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

 도스토옙스키라는 작가는 예전에 죄와벌이라는 책으로 알게됐다. 비록 직접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다른 작품들에서 존경의 의미로 언급되는 것을 보고 언제나 흥미는 있었다. 하지만 방대한 양과 쉽지 않은 내용 때문에 손이 잘 가지 않는 작품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도스토옙스키의 다른 작품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도전을 안할수가 없었다. 바로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구했다. 그리고 나는 도스토옙스키의 세상에 빠졌다.
 그의 소설, 가난한 사람들은 다른 여타 소설들과 궤를 달리한다. 방향성이 완전히 다르다. 그의 소설을 읽고있으면 내가 읽고있는 이 글이 정말 현실의 이야기인지, 혹은 작가의 허무맹랑한 상상속의 세상인지 구분가지 않았다. 그만큼 날카롭고 현실적인 묘사와 숨 쉬는둣 자연스러운 등장인물들은 참을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종교의 한계를 넘고 무지를 인정한 인류는 과학혁명으로 500년전과는 전혀 다른 사회를 만들었다. 이 장에서는 무지를 인정한 인류가 과학혁명을 일으키는 과정을 설명한다. 1500년 지구의 인구는 5억명이었으나 지금은 70억명이고, 당시 생산재화의 규모는 2500억불이었으나 지금은 60조 달러의 수준이고, 당시 인류의 하루 소비열량은 13조 칼로리이나 지금은 1500조 칼로리로인구는 14배, 생산은 240배 , 소모 열량은 115배 증가했다. 1500년경 이후 인간은 의학 경제 군사적 힘을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수준으로 폭발시켰고 그것이 과학혁명이다.  이후 정부들은 엄청난 돈을 과학에 투자하여 핵물리학, 원자력 같은 기술들을  급속도로 발전시켰고 발전된 기술의 성과를 본 정부나 기업들은 그 분야에 다시 투자하는 순환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근대의 인류들은 이렇게 스스로의 무지를 인정했고 과학이 풀기 힘들었던 기존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자 가난, 질병, 죽음도 무지의 문제일 뿐이지 극복할 수 있다고 여기게 되었다. 또한 이 책에서 서유럽 대강국이 과학 기술을 통해 아메리카 대륙을 지배했고 이후 세계를 지배하는 과정을 보여준 후, 1500년 ~1800년의  300년이라는 시간동안 유럽의 기술을 따라잡을 기회가 있었던 아시아, 인도의 제국이 무지를 자각하지 못하고 외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지 않은 결과라고 말한다.  제국은 잔혹한 약탈로 엄청난 피해를 야기했지만 과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무지를 인정하였기에 부족한 점, 다른 것을 배울 의지가 생기며 수용력이 생긴다. 따라서 무지의 또 다른 말은 수용, 탐구, 성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서 모임을 통해 평소 읽어보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던 책 “사피엔스”를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같은 내용의 책을 읽더라도 각자 떠올린 생각들이 다양해서 더 풍부한 독서가 되었던 것 같아요. 포괄적으로, 다양한 관점으로 지문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독서 모임을 하기 잘했고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수상한 중고상점(눈꽃 에디션) (오늘도 정상 영업 중)

책 리뷰 : ‘수상한 중고상점’은 책 제목에서 볼 수 있다시피 낡은 물건을 사고파는 것처럼 그 안에 사연 있는 이들의 마음을 고쳐주고 동시에 위로를 받으며, 따뜻한 정이 오가는 것은 물건도 인생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역자는 ‘하얀 거짓말’에 초점을 두고 글을 바라보는데, 어떤 이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애를 쓰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과 또 그 사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덮고 모른 척 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서로를 충족 시켜주기 위해 본인을 희생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하얀 거짓말을 해 본 경험이 있지 않겠는가. 중고상점이라는 배경 안에서 오고가는 물건들과 사람들의 정들이 서로 얽히며 풀어나가는 내용이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심리 조작의 비밀 (어떻게 마음을 지배하고 행동을 설계하는가)

처음 심리 조작의 비밀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흥미가 생겼다. 심리에 관해 관심이 있을 뿐만 아니라 비밀이라는 단어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것에 대해 말해줄 거 같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조금 실망했다. 저자가 심리 조작을 당해 자발적으로 테러리스트가 되는 사람들에 대한 공통점을 적었는데, 너무 일반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테러리스트들의 공통점은 이상주의적이라는 점을 적었다. 나는 심리 조작은 이상주의적인 사람이 많이 걸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리 조작을 하면 안 걸리는 사람이 있을까? 예를 들면 보이스피싱을 들 수 있다. 똑똑한 사람이라고 보이스피싱에 걸리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급박하게 어떤 상황에 몰아넣어지게 되면 누구나 심리가 동하게 된다. 나는 테러리스트들의 중요한 공통점이라고 말하기보단, 누군가 당신을 완벽하게 속이려고 든다면 누구든 사이비나 심리 조작에 걸려들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래도 저자가 강하게 말하며 사람들에게 어떤 집단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이성적으로 보려고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거 같아 의도가 이해됐다. 
독서토론을 진행하며 사람들과 심리 조작을 당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는 사람은 어떤 심리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 내 생각은 어렸을 적 누군가에 의해 큰 좌절을 느꼈거나, 자신을 믿지 못하고 누군가가 나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느껴 무력감을 느낀 경험이 많은 사람이 커서 심리 조작을 하려 한다고 생각했다. 이야기하며 요즘 많이 언급되고 있는 가스라이팅에 대해 생각해보고 경각심도 가질 수 있었다. 심리 조작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알고리즘이다. 시사 채널을 보며 알고리즘 또한 심리 조작일 수 있겠다고 느꼈다. SNS의 과도한 정보 방출과 알고리즘 형성이 거짓 정보 흡수에 대해 무뎌지게 만들고 사고를 제한한다고 생각했다. 심리 조작의 비밀에서도 정보 입력을 제한하거나 과잉되게 하는 것이 심리 조작의 한 가지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그것을 보며 한 기업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만드는 알고리즘에 우리는 그냥 좀비처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사람들과 토론하며 적절하게 정보를 확장해 더 양질의 정보를 얻을 기회였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사람들과 책을 읽으며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타인의 고통

 사진이란 진실된 순간의 포착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사진 발명 초기에는 사진을 찍는 데 15초 정도의 노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피사체는 15초 동안 움직이지 않아야 했고, 모든 사진은 설정된 그림이었다. 사진은 전쟁의 참상을 숨기고 거짓 신화와 선전을 만드는 데에 쓰였다. 그리고 이는 사진 기술이 어느 정도 발달해 순간을 담을 수 있게 된 이후에도, 사진사가 연출된 순간이나 가공된 이미지를 찍으면서 비슷한 방식으로 지속됐다. 이제까지 사진을 무엇보다 솔직하고 도발적인 매체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고발이었다. 감명에 가득찼던 기억들이 찝찝해지는 것 같은 감정이 들었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민감할까? 나는 적어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스스로를 다른 사람들보다 동정심과 배려로 세상을 바라보며, 불의에 화를 내고 고통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오만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등 다른 매체에서 처음 접했을 때는 야만적인 세상에 충격을 금치 못했던 사진들에 그동안 나는 조금 무뎌진 듯 했다. 헤쳐진 살갗과 흘러나오는 피가 더 이상 예전같지 않았다. 그리고 저자는 그러한 나의 모습을 직접 보기라도 한 듯 우리는 점점 타인의 고통에 무신경해진다고 비판한다. 내 자신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고통은 일개의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사회/정치적 맥락의 표상이다. 우리는 그러한 일이 벌어졌던 구조적 원인에 주목해야 하고, 연대하여 문제에 근본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더불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 연민하기보다 냉정하게 그 문제를 바라보기 위해서도 그래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실된 고통도 있지만, 이익을 추구하는 무리들도 사진을 통해 거짓된 고통으로 가려진 진실을 왜곡하는 경우도 만연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손택의 연설을 통해 복잡한 마음이 다소 정리되는 듯 했다. 이야기로서의 문학은 인간의 태생적 한계를 초월하게 하고, 타인의 삶을 픽션으로나마 간접체험으로써 단편적인 이미지에 갖혀 있던 고통을 다층적으로,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우리는 지구상의 모두에 대한 타인이다. 타인에 대한 이해 없이 세상을 어떻게 홀로 살아갈 것인가? 
 
 나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하루하루 살아가기 벅차고, 나 개인의 고통에도 숨이 차는 내가 이역만리 타국민의 상처에 약과 반창고를 발라주는 노력을 할 수 있을까? 그들을 위해 연대할 수 없음이 오히려 나의 무기력을 낳지 않을까? 이기적인 내 자아에 대해 나는 실망을 느껴야 하나?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시는 결국 나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것이고 그 때 그것을 막지 못했던 나는 책임을 지고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나? 결론은 비슷한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아직도 너무 어리다. 였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압도되어 지치지 말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상태가 될 수 있도록 회복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상한 중고상점(눈꽃 에디션) (오늘도 정상 영업 중)

항상 책을 읽다 보면 가사사기의 추리에 ‘어? 그럴싸한데?’ 하고 생각하다가, 마지막을 보면 결국 히구라시의 추리를 보고 ‘아 또 당했네’하는 생각을 하면서 보는 내용이다. 항상 엉터리 추리를 하는 가사사기를 보면 ‘히구라시의 허위 증거가 아니라면 가사사기도 제대로 된 추리를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정말 재밌게 볼 수 있었고, 각 챕터마다 다른 내용으로 색다른 재미를 받았다. 이 책을 읽어보지 못한 분들께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라고 추천드립니다!

지구 끝의 온실 (여름 에디션,김초엽 장편소설)

“이 소설을 쓰며 우리가 이미 깊이 개입해버린, 되돌릴 수 없는, 그러나 우리가 앞으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이곳 지구를 생각 했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세계를 마주하면서도 마침내 그것을 재건하기로 결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아마도 나는, 그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 같다.” 
‘지구를 생각하며 쓴’, ‘사랑할 수 없는 세계를 마주하면서도 재건하기로 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에 이 소설을 읽게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라는 공간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김초엽 작가님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위 문구가 한 번 더 와닿았다.  우리의 공동체와 지구를 채우고 있는 식물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책이 이끌어주었다. 
2050년대 세상은 ‘더스트’의 위기로 내성이 있지 않은 사람들은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다. 내성이 없이는 돔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시대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더욱 예민해져만 간다. 내성종을 사냥하고, 분열이 일아나는 세상에서 내성종 나오미, 아마라 자매는 돔 없이도 더스트의 위험에서 벗어난 마을 ‘프림 빌리지’을 찾아간다. 정말로 존재하는 마을일지도 모르는 상태로 희망을 품고 나아간다. 
또 다른 시점에서 2129년 더스트가 종식한 후 시대이다. 강원도 해월에 이상하게도 많이 증식하는 식물 모스바나에 대한 보고가 들어온다. 엄청난 생명력과 전파력의 이 식물이 어디서 온 것이고, 왜 이렇게 증식하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더스트 생태 연구원 아영은 모스바나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모스바나에 조사하기 시작한다. 
‘더스트’로 인한 사회의 붕괴와 인류의 위기 속 나오미와 아마라, 프림빌리지 이야기는 사랑할 수 없는 세계에서의 사람들의 이야기다. 불안과 불신이 점점 커지며 인류애를 잃을만한 세상에서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구에서 살아가기 위해 재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다보면 정말 인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마 현실에 사회에도 ‘더스트’와 같은 위기가 찾아온다면 사람들은 소설 속 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식물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고, 우리의 공동체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공동체와 사회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흥미로워할 것 같다. 또 SF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동물농장

존스 가족이 운영하는 장원 농장의 동물들이 그 중에서도 돼지들이 리더 역할을 하여 존스 가족을 농장에서 내쫓고
그 농장에서 살던 동물들이 농장안에서 먹고 자고를 주체적으로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농장의 이름은 동물
농장으로 바뀐다. 처음에는 스노볼이라는 이름을 가진 돼지가 리더 역할로 모든 계획이 다수결로 진행하며, 모든 동물이 평등했다. 하지만 다른 돼지 나폴레옹이 계획적으로 스노볼을
내쫓고 동물 농장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동물들 간의 계급이 생기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동물 농장의
기반이 되는 7개의 원칙 또한 나폴레옹의 뜻대로 조금씩 바뀌어갔지만,
기억력이 나쁜 동물들은 바뀐 사실조차 모른채로 나폴레옹과 그의 수하인 스퀼라의 모든 말들을 사실로 믿었다. 나중에는 스노볼이 자신들을 위해 했던 행동도 모두 스노볼의 나쁜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한 큰그림이었다는 헛소문
또한 진실처럼 치부되었고,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은 스노볼이었기에,
소문이 진실인지 거짓인지에 대한 여부도 증명되지 못했다. 돼지들은 점차 동물주의의 원칙인 인간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는 원칙을 깨고 침대에서 잠을 자며, 존스의 저택을 이용하고, 옷을 입고, 다른 인간과 거래를 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동물주의의 가장 중요한
원칙 모든 동물을 평등하다.” 는 문구를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욱
평등하다.” 는 문구로 바뀌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읽을 가치가
없는 글은 읽지 않는 벤자민이라는 가장 나이가 많은 당나귀가 자신의 규칙을 깨면서까지 이 문구를 읽는 장면은 꽤나 인상깊었다.

동물들에게 지성이 존재한다면? 이러한 관점으로 농장의 동물들을 그려낸
전체적인 스토리가 충격적이다. 좀 더 서로 사이좋게 지냈다면 좋았을텐데.. 제일 먼저 혁명을 선동한 그 돼지. 너무 초반에 바로 죽어버려서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지만 그 돼지가 만일 살아있었더라도 상황이 그렇게까지 됐을까.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왜 나폴레옹은 스노볼과 함께 하지 않았을까. 스노볼도 뒤에서는 사실
나폴레옹처럼 무언가 권력을 쥐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공산주의의 역사를 아주 짧은 동화로 풀어내 이해하기
쉬웠다.

동물농장

인간의 욕망과 변질된 혁명정신으로 무너져가는 공동체를 역겨울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설이었던 것 같다. 별다른 지식 없이 이 책을 읽었다면 그저 과거의 과오를 되풀이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은 책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하지만 직전 학기에 블라디미르 레닌과 소련의 역사에 대해 조사하여 레포트를 작성했던 적이 있었기에, 이 책이 러시아 혁명 이후의 소련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작중 인물인 나폴레옹이 자유에 대한 민중의 열망을 무시하고 본인의 안위만을 우선시했기에 또 다른 독재 체제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읽었다. 하지만 막상 내가 나폴레옹이었다면 그처럼 민중을 무시하진 않더라도, 완전히 권력욕에 취하지 않았을 거라는 확신이 서지도 않았기에 스스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책을 읽은 뒤 팀원들과 생각해본 적 없던 주제들에 대해 깊게 고찰하고 토론해볼 수 있었다. 특히 토론 주제에 대한 팀원들의 생각이 모두 달라 다양한 얘기를 들어볼 수 있었던 점이 좋았던 것 같다. 만약 토론 주제에 대한 생각이 모두 같다면, 팀원들 중 1명씩 돌아가면서 의도적으로 소수 의견을 내어 토론해보는 과정이 굉장히 유익했던 것 같다. 그 명성이 대단한 거에 비해선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던 소설이었는데, 굉장히 인상 깊게 읽었다. 독서 클럽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기회와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동물농장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책 읽어드립니다)

이 책은 1945년 8월 17일에 출간이 되었는데 작가는 사회주의 신념을 가지고 있었으며 시대적 배경을 보았을 때 사회주의 자체를 비난한 것이 아니라 스탈린주의 체제를 동물농장이라는 소설에 비유해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간이 지난 현대에 적용해 보았을 때 인간의 내면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의 여지가 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지금까지 3번 읽으면서 사회주의만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읽다 보니 나 또한 돼지였다면 특권을 내려놓고 모두에게 평등하게 분배했을까? 토론을 통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인간의 내면은 권력이 한쪽에 쏠리면 부패하므로 항상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을 전달하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복서가 폐마업자에게 팔려 가는 장면이었다. 소설 속에서 복서는 부지런하고 희생정신이 강한 캐릭터이다.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일하는 사람이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존재이다. 하지만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하여 사회적으로 필요가 없어지자 고기로서 팔려 갔다. 희생된 복서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안타까웠고, 나폴레옹의 악랄함에 충격을 받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깊이를 더하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