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연은 ‘뮤지엄 X 여행’이라는 테마 도서를 기반으로 한 강연이다. 직접 지은이가 우리에게 책 내용을 설명을 해주시는데, 책이 없어도 잘 들을 수 있는 좋은 강연이었다. 일단 밖을 나가지 않고서도 충분히 뮤지엄 체험을 한 것 같았다. 적절한 사진과 충분한 부연설명까지, 만약 테마 도서를 직접 읽어보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온라인 강연이었기 때문에 중간중간 음악도 삽입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는 아마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맨 처음 강연에서는 뮤지엄과 디자인을 설명하셨다. 옛날부터 박물관은 왕과 귀족 같은 특권층의 수집품을 보여주는 형태로 시작하여 현재는 인류 공동 자산을 보고 경험할 수 있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장소로 발전하였다. 그리고 디자인은 무언가를 새로 창조하는 것보다 질서를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 하셨다. 이 부분에서 현재 수강하고 있는 ‘디자인 Thinking’ 강의가 생각이 났다. 디자인 Thinking에서도 일상 속 불편함을 발견하고 그것을 개선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수업인데, 이런 부분에서 디자인은 평소 내가 알고 있던 뜻과는 많이 달랐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는 디자인에 대한 나의 생각, 그리고 사회적 의미도 바꾸어야 할 때가 온 듯 하다.
맨 처음 본 뮤지엄부터 인상적이었다. 미국 뉴욕의 모건 라이브러리 앤 뮤지엄인데, 도서관과 박물관을 같이 운영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둘다 자료를 보관하고, 전시하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 충분히 같이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은 부분은 모건의 개인도서관이었다. 전체적인 외관은 화려한 뉴욕의 이미지와는 달랐는데, 모건의 집을 최대한 보존하느라 그런 것 같았다. 도서관은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아주 화려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귀한 보물들이 있는 장소였다. 귀중한 자료들이 많은 장소라 그런지 연구원에게도 자료를 제공하기도 하고, 특별 전시전을 열기도 한다.
그 다음으로 인상적인 박물관은 베를린 유대인 뮤지엄이었다. 일단 외관으로도 모양이 신기했고 소름돋는 부분도 몇 가지 있었다. 일단 가장 소름 돋은 부분은 베를린 추모공원이다. 이건 뮤지엄은 아니지만 유대인 뮤지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상징하는 듯 했다. 베를린 추모공원은 사각 콘크리트 기둥이 놓여져 있다. 맨 처음에는 벤치로 앉아 쓸 수 있을 만큼 낮았지만, 공원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기둥의 높이가 높아진다. 높아진 기둥은 우리의 시야를 막고 답답한 느낌을 준다. 유대인이 받았던 탄압을 분위기가 말하는 듯 했다. 이러한 구조는 뮤지엄 외부의 추방의 정원에서도 나타나 있다. 뮤지엄 내부도 아주 특이한 구조여다. 불편한 구조, 뾰족한 모서리와 마름모꼴 창문, 사람의 얼굴 형태의 바닥…이 박물관은 이런식으로 그들의 두려움을 방문자에게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번 강연을 들은 후에 도서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여행을 한다면 관광 명소로 박물관을 빼놓지 않는데, 그에 대한 정보도 더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아직 세계여행을 가본 적이 없지만, 이렇게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다음 주차의 강연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