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한국인이 사랑하는 단편 24선)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라는 소설을 아는가? 교과서 혹은 청소년 필독도서로 흔히들 접해 봤을만한 단편 소설 소나기는 한적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시골 소년과 도시 소녀의 깨끗한 사랑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는 초등학생 때였다. 우연히 책장에 꽂혀있었던 소나기는 너무나 어렸던 나에게 흥미를 끌게 하지 못했던 작품이었다, 향토적인 배경에서 내용이 진행되다보니 도시에 살았던 나는 크게 공감할 수 없었다. 그 다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중학교 때였다, 정확히 읽었다라고 표현하기보다는 훑었다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이 든다. 독후감은 내야하고 책은 읽기 싫었던 그 당시엔 대충 어떻게 쓰였나 훑고 나서 포털 사이트에서 줄거리를 찾아보고 내용을 짜깁기 한 후 독후감을 쓰고 제출했다. 그것이 나의 두 번째 소나기였다. 그리고 대학생이 된 나는 문학기행을 위해 다시 한 번 책장에 꽂혀있던 소나기를 꺼내들었다. 소나기의 내용은 이렇다.

시골에 살던 한 소년 앞에 마치 소나기처럼 서울에서 윤초시의 손녀딸이 이사를 오게 된다. 그런 소녀에게 소년은 호감을 가지게 되었고, 소녀 또한 소년과 가까이 지내고 싶어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교 중 징검다리에서 물장난을 하며 놀고 있는 소녀를 보았고, 소녀가 비켜주기를 기다린다. 그때 소녀는 소년에게 바보라고 외치며 옆에 있던 조약돌을 소년 쪽으로 던지고는 달려갔다. 조약돌을 보면서 소년은 소녀를 떠올리며 그리워하게 되고, 그 이후에 개울가에서 둘은 다시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소년과 소녀는 항상 함께했고 둘 사이의 정은 더욱더 깊어져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소나기가 내려서 둘은 원두막으로 비를 피하게 되고 소년과 소녀는 좁은 원두막에서 둘 사이에 거리만큼 마음도 가까워지게 된다. 돌아오는 길에 비 때문에 불어난 도랑을 건너기 위해서 소년은 소녀에게 등을 내주고 소녀는 순순히 응해 소년의 목을 끌어안고 건널 수 있었다. 그 후 소년은 소녀를 볼 수 없게 되었고 조약돌을 보며 소녀를 그리워하게 된다. 그러다가 우연히 보게 된 소녀는 많이 여위어져 있었다. 소녀는 자신의 스웨터를 보며 그 날 소년에게서 옮은 물이라고 말하고 소년은 부끄러워한다. 그 후 소녀의 이사 소식을 듣게 되고, 소녀에게 줄 호두알을 만지면서 안타까워하던 중 그 밤에 마을에서 들어오신 아버지가 소녀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된다. 아버지는 소년에게 그런데 그 계집애 어린 것이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아. 글쎄 자기가 땅에 묻힐 때, 꼭 자기가 입고 있던 스웨터를 입혀서 묻어 달라고 하지 않았겠어.” 라고 말한다. 그렇게 소녀의 죽음으로 이 소설은 결말을 짓게 된다.

상당히 줄거리를 길게 썻는데 그만큼 나의 머릿속에 인상 깊었던 소나기의 내용이 많았던 탓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흔히들 소나기의 내용을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라고 한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소년과 소녀의 첫 만남부터 이별직전의 그 순간까지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과 순수한 사랑이 느껴졌지만 마지막에 소녀의 유언을 듣고 뭔가 마음이 먹먹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 소년의 시점에서 봐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함께 뛰놀고 함께 사랑했던 소녀가 가장 가까워졌고 사랑했던 비오는 그 날 때문에 소년의 곁에서 영영 떠나게 됐다고 생각하니까 또 한번 가슴이 미어진다. ‘소나기는 나에게 첫 사랑의 풋풋함을 다시 일깨워줬고, 어리지만 그만큼 순수한 사랑 또한 알려줬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소년의 슬픔과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한 소녀의 마음까지 느끼게 해주었다.

중국인 거리 (사피엔스 한국문학 중 단편소설 8,중국인 거리,완구점 여인,저녁의 게임)

오정희의 중국인 거리는 차이나타운에서 많은 일들을 겪는  성장하게 되는 소설이다. 전쟁후의 모습과 여성의 잔혹했던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소설 속 주변의 많은 등장인물들은 각자 자신들만의 어려움을 안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겪는 사건들을 모두 극단적이고 적나라하게 표현된다 결말 부분에서도 나타나듯이,  어린 나이의 주인공은 중국인 거리에서 끔찍이 여성들이 학대당하는 모습을 거의 직접적으로 보는 과정에서 마지막에 초경을 겪고 여성으로서 한층 성숙해진다는 마무리로 끝이 난다.  오늘날의 페미니즘 문학처럼 적극적이진 않지만, 여성의 아픔과 비애를 담고 있ㄷ는 점에서 여성문학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중국인 거리 (사피엔스 한국문학 중 단편소설 8,중국인 거리,완구점 여인,저녁의 게임)

 
중국인 거리는 인천 상륙작전 당시의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 본인이 당시의 인천에 거주해 사실성이 더 드러나는 책이였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이 사실에 기반했다고 생각하며 읽었다. 책이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와 배경을 보여주고 있으며, 당시 시대적인 상황을 잘 표현한 것 같다. 무엇보다 인간이 약육강식의 상황에  있을 때 얼마나 폭력적이고 잔인해질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다 그리고  피해자가 항상 약자라는 결말이 서술될 때  현실보다 더 실재 같은 느낌을 받았다. 

또한,  옛날 여성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삶의 행복을정하는 기준이였다는 게 실감이 났다. 현재도 가부장적 사상이 군데군데 남아 있지만 저자가 살았던 시절에는 지금보다 더 고통스러운 가부장 사상이 존재했다는 것도 무섭게 느껴졌다.

 

소설의 굵은 줄거리는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항구도시 인천에 위치한 중국인 거리, 탄가루로 잿빛을 이루는 공기, 해인초 냄새 그리고 그 속에 가난과 차별로 물든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살아내는 하층민들의 이야기를 혼란 속에 성장해 가는 한 소녀의 관점에서 쓴 단편 성장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보다 더 마음이간 인물은 국제결혼을 통해 미국에 가게 될 거라는 희망을 안고 힘든 삶을 버텼지만, 결국 흑인 군인에게 처참히 살해당한 매기 언니이다. 그녀는 ‘양갈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매기를 살해하기 전에  함께 살았던 미국 시민권을 소유한 군인 남자는 헌신적인 그녀를 학대하였고 술에 취한 채 아무 거리낌이나 죄의식 없이 떨어트려 살해하였다. 그 후에 그 살인자가 재판을 받고 합당한 처벌을 받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녀를 제외하고라도 이 소설에서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죽고 고통스러워하고 삶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 인물들 뿐이였다.

 

소설을 읽으며 당시 차이나 타운의 생성도 흥미로웠지만  당시 주둔했던 미군의 실체를 알게된 소설이기도 하였다. 이 소설에서는 누구하나 불쌍하지 않은 인물도 없었고 착한 사람도 없었다. 시대적 배경때문인지 모두 공포스럽고 괴기스러웠다. 현대와 비교해보면 나는 상상도 못할것 같다.

전쟁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사람들과 인천이라는 지역에 새로이 만들어진 중국인거리 그리고 미군들 지금의 평화로운 인천 차이나 타운의 모습은 전혀 생각나지 않은 오정의 작가의 “중국인 거리”이다.

 

소나기 (한국인이 사랑하는 단편 24선)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는 우리 문학사의 현대소설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이 작품은 그러나 사실 처음부터 인기를 얻지는 못하였다, 이 작품은 교과서에 수록된 이후 대중들에게 멀리 퍼지게 된다. 원작의 제목은 <소녀> 였지만 교과서적 특성상 선정적인 부분을 총 세 곳 삭제한 후 <소나기>라는 우리가 아는 작품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또한 이런 선정적인 부분 말고도 그당시 영미문학에 심취해 계셨던 황순원 작가는 다산을 상징하는 대추와 밤을 유럽문화와 관련 깊은 호두로 바꾸는 등 여러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소설이다. 이러한 작품 외적인 부분들을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순진한 소년과 소녀의 사랑이야기를 살펴본다면 더욱 흥미진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소나기 (한국인이 사랑하는 단편 24선)

저희 조가 고른 책은 황순원의 작품 중 하나인 소나기입니다. 중학생시절에 읽고 났을 때에는 그저 시골을 배경으로 해서 향토적 정감과 소년과 소녀의 사랑을 얘기하는 내용으로 이해를 하였습니다. 대학생이 되고나서 다시 읽어보니 소년과 소녀의 풋풋하고 순수한 사랑 얘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소년과 소녀가 만나는 공간과 시간의 흐름을 상세하게 표현이 되어 있어서 장면을 상상하면서 생생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소년의 풋풋한 사랑을 몇 가지 부분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산에서 소년이 소녀를 위해 꽃을 꺾어주는 장면과 소녀의 무릎에 상처가 났을 때 송진으로 생채기에다 문질러 발라주는 부분에서 소년의 맑고 순수한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산에서 내려오는 도중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원두막으로 갔지만 원두막은 기둥이 기울어지고 지붕도 찢어져 있어서 비가 들어오는 장면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보면 무모해 보이지만 입술이 파래지고 어깨를 떨고 있는 소녀를 위해 거친 소나기가 오지만 자신을 희생해 소년이 수숫단을 가져오는 장면에서도 소년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년의 무모해 보이지만 풋풋한 사랑을 볼 수 있는 부분은 소녀가 이사를 가게 되는 걸 알고 그날 밤 호두 밭에 가서 작대기로 호두를 따는 장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소년은 아픈 소녀에게 호두를 주고 싶어서 낮에 봤던 덕쇠 할아버지의 밭에서 굵은 호두가 많이 떨어지길 바라며 작대기를 흔듭니다. 호두송이를 맨손으로 깠다가는 옴이 오르기도 쉽다는 말을 들었었지만 그런 말 같은 건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책의 제목인 소나기라는 키워드로 소년과 소녀의 사랑이 소녀의 죽음으로 인해 급작스레 마무리가 될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그러나 소녀가 죽기 전에 자신이 입고 있었던 분홍 스웨터를 묻어 달라는 부분에서 소녀도 소년을 생각하고 비록 짧았지만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려고 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그저 비극적인 결말로 아쉬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소년과 소녀의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자칫 풋풋한 사랑이 변질될 수 있는 부분을 소녀의 죽음이라는 키워드로 통해 사랑을 아름답게 승화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국인 거리 (Chinatown)

625 전쟁 이후에 주인공 소녀는 인천의  중국인 거리로 이주하게 된다. 책 속  폐허가 된 건물, 그리고 중국식 건물들은 전쟁의 아픔을 담고있는 모습의 배경을 표현한 내용은 전후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지금의 삐까번적한 차이나타운으로 예상해볼 수 있는 중국인의 거리는 알고보니 함께 전쟁을 이겨낸 아픔이 있는 장소였던 것이다. 그동안 중국인이라고 하면 화교가 생각나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몇 십년 전부터 우리와 같은 아픔을 지니고 이겨내고 같이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다는 생각에 약간은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소녀의 눈으로 본  그 당시 모습은 마냥 좋기만 하지 않았다. 석탄가루와 과자를 교환하는 아이들. 양갈보를 꿈꾸는 아이. 여덟번째 어머니의 임신. 죽음을 맞이한 메기언니나 할머니를 보며  성숙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어린 소녀의 눈으로 이러한 죽음에 대한 목격 등은 슬픈 감수성과 전쟁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죽음과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교차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전쟁을 간접적으로 겪은 세대에게도 전쟁의 여파가 은연중에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게 해준다. 일상적인 내용들로 이루어지고 주인공이 소녀이지만 담담한 문장들은 더욱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었다.  

소나기 (한국인이 사랑하는 단편 24선)

소나기 독서감상문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는 우리나라의 유명한 단편문학 중 하나로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보았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나 또한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 시절에 교과서에 항상 등장한 덕분에 여러 번 읽어보았으며 이 소설 내용으로 만든 드라마나 영화를 본 경험도 있다. 이 소설은 짧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간결하고 깔끔한 묘사로 중학생이었던 나에게도 주인공인 소년과 소녀의 풋풋함과 순수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이번 문학기행을 계획하면서 다시 읽어본 소나기는 그 때 읽었던 것과는 또 색다르게 다가왔다.

  소나기는 갑자기 내리는 비로, 짧은 시간동안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진다. 서울에서 살다가 시골로 이사를 오게 된 소녀는 소나기처럼 갑자기 소년 앞에 나타났다. 학교가 끝나 집으로 가던 소년은 개울가 징검다리에 앉아 물장구를 치고 있던 소녀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다 소녀가 소년에게 던진 조약돌 하나로 이 둘의 직접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그 둘은 짧은 시간동안 빠르게 친해지며 서로를 좋아하게 된다. 어느 날, 이 둘은 놀던 중 소나기를 만난다. 갑작스럽게 쏟아진 소나기를 피하려 수숫대 밑에 숨어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다 집으로 돌아오고 그 날 소나기를 맞고 앓아누운 소녀는 소년에게 이사를 가게 되었다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이 소설은 소녀의 죽음으로 끝이 난다.

  이 소설을 끝까지 읽어보면 소년과 소녀의 이름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는 것과 3인칭 관찰자의 시점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혹시라도 이 소설의 주인공이 소년과 소녀가 아닌 철수와 영희 같은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었다면? 3인칭이 아닌 1인칭 또는 다른 시점으로 다루어졌다면 어떠하였을까. 어떤 이유로 소년과 소녀의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곧 이는 한 개인과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유년기를 벗어나는 통과 의례적 아픔을 소년과 소녀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표현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미 여러 번 읽어보았기에 분명 진부하고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오랜만에 다시 읽어 본 소나기는 더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으며 새롭게 다가왔다. 물론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기에 내용자체에서 새로웠던 것이 아니라 그저 풋풋하지만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에서 소년의 슬픔이나 추억을 간직하고 싶은 소녀의 아련한 마음, 안타까움, 소년과 소녀의 순수함 등, 여러 가지 감정들이 더해진 덕분에 새로웠다고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관촌수필

  <관촌수필>은 작가 개인의 체험을 서술하는 수필의 형식을 띄는 소설이다. 1편부터 8편까지 모두 여덟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70년대 발표된 소설인 만큼 요즈음에 와서 읽기 수월한 책은 아니다. 난해한 어휘와 충청도 방언으로 이루어진 대화 그리고 작가 특유의 늘어지는 문체는 지루한 느낌을 자아낼 수 있다. 익숙하지 않은 독자는 몰입을 방해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문장 한 문장 견디고 넘기다 보면 어느새 작가의 문체에 매료되는 경험을 한다.

  제1편 일락서산은 주인공의 귀향으로 시작한다.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고향에 돌아와 과거를 회상한다. 집안의 몰락이 해가 지는 것으로 표현된다.

  제2편 화무십일은 선머슴으로 집안에 들어온 윤영감의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도망간 며느리, 아들의 죽음, 손주를 찾으러 떠난 영감을 보여준다.

  제3편 행운유수는 열 살 터울의 옹점이와 동고동락했던 과거를 회상한다. 그녀는 어려운 시절에 보기드문 여인상으로 나타난다.

  제4편 녹수청산은 어린 시절 따르던 대복이의 이야기이다. 순심이와 대복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여지를 남겨두고 끝난다.

  그 외에도 공산토월, 관산추정, 여요주서, 월곡후야가 있다.

소나기 (한국인이 사랑하는 단편 24선)

이 책은 1부는 첫사랑, 2부는 없는 자의 슬픔이라는 주제로 우리에게 친숙한 단편소설들의 모음집이다. 1부에서 순수한 사랑, 첫사랑의 설렘과 아픔을 담는 이야기를 전해들으며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고, 2부에서의 없는 자의 슬픔이라는 주제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갈망하는 자가 돈과 명예, 혹은 지위나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 발버둥치다가 그것들이 박탈되고 결핍이될때 얻는 허무함 과 같은 이야기를 전해주며, 힘들어도, 가진것이 없어도, 그렇지만 살아가야하는 나에게 자그마한 위로가 되준다.
이 책들은 매우 유명한 단편소설들로 구성되어있는데 그중에서 나는 1부에서의 첫사랑 주제에서, 소나기라는 단편소설을 감명깊게 읽었다. 시골에서 처음만난 소녀와 소년은, 집안사정이 달랐음에도 그에 거리낌없이 친해지고 사랑하며, 그리고 안타까운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나에게 어렷을적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 첫사랑의 이별과 아픔에 대해 다시 추억을 되새겨보게 하고, 여운을 남겨주었다.

관촌수필

  ‘관촌수필’의 4번째 이야기 ‘녹수청산’은 어린 시절 주인공 ‘나’와 놀아주던 나이 많은 대복이의 이야기이다. 느낀점에 앞서 줄거리를 이야기 하자면, 우리가 이사를 왔는데 사립문 하나 사이를 둔 옆집에 ‘나’보다 여남은 살 정도 더 먹은 대복이와 가족이 살고 있었다. 대복이의 아비인 조서방과 대복 어미, 대복이 이렇게 셋이서 가난한 살림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조서방은 남의 집 품팔이를 하여 하루 먹을 끼니 정도만 해결하고, 대복 어미는 시키지도 않은 우리집 허드렛일을 하며 얻어가는 밥과 반찬들로 먹고 살고 있었다. 대복이는 힘이 장사이고 ‘희망 없는 애’라는 별명이 있을정도로 나쁜일을 많이 한다. 해가 바뀌면서 우리 읍내에 전에 없던 일들이 생겼다. 여기저기 미군들이 돌아다니게 된 것이다. 대복이는 이들을 상대로 심부름을 해주며 돈을 얻어오게 되었다. 그러나, 어느 날 대복이를 앞세운 순사가 들이닥쳐 그동안 대복이는 미군들 심부름을 해서 돈벌이를 한 것이 아니라 도둑질을 해왔던 것이 들통났다. 이때부터 대복이는 변해버리기 시작했다. 언행도 거칠어지게 된 것이다. 결국 계속된 도벽에 소까지 훔치게 되고 이로 인하여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전쟁이 발발하였다. 그해 7월 쯤 인민군 손에 옥문이 열려 출옥한 대복이가 돌아왔다. 전쟁통에 폐허가 되어버린 마을을 보고 목놓아 울어버리고 말았다. 정이 많고, 새롭게 살아볼 각오를 하는 듯 보였던 대복이는 참봉집 손녀딸인 순심이를 건드리려 하여 강간 미수로 잡혀 들어갔다. 그 와중에도 대복이에 대한 나의 애정은 식지 않았다. 이 일로 또 갇히게 된 대복이는 가을 어느 날 갑자기 돌아왔다. 이번에는 국방군들이 올라와 그를 풀어준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참봉댁에서는 하루종일 대문을 걸어 잠그고 그를 경계하고 있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대복이가 순심이가 사라진 참봉댁 머슴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사람들 모두가 조만간 무슨 일이 일어날것만 같다고 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대복이는 정말 충직스러운 머슴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오래가지는 못했다. 전쟁이 한창이던 때라 영장이 나왔다 하면 이미 죽은 목숨이었던 그 때, 대복이에게도 영장이 나왔던 것이다. 다음날 대복이는 눈물범벅이 되어 전장으로 떠났다. 그런데 그날 상상치도 못하게, 그동안 소식도 없이 죽은줄로만 알았던 순심이가 나타난 것이다. 새하얀 얼굴을 한 순심이가 경찰에 의해 잡혀가고 있었던 것이다. 사연인즉 이랬다.  인민군이 북으로 올라가고 국방군이 남에서 올라오자 신변의 위협을 느꼈던 순심이는 골방 구들장을 데어 내고 그 밑에서 생활을 했었다. 그러나 대복이에게 들킨 것이다. 이에 대복이가 이 집의 머슴으로 들어갔던 이유도 밝혀졌다. 어쩌면 숨어 있는 순심이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던 대복이지 않을까 싶다. 출경하는 날 순심이 어머니는 신작로 초입까지 나가 대복이를 배웅했지만 순심이는 방고래에 숨어 있었다. 그러나 순심이는 견딜 수가 없었다. 이것이 마지막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스스로 구들장을 나와 밖을 볼 수 있는 변소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대복이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구토감을 참을 수가 없었다. 입덧이었던 것이다.
  ‘관촌수필’은 6.25전쟁과 1970년대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현실의 불행과 억압을 견디며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대복이의 이야기를 통해 근대화 과정에서 사라진 전통적인 농촌 공동체에 대한 회고와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녹수청산’의 내용중 “나무두 마주스는 게 있구, 꽤구락지도 올챙이가 크야 자손 본다우. 지랄을 해두 분수가 있으야지, 동네 챙피스러 친정에두 못 가겠어.” 와 같은 충청도 방언의 대사들을 통해 농촌의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던 점이 인상깊었다. 책을 읽으면서 문학기행을 통해 이 작품의 실제 배경인 충청도 보령에 가서, 그 시절 주인공 ‘나’나 대복이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공감하기는 어렵겠지만, 팀원들과의 여행을 통해 내용을 회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는 생각을 끝으로 이 독후감을 마무리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