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게 산다>
‘심플하게 산다‘는 프랑스 출신의 수필가 도미니크 로로의, 삶의 방식에 관한 책이다. 제목만 보고도 안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책제목은 명확했다. 바로 ‘심플하게 산다’ 였는데, 말그대로 단순하게 산다, 그 뜻이다.
하지만 보통 단순하게 산다, 라는 말을 떠올리면 배고프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는 것과 같은 생활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약간 다르다. ‘심플’이라는 단어를 삶과 접목시켜 새로운 방식으로 나열해준다.
나를 포함한 요즘 사람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정신없이 산다. 갖고 싶은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참 많아 보인다. 그러나 복잡한 인생 속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인생에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하고 살 수 없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만 선택해 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바로 단순함에 그 해답이 있다.‘심플하게 산다’는 것은 바로 더 많이 원하고, 더 많이 가지는 게 미덕이 된 이 세계의 동시대인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일 것이다. 필요 없는 것들, 방해 되는 것들을 전부 없애고, 꼭 필요한 것들만을 옆에 두고 단순한 삶을 추구를 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필요 없는 물건을 사고, 정리하고, 버리느라 에너지를 낭비한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먹고, 다시 살을 빼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기형적인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방대한 인맥 네트워크 사회에서 아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마음을 둘 곳은 없다.이 책은 우리의 삶을 ‘물건’, ‘몸’, ‘마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단순하지만 인간의 일생을 이루는 모든 것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외면에서 내면으로 향하는 ‘심플한 삶’을 알려주고,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실천하면서 깨달은 예리한 성찰과 도움이 될 만한 조언들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물건’, ‘몸’, ‘마음’ 이 세 가지는 단순하지만 인간의 일생을 이루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변 환경이 번잡하면 몸이 피곤하고, 몸이 피곤하면 마음을 돌볼 수 없고,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삶이 괴롭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소비와 외적 환경과 관련된 ‘물질’, 우리의 집이라고 할 수 있는 ‘몸’, 그리고 영혼의 집 ‘마음’을 심플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흔히 ‘피로사회’라로도 불리는 우리의 현대적 삶은, 무가치한 것들에 대한 에너지 낭비와 항시적인 긴장상태로 인하여 삶이 고단하고 번거롭게 이어지는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저자는 오히려 풍요로운 물질적 조건들이, 우리를 삶의 본질에서 멀어지게 하는 원인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나치게 많은 물건은 우리 자신을 앗아가고 잠식하고 본질에서 멀어지게 한다. 그런 식으로 살다 보면 우리 정신도 고물이 꽉 들어찬 창고처럼 혼잡해진다. 그 안에서 움직일 수도 없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는 그런 창고 말이다.
하지만 삶이란 모름지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 물건이 늘어나게 내버려 두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은 물론, 결국에는 혼돈과 근심, 피로에 이를 뿐이다.
소유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믿는 사회는 가난하다. 경쟁의 악순환이 계속되도록 내벼려 두는 사회는 가난하다. 단순하게 사는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사회는 가난하다. 모든 것에 가격표를 붙이고 심지어 고결한 행동까지 값으로 따지는 사회는 가난하다. 요컨대 돈이 없는 것만 가난이 아니다.
냉장고 속을 어떤 작가가 ‘음식물 시체 보관소’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다. 음식물을 먹지 않고 냉동실에 얼려 보관하며 ‘절약’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화장품 샘플들을 모아놓고 언젠가 갈 여행에서 써야지 하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사실은 별로 필요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간단하면서도 확고하게 ‘심플한 삶’을 주장하고 실천하는 이 책은 아무리 풍족해도 만족하지 못하는 이 시대의 역설을 지적하고 있다. 작가가 정리를 한 심플함은 책의 막바지에서 나와 있다. 책에서 반복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계속해서 설명한 것을 한 문장으로 잘 요약한 심플함이다.
‘심플한 삶은 물질의 가치를 바르게 평가하고, 행복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돈과 시간, 물건을 현명하게 쓰는 균형 잡힌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