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클럽을 통해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책의 두께도 얇고 제목도 sf소설 같은 느낌이라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읽을수록 책에서 다루는 무거운 주제들과 더불어 최근 이슈가 되던 사건들이 떠오르며 집중해서 많은 생각을 하며 읽게 되었던 작품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대해 전혀 모르는 우주여행자들에게 한국을 소개하고 그들에 눈에 보일 한국의 모습을 그린 책이다. 이 책의 도입부에서는 보통한국인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작가는 보통한국인을 권력을 가진 중장년 남성이라고 설명하며 이들과 같은 모습을 해야 한국에서 살기 쉬워진다는 말을 꺼낸다. 이 부분을 보며 작가가 표현하는 보통한국인의 모습이 내가 생각하던 것과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는 마냥 작가의 의견에 수긍하며 독서하던 나의 안 좋은 습관을 깨닫게 해주었다. 한 번 작가의 의견이 모두 다 맞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문이 들자 이후의 이야기에서도 작가의 의견과 그에 대한 근거를 꼼꼼히 살펴보며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책 속의 보통한국인이라는 단어에는 크게 공감하지 못했지만 나의 안 좋은 독서습관을 고쳐준 책에 감사한다.
그리고 이후로는 이 책을 보며 느낀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을 말해보고자 한다. 먼저 첫번째로는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책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사회문제나 현상 등을 모아 정리해놓았는데 작가는 그 문제들에 대해 사회적인 반응만 비판할뿐 해결방법이나 함께 해결하자는 메세지를 전해주지는 않는다. 심지어 한국에서 살기 편하려면 이 문제들을 이용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이러한 부분들 때문에 나는 작가가 비판하고자 하는 점이 정확히 무엇인지 작가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게 되었다.
두번째로는 작가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통계나 사건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작가가 그런 의견을 내게 된 근거나 정확한 자료가 없어 작가의 의견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장애인 차별 파트에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시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그러나 작가는 전장연의 시위를 반대하는 여러 커뮤니티의 댓글들만 가져와서 비판할뿐 전장연 시위의 계기나 진행방식, 실제 시위 사진 등은 가져오지 않았다. 또한 커뮤니티 댓글들이 전장연 시위를 비난하게 된 계기인 시위로 인한 지하철 지연과 관련된 내용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작가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 위해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가지게 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주제가 우주여행자들에게 한국을 소개하는 책인 만큼 사건의 전반적인 경위나 지하철 이용자나 시위 참여자와 같은 당사자들의 이야기, 사건과 관련된 공식적인 통계 등이 더 자세히 담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우주여행자의 눈에 보일 한국의 모습들은 참 새로웠고 그들이 그 모습을 보며 할 생각들 또한 흥미로웠다. 다양한 이슈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고 몰랐던 지식들도 많이 얻을 수 있어 이번 독서는 나에게 발전의 기회가 되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