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의 교환 (문명이 만든 질병, 질병이 만든 문명)
콜럼버스의 교환 (문명이 만든 질병, 질병이 만든 문명)
콜럼버스의 교환 (문명이 만든 질병, 질병이 만든 문명)
코로나19가 일상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때에, 과거와 현재의 질병에 대한 강연이 있어 호기심을 가지고 신청하게 되었다.
저자는 과거에 있던 질병을 통해 코로나19와 미래에 있을 질병들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역사적인 사고를 일깨워 준다. 예전에도 지구에는 수많은 전염병이 있었다. 약 300만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아테네 역병,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인 피해를 입힌 결핵과 흑사병 등은 이미 익숙한 이름이다. 이중 저자의 책 제목이기도 한 <콜럼버스의 교환>은 구대륙의 콜럼버스 원정대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옮긴 전염병을 뜻한다.
그러나 이 질병들은 결국에는 완전히 사라졌다. 전염병은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퇴치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인류의 보건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종식이 가능했다. 두창(천연두)은 그 대표적인 예로, 약 200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지만 WHO의 금전·군사적 자본 지원으로 10년 만에 성공적으로 퇴치되었다.
질병의 퇴치에는 의학 분야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의학 기술 외적인 노력도 중요하다. 하루 세 끼를 제대로 챙겨먹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고, 적절한 수준의 냉난방이 유지되기만 해도 대부분의 병은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인구 증가를 중용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삶의 질을 보장할 기본적인 복지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 질병은 집단을 통해 퍼지지만 결국 극복도 집단적 노력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도 개인과 개인이 모인 집단의 노력을 통해 천천히 코로나의 종식을 향해가고 있으리라 믿는다.
콜럼버스의 교환 (문명이 만든 질병, 질병이 만든 문명)
콜럼버스의 교환 (문명이 만든 질병, 질병이 만든 문명)
밖으로 나갈 때면 휴대폰 만큼이나 반사적으로 챙기게 되는 것이 있다. 바로 마스크이다. 코로나가 발생한지 채 1년이 되지 않았는데 그 짧은 사이에 코로나는 많은 것을 앗아갔다.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 자유,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 세상은 더 척박해져 가고 있다. 코로나가 아직도 종식되지 않은 지금, 나는 가끔 이 상황이 끝나기는 할까? 라는 회의감에 사로잡힌다.
황상익 교수님의 강연은 이러한 내 회의감을 잠재워 주는 역할을 했다. 코로나 이전에도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들은 꾸준히 발생했고 우리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결국 이겨내었다. 상황이 아무리 절망적이라도 희망을 잃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 된다. 교수님의 말씀대로 방역당국이 힘써야 하는 것도 맞지만 가장 중요한 건 시민들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개인 위생을 청결히 하기, 마스크를 꼭 쓰기, 대면모임을 가급적 피하기 등의 지침들을 따라준다면 이 시국이 더욱 빨리 종결될 것이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이 강연을 꼭 보여주고 싶다.
다음 저자는 개인적으로 김초엽 작가님이나 정세랑 작가님을 만나 뵈었으면 좋겠다. 현실에서 실현 불가능할 법한 일들도 어떻게든 가능케 만드는 것이 SF라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 장르에서 최고라고 손꼽히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뭐가 있는지, 그분들의 상상력 한계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