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변의 법칙 (절대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23가지 이야기)
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 (불안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한 태도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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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보다 Vol 1 얼음
저는 내년에도 사랑스러울 예정입니다 (변윤제 시집)
나의 미치광이 이웃
삼체 1 (삼체문제ㅣ넷플릭스 드라마 '삼체'iptionOrder 원작)
당신은 외계 문명의 인류 위협 메시지를 받았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
교수님이 넷플릭스에서 ‘삼체’라는 드라마를 추천해 주셨다. 그런데 찾아보니 책이 원작이었다. 책 표지가 또 너무 멋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좀 놀랐다. 주인공이 중국인이라서!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살면서 중국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알아봤자 삼국지 정도였다.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나노 소재를 연구하는 과학자인 왕먀오는 어느 날 경찰과 군인들에 의해 어느 기관에 끌려가게 된다. 그곳에는 각국의 장교나 학자들이 모여있었다. 그들은 왕먀오가 참석했던 ‘과학의 경계’라는 학회의 회원들이 연쇄적으로 자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들은 왕먀오에게 ‘과학의 경계’학회에 가입해 수사에 도움을 주길 원했다. 그리고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세상은 이렇게 평화로운데.
위기를 느낀 왕먀오는 처음으로 자신을 ‘과학의 경계’학회에 초대했던 선위페이에게 연락을 하게 되었다.
선위페이는 담담하게 왕먀오가 진행하던 나노 소재 연구를 중단하라고 했다. 연구를 중단하자 카운트다운은 사라졌다.
초현실적인 경험을 한 왕먀오는 수상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는 이를 알아가기 위해 선위페이 집에서 보았던 VR 게임을 하게 되었다. 게임 세상에는 태양이 세개이다. 그래서 태양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다.
이 세상은 항세기와 난세기로 구분되었다. 난세기에는 너무 추워서 멸망하거나, 너무 뜨거워서 멸망하게 된다. 항세기에는 좋은 날이 연속된다. 그러니 이 세상의 문명은 이 항세기와 난세기를 예측해야 살아나갈 수 있다. 이 게임의 목표는 이 게임 세상의 문명을 멸망하지 않도록 구하는 것이다. 게임을 시도했지만 문명은 모두 멸망하였다. 삼체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버린 것이다. 그렇게 게임을 하던 도중 한 정모에 초청되었다.
정모에서 알게 된 사실은 실제로 삼체 문명은 존재하며 이 문명을 이해시키기 위해 게임을 하게 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게임의 진짜 목적은 삼체 문명을 지구로 오게 하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을 모으기 위함이었다… 즉 외계 문명을 지구로 불러들이자는 것. omg 왜 그들은 외계 문명을 지구로 불러들이자는 것일까?
…대강 이런 내용이다. (이건 내가 진짜 재미없게 요약한 것 이다.. 책을 보면 진짜 재미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는다면 삼체인이 “너희는 벌레다!”라는 메세지를 보낸 장면이다.
우리의 과학기술은 삼체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과학 기술인 것에 더해 삼체인이 지구 문명의 과학적 발전을 막고 있다. 삼체인이 보기에도 인류는 벌레였고, 인류인 우리가 보기에도 벌레였다. 하지만 진짜 벌레도 아직 우린 정복하지 못했다. 살충제를 뿌리고, 벌레 퇴치제가 나와도 벌레는 계속 나온다. “인류를 벌레로 보는 삼체인은 벌레는 한 번도 정복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우주를 생각하면 항상 까마득하다. 지금 내가 하는 행위가 의미 있을까도 생각하게 되고, 우주에 비해 우리는 먼지도 아닌데.. 이 넓—은 우주에서 사람 하나하나가 각자 스토리를 갖고 살아가는 게 가끔 신기하게 느껴진다. 좀 더 사람들을 존중하게 되는 느낌..
우리가 살아가는 의미는 분명히 있겠지. 너무 부정적으로만, 우주적 차원으로만 생각하지 말자. 심지어 우주선 날리면서 지구적 차원이 아닌 우주적 차원으로 우리가 다가가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우리의 의미가 더 생기지 않을까?
외계 문명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우주가 그렇게 넓은데 생명체가 지구에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지구가 멸망하기 전까지 외계 문명의 과학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해서 우리와 연락을 하거나, 오히려 우리가 발전을 해서 외계 문명에 연락을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정말로 전쟁이 일어나진 않을까? 멸망이 급한 쪽이 먼저 다른 문명으로 이사 가려고 난리 치겠지?
이 책을 읽고 확실히 중국 문학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항상 넷플 보면 뜨는 중국 드라마들 보면.. 뭔가 인위적이고 거부감이 느껴졌다. 근데 이 책 읽고 편견을 가지지 말고 다양하게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 보고, 넷플릭스 보고 번갈아가면서 읽었다. 책이 지루할 때쯤에 드라마로 책 읽은 내용까지 보는 방법으로 책이랑 넷플 다 봤다. 속도감 있는 진행과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드라마가 참 좋았다. 그런데 상황에 대한 묘사나 인물의 감정, 생각을 세세히 파악하는 것은 역시 책이 더 좋았다. 시각적으로 이미지를 볼 수 있는 드라마보다 책이 더 몰입이 잘 되는 느낌이었다.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니 시각적으로는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 기대되기도 하였고 책에서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던 과학적 내용의 나열을 드라마로 지루하지 않게 요약하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였다.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 책은 내용상 과학적인 용어 때문에 조금은 어려웠다 정도만 있었다. 근데 드라마는… 굉장히 아쉬웠다. 그래픽을 활용한 시각적 효과는 정말 좋았지만, 캐릭터 설정이 아쉬웠다.. 원작에서는 스창이란 매력적인 인물이 나와서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했는데 아예 다른 인물이 등장해버렸고 왕먀오는 4명으로 쪼개져 버렸다… 인물의 유기성도 억지로 엮은 느낌? 이 약간 있었다. 그래서 그냥.. 둘 다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