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 X 여행 (공간 큐레이터가 안내하는 동시대 뮤지엄)
최미옥 큐레이터님의 아카데미 강연은 굉장히
인상깊었다. 사진과 설명을 통해 소개해주셨는데, 마치 제가
각 국가의 뮤지엄들에 직접 가서 경험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강연을 통해 새로 알게 된 뮤지엄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물건을 전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들이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고민하고 시민들과의 관계에 힘쓰는 장소였다. 뉴욕의 모건라이브러리 뮤지엄 중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모건의 개인 도서관 모습이었는데, 개인 서재임에도 영화에 나올 듯한 왕실 도서관처럼 생겼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다음 여행지는 파리 국립자연사박물관이었다. 자연사박물관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소는 로비에 동물들이 대이동을 하는 모형 전시물이었다. 자연사박물관은 동식물, 모래와 같은 자연물을 통해 시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의도가 잘 드러난 공간이었다. 또한 천장에 있는 유리를 이용해서 시간에 따라 실내를 밝게 하여 아침을, 어둡게하여
밤을 표현하고자 한 박물관의 설계가 대단히 놀라웠다. 다음 여행지는 옹플뢰르 에릭사티생가뮤지엄이었는데, 에릭사티라는 음악가에 대해서 잘 몰랐지만, 배경음악으로 틀어주셨는데
음악의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음악가의 생가뮤지엄답게 음악과 관련된 요소가 많았는데, 인상깊었던 점은 곡의 제목이 전부 개성있게 지어졌다는 점이다. ‘개를
위한 진짜 엉성한 전주곡, 이가 아픈 꾀꼬리같이’ 등등 괴짜적인
면모가 느껴졌다. 에릭사티 뮤지엄 공간의 최고점은 새하얀 벽지로 이루어진 공간에 놓여있는 새하얀 피아노, 그리고 항상 재생되는 음악. 사진으로만 보았는데도 뭔가 가슴 속에
뭉클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것도 없이 오로지 피아노만 놓여져있는 공간이었지만 내 눈에는 에릭 사티가
피아노를 치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였다. 겉으로는 사회속에 잘 어울리지 못하였지만 피아노에 대한 사랑만큼은
진심이었음이 느껴진다. 정말 멋진 공간이었다. 마지막 여행지는
린의 유대인뮤지엄이었다. 유대인뮤지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독특한 외부 구조물이다. 모양이 굉장히 독특하고, 구조물들이 말을 건네는 느낌이 들었다. 실내는 벽이 날카롭게 이루어지고, 조금은 미로 같은 실용성이 떨어지는
구조를 하고 있는데, 이것은 나치 시대에 유대인이 핍박을 받았던 그 심정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낙엽이라는 작품에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는 쇠들이 놓여져있는데, 그것을
밟고 지나갈때 쇠들이 부딪히며 나는 소리들은 유대인의 고통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유대인뮤지엄은 지금까지
다른 뮤지엄들 중 가장 시각적으로 눈길이 가는 뮤지엄이었다.
강의는
전체적으로 이미지와 사운드가 잘 조합된 흥미로운 형태로 진행되어 만족스러웠다. 박물관의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서만 설명해 주셨다면 굉장히 지루한 내용이었을지도 모른다. 요즈음 해외여행을 가기 어려운 시국이고
유럽 쪽은 평소에도 가보기 어려운데 귀한 경험들을 공유하고 있는 책의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 특히 에릭사티
생가뮤지엄 안에 있는 백색의 공간은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아메리카 유럽 뮤지엄 여행을 하고 나니 아시아의
뮤지엄들도 궁금해지는 강연이었다. 뮤지엄 여행이 끝나고 다음 번에 또 독서 아카데미가 개최된다면 그
때는 평소에 내가 관심있는 주제인 세계 각국의 문화에 대한 도서 강연도 들어보고 싶다.
뮤지엄 X 여행 (공간 큐레이터가 안내하는 동시대 뮤지엄)
뮤지엄 X 여행 (공간 큐레이터가 안내하는 동시대 뮤지엄)
뮤지엄 X 여행 (공간 큐레이터가 안내하는 동시대 뮤지엄)
뮤지엄 X 여행 (공간 큐레이터가 안내하는 동시대 뮤지엄)
뮤지엄 X 여행 (공간 큐레이터가 안내하는 동시대 뮤지엄)
뮤지엄 X 여행 (공간 큐레이터가 안내하는 동시대 뮤지엄)
뮤지엄 X 여행 (공간 큐레이터가 안내하는 동시대 뮤지엄)
귀족들이 자신의 전리품을 전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 박물관의 시초였다는 것이 신기했다.
첫 번째 박물관은 모건라비르러리앤 뮤지엄이다. 사람이 살던 집이 박물관으로
되는 경우가 많은데 모건 라이브러리앤 뮤지엄도 그러하다. 책을 모으는 것이 취미였던 모건은 막대한 양의
책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모건은 저 책을 다 읽었다는 이야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나는 살면서 저만큼의 책을 읽을 수 있느냐는 고민을 잠깐 하게 되었다. 또한, 저 막대한 양의 책장과 천장을 실제로 본다면 나는 한동안 말없이 그곳을 보고 있을 것 같다. 나는 모건이 모은 책의 양과 희귀함 정도에도 감탄했지만 모건의 집을 감싼 색색의 유리창도 아름다워서 감탄했다.
두 번째 박물관은 파리의 국립 자연사 박물관이다. 이 곳은 공간적인 역사가 매우
깊다고 한다. 나는 자연사 박물관 밖에 쭉 이어져 자라있는 나무들이 나뭇잎이 가득 있어 울창해진 모습도 보고 싶어졌다. 박물관 안 로비에는 동물들의 대 이동이 동물들을 실제 크기로 있다. 작가님께서 말씀대로 그 앞에 선다면 인간이 얼마나 작은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또 파리 자연사 박물관의 섬세함에
놀랐다. 밤과 낮 그리고 비와 무지개의 표현, 실제 고도를 반영한 것을 보며 살면서 한 번쯤 가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세 번째 박물관은 음악가 에릭사티의 박물관이다. 평소 에릭사티의 노래를
좋아해서 즐겨 듣지만 에릭사티의 일생에 대해서는 한 번도 알아보려 하지 않았다. 에릭사티생가 뮤지엄은
그의 일생을 예술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나는 그가 100개의
우산과 84개의 손수건을 가진 소위 말해 괴짜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햇빛을 싫어해서 우산을 가지고 다니긴 하지만 우산에 비 맞는 것이 싫어서 코트 속에 우산을 가지고 뛰는 사람이
또 어디 있느냐는 생각에 소리 내어 웃었다. 또한, 하얀
음식만 고집하며 독특하게 삶을 산 그가 어째서인지 유쾌해 보이기 했다.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하얀 그랜드 피아노가 혼자 연주를 하는 공간이다. 색이라고는 창밖 풍경이지만 피아노에서 나오는 곡과 공간이 어우러져서 몽환적이었다. 평소 좋아하는 작곡가의 생을 아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이었다.
네 번째 박물관은 베를린유대인뮤지엄이다. 이 건물의 독특한 구조가
눈길을 끌었는데 신관은 구관을 통해 입장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또한, 들어가면서 바로 보이는 뾰족한 두 갈래길에 한 번 당황했고 공간이 위협적이라 두 번 당황했다. 다른 곳으로 지나가기 위해 철판으로 만든 얼굴을 걸어서 지나가야
하는데 그곳을 지나가는 순간의 느낌과 철과 철이 만나서 내는 그 소리는 유대인의 고통을 잘 나타내고 천장에 빛을 희망으로 나타낸 것도 와 닿았다.
대학생이 되었음에도 여행가지 못해 상당히 아쉬웠는데 온라인으로 눈과 귀로 랜선 여행을 있어서 즐거웠다. 또한, 작가님께서 소개해주신 박물관을 여행하고 싶은 곳 리스트에
추가해 미래에 가 볼 생각을 하니 벌써 신이 난다.
보통 여행 책은 한 국가를 정해 소개하였다면 이 책은 다르다. 다양한 국가에 박물관을 소개해 주셔서 꼭 한 나라만 가야겠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었고 다양한 나라로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강연을 듣기 잘했다는 생각했다.
뮤지엄 X 여행 (공간 큐레이터가 안내하는 동시대 뮤지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