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클럽 활동을 하기 위해 책을 고르다가 추천 도서인 브로콜리 펀치를 읽게 되었다. 평상시 소설을 자주 읽지 않았는데 토론을 나누기에 적합할 것 같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8개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8편 모두 재미있지만, 내가 특히 재밌게 읽은 것은 브로콜리 펀치이다. 소설 제목이기도 하고, 내용이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다.
브로콜리 펀치는 주인공이 두 개의 문자를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문자 내용은 그의 남자친구인 원준의 오른손이 브로콜리가 되었다는 것과 안필순 할머니 댁의 말자가 죽었다는 것이다. 안필순 할머니는 요양보호사인 주인공이 돌보는 할머니이고, 말자는 할머니가 키우던 회색 앵무이다. 주인공과 원준은 병원에 가지만 푹 쉬라는 말과 함께 약을 처방받는다. 그리고 주인공은 안필순 할머니와 그의 남자친구인 박광석 할아버지와 함께 앵무새 말자의 장례식을 치르러 갔다. 장례가 끝나고 맥주를 마시다가 할어버지에게 원준의 이야기를 했더니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가 보다고 얘기를 한다. 예전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고 얘기를 해주며, 다같이 내일 산에 가자고 한다. 의문은 들었지만 마지못해 수락한 그는 원준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가 힘들어하는 이유에 대해 묻는다. 복싱선수인 원준은 미워하지 않는 사람을 미워하는 것을 힘들어했고, 나쁜 것들을 마음 속에 담고 있다 보니 브로콜리가 된 것이었다.
다음 날이 되자 다 함께 모여 산을 올랐다. 낭떠러지에 도착하자 박광석 할아버지는 원준에게 노래를 해보라고 한다. 할 줄 아는 노래가 없다던 원준에게 할아버지는 소리라도 지르라고 했다. 끝까지 뺄 거라고 생각했던 원준은 소리를 질렀고,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안필순 할머니가 싸 온 간식을 먹다가 원준은 “터진다.”라고 말한다. 그것은 브로콜리의 꽃봉오리가 피어나는 과정이었고, 한 시간이 지나자 그의 브로콜리는 커다란 꽃 뭉치가 되었다.
다음 날 원준은 주인공에게 복싱을 관두기로 했다는 내용과 함께 돌아온 손의 모습을 찍어서 보내며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원준이 오른손이 브로콜리가 됐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제목만 봤을 땐 그저 펀치를 브로콜리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지 정말 손이 브로콜리가 되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리고 중간에 안필순 할머니가 “손가락이 강낭콩이 되고 버얼건 고추가 되기도 그랬지.”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마음에 짐이 커진 사람들이 손의 변화가 생기는데, 원준은 왜 하필 브로콜리가 되었을지 궁금했다. 개인적으론, 원준이 오른손에 담고 있던 나쁜 생각들이 주변인들과 함께하며 사라졌고, 그러한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꽃봉오리가 많은 브로콜리를 사용한 것이라 생각한다.
브로콜리 펀치는 평범한 일상 속에 비현실적인 요소가 섞여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평소 상상력이 부족한 나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재밌게 읽었으니,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주변 사람들, 또는 평범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