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도둑맞은 가난] 도서에 대한 리뷰가 베스트 리뷰로 선정되어 독서클럽 독후감을 재작성 할 수 없기 때문에, 위의 도서를 등록하고 작성합니다.
1. 선정 및 추천 이유
『도둑맞은 가난』이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쉽게 이해되지 않는 낯섦이 먼저 다가왔습니다. 가난은 흔히 피하고 싶고 숨기고 싶은 현실인데, 그것을 ‘도둑맞았다’고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도 낯설고 기묘하게 느껴졌습니다. 바로 그 어긋남이 제 호기심을 자극했고,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이 책이 단순히 가난을 ‘체험’하는 부유층 자제들의 이야기라는 설정만으로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읽으며 느낀 것은, 이 책이 단순히 자본주의의 위선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가난이 어떻게 이야기되고 소비되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던지는 책이라는 걸 이번에 더 선명하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이 책은 다른 이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한 번 읽고 지나가기엔 너무도 많은 질문을 남기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2. 개별 소감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와 다시 읽었을 때, 제 마음이 불편하고 무거워진다는 점은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무게의 성질은 조금 달랐습니다. 이전에는 이 책의 현실 묘사나 설정 자체에 놀라고 분노하는 마음이 컸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차분한 마음으로 이 책이 품고 있는 질문을 곱씹게 되었습니다.
가난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너무 자주 듣지만, 실제로는 쉽게 말할 수 없는 경험입니다. ‘없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일상입니다. 다시 읽으며 더 명확히 느낀 것은, 이 책에서 말하는 ‘도둑맞은 가난’이 단지 물질적인 결핍이 아니라, 서사와 존엄을 빼앗긴 상태라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가난이 생존의 문제인데, 또 다른 사람에게는 자기를 포장하는 수단이라는 이 잔혹한 대비가 책 전체를 관통합니다.
가난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가난을 말할 때, 그 말은 얼마나 많은 것을 지우는가. 이 책은 그 질문을 던지며 우리 안의 불편한 양심을 드러나게 합니다. 그리고 저 역시, 내 안에 내재한 편견이나 무지를 마주하게 됩니다. 단지 가난을 ‘이해’하려는 태도만으로는 그 경계를 넘을 수 없다는 사실도 이번에야 조금 더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이 어떻게 상품화되고, 어떻게 침묵당하는지를 정교하게 드러냅니다.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자신이 어디쯤 서 있는지를 묻게 합니다. 그래서 읽을수록 더 복잡해지고, 다시 읽을수록 더 낯설어지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