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국내 출간 30주년 기념 특별판)
주요 주제와 철학적 탐구
1. 가벼움과 무거움의 딜레마
쿤데라는 니체의 ‘영원회귀’ 개념을 반박하며, 인생이 단 한 번뿐이라면 그 가벼움이 오히려 견디기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토마시의 자유로운 삶과 테레자의 깊은 감정적 연결은 이러한 가벼움과 무거움의 대조를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색합니다.
2. 사랑과 자유의 긴장
토마시는 자유로운 사랑을 추구하지만, 테레자는 헌신과 안정된 관계를 원합니다. 이들의 관계는 사랑과 자유 사이의 긴장을 보여주며,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3. 정치적 억압과 개인의 선택
소설은 체코슬로바키아의 정치적 억압 속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개인적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정치와 개인의 삶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사랑의 개념: 몸과 영혼, 가벼움과 무거움의 이중성
1. 사랑 vs. 성(性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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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시는 성을 “가벼운 것”으로, 사랑과는 분리된 것으로 봅니다.
그는 “사랑은 성관계 욕망이 아니라 공유된 잠자리의 욕망”이라 말하며, 성은 여러 상대와 가벼울 수 있지만, 사랑은 특정한 한 사람에게만 향하는 것이라고 구분합니다. -
반면 테레자는 성과 사랑이 분리될 수 없다고 믿습니다. 토마시의 불륜은 그녀에게 있어 배신이며, “몸과 영혼이 분열됐다”고 고통스러워합니다.
둘 사이의 이러한 긴장은 작품의 핵심적 사랑 모티브입니다. 결국 쿤데라는 몸과 영혼, 성과 사랑의 이분법이 결국 무너진다는 점도 보여줍니다. 테레자가 성 경험 후 심리적으로 거부감을 느끼는 장면이나, 토마시가 다른 여성과 성관계를 위해선 먼저 술을 마셔야 하는 모습이 이를 상징합니다.
독서 소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단순한 서사 이상의 깊이를 지닌 작품입니다. 철학적 사유와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이 어우러져 삶의 의미와 선택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특히, 사랑과 자유, 책임 사이의 균형에 대한 질문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주제입니다.
흰 (한강 소설)
저는 항상 책을 읽기 전에 줄거리나 책 소개를 먼저 보는 편입니다. 『흰』의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가 없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 라는 소개글을 읽고, 평소 흰색을 깨끗하고 어떤 색과도 잘 어울리는 긍정적인 색으로만 여겨왔던 저는 그 문장이 더욱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단순히 밝고 순수한 색이라고 생각했던 흰색에, 어떻게 이야기를 담았을지 궁금해져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책을 읽어보니, 한강 작가가 표현하는 ‘흰’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 기억과 상실, 존재와 부재 같은 무게 있는 주제들이 흰색과 관련된 다양한 사물들을 통해 조용하면서도 강렬하게 드러나 있었고, 그 방식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작가는 흰색이라는 단일한 색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존재의 근원을 성찰하게 만들었고, 저는 그 과정 속에서 흰색이 더 이상 단순히 ‘밝음’ 을 뜻하는 색이 아니라, 때로는 비어 있음, 상실, 혹은 조용한 슬픔을 담고 있는 색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팀원들과 함께 책의 내용을 나누고 토의하면서 혼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시선과 해석을 접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책을 더욱 입체적이고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책 한 권을 읽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나누고 서로의 감정을 공감하면서 더 넓고 깊은 독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국내 출간 30주년 기념 특별판)
리얼월드 암호학 (블록체인과 양자 컴퓨팅까지 그림과 사례로 실용적으로 익히는 현대 암호학)
옷장 속 인문학 (키케로부터 코코 샤넬까지 세상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인문 강의)
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 세트 (그래픽 디자인 편, 로고 디자인 편, 타이포그래피 편, 일러스트레이션 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로봇 시대, 인간의 일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
<도서 선정 이유>
전공이 문헌정보학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술과 인간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가 다가오는 지금, 인간은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떤 가치를 가져야 할지 궁금했고, 그런 고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주요 내용 요약>
『로봇시대, 인간의 일』은 빠르게 발전하는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 속에서 인간이 어떤 역할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탐색하는 책이다. 로봇이 노동은 물론 감정, 창의성까지 일부 대체할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12개의 주제를 통해 풀어낸다. 감정 교류, 기억의 가치, 판단의 공정성, 노동의 의미 등 일상 속에서 충분히 느끼고 고민할 수 있는 사례들을 중심으로, 기술 중심 사회에서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한 질문을 던진다. 기술을 무조건 경계하거나 맹목적으로 신뢰하기보다는, 인간의 시선으로 균형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
<느낀 점 및 인상 깊은 부분>
책을 읽기 전에는 로봇이나 AI는 나와는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며 이 주제가 지금 우리 사회, 그리고 나의 일상과 매우 가까운 문제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 ‘로봇과 감정 교류가 가능할까?’라는 주제를 생각해 보며, 로봇에게 감정이 있다고 믿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인지, 아니면 인간이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또 챗GPT 같은 AI와 대화할 때 느끼는 ‘공감’이라는 것도 사실은 인간이 만들어낸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일 뿐이라는 점에서 감정 교류의 한계를 분명히 느꼈다. ‘AI의 공정한 판단을 신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도, AI 역시 인간의 편견을 학습한다는 점에서 무조건 신뢰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반대로 ‘인간이 AI보다 나은 점은 무엇인가’라는 주제에서는, 인간의 공감 능력과 주관적 사고의 힘이야말로 기계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AI와 경쟁하기보다는 각자의 역할을 인정하고 유용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도 강해졌다. 무엇보다 교수님과 팀원들의 다양한 시선과 의견을 들으며 나만의 생각도 구체화할 수 있었고,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이 단순한 독서 경험을 훨씬 깊이 있게 만들어 주었다.
<도서 추천 여부 및 이유>
『로봇시대, 인간의 일』은 가까운 미래뿐 아니라 이미 시작된 현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어, 기술 사회를 살아갈 모든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브로콜리 펀치 (이유리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는 이유리 작가의 섬세하면서도 도발적인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소설집이다. 일상의 균열과 인간 내면의 이면을 탐색하며, 감정과 상황의 미묘한 변화들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작가는 현실과 환상을 교묘히 넘나들면서도, 독자에게 진한 울림을 남기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작품집의 가장 큰 매력은, 마치 평범한 소재 속에 감춰진 ‘비범한 감정’을 끄집어내는 작가의 힘이다. ‘브로콜리’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다소 생경한 이미지처럼, 작중 인물들도 어딘가 평범하지 않은 상처와 분노, 희망을 안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감정은 ‘펀치’처럼 느닷없이, 혹은 묵직하게 독자의 마음을 두드린다.
이유리의 문장은 단순하고 명료하지만, 그 안에는 상징과 함축이 살아 숨 쉰다. 특히 감정의 묘사에서 탁월한 감수성이 돋보이며, 여성의 삶, 가족의 서사, 사회의 경계선에 선 인물들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현실의 파편들을 성찰하게 한다.
이 소설집은 단순한 ‘읽는 즐거움’을 넘어서, ‘느끼고 사유하게 하는 문학’이다. 감정적으로 깊고, 때로는 거칠며, 그럼에도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깃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