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리아의 딸들이라는 책은 한때 sns를 뜨겁게 달구었던 화재의 책이다. 이 책을 둘러싼 많은 구설수와 말들은 아직까지 인터넷상에서 떠돌고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는 욕으로 어떤 상황에서는 칭찬으로 쓰이는 뜨거운 감자와도 같은 책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을 선택했다. 뜨거운 감자이기 때문에. 이갈리아의 딸은 페미니즘을 진득하게 다뤄낸 완벽한 미러링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 모두는 불편할 것이고 기분 나쁠 것이다. 작가는 그 불편함을 의도했다, 책을 읽으며 기분이 나빴다면 작가의 의도대로 책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잘 읽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갈리아의 딸이라는 책 속 사회는 현재의 세계와는 전혀 반대된다. 남성이 여성이고 여성이 남성인 그 사회는 우리로 하여금 이질감을 불러일으키고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무엇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혼돈이 오게 되는 것이다. 이갈리아의 남성들은 치마를 입고 다니며 통통한 몸과 작은 키를 강요받는다. 이곳에서는 남성미는 작고 통통한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여성이 남성을 데리고 가주지 않는다. 라는 기본적인 믿음이 바탕이 되어있다. 우리는 책의 초반부에서부터 이질감과 불편함에 부딪힌다. 이 작은 단락부터가 현 사회의 많은 부분을 보여주고 있다. 왜 현 사회에서 뚱뚱한 여성들을 찾아보기 힘든 것인지. 이것은 위의 기본적인 믿음에서부터 비롯된다. 우리는 그렇게 알게모르게 세뇌되었던 것이고 교육 받아 왔던 것이다. 많은 미디어에서 혹은 어른들의 입에서 ‘여성은 뚱뚱하면 안된다’ 라는 말에 길들여져 많은 뚱뚱한 여성들이 자신을 혐오하고 구석에 숨게했는가.
이갈리아의 딸의 책 속의 남성들은 스토리가 진행 될 때 마다 점점 각성한다. 남성해방운동을 펼치며 시위를 한다. 많은 미디어에서 이것을 폭동 혹은 변태들의 소동이라고 치부하며 사회의 문제아 취급하며 기사로 다뤄낸다. 나는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흐름들이 현 한국의 페미니즘이 흘러가고 있는 형상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차별을 느낀 여성들이 점차 각성을 했고 각자 다른 방식대로 여성운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많은 과격한 부분이 기사화되어 현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문제 덩어리 혹은 도태 여성들을 발악 쯤으로 치부해 버리고 있다. 우리는 이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것을 문제로 치부해 버리는 권력층은 남성들이며 그들의 판단의 잣대는 항상 그들이 유리한 위치에서 작용된다. 우리는 항상 생각해야 한다. 어떤 것이든 당연하게 넘어가면 안된다.
이갈리아의 딸을 읽으며 현 사회에서 습관처럼 베어있는 여성혐오, 여성차별에 대해 많은 부분을 공감하고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현 사회의 여성혐오에 길들여져 무엇이 여성혐오인지 인지 할 수 없었던 여성들과 그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아무말 없이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었던 여성들에 관해 깊게 얘기할 수 있어 굉장히 뜻깊은 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