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학교에 입학하고 나도 명색이 인문학부로서 의미있는 비교과 프로그램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2020 온라인 독서클럽’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고, 마침 많은 고민을 하고 있던 나는 ‘이거다!’싶어서 빠르게 시작하게 되었다. 독서 클럽을 진행한 날들 중 가장 설레고 즐거웠던 날을 꼽아보자면 바로 책을 선택하던 날이었을 것이다. 소설 혹은 문학 책을 가지고 토론을 진행할 것이라 예상했던 내 안일한 생각과는 달리 사회학적 지식 및 현재 시국의 상황을 잘 반영한 책, <오늘로부터의 세계>를 우리의 토론 도서로 결정하게 되었다.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였지만, 코로나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었고, 더군다나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도서는 처음 읽어보는 것이었기에 책을 읽기 전 많은 고민을 하며 독서 클럽을 시작했던 것 같다.
책을 읽고 첫 토론을 진행했던 날, 나는 새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었다. 교수님의 참여로 처음 진행된 토론에서는 조장 선배의 말과 함께 즐거운 토론이 이어졌다. 책 속의 내용들을 기반으로 사전에 뽑아온 질문들과 연결지어 ‘어떠한 내용에 대해 다뤄보고 싶은가?’를 심층적으로 토론할 수 있었다. 첫 토론이 딱 끝나자마자 다음부터는 어떻게 준비해와야겠다는 틀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약 한 학기동안 진행한 토론에서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세 가지의 토론 내용들을 아래에 담아보려 한다.
먼저, 첫 장에서 ‘COVID-19’로 인해 각국의 이기심과 개인주의적 성향에 대한 토론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2019년 12월, 중국의 ‘우한’ 지역에서 퍼져서인지 각 나라들은 바이러스의 이름을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닌 ‘우한 바이러스’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박쥐, 뱀과 같은 알 수 없는 파충류에 의해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많은 이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이러한 공포감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첫 발생지로 밝혀진 ‘우한’이라는 지역이 있는 중국에 대한 경계심과 적대심으로도 나타났다. 우리조는 토론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같은 국가 재난 상황이 타국에 대한 적대심과 분노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나는 아직 정확한 원인과 결과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 국가만의 잘못으로 몰아가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닌, 문제되는 상황에서 고난과 역경을 어떻게 헤쳐나갈지를 모색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다른 토론 조원들의 경우, 한 지역에서의 사고와 문제에 대한 정확한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국제법에 맞추어 심판을 받게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무작정 서로의 문제를 덮어주는 것이 아닌, 타 국가의 잘못을 일깨우고, 일부 개인주의 사상이 나타나더라도 문제되는 상황에 대한 진위여부 조사가 중요함을 주장하였다.
두 번째로는, 세 번째 장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국가의 안전대응 정책에 대한 입장 차이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나는 국가가 코로나 정도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고,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규제하는 등의 정책이 옳다고 주장했다. 실제로도 이러한 정책들로 인해 우리나라는 대구, 광화문 사건 등 집단 감염으로 인해 생긴 수많은 감염을 막고, 확진자 수를 내리기 위해 힘썼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와 의견이 다른 학생들은 이러한 국가의 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경제가 많이 침체되었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도에 따라 가게 및 상점 등의 운영 시간을 제한하고, 제재를 걸자 자영업자들은 큰 피해를 보았고, 이는 국가 전체적인 경제가 죽게 되는 현상을 일으켰다고 하였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경제가 어려워지자 국가에서는 ‘재난 지원금’을 주었는데, 나는 이 금액에 대해 옳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았지만, 반대 입장을 가진 조원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이러한 정책이 미래 후손들에게 큰 빚을 지게 한다고 주장하였고, 나라의 부채만 늘어나는 것이라 주장하며 현재만을 생각한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하였다. 특히 이 두 번째 토론의 경우 경제와 안전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의견이 확연히 갈려서인지 열띤 토론을 할 수 있었고, 나라의 재난 대응 방식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장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생긴 건강에 대한 문제가 정신적인 부분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대한 대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이 대화에선 모두가 정신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 해결 방안으로 내세운 내용 및 예시가 모두 달라서인지 흥미로웠다. 나의 경우, 정신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 SNS 활성화 등 사람들에게 코로나 시국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다양한 비대면 콘텐츠들이 생겨나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다른 학생들중에는 오히려 아무데도 나가지 않은 채 집 안에서 SNS와 같은 스마트폰만을 쳐다보게 된다면 더 우울해질 수 있고, 우울한 상황에서 혼자 집에 있어야 한다는 안타까움까지 더해져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추가적으로 마스크를 필수로 써야하고, 원하는 곳에 마음대로 놀러가지 못하게 하는 국가의 제재는 시민들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는 불편함들이 정신적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많은 고민을 할 수 있었던 대화였다.
책 <오늘로부터의 세계>는 단순하게 국가의 코로나 대응 방안, 문제 상황들만을 정리해 놓은 책이 아니다. 작가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과 함께, 안전이 사회, 정치, 문화에까지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풀어써놓아주어 이 상황이 지속되었을 경우 미래엔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또한 제시해준다.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완전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 더 조심하고, 안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 쉽고, 이해도 높게 적어놓아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처음 책을 펼 때와 다르게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유행성 바이러스는 절대 한 사람들만의 개인 문제가 아니다. 서로가 조심하고, 노력하며, 안전을 위해 힘써야한다. 책 <오늘로부터의 세계>를 통해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대해 익히고, 조심해야 함을 깨달으며, 또래 부원들과 함께 바이러스와 연관지은 다양한 사회 토론을 할 수 있어서 의미있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간만에 많은 깨달음을 얻게 해준 책인 것 같아 고맙고, 이런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한성대학교 온라인 독서토론팀 팀원들에게 감사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