화할 때 느끼는 공감이라는 것도 사실은 인간이 만들어낸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일 뿐이라는 점에서 감정 교류의 한계를 분명히 느꼈다. ‘AI의 공정한 판단을 신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도, AI 역시 인간의 편견을 학습한다는 점에서 무조건 신뢰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반대로 인간이 AI보다 나은 점은 무엇인가라는 주제에서는, 인간의 공감 능력과 주관적 사고의 힘이야말로 기계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AI와 경쟁하기보다는 각자의 역할을 인정하고 유용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도 강해졌다. 무엇보다 교수님과 팀원들의 다양한 시선과 의견을 들으며 나만의 생각도 구체화할 수 있었고,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이 단순한 독서 경험을 훨씬 깊이 있게 만들어 주었다.


<도서 추천 여부 및 이유>

로봇시대, 인간의 일은 가까운 미래뿐 아니라 이미 시작된 현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어, 기술 사회를 살아갈 모든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브로콜리 펀치 (이유리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는 이유리 작가의 섬세하면서도 도발적인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소설집이다. 일상의 균열과 인간 내면의 이면을 탐색하며, 감정과 상황의 미묘한 변화들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작가는 현실과 환상을 교묘히 넘나들면서도, 독자에게 진한 울림을 남기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작품집의 가장 큰 매력은, 마치 평범한 소재 속에 감춰진 ‘비범한 감정’을 끄집어내는 작가의 힘이다. ‘브로콜리’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다소 생경한 이미지처럼, 작중 인물들도 어딘가 평범하지 않은 상처와 분노, 희망을 안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감정은 ‘펀치’처럼 느닷없이, 혹은 묵직하게 독자의 마음을 두드린다.

이유리의 문장은 단순하고 명료하지만, 그 안에는 상징과 함축이 살아 숨 쉰다. 특히 감정의 묘사에서 탁월한 감수성이 돋보이며, 여성의 삶, 가족의 서사, 사회의 경계선에 선 인물들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현실의 파편들을 성찰하게 한다.

이 소설집은 단순한 ‘읽는 즐거움’을 넘어서, ‘느끼고 사유하게 하는 문학’이다. 감정적으로 깊고, 때로는 거칠며, 그럼에도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깃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