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사회 (그 신화와 구조)
<소비의 사회>의 저자는 장 보드리야르로 ‘포스트모더니즘의 큰 별’이라고 불리는 사람이다. 대표적인 이론은 “시뮐라크르와 시뮐라시옹”이 있다. ‘시뮐라크르’는
‘모사’라는 의미이고, ‘시뮐라시옹’은 ‘모사하기’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진짜 현실과 원본이 없는 이미지 또는 허상(시뮐라르크)이 있는데, 과거에는
시뮐라르크는 현실의 복제물에 불과했다면, 현대 사회에서는 시뮐라르크가 현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시뮐라르크를
따라간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의 함의는 “허상 속에 우리가
노출되어 있으며, 우리는 이걸 알지 못하고 매몰된다”는 것이다. <소비의 사회>는 보드리야르의 사상을 “소비”라는 키워드에 맞추어 풀어간다..
1부 <사물의 형식적 의례>는
보드리야르의 소비에 대한 통찰을 담았다. 2부<소비의
이론>은 여러 학자들의 견해와 본인의 견해를 비교해가며 보드리야르의 주장을 강화한다. 3부 <대중매체, 섹스
그리고 여가>는 본인의 주장을 현실 속 여러 사례를 들어가며 현실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보드리야르의 주장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우리는 기호를 소비하고, 차이에의 지위를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이 구절에서 떠오른 것이 애플이다. 애플이
성능이 좋고,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애플의 브랜드가치, 디자인, 애플을 사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트렌디한 이미지다. 애플이 직접 만든 아이패드의 가죽케이스는 10만원
가까이 호가한다. 그러나 네이버에서 파는 아이패드 케이스의 시세는 2만원
내외다. 기능적으로는 후자의 케이스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브랜드가치에 기꺼이 10만원 가까운 돈을 내고 가죽케이스를 산다. 이외에도 스타벅스, 에르메스 등 수많은 사례가 있다.
이러한
하나의 키워드를 확장하고, 현실 속 사례에 대입하면서 논지를 전개한다.
여기서 공감이 갔던 것은 차이에의 욕구이다. 소비는 더 이상 사물의 기능적 사용 및 소유
등이 아니다. 소비는 커뮤니케이션 및 교환의 체계로서, 끊임없이
보내고 받아들이고 재생되는 기호의 코드로서, 즉 언어활동으로서 정의된다. 이 차이화를 위해 개성을 찾는다. 명품이 흔해진 시대에서 이제 진짜
부자들은 오히려 소비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본인의 재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3부에서의 사례도 공감이 많이
갔는데 육체의 아름다움을 상품화해서 소비를 이끌어내기도 하는 등 생각해볼 만한 주제들이 많이 실려있다. 이
책의 결론은 “소비는 향유의 기능이 아니라 생산의 기능이며, 따라서
물질의 생산과 마찬가지로 개인적 기능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또 전면적으로 집단적인 기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소비에 대한 올바른 견해다.”라는 것이다.
독서클럽
때 다룰 책으로 이 책을 선정하였는데, 모두가 책 내용을 이해하기 너무 어려워했고, 결국 다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았다. 설명도 없이 비유적
표현들이 수도 없이 쏟아졌고, 이는 핵심 용어 또한 그랬다. 3회독을
하고 나서야 겨우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고, 모임 때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질문해가면서 겨우
이해하기도 했다. 이제 책 내용은 어느 정도 이해했지만 시간이 부족해 깊은 토론을 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해한 내용으로도 소비와 현대사회에 많은 통찰을 가져다 주었고, 반박할 내용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촘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