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독서 (오늘도 책에서 세상과 사람을 읽는 네이버 브랜드 기획자의 이야기)

기획자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이 책은 진로 안내서 같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책을 읽기 전에 본업이 기획자인 작가가 제시하는 기획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방법들을 알려줄 거라고 생각했다.
내 예상과는 달리 기획자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보다는 기획하는 일을 이해하는 과정을 나타냈다.
3가지의 큰 단락이 있다. 첫 번째는 읽는 사람, 두번째는 읽고 생각하는 사람, 세번째는 읽고 생각하고 펼치는 사람 순으로 전개된다.
첫 단락인 읽는 사람 즉, 책을 읽는 작가의 경험을 소개한다.
작가는 ‘기획’하지 않는 일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운 만큼 기획은 우리 삶에서 중요하다고 본다. 이 말에 나도 공감했다. 확실히 2024년 현재 개인의 취향을 남들에게 소개하는데 서슴치 않다. 이는 개인의 취향을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기획하는 일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누구나 기획자가 될 수 있는 사회에서 기획자로서 독특한 특징을 갖는 것은 큰 무기가 된다고 한다. 
작가의 무기는 바로 ‘책’이다. 책을 읽음으로서 기획력의 밑바탕이 나온다고 본다. 각자 일하는 방식에 따라 기획의 방식도 달라질 것이다. 
작가의 기획력은 책 읽기에서 오듯이 나의 기획력은 어디에서 오는지 고찰해봐야겠다. 
두 번째 단락인 읽고 생각하는 사람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각으로 나아가는 내용을 다룬다. 
사람마다 각자 아까워하는 것이 다르다고 한다. 누군가는 돈이, 시간이, 생각이 아까울 것이다. 여기서 작가는 그냥 흘러가는 ‘생각’이 아깝다고 한다.
그래서 좋은 생각, 말이 있다면 메모해두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책’이 생각의 조각 모음을 위한 실행 프로그램으로 작용한다. 
묵혀둔 생각과 유사한 조각이 발견되면 그림 맞추기가 가능하다. 제자리를 못 찾던 생각과 책 속의 어느 지점이 맞닿아 스파크를 일으킨다고 본다. 
즉,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걸 신선한 방식으로 접근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나는 이런 경험을 하진 못했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을 하나 배운 느낌이다. 또한, 생각을 메모해두는 것은 기획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루틴이라고 본다. 
이렇게 책을 읽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좋은 생각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소개하는 단락이다. 위의 내용 외에도 책 하나를 가지고 찬찬히 뜯어보며 요리조리 생각을 키워나가는 방식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세 번째 단락인 읽고 생각하고 펼치는 사람
읽고, 생각한 것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펼치는 과정에 대해 다룬다.
작가는 낯설게 보기를 통해 익숙함에서 특별함을 찾고, 반복되는 것에서 새로움을 느끼는 것이 기획 일을 하는 사람에게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기획자는 구조를 수집하는 사람으로 좋은 브랜드의 마케팅, 기획물을 보면 ‘저건 어떻게 한거지?’라는 유추와 구조 파악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관점으로 좋은 에디팅을 하기 위해선 늘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먼저 편집자적 시각 3가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 것인가?’, 두 번째는 ‘어디에 주목할 것인가?’, 세 번째는 ‘어떻게 엮어낼 것인가?’ 가 있다. 
따라서 위의 시각을 통해 에디팅의 본질인 만든(Made) 사람과 쓰는(Use) 사람 사이의 ‘고르고 다듬고 정리한’ 사람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다음은 어렵고 시작이 쉽지 않은 글쓰기이다. 
기획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만들거나, 이미 존재한 것을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등의 일을 한다. 
이때 글 쓰기가 머릿속에 떠다니던 원형의 심상들이 실체가 없는 것에서 경험과 기억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글쓰기를 내가 안내하고자 하는 목적지를 정하고 그곳으로 가는 길을 설명하듯 글을 쓰며 동선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제시한다. 
글은 텍스트만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나타내지만 내가 원하는 바와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늘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세심하고 정교한 경험을 짜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면 좋겠다고 한다. 시작을 거창하기보다 소소하게 글을 써보는 걸 추천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한 번도 들지 않았던 ‘글을 써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말한 것처럼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 이전에 나 혼자 시행착오를 겪으며 글을 써보는 걸 시작해봐야겠다. 또한, ‘기획자의 독서’라는 책을 통해 작가가 설계한 동선대로 내가 잘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기획’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책 읽기, 글 쓰기 등 텍스트를 살펴보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글 속에서 ‘구조’에 대해 말했는데 나에게 이 책이 여러 번 곱씹어도 좋을 만큼 구조가 탄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슈퍼 트레이더(리커버판) (장세에 상관없이 수익이 계속 불어나게 하라!)

슈퍼트레이더는 다음과 같은 질문등을 통해서 체계적인 트레이딩이 가능한지 묻고 다양한 방법을 써놓았다.
  1. 나는 트레이딩 혹은 투자를 사업으로 취급하고 있는가? 사업을시작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 처럼 트레이딩을 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는가? ->그렇다. 

  1. 트레이딩의 지침이 될 만한 문서로 된 사업계획서가 있는가? ->모든 메뉴얼을 정리해 놓음 

  1. 걸핏하면 실수를 범하는가? ->감정적 실수를 가끔 저지르지만 빈도가 매우 적다 

  1.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정규적인 일과를 따르고 있는가? -> 매일 매매일지를 작성해서 복기를 한다 

  1. 검증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가? -> R/R 비율에 따른 점진적 노출 전략을 선택해서 양의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1. 이 시스템이 서로 다른 유형의 시장에서 어떤 실적을 내는지 알고 있는가? -> 나의 시스템은 시장이 약세이면 가장 적은 포지션의 노출을 시장이 강세이면 가장 많은 포지션을 노출하도록 설계되었다. 모멘텀이 강한 장세에서 가장 강하다. 

  1. 현재 시장이 어떤 상황이며 이런 시장상황에서 내가 보유한 시스템으로 어느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지 알고 있는가? ->현재 시장은 강한 상승세이며 내가 보유한 모멘텀 트레이딩 시스템은 어느 정도의 수익까지는 모르지만 강세장은 나에게 가장 최적화된 시장이다.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통해 어느정도 수익을 내고 있는지는 알고 있다. 

  1. 만약 이를 모른다면 이미 손을 털고 빠져나왔는가? 

  1. 시장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모든 포지션의 청산 지점을 미리 정했는가? 나는 여러가지 방법론을 통해서 시장에 진입할때 최대 -8프로에서 -1프로까지 청산 지점을 무조건 정한다. 이미 다 정했으며 현재 포트폴리오가 모두 청산당했을때 리스크는 2~3프로 정도이다.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은 제목처럼 각자의 오만과 편견으로 어긋나는 남녀의 사랑을 담은 로맨스 소설이다. 상당한 재산을 가진 독신 남성에게 아내가 필요하다는 건 보편적인 진리이다.” 이 문장은 영문학에서도 유명한 문장이다. 이 문장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문을 담은 문장이다. 이 소설에서 오만과 편견의 여주인공 엘리자베스는 당돌한 성격으로 자주적으로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기를 거부하며, 자신을 희생하기 위해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결혼하려는 여주인공의 이러한 주체적인 모습은 소설이 매력적으로 읽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다아시는 주변으로부터 오만하다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다아시는 베넷 부인과 그의 딸들을 무시하며 그들을 낮추는 말을 한다. 다아시의 오만함은 엘리자베스에게 편견을 심어준다. 이러한 다아시의 오만과 엘리자베스의 편견은 두 사람의 사랑의 장애물이 된다. 이처럼 두 사람이 엇갈리는 모습이나 베넷 가문의 셋째 딸이 사랑의 도피를 하는 엉뚱한 모습들은 오히려 흥미를 이끈다. 또한 상류 계급의 신사와 젠트리 계급의 영민한 숙녀가 오만과 편견을 거두고 난관을 이겨나가며 결혼하는 이야기는 그때 당시에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전개 방식이었다.

 엘리자베스가 가치관이 맞지 않아 존경할 수 없다는 이유로 결혼을 거부하는 모습은 고전 소설을 읽으며 볼 수 없었던 전개 방식이었다. 기존 고전 문학의 여주인공들은 가문을 위해,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결혼하곤 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이러한 장면들은 오만과 편견이 단순하게 부자 신사와 사랑에 빠져 신분이 상승하는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준다. 책을 대출하기 전 줄거리를 대충 보았을 때 신데렐라처럼 평범한 서민 여자에게 부자가 반하고 결국 신분 상승하여 행복하게 산다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이 소설은 단순히 결혼을 통해 신분 상승하는 여성의 이야기가 아니다. 두 남녀가 정신적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도 약간이나마 이성적인 성장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끌리는 리더의 조건 (파트너십, 새로운 리더십의 탄생)

책의 저자인 타이 베넷은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진 젊은 기업가다 그는 개인과 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화술과 트레이닝을 제공하는 리더쉽 주식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총 9장의 걸쳐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배워야 할 행동과 마인드가 알기 쉽게 쓰여있다

 평소 리더쉽에 관해 관심이 있던 내가 중요시하게 생각하던 것들도 있었고 알고는 있었지만 적용시키지 못하고 있었던 것 딱히 중요하게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또 새롭게 알게된 것들도 있었다. 그 중 전략보다 문화가 더 중요하다라는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이 말은 전략이 중요하지 않다가 아닌 훌륭한 전략은 입장료인 셈이고 더 나은 점을 가르치는 것은 문화라는 뜻이다

 칼리 피오리나는 리더쉽 최고의 소명은 타인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것이라 말했다 이것이 바로 헌신의 문화이며

수백 개가 넘는 기업 또는 조직은 각기 다른 문화가 존재한다

 이 책에 쓰여있는 문화를 죽이는 5가지 실수들을 주의하며 올바른 조직 문화를 형성하고 또 이 책에 나오는 다른 리더의 역할들도 고려하며 올바른 좋은 리더기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전태일, 불꽃이 된 노동자 (불꽃이 된 노동자)

이 책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자기 몸을 불사른 노동 운동가 전태일의 삶을 다룬 이야기다. 청계천 피복 공장에서 재단사로 일하게 된 전태일은 작고 좁으며 환풍기도 없는 공간, 피를 토하는데도 손을 씻을 수조차 없는 곳에서 각성제를 맞으며 일하는 동료들의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함께 일하는 여공들의 적은 월급과 하루 16시간 일하면서 병에 걸리면 강제해고 당하는 현실을 맞닥뜨리게 된다. 여공을 도와준 그는 해고까지 당하였다. 노동법이란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최소한의 노동조건도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 분노하며 재단사 모임 바보회를 만들고 삼동침목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노동실태를 조사하여 노동청에 찾아가 근로기준법 준수 요구 청원을 하였고 기자들에게 신문에 내달라 요청했지만 노동 환경이 개선되어 달라지는 일은 없었다. 전태일은 삼동회 회원들과 근로기준법 책을 태우는 화형식을 준비한다. 하지만 경찰과 회사의 반대로 시위는 무산되었고 19701113일 오후 1시 청계천에서 전태일은 근로기준법 책을 들고나와 외쳤습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그렇게 외치고 그는 근로기준법과 자신의 몸에 불사 질렀다. 그는 스스로 불꽃이 된 것이다.

이 이야기는 궁극적으로 전태일의 죽음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현실을 담고 있다. 1970년대의 사건을 나타낸 1995년도의 영화가 그렇게 말을 했다면 2022년 지금의 현실은 어떠할까? 여전히 노동조합은 존재하며 시위 또한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지금의 나와 또래 나이인 전태일 열사의 삶을 보며 나는 저렇게 행동하고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일하는 환경이 영화처럼 최저시급과 주휴수당, 근로 시간을 지키지 못한 채 억압받으며 살고 있다면 과연 나는 들고 일어서서 부당함을 토해낼 수 있을까? 그러나 영화가 끝난 뒤 든 생각은 지금 당장 이 상황 속에서 나는 행동하는 사람인가였다. 2024년 현재 여전히 노동조합은 존재하고 관련된 시위는 매해 매번 반복되고 있다. 산업 피해자 또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수면 위에 드러나지 못한 피해자 또한 상당하다. 그동안 나는 노동조합의 시위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가? 왜 여태 안일하게 생각하고 살아왔는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과 함께 책의 내용을 곱씹으며 지금 나에게 주어진 노동 환경이 많은 이들이 노력하고 만들어 온 결과의 산물이라고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 행동하는 자가 되고 생각하는 자가 되리라 다짐하는 동기가 되었다.

노인과 바다

문장 발췌: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그가 말했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마놀린, 그놈들한테 내가 완전히 졌어.” 노인이 말했다. “정말 놈들에게 지고 말았어.”
“하지만 물고기가 할아버지를 이긴 건 아니었어요. 잡아 온 물고기는 아니라는 말이에요.”

백조는 일생 동안 울지 않다가 죽기 직전에 단 한 번 아름다운 소리를 내어 울고 죽는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흔히 예술가들의 마지막 작품을 ‘백조의 노래’라고 일컫는다.

재밌고, 읽기 쉽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절대 가볍지 않다.

이야기 플롯 자체는 84일 동안 물고기를 한 마리도 낚지 못한 어부가 65cm가 훌쩍 넘는 물고기를 낚기 위해 삼일간의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 과정 사이사이의 세세한 묘사며 독백들이 후루룩 책을 읽게 만든다. 이 책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건 바다에 대한 묘사다. 굉장히 낭만적이고 세세하나 그 어딘가의 담백함이 있다. 마치 이 책의 주인공과 닮은 묘사다. 노년의 나이까지 바닷일을 하려면, 일터인 바다에 적지 않은 애정을 지녀야 할 것이고, 마냥 낭만적이기엔 오랜 시간 일해오면서 바다의 거침과 고됨을 알고 있을 테니. 낭만적이지만 담백한 면모를 지니는 것이 아닐까.

또한 어부들이 연유 깡통에 커피를 대충 휙휙 마시는 부분이나…. 낚싯줄을 끼우고 돛대를 올리고, 연장을 닦고 관리하는 일상의 묘사가 마음에 든다. 마치 실제로 어부의 삶을 관찰하는 것처럼. 사실성 있는 세세한 묘사가 몰입감을 더욱 높여준다.

노인은 사투 끝에 결국 그 물고기를 낚아낸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5마리의 상어 떼와 마주치게 되고 물고기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뼈만 남긴 채 겨우 돌아왔다. 죽음을 넘나드는 삼일간의 사투 끝에 남은 것은 거대한 뼈 하나. 허무한 결말. 하지만 남은 건 뼈 하나뿐만이 아니다. 노인은 지지 않았다. 적어도 그 물고기에겐 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물질적으로는 큰 가치가 없을지 몰라도 분명 가치 있는 것이었다. 바다라는 인생 속, 우리는 무엇을 낚아 올릴 것인가? 낚아 올린 것이 전부 사라져도 의미가 있는가? 그렇다면 그 의미란 무엇인가.

고전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해 보고 싶은 사람, 짧고 재밌게 읽을 책을 원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문장 발췌:

이 경우에는 하나의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요컨대 괴롭더라도 안개 속에서 눈앞에 나타나는 것들을 응시하든가, 아니면 유유히 안개 속으로 매몰되어 가는 것이다.

맥머피는 그것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오래전에 깨달은 것을 지금을 알아채려 하고 있다. 그건 수간호사 한 사람만이 아니라 콤바인 전체, 즉 진짜 커다란 힘인 온 나라에 걸쳐 있는 콤바인이다. 수간호사는 그들을 위해 일하는 고위 관리 중 한 사람 일 뿐이다.

나는 손을 뻗어 문신을 만져 보고 싶었다. 아직 그가 살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너무 조용히 누워 있어 아직 살아있는지 그의 몸을 만져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건 거짓말이다. 그가 살아 있는 걸 모를 턱이 없다. 그의 몸을 만져 보고 싶어 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다. 그가 인간이기 때문에 나는 만져보고 싶다. 이것도 거짓말이다. 인간이라면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그렇기에 나는 그 사람들을 만질 수도 있다. 나는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그를 만지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거짓말이다. 이 또한 진실을 감추기 위한 하나의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동성애자라면 그와 다른 것도 하고 싶을 것이다. 나는 그가 그 사람 자체이기 때문에 만지고 싶을 뿐이다.

나는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제어반을 힘껏 들어 올렸다. 전깃줄과 연결되어 있던 부속들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제어반을 무릎까지 들어 올려 한쪽 팔은 몸체에 두르고, 다른 한쪽은 그 밑을 받쳤다. 얼굴과 목에 크롬이 닿아 차가웠다. 나는 그물 창 앞에서 한 바퀴 돌고는 그 탄력을 이용하여 창문을 향해 제어반을 던졌다. 소리가 굉장했다. 유리 조각이 달빛을 받으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것은 마치 잠든 대지를 깨우는, 밝게 비차는 차가운 물 같았다

“억압된 자유와 강요된 삶, 정신병동을 매개로 현실 사회를 드러내는 섬뜩한 은유. 거대 구조의 톱니바퀴에서 희생된 무수한 개인들을 위한 진혼곡, 그리고 한줄기 희망.”

[장점]

  1. 1. 재밌다.

첫 페이지부터 한 100페이지까지는 무감각하게 페이지를 넘기지만 정신병동에 맥머피라는 인물이 들어오면서 부터 점차 몰입감이 생긴다. 500페이지 가량 되는 책을 슥슥 읽게한다. 개인적으로 ~소설인 이상, 작가는 읽는 이가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이야기를 구성해야하는 의무, 내지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런 면모에서 이 책은 잘해줬다 생각한다.

1-2. 묘사가 독특하고 재밌다.

인물을 묘사할 때 과장이 굉장히 강하게 들어간다.
”수간호사는 노골적으로 본성을 드러낸다. 입가의 미소가 일그러지면서 으르렁 거리는 소리로 변한다. 그녀의 몸은 더욱 부풀어 올라서 짐을 너무 많이 실어 모터 타는 냄새가 나는 거대한 트랙터만큼 커진다. 나는 숨을 참으며 ‘오, 이런! 이번에야말로 크게 한판 붙겠군!’ 생각한다. “ 정도로 과장이 쌔다. 처음에는 이게 진짜인지 과장인지 고민하면서 읽었는데 후에는 이런 과장이 읽는 맛을 더해준다. 비유를 하자면 보통 소설은 맑은 수프에 소금을 적당량 쳐서 “음. 짜구나!” 라는 반응을 이끌어낸다면, 이 소설은…  ’그는 16시간 동안 졸여 형체도 남지 않은 걸죽한 분말죽에 암염 덩어리를 통째로 가져와 갈거나 썰지도 않고 그대로 넣어버렸다‘ 식의 묘사인 느낌.

  1. 2. 소설로 보여주는 현실, 내포된 의미와 비평.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

맥머피는 그 누구도 들 수 없다고 말한 배전판을 들어올리고자 한다. 결코 불가능하다며 웃는 정신병동 환자들을 뒤로 하고 맥머피는 거대한 배전판을 쥐고 뜯어내려 한다. 처음에는 모두가 비웃었지만 나사가 흔들리고 전선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걸 본 정신병동 환자들을 모두 침묵에 빠진다. …’정말 배전판을 들어올리는 거 아니야?’, ‘ 할 수 있는 거 아닐까?’ …결국 맥머피는 들어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 기점부터 정신병동 사람들은 달라졌다. 그 거대하고 무거운 배전판도 들어올릴 수 있는 것이었다. 수간호사의 권력도, 강압적인 병동 분위기도 변치 않는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였다.

결국 배전판은 들어올려진다. 병동은 와해되고 정신병원의 환자들은 더 이상 순응하지 않는다. 비록 맥머피는 들어올릴 수 없었지만, 맥머피의 도음으로 자신을 되찾은 브롬든이. 배전판을 들어올려 창문을 부수고 저 멀리 달아난다. 때마침 뻐꾸기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

이 장면을 보면서 설국열차의 유명한 장면이 떠올랐다. ‘이게 너무 오랫동안 닫혀있어서 벽인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문이다’. …책을 읽는 우리는 어떠한가? 현실에서의 들어올리지 못할 배전판은 무엇이고, 벽처럼 보이는 문은 무엇인가. 합리로 위장한 강압과 부조리는 무엇인가.

깊게 푹 빠질만한 장편 소설을 찾는 사람, 작품 속 다양한 메세지와 비평에 대해 몰두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알레프

문장 발췌:

난 패배를 기뻐하고 있어. 그것은 이미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며, 현재와 과거와 미래의 모든 행위들과 무한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고, 단 하나의 실제 행위를 비난하거나 개탄하는 것은 우주를 모독하는 것이기 때문이야.

모든 언어는 상징들로 이루어진 알파벳이고, 그것을 사용한다는 것은 상대방과 하나의 과거를 공유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겁에 질린 내 기억이 간신히 간직하고 있는 그 무한한 알레프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을까?

층계의 아래쪽 오른편에서 나는 거의 견디기 어려운 광채를 지닌 무지갯빛의 작은 구체 하나를 보았다. 처음에 나는 그것이 빙빙 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잠시 후 나는 그런 움직임이 그 구체 속에 담긴 현기증 날 정도의 광경들 때문에 생겨난 환영이라는 것을 알았다. 알레프의 직경은 2~3센티 미터 정도 되는 것 같았지만, 우주의 공간은 전혀 축소되지 않은 채 그 안에 들어 있었다. 각각의 사물(예를 들자면 거울의 유리 표면)은 무한히 많은 사물들이었다. 그것은 내가 우주의 모든 지점들에서 그 사물을 분명하게 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이 붐비는 바다를 보았고, 여명과 석양을 보았으며, 아메리카 대륙의 군중을 보았고, 검은색 피라미드의 한가운데 있는 은색 거미줄을 보았으며, 산산조각 난 미로(그것은 런던이었다.)를 보았고, 아주 가까이 있는 무한한 눈들이 마치 거울에 있는 것처럼 내 안에서 자신들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았으며…(중략)…

모든 지점에서 알레프를 보았고, 알레프 안에서 지구와 또다시 지구 안에 있는 알레프와 알레프 안에 있는 지구를 보았으며, 내 얼굴과 내장을 보았고, 네 얼굴을 보았으며, 현기증을 느꼈고, 눈물을 흘렸다. 내 눈이 그 비밀스럽고 단지 추정적인 대상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대상은 사람들이 함부로 이름을 부르지만 그 누구도 보지 못했던 것, 그러니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우주였다.

그 알레프는 돌기둥 한가운데에 존재할까? 내가 모든 것을 본 순간, 나는 그 알레프를 보았고, 그런 다음 잊어버린 것일까? 우리의 정신은 망각의 세계로 스며든다. 그래서 나 자신도 세월이라는 비극적인 침식 작용 아래서 베어트리스의 모습을 왜곡하면서 잃어버리고 있다.

평가:

읽기 힘들고 어려우나 흥미진진한 소재. 읽어 봄직하다.

[단점]

  1. 주석이 굉장히 많다. 특정 페이지는 무려 주석이 6개나 된다! ‘이런식으로’****** 문장 중간사이에 꾸겨지듯 들어가니 아무래도 읽기 편하진 않다.
  2. 다양한 소설과 문화를 알아야 재밌게 읽을 법 하다. 아서왕 전설이나 그리스 로마신화, 성경, 불교, 이슬람교, 독일과 인도문화…미술사나 학파까지도. 다양한 소재가 단편의 형태로 등장한다. 그러니 폭넓은 배경지식이 없다면 주석 붙잡고 한창 고민하게 된다. 주석으로 상세히 설명해준다 하여도 “스페인인들과 신흥 아르헨티나 인들에 대항하여 투쟁했던 호세 헤르바시오 아르티가스의 생애와 관점에 의거한 행동. 아르타가스는 라플라타 강 동쪽 지역인 우루과이가 독립국이 되어야한다면서 우루과이가 스스로의 정신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무기력한 … …(중략)” 이나 “역사속에서 그들은 여러 이름(‘거울파’, ‘나락파’, ‘카인파’) 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이름중에서 가장 널리 수용되었던 것은 ‘광대파’ 였다. 프라지아에서는 그들을 ‘환상파”라고 불렀고 다르다니아에서도 그렇게 불렀다. …” 같은 주석을 마주하면 읽기 막막해지는 건 사실이니.
  3. 문장이 어렵다. 정신 바짝차리고 읽어야한다.

“둘째 행은 호메로스에서 헤시오도스(번쩍거리는 건물 입구에서 교훈시의 아버지에개 바치는 암묵적인 경의)에게로 흘러가. 이미 성경에서 사용된 열거, 집적 또는 집합과 같은 과정을 부활시킨거야. 셋째 행 — 바로크적일까? 퇴폐주의일까? 순수한 형태에 대한 숭배일까? — 은 동일한 두 개의 반행으로 이루어 져있지. 너무나도 분명하게 이중 언어로 쓰인 넷째 행은… “ 등등.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장점]

  1. 소재와 문체가 흥미롭다. 특히 이 단편집의 제목인 ‘알레프’ 의 소재가 흥미로웠다. 사람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우주적 존재와 개념. 광기에 가까운 지식을 얻음으로써 한없이 무가치해지는 현실. 모든것은 순환하고 이어져있다고 말하는 무한의 개념. 담담하게 풀어내는 문체등이 취향이었다.

원래부터 다양한 신화/학파/종교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 기존 소설의 형식을 벗어나는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사서의 일 (작은도서관의 광활한 우주를 탐험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상상독서 베스트리뷰 선정 도서 | 대출하러가기]

 양지윤의 사서의 일은 책의 주인공인 지은이가 작은 도서관의 사서로 처음 임명 받았을 때부터 10년 차 사서가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는 이 책이 사서의 구체적이고 형식적인 일들을 정리하는 것 보다 사서로서 인간적으로 어떤 자세를 가져야할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학교에서 배우거나 학술지에서 알 수 있는 내용들보다 사람의 경험과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주인공인 지은이와 함께 성장하는 듯 한 기분을 느꼈다. 사서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자신감으로 인해 첫 사서 근무에 실망을 한 주인공은 처음 대학교에 와서 전공 기초 수업을 듣고 예상한 것과 달라 내가 올바른 학과를 선택한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던 나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몇 년 뒤에 자신의 방식으로 사람냄새가 가득 풍기게 하는 도서관을 만든 주인공을 보며 지금 고민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주인공이 도서관에 방문하는 사람들에 의해 예상치 못한 정보나 교훈을 얻을 때, 이것이 바로 작은 도서관의 순기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도서관은 문헌정보의 공유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책과 정보를 통해서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았던 사람들과 이어지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주인공이 삭막했던 도서관을 제 기능을 하도록 만들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사서가 가져야할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자질인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도서관을 만드는 자세를 배울 수 있어서 뜻깊었다.

위험한 철학책 (왜 그 생각은 철학이 되었을까)

 철학 입문 책으로 좋은 책인 것 같다. 철학의
기원부터 설명하며 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제목처럼 위험하고 자극적인 것들을 다룬다. 목차를 보면 인간에게 자유의지는 없다’, ‘착한 것도 운이다’, ‘갓난아이는 죽여도 상관없다등 자극적이고 불편한 제목들이 많다. 이 책은 이렇게 위험한 철학을
다루며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한다. 철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재미없을 것 같았는데, 자극적이고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것들에 대해 깊게 탐구하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처음으로 철학의 본질을 배울 수 있었다.

 ‘우리는 내일도 해가 떠오를 것이라는 지식을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습니다.’ 이 구절을 읽고 제일 먼저 양자역학이 생각났다. 그리고 책 초반에
나온 본래 철학과 과학은 분리되어 있지 않았었다는 내용도 함께 떠올랐다
. 이를 통해 철학은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이 되지만 사실 과학과 같은 학문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