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상자 바깥에 더 큰 상자가 있다.”
작은 상자란 인공적인 시스템, 규율, 제도와 같은 인류가 만들어낸 사회를 의미한다.
그러나 더 큰 상자인 자연 생태계가 붕괴되면 고스란히 작은 상자로 돌아온다.
타일러는 <6도의 멸종> 문명과 인류의 멸종을 야기한다. 이론적인 부분은 이미 현실화 되고 있고, 현시점에서 환경 문제는 크고 절박하고 막막하다.
우린 조금이라도 거기에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완벽이란 없고, 깨어있는 의식과 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는게 중요하니까.
감상문을 작성하면서도 들이쉬는 산소는 생존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어디서 오는 걸까? 산소는 바다에서 많이 생산된다. 작은 플랑크톤이 번식하며 산소를 배출하는데, 그게 우리가 숨쉬는 산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기후위기로 바다는 극한 상황을 겪고 있다고 우리에게 몸소 얘기해주고 있다. 그러나 모르는 척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인간이 아닐까?
IPCC(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설립된 UV 산하 국제 기구)측의 ‘해양 및 방권 특별보고서’를 살펴보면 2050년엔 해수면 상승은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극한상황을 겪는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연구 비영리단체인 클라이밋 센트럴에서 AI와 위성사진을 활용하여 애니메이션을 구현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베트남 남부 전역과 중국, 상하이, 인도 뭄바이의 상당 면적이 바다에 잠긴다고 추정했다. 단순히 해수면 몇 미터 상승하는게 아니다. 맹렬했던 ‘헐린’처럼 허리케인은 바다의 수온 상승으로 태풍의 피해가 증가한다. 더 많은 비와 폭풍의 힘의 원천이 된다는 뜻이다. 또 다른 이상 변화로 ‘바다의 산성화’가 있다.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흡수하는 생태계적 장치는 바다로, 수소이온이 증가하면서 탄산염이온과 반응한다. 이때 해양생물이 껍데기를 만들 때 필요한 탄산염이온이 부족해지면서 갑각류들의 외피는 단단하게 형성되지 못한다. 즉 게, 랍스터, 새우, 대하 등이 줄어들면서 또 다른 해양생태계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유난히 더웠던 올 해, 한반도 연안에 해파리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피서객 감소 뿐만 아니라 참치가 해파리 독에 쏘여 죽는 일로 어업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나는 이 점에서 해파리 서식 요건이 충족된 캄브리아기 이전 시대가 괜스레 떠올랐다.
빙하가 녹는것은 단순하게 북극곰이 터전을 잃어 눈물 흘린다는 것이 아니다. 시공간적으로 단절되어 있던 박테리아가 되살아나고, 미지의 세계가 깨어났다. 시대적 충돌의 관점은 ‘코로나는 시작에 불과하다’로 볼 수 있고 앞으로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WWF에서 향후 10년간 인류에게 다가올 위험 요인으로 1위와 2위 모두 기후위기를 꼽았다. 자연 생태계 변화는 전세계적으로 약 44조 달러 규모의 타격을 입으며, 이는 전 세계 GDP 절반 이상이라고 한다. 생존을 위해 적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환경 난민은 누구나 될 수 있다. 바다의 이어짐은 여기서 끝이 아닌 지하수 과다 사용으로 인해 지하 침반과 씽크홀 사태가 속출되고 있다. 부천, 수원, 용인, 고양, 화성 등 ‘서울 땅꺼짐’ 키워드를 검색하면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다. 4년 6개월간 1.9일마다 한 번꼴로 사고가 발생했는데, 그 말은 우리 생활에 가까이 자리하며 점점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불안하고 조금 두렵긴 하다.
오늘 다룬 내용은 바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전개했다. 심도 있게 구성한 것도 아니며, 지극히 일부만을 전달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국가의 경제적 손실 뿐만 아니라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날씨가 좀 더워지네, 과거보다 해수면이 높아졌네, 야생동물 개체수가 적어진게 뭐가 문제야?라는 단편적인 부분에 시각을 둘 게 아니라는 점이다. 경제가 서로 얽혀있는 것처럼 생존의 중심을 생태계의 먹이사슬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무관심과 무차별적 탄소배출의 그 끝은 지구는 괜찮고, 인류는 안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