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시대, 인간의 일(개정증보판)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
정의란 무엇인가 (한국 200만 부 돌파, 37개국에서 출간된 세계적 베스트셀러,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은 정말 유명한 베스트셀러이다. 10대, 20대에 읽어야 할 추천도서 목록이나 ㅇㅇ대학생이 가장 많이 읽은 올해의 책들에서 상위권에 항상 나오는 책이다. 이 책은 정의에 관해서 이야기하는데 읽다보면 그동안 생각해왔던 옳고 그름에 대한 개념이 혼동된다. 확실히 다른 책들보다 읽는 것 자체에 힘이 많이 들었으며 시간도 더 오래 걸렸다.
1. 정의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문제일까
2. 최대 행복 원칙: 공리주의
3. 우리는 우리 자신을 소유하는가?: 자유지상주의
4. 대리인 고용: 시장 논리의 도덕성 문제
5. 동기를 중시하는 시각: 이마누엘 칸트
6. 평등을 강조하는 시각: 존 롤스
7. 소수 집단 우대 정책 논쟁: 권리 vs 자격
8. 정의와 도덕적 자격: 아리스토텔레스
9.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충성심의 딜레마
10. 정의와 공동선
목차만 보아도 생각할거리가 정말 많은 주제들뿐인 걸 알 수 있다. 도덕이나 생활과 윤리 과목을 배우면서 항상 등장하는 사례들이 많이 나오는데 마이클 샌델은 양측의 입장을 다 제공하여 나의 반대 입장은 어떤 근거를 들어 주장하는가를 파악할 수 있고 내 입장에서의 맹점을 발견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항상 얘기가 많이 나오는 낙태, 동성혼, 기찻길, 안락사의 이야기도 이 책에 나오는데 보통 이런 주제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히 찬성 or 반대 의견이지! 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동성혼 주제를 다룰 때 동성혼에 찬성하는가? 라는 질문에 반대 의견을 내는 이는 많이 없을 것이다. 대부분 찬성하는 입장이며, 성이 같다는 이유는 결혼 불가의 이유가 될 수 없다, 자유를 존중해주어야한다, 사랑의 성별은 옳고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등의 논리를 내세우며 찬성 의견을 피력한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상황을 이야기한다. 동거와 결혼의 차이와 트렌스젠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에서 생각이 정말 많아졌다. 당연히 동성혼은 찬성이다. 라고만 생각해왔었는데 그 연장선에서 언급되는 문제들에 대한 고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단순히 왜 정부는 동성혼에 대한 합법화를 진행하지 않지? 라고만 생각했던 과거의 나자신을 반성했다. 나는 그저 표면상의 동성혼을 찬성했을 뿐이다. 나는 아직까지 동거와 트렌스젠더의 문제에 대한 타당한 의견을 찾지 못했다.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는 의미에서 이 책은 정말 가치가 뛰어나다.
책을 읽고 확실한 입장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나 스스로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독서클럽 활동처럼 다른 사람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모임이나 자신의 의견이 반박할 수 없을 만큼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상상치도 못한 부분에서 맹점이 나올 것이다.
공간의 미래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 변화)
이성과 감성 (세계문학전집 132)
피프티 피플 (2017년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천 개의 파랑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소설 부문 대상 수상작)
로봇 시대, 인간의 일(개정증보판)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
피프티 피플 (2017년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이야기가 그렇게 흐르는 형태로 존재하고, 흐르는 길이 완만히 방향을 틀며 변화해간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저 한 사람 안에서 이토록 물길이 바뀐다면, 더 많은 사람들의 안쪽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여 어떤 지형 변동을 일으키게 될까요?”
“어디에 계시거나 마땅히 누려야 할 안전 속에 계시길 바랍니다. 단단한 곳에 함께 서서야 그 다음이 있다는 걸 이 이야기를 처음 썼을 때처럼 믿고 있습니다.”
“그런 희미한 조각들을 쥐었을 때 문득 주인공이 없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면 모두가 주인공이라 주인공이 50명쯤 되는 소설, 한사람 한사람은 미색밖에 띠지 않는다 해도 나란히 나란히 자리를 찾아가는 그런 이야기를요.”
–작가의 말 중에서–
피프티피플은 병원과 병원 주변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귀에 벌이 들어가서 병원을 찾은 환자, 그를 진료하는 의사, 싱크홀 추락 사고를 겪은 사람, 병원 지하에서 근무하는 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 에피소드에서 나온 인물이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 등장하기도 하여 읽는 재미가 있었다. 이렇게 인물들은 책 속에서 서로 퍼즐처럼 연결되어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입체적이면서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읽는 내내 각각의 캐릭터가 정말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깊게 감정이입이 되기도 했다.
책 속 인물들이 50명이 넘고 모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막상 다 읽고 나면 뚜렷하게 전달되는 메시지는 없다. 하지만 퍼즐같이 인물 모두가 나란하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처럼 우리는 각자 본인만의 이야기를 가진 채 서로의 옆자리를 채우며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이 책에 “한 작품의 창작자와 그 소비자는 전 세계적으로 흩어져 있지만 각별히 맺어진 사이이며 사실은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다.” 라는 구절이 있다. 어쩌면 이 내용이 작가가 본인의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바라는 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세상을 보는 관점과 닮은 시선을, 독자에게 그런 따뜻한 시선을 선물하고 싶어 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인문학이 점점 소외되어간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인문학이야말로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당연히 소중하게 여겨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이 알려주는 인간적인 삶과 그 해석은 과학이나 기술로는 풀 수 없는 문제다. 그리고 인문학은 사람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윤리와 도덕이 필수가 된다. 인문학으로 사람들 하나하나에 작은 파동이 생겨 큰 파동으로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 주는 힘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