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작품을 접한 건 수능 준비를 하면서였다. 여러차례 조각조각 나서 출제된 이 작품을 보면서 한번 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책에 나온 것처럼 재개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집을 옮긴 경험이 있다. 그래서 처음에 이 소설의 소재가 재개발 이주민이라는 점을 알았을 때, 꽤 부드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나는 책에 나온 주인공들처럼 집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집을 지키기 위한 주인공들의 행동과 심리상태에 크게 공감할 수 없었다. 물론, 나 역시 우리 동네가 공터의 꼴을 하고 있는 것을 봤을 때 한 때 눈물이 고일 정도로 마음이 아프곤 했다. 하지만 이건 집에 대한 애정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내가 어렸을 때 놀았던 동네가 없어졌다는 슬픔이었다. 그 중 집에 대한 기억도 있겠지만, 나는 집에 대한 애정보다는 동네, 내가 가지고 있는 추억에 대한 애정이 더 컸다. 하지만 작 중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집이 가문의 역사를 가진 집이라고 칭하거나, 그 집을 지키기 위해 순결을 내어주는 등 상당히 적극적으로 집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다.
이렇게 나와 그들이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다른 생각을 한다는 점을 통해 세대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나는 기성세대 분들이 “너희 세대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있다.”라고 하시는 걸 종종 들은 기억이 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었는데, 실제로 비교를 해보니 그 분들 말씀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간다. 우리 세대는 스스로를 중시하는 성향이 짙다. 그리고 우리 이전 세대들은 함께하는 것을 소중하게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서도 나는 ‘나의 추억’이 사라지는 것에서 슬픔을 느끼고, 주인공들은 ‘그들의 집’이 허물어지는 것을 고통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두 가지 태도에서 더 좋고 나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공동체적인 사회를 그리워하거나, 개인주의적인 요즘 사회를 각박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공동체적인 사회에서 누군가 혼자 잘 되려고 하면 굉장히 따가운 시선을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약간이라도 그랬다면 그 속에서 성공하고 싶어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각박한 사회였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일 뿐이며, 그 시대를 살지 않은 내가 던지는 작은 의문일 뿐이다.
소설을 읽다보면, 주로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글만을 읽게 되기 마련이다. 최근 나 역시 그러했기에 여러 작가의 작품이 실린 작품집을 접하게 되었다.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걸맞게 실린 작품들은 모두 훌륭했고, 작가의 생각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이 많았다. 나는 그 중 [빈 방]이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 깊었다.
빈 방은 어린왕자의 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는 점을 눈에 보이게 설명해준 글이었다. 나는 어린왕자에서 나오는 모든 말이 약간 추상적인 면이 있어, 사실 공감되지 않는 구절이 많았다. 그 중 가장 유명하지만, 가장 공감하기 힘들었던 말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였다. 나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핸드폰, 아끼는 펜, 컴퓨터 등 모두 눈에 보이는 것들이었다. 설령, 눈에 보이지 않은 권력, 인기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일 지라도, 요즘엔 모두 메신저의 친구수, 페이스북과 인스타와 같은 SNS의 좋아요를 통해서 모두 눈에 보이는 것으로 되었기에 완벽하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중시한다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것을 꾸준히 접해온 나였기에 어린왕자의 말에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빈 방]이라는 작품에서는 이를 가시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었다. 주인공이 새로 이사 온 집을 자신이 주체적으로 인테리어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인테리어를 따라하거나 다른 사람의 조언에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어렵게 인테리어 했는데, 정작 그 집은 본연적인 편안함을 잃었다. 주인공은 밖이 아니라 집에서 차려입고, 조금만 가구가 흐트러져도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다.이런 주인공의 태도와 집을 대하는 태도에서 중요한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어렴풋이 알 게 되었다. 내가 이 작품을 읽고 생각한 어린왕자의 말은 ‘보이는 것에 집착하지 말라’이다. 이 작품을 접하기 전에는 왜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고 보니 보이는 것이 중요해 지는 과정 때문에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추상적인 것 중에서 소중하다고 여기는 사랑, 우정 같은 감정은 타인에게 쉽게 보여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기에, 설령 그 감정이 다른 사람보다 덜 자극적인 감정일 지라도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보이는 것은 그렇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고, 섣부르게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핸드폰이 100만원이기 때문에 소중하다고 하자. 그런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200만원짜리 핸드폰을 들이민다면, 내 핸드폰이 전만큼 소중하게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누군가가 겨우 100만원 핸드폰이 소중하냐며 얕보는 말을 쉽게 뱉을 수 있다. 이렇듯 만약 우리가 보이는 것을 ‘중요한 것’이라고 삼는다면, 이는 쉽게 타인에 의해 변질될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을 중요한 것으로 여기는 태도를 지양하자는 의미이기도 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남의 의견에 의해 쉽게 좌지우지 되는 주인공이 답답하면서도 공감됐다. 아마 내가 그간 보이는 것에서 중요한 것을 찾으려고 했기 때문이라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그러한 태도보다, 본질적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태도를 지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책이었다.
제목처럼 이집트 미술에 관해 설명한 책. 이집트는 미술 기법도 굉장히 독특하고 아름다운 나라라고 생각한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에 따른 개성이 그대로 표현된 것이 이집트 미술이다. 이런 이집트 미술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고자 읽어본 책이 바로 이 책 <이집트 미술>이다.
우선 이 책을 보자마자 느낀 점은 크기가 작다는 것이다. 작고 얇은 이 책이 대체 그 오랜 이집트 역사와 유적지에 관련된 미술들을 설명할 수 있을까 의심이 갔다. 그러나 책을 살펴보고 난 뒤에는 이런 의심이 감탄으로 변했다. 시대에 따른 미술의 변화와 그 기법, 특징을 설명하는데 전혀 어렵지 않고 알기 쉽게 적어놓았다. 이집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부터 관심이 없는 사람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편하게 적혀있다. 지금 남아있는 이집트 조각상들의 모습을 어떤 의미로 만들어진 것인지 옆에 그림으로 다시 한 번 설명함으로써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 이 책의 부제목인 ‘어떻게 이해할까?’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혹시 이집트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권한다. 나는 현재 책을 구매해서 가방에 넣어놓고 다닌다. 크기가 작아서 들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고 중간부터 읽어도 내용에 혼선이 없기 때문에 심심할 때 한 번씩 들춰보고는 한다. 이집트 미술과 관련된 이집트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이집트 미술>을 읽어보자.
요리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나 혼자서 집에 있을 때면 할 수 있는 요리가 적어서 늘 영양가 없고 간단한 음식만 해먹기 일쑤였다. 엄마가 옆에서 요리하는 것은 쉬워 보이는데 왜 내가 하면 언제나 어딘가 모자란 것이 만들어지는지 의문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요리를 해주고 싶다는 거창한 생각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그저 내 배 하나는 채울 수 있는 요리를 만들고 싶었지만, 이미 요리에 어려움을 느낀 내게 그것은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요리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린 나는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무엇이든 홈메이드>, 제목을 봤을 때는 순간 집에 있는 가구 등을 만드는 것인가 생각했다. 밑에 소제목으로 ‘쿠킹 레시피 105+뷰티 레시피 37’이라고 써진 것을 보고 나서야 요리책임을 알았다. 요리책이라고 하면 그저 하얀 공간에 글씨와 사진만 딱딱 박혀있어 단조롭고 재미없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겉모습부터 내부까지 아기자기하고 보기 좋게 만들어서 다른 요리책과 다른 느낌을 낸다. 레몬 요리를 할 때면 밑에 조그맣게 레몬을 그려 넣고, 중간중간에 요리와 관련된 작가의 에피소드를 집어넣는다. 이런 책의 모습은 전문가가 내게 요리를 알려주는 것보다는 친한 사람에 옆에서 알려주는 것 같아 읽는 것이 한결 편해진다.
이 책은 요리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처음에 재료에 대해 알려주고 요리치가 어려워하는 계량에 대한 내용도 친절하게 설명한다. 어려운 지식 없이 편하고 간단한 내용을 적어주니 굉장히 친절하다. 또 요리를 간식, 고기류, 절임류 등으로 항목을 나누어서 레시피를 설명한다. 레시피를 찾기 굉장히 쉬우며 내용도 간단하여 따라 하는데 어렵지 않다. 끝 쪽에는 요리가 아닌 팩, 클렌징, 비누 등의 제품을 만드는 방법도 나와있으니 그것도 보며 따라 하면 좋다. 책을 읽은 후 요리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간단한 것은 보고 따라 하는 수준까지 되었다. 당장 요리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어도 책을 사서 읽어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책이 굉장히 귀엽게 생겼다. 읽다 보면 요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현대 사회에서 창작자로서 살아가는 건 점점 더 힘든 일이 되어가고 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샵, 웹툰, 웹소설 등 창작 시장은 점점 넓어짐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계속 [먹고 살기 힘든 창작자]라는 인식을 벗어내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그 이유는 미약한 저작권의식 속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우리가 우리의 저작물을 지키고, 어떻게 해야 행여라도 저작권을 침해하여 창작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수 있게 할 수 있는지를 공부하고자 하였다.
해당 저서는 저작권을 지적재산권과 인권을 통해 소개하며 한국에서의 저작권법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해외의 경험들보다는 한국에서의 경험을 빗대어 우리가 공감하기 더 쉽게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이 가장 인상이 깊었다. 더불어 한국의 경험만 이야기하여 편협한 선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해외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여 우리의 저작권 의식을 객관화 시켰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현재 사이버세상 속에 살아가면서 점점 더 타인의 저작물이라는 개념이 흐려지고 공개된, 다시 말해 프리소스와 같이 저작물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밤토끼나 마루마루 등과 같은 불법 복제만화 사이트의 가입자 수만 봐도 이는 쉽게 알 수 있다. 가면 갈 수록 예술에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하고 옳지 못한 루트로 창작물을 소비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은 이 책을 꼭 한 번쯤 읽어보길 바란다.
‘내일을 준비하던 천지가, 오늘 죽었다.’
우선 김려령 작가님은 중고등학교 때 가장 좋아하던 작가님이다. 『완득이』의 저자이시기도 한데, 『완득이』를 알기 전에 이 작품을 먼저 접하였다. 이 책을 읽고 작가님의 문체에 빠져 다른 작품들도 찾아 읽게 되었었다.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 모두 영화화되어 개봉되었다. 200페이지가 넘는 이야기를 겨우 2시간도 안 되는 영상으로 담아낸 것에는 생략된 내용이 많았고, 한국 영화 특유의 개그코드가 심어져 있었다. 영상과 글의 장단점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는데, 둘 다 책을 너무 재밌게 읽어 역시 원작은 못 따라간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영상보다는 글을 더 좋아한다. 영화로 접하는 문학작품은 그 주인공이 배우 안에 갇힌다는 느낌이 들 때가 종종 있었다. 주인공의 외형적인 요소나 목소리 등은 상상하며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이다.
이 책은 꽃답고 어리디 어린 중학생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주인공 천지와 그를 자살로 밀어 넣은 친구 화연. 그리고 이 둘의 관계를 알게 된 천지의 언니 만지 사이에 일어나는 일을 보여준다. 친한 친구였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어버린 둘. 세월이 가면 갈수록 점점 심해지는 학교 폭력과 더 이상 아이들이 아닌 것 같은 아이들이 낯설기만 하다. 실제로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는 일이라 더 안타깝다.
‘학교폭력 피해자의 자살’이란 주제를 김려령 작가님은 몰입력이 강한 필력으로 풀어낸다. 그 몰입감으로 책을 읽으며 나까지 상처를 받기도 했었다. 추리 소설을 보는 듯한 구성, 치고 빠지는 대사, 절제된 서술은 감정이 오히려 더 크게 느껴지기만 했다.
계획된 자살과 마지막의 주인공이 꾸는 꿈. 주인공이 죽기 직전 든 생각인 그 꿈은 자살하기 직전, 엄마와 언니가 자신의 자살을 막고 위로해주는 꿈이었다. 이 책을 읽고 자살하는 사람의 후회와 그 가족이 받는 상처를 조금이나마 느꼈는데, 삶을 살아가는 작은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내가 고등학교 때 도서관에서 처음 읽어본 책이다. 사막에 숭숭 뚫린 구덩이 안에 들어가 있는 소년들이 그려진 표지와 <구덩이>라는 책 제목을 보았을 때 나는 재미있겠다는 생각과 재미없겠다는 생각을 동시에 했다. 한 책을 보고 이런 상반된 생각을 하는 건지 흥미로워서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초반 내용은 스탠리 옐내츠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이 길을 걷다가 우연히 유명 야구 선수의 신발을 손에 얻게 된다. 건물에서 떨어진 신발을 소년이 줍게 된 것인데, 이를 절도로 오인한 사람들은 스탠리를 ‘초록 호수 캠프’라는 소년원으로 보낸다. 이곳은 잘못을 저지른 소년들에게 사막의 땅을 깊게 파도록 시킨다. 도무지 평범한 소년원으로 보이지 않는 이곳은 사실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었고, 주인공과 그 캠프에서 알게 된 ‘제로’라는 친구 역시 그 비밀과 깊게 얽혀져있었다.
<구덩이>에서 주로 다뤄지는 사건들은 대부분 우연처럼 보이는 운명이다. 주인공 스탠리의 가족들이 어째서 그렇게 운이 없었는지, 초록 호수 캠프는 사막임에도 어째서 초록 호수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는지, 왜 사막에 땅을 파고 있었던 건지, 그곳에서 만나게 된 제로와의 관계 등, 책에서 다루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은 전부 과거와 연관이 있는 것들이다. 소설이나 만화같이 만들어지는 스토리에서는 이런 요소들을 많이 넣는다. 독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것들, 우연으로 치고 넘어가도 이상하지 않은 것들이 알고 보니 모두 연관이 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반전 요소로써 보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준다. 이런 이야기들은 만화와 책을 읽으며 자주 보았는데 이 책에서 본 전개가 가장 흥미로웠다. 하나하나 밝혀지는 이야기를 호들갑 떨지 않으면서 덤덤히 밝히는데 그를 보며 독자는 ‘아, 이게 이거와 연관이 된 거였구나!’라며 납득을 한다. 이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고 즐거워서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책의 작가인 루이스 새커의 대표작이자 상도 여러 개 수상한 <구덩이>. 별거 아닌 책처럼 보이지만 읽기 시작하면 어느새 내용에 집중하고 빠져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 표지를 보고 재미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책이 지금은 내게 굉장히 인상 깊게 남아있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 내 삶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과거부터 얽혀져 내려온 어떤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주인공 소년이 겪은 극적인 모험과 성장을 내 삶에서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대신 나를 이루는 작은 우연들과 인연을 떠올리면 괜히 기분이 즐거워지고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