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IT시대의 필수 교양서)
몸이 되살아나는 장 습관 (대장암 최고 권위자가 전하는 한국인 장 건강의 모든 것)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벤자민 프랭클린의 부와 성공의 법칙
죽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편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법 (괴물과 싸우면서 괴물이 되지 않는 대화의 기술)
각박하고 치열한 경쟁 사회는 개인주의를 심화시켜간다. 잘못된 개인주의는 이기주의로 변질되기 쉽상이다.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타인의 권리는 생각하지 않는 일을 일삼는 이들을 악인이라 불러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불행했던 어린 시절 때문에, 누군가는 악인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는 매사에 이기적으로 굴어도 지적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악인이 된다. 책에서는 못된 사람, 괴물 정도로 칭하고 있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이러한 악인은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가족, 이웃, 직장 동료, 동호회 등등. 그리고 나. 개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좋든 싫든 개인주의식 사고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나도 악인이 되는 것은 한순간의 일이다. 그래도 악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나 그리고 우리가 선하게 행동할 생각이 없는 악인을 만났을 때에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이야기에 앞서 악인에 대한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다. 악인이란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남들의 권리를 의도적으로 침해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치밀하고 지속적으로 깔보기 혹은 조종하는 전략을 사용하다. 여기서 핵심적인 단어는 ‘의도적’, ‘치밀함’, 그리고 ‘지속적’이라는 말이다.
못된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알게 되면, 더 이상 그에게 말려들지 않을 수 있다. 못된 사람이 악질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가지이다. 대략 압축하자면 자기의 열등감을 보상받기 위해, 양심의 가책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달리 행동할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제 어떻게 하면 악인에게 상처 받지 않고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악인에게 상식적인 방법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악인은 선한 사람들 사이에서 통하는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도 규칙을 지키려고 아등바등할 필요가 없다. 똑같이 악인이 되라는 것이 아니다. 단호하고 간결하게, 그렇지만 예의를 지키는 공격을 하라는 뜻이다.
이 책은 악의적인 말을 들었을 때 사용해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지혜롭고 슬기롭게 인내하면 상대도 마음이 풀어질 것이라는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는 말 대신 유용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점이 몹시 마음에 들었다. 책장을 넘기며 독자들이 악인에게 당했던 기억을 상기하며 맞아. 그때 그랬어야 했어. 이런 방법을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며 묘한 복수심에 휩싸일 것을 알기라도 했는지 저자는 마지막에 이러한 말을 덧붙인다. 악인에게 덤벼드는 것과 그냥 넘어가는 것 중 어느쪽이 더 손해인지 따져보기를. 악인에게 맞서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한들 그냥 넘어가는 것보다 손해라면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어떨 때는 여태껏 해왔던 것처럼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니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변신·시골의사 (세계문학전집 4)
변신은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던 맏아들이 하룻밤 사이에 벌레로 변해버리자 말 그대로 벌레 취급하는 이야기다.
아버지가 사업을 말아먹는 바람에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그레고르 집. 이후 아버지는 일할 기력을 잃은 노인이고, 어머니는 지병을 앓고 있어 돈 벌기에 무리가 있고, 여동생은 예쁘장하게 옷 입고, 실컷 자고, 살림을 조금 도울 줄만 알고 바이올린 켜기를 좋아하는 17살 소녀이기에, 주인공인 그레고르만이 가족의 생계를 오롯이 책임져왔다. 그는 영업 사원이란 직업 특성상 야근과 출장이 잦아 퇴근 후엔 시체처럼 쓰러져 자는 생활을 오랫동안 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요 며칠 몸이 유난히 더 피로하다 싶더니 자고 일어난 아침에 벌레로 변신해버렸다. 웃기게도 그는 그다지 당황하지 않았다. 벌레로 변한 상황에서도 어떻게 출근을 할지, 기차 시간을 계산했다. 읽는 내가 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출근에 집착했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된 다음 그가 네 식구 중 유일한 노동자임을 알고 나서야 조금 이해됐다.
그가 벌레로 변하자 심약한 어머니는 그를 보기만 해도 기절하거나 까무러쳤고, 아버지는 그를 더욱 완강하게 대하며 집안의 괴물처럼 여겼다. 그나마 여동생은 그의 방을 청소해주고 음식을 가져다주었으나, 점차 돈을 벌기위해 일을 해야 하자 그를 소홀히 대했다. 말을 하지 못하는 그를 가족들은 의식도 생각도 지능도 없는 괴물이라 생각하기 시작했으며 나중에는 폭력, 감금, 방치하기에 이르렀다.
인간일 때에는 내내 가족들을 위해 돈을 벌고 자기 삶도 돌보지 못한 채 살아왔던 그레고르는, 벌레로 변했을 때도 비참한 삶을 산다. 아버지가 던진 사과는 등딱지에 박혀 곪고 삭아가고 있었으며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자신의 방에서 머리카락과 먼지, 음식 찌꺼기에 둘러 쌓인 체 서서히 고독한 죽음을 맞는다. 그가 죽자 가정부는 “그것이 뒈졌다”라고 표현하며 가족들에게 알렸으며 가족들은 약간의 눈물만 흘렸을 뿐 이내 금방 새 출발을 시작한다.
그레고르 때문이라며 미뤄왔던 이사를 바로 떠나며 가족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희망을 찾아간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딸을 보며 미래를 기대하게 됐으며 딸 역시 한층 생기가 도는 모습으로 묘사되며 마무리된다.
학창 시절 국어 교과서에 실려있던 변신은 앞 뒤를 다 자른, 토막이었다. 때문에 제대로 된 의미나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웠고 짧게 실린 부분으로 나머지 전개를 상상하곤 했다. 사람이 큰 벌레로 변했다는 것이 신기해서 그저 판타지 소설이겠거니 추측했다. 그러나 막상 제대로 읽어보니 환상이라기보단 현실을 적나라하게 담은 소설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지 못하고 도태된 인간은 벌레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취급을 받는다는 비극적인 현실을 소설의 비현실적인 요소로 잘 꼬집어 냈다고 생각한다.
<인상깊은 구절>
“분명 집이 비어 있지는 않았건만 사방은 너무도 고요했다.「이 얼마나 고요한 생활을 식구들은 영위하고 있는가」하고 말하며 그레고르는 자기 앞의 어둠을 물끄러미 응시한 채 스스로가 부모와 누이에게 그러한 삶을 마련해 줄 수 있었다는 데 대해 커다란 자부심을 느꼈다.”
“아침에 문들이 잠겨 있었을 때(그레고르가 벌레로 변신한 것을 알기 전에)는 모두가 그의 방으로 들어오려 하더니, 이제(그레고르가 벌레로 변신한 것을 안 후) 그가 문 하나를 열어놓았고 다른 문들은 분명히 낮 동안 열어놓았을 지금에 와서는 아무도 더 오지 않으며 열쇠도 이제는 밖에서 꽂혀 있었다.”
“한 달 이상을 그레고르가 시달렸던 심한 부상은 –아무도 감히 제거시키려 하지 않아 사과가 눈에 보이는 기념으로 그의 살 속에 그대로 박혀 있었다— 아버지에게까지도, 그레고르가 비록 지금 슬프고 구역질나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적으로 취급해서는 안 되고, 꺼림칙함을 눌러 삼키고 참는 것이, 별 도리 없이 참는 것이 가족이 마땅히 지켜야 할 계명인, 식구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 것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