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손원평 장편소설)

 아몬드 소설은 곤이와 윤재라는 상반된 색을 가진 두명의 주인공이 써 나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청소년 소설로 사람의 변화에 대해 중점을 두고 있다.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작가는 사람은 변화할 수 있고 변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세지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데미안

이 소설을 쓴 작가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사실상 독일 문학의 일등 공신으로 알려진 사람입니다. 내용은 대체로 자전적인 요소를 담고 있고 주인공이 성장하는 작품으로 청소년에게 권장하는 도서 중 하나로 불리고 있습니다. 선과 악의 공생, 인간 내면의 공허함과 성장, 그리고 고뇌 또한 운명의 순응 등등 다양한 것들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 철학적인 질문을 주는 작품입니다. 이 책은 인간의 자아를 찾아가는 기나긴 여행과 성장에 대해 남다른 감성을 묘사하고 있고, 더불어 작가의 철학적 통찰성을 인식할 만한 소설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진지하게 읽어보면 좋을 소설 중 하나 입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이 책은 1941년부터 1945년까지 제 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과 소련이 벌인 전쟁인 ‘독소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라는 제목이 암시하듯이, 저자는 전쟁에 대한 모든 것을 남자의 목소리를 통해 알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 ‘여자’의 전쟁의 대한 이야기를 들으러 떠난다. 독소 전쟁에 참전하고 살아남은 여성 200여 명의 이야기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나가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참호지에서 결혼식을 올린 이야기,  어미가 계속 우는 자신의 아기를 물 속에 담근 이야기, 빨간색만 보아도 몸에 반점이 돋는 이야기 등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적나라한 전시 상황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철학적인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인간적’이라는 것은 무엇일까?라거나,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임무 수행과 나의 감정을 별개로 생각할 수 있을까? 등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늘 전쟁을 물리적인 피해에 초점을 맞추고, 남자의 입장에서만 전쟁을 바라보는 것 같다.  전쟁을 겪는 사람들은 남자들만이 아닌데 말이다. 여자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전쟁은 굉장히 새롭게 느껴졌다. 영웅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승리를 거뒀는지, 어떤 기술들을 활용했고 어떤 장군이 활약했는지 따위의 내용은 일절 등장하지 않는다. 여자만의 언어로 서술하는 역사는 ‘사람들’에 집중한다. 비인간적인 행위와 인간적인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번갈아 취하는 사람, 적군의 기지에 잡입했지만 독일군에게 정이 들어버려 고뇌하는 사람 등 이러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정신적 피해가 얼마나 막심했을지 책을 읽는 내내 충격의 연속이었다. 
  전쟁은 남자들의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계기가 되었고, 단순히 눈에 보이는 피해가 아닌 그 속에 숨겨진 내면의 역사를 저자와 함께 청취하는 전개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현재 진행 중이고 세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세계시민이라면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페스트

이 소설은 알제리의 오랑 시에서 시작한 감염병을 종식까지 연대기 방식으로 나타낸 작품입니다. 괴로움과 신성함,사람의 상태에 대해 한층 더 깊은 발견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각 인물들의 스토리를 통해서 도덕, 유대감, 삶의 다양성을 보여주며, 질병으로 인한 괴로움과 절망 속에서 사람들이 서로에게 끈끈한 연대감을 느끼고 모두 같이 노력하는 모습을 비춰줍니다. 또한 여러 사건들을 통해 인간 본성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간은 서로 힘을 합치고 협동할 수 있다는 다소 사색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시지프 신화

   시지프는 신에게 산꼭대기까지 바위를 끊임없이 굴려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습니다. 바위를 굴려 올려도 다시 떨어지고, 또다시 올려도 산 아래로 계속해서 떨어지는 이 무용하고 의미 없는 노동을 계속해서 해야 합니다. 정상으로 굴려 올린 순간, 곧 다시 떨어질 바위를 보며 기쁨보다는 괴로움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이는 인간의 삶과 다를 게 없습니다. 우리가 어떠한 큰 목표를 이룬 뒤 느끼는 공허함도, 어차피 삶의 끝엔 죽음이 있다는 것을 인지한 뒤 느끼는 두려움도 모두 시지프가 느낀 감정과 비슷할 것입니다. 마음대로 되는 게 없는 인생, 고통의 연속인 인생, 이 비극적인 ‘부조리’한 삶 속에서 우리는 살아갑니다.


  이 책을 읽고 던질 수 있는 질문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의 삶은 비극적인가?”
  “우리는 어떤 점에서 행복해질 수 있는가?”


  알베르 카뮈는 부조리한 세계에 대한 인간의 세가지 선택지로 ‘자살’, ‘희망’, ‘반항’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살과 희망은 그저 하나의 도피처라고 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살아가는 것, 이 세상에 반항하는 것입니다. 또, 떨어진 바위를 찾으러 되돌아 내려가는 시간의 인간은 운명보다 강해집니다. 


  신이 우리에게 준 형벌에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그저 도피에 불과합니다. 바위가 떨어지는 것, 목표가 사라지는 것, 죽음이 있다는 것 모두 다 자명한 사실일 뿐입니다. 이 고통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 우리가 그 ‘부조리함’을 인지하고 자유를 찾아 저항하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시지프가 느꼈을, 바위를 정상에 올리며 느끼는 ‘뿌듯함’과, 다시 떨어진 바위를 찾으러 내려가는 그 잠깐의 ‘편안함’, 이러한 작은 요소들이 원동력이 되어 우리는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게 부조리한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이 세상에 어떠한 이유나 의미가 있어서 존재하는 게 아닌, 그저 존재할 뿐입니다. 사실 삶에 대한 의미를 찾는 것은 결국 답이 없는 문제에서 답을 찾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무언가의 본질에 의해서 만들어진 물체와는 다르게 그저 존재할 뿐입니다. 우리는 그 본질에서 벗어나 아득히 자유로운 존재입니다.


  우리의 인생에서 마주하는 모든 부조리함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저 부조리함으로 둡시다. 이러한 자명한 사실에 상처받아 포기하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갑시다. 이를 인지하기 전과 후는 확연하게 다를 것입니다.

데미안

데미안이라는 책을 혹시 들어보셨나요? 아마 들어보셨다면 학창시절에 필독도서라서 한 번쯤 듣거나 읽어보셨을 겁니다. 데미안은 고전 명작으로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데미안은 본작의 주인공 싱클레어의 친구입니다. 싱클레어는 밝고 화목하고, 종교적인 집안에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주위에는 그를 유혹하거나 어두운 길로 이끄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데미안은 그를 올바른 삶을 살 수 있게끔 도움을 줍니다. 
데미안의 철학은 그가 싱클레어에게 답변하는 편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누구든지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여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데미안이라는 제 3자의 인물을 통해서 소년이었던 싱클레어가 서서히 어른이 되는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그리고 다음 위의 문장은 이 책의 핵심을 관통합니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투쟁을 통해 자신 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를 작가는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자아를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주체가 자신임을 깨닫게 합니다
만약 당신이 삶이 방황을 하거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한 번 이 책을 읽어보세요. 당신의 삶의 방향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

작년 말에 친구에게 선물 받은 책이다.
피아노를 그만둔 지 꽤 되었는데도 입시 시절 나를 기억해준 친구에게 고마웠다.
사실 그 친구는 내가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본 적도 없는데 늘 나를 응원해줘서 참 고마웠던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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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의 일대기와 내면에 대한 내용이다.
가장 공감 됐던 부분은 알렉상드르가 연습하던 오래된 피아노가 새로 조율과 기계장치들로 인해 목소리를 잃어서 더 이상 그 피아노로 연주할 수 없다고 한 부분이다.
나한테도 10년 가량 연주했던 피아노가 있었는데 물론 정밀하게 조율 된 피아노에 비한다면 볼품없는 소리였지만 그 소리를 내가 사랑했기 때문에 조율하는 걸 매번 반대했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피아노는 그 자체의 소리도 각각 다르지만 연주자의 자세에 따라서 소리가 달라지기도 한다는 게 참 재밌는 악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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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간에 기억력에 배신 당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연주 회에서 첫 음을 치자마자 나머지 악보를 까먹어서 그대로 15초 정도 멈춰있었던 어린 내가 떠올라서 웃겼다.
그때는 기억력의 문제보다는 긴장해서 그런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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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이라는 건 고독에서 온다고 책에서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어릴 때 악기를 좋아해서 플룻과 첼로로 오케스트라에 입단하기도했었는데 그땐 같은 파트를 하는 사람이 많아서 잠깐 놓쳐도 되고, 악보도 서로 넘겨주고 관객들의 반응도 들리고 그랬었는데
연주회나 콩쿨에 나가면 거긴 오로지 나 뿐이다.
그 순간에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게 나의 연주밖에 없기 때문에 거기에 빠져들고 고독해진다.
사실 순리인 것 같다.
저자는 연주자가 청자에게 음악에서 본인과 같은 것을 느끼길 바라면 안된다고 말하는데 난 그 정도  수준은 아니었고, 그냥 청자를 신경 쓸 겨를이 없던 아마추어 연주자여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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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몸에 대한 내용도 나오는데 사실 피아니스트는 체력이 좋아야 한다.
입시 시절 나를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가장 많이 하셨던 말씀이 “피아노는 스포츠야” 라는 말인데,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몸이 받쳐줘야 한다.
손가락과 손 뿐만 아니라 피로 등의 컨디션을 챙기는 것도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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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진행되면서 저자의 부정적인 부분이 도드라지기도 하는데 결국 이 사람은 그의 삶을 사랑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렇게 계속 살아간다.
손가락 부러진 뒤로 그만둔 나한테는 참 부럽기도 하지만,  뭐… 나도 지금 나의 삶을 사랑한다.
직업은 아니지만 여전히 피아노 연주를 하고 여전히 음악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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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어쨌든 각자의 인생을 연주하는 솔리스트들이지 않을까?

채식주의자

이 소설은 평범한 여성이 결혼생활을 시작한 지 5년 정도 지났을 무렵 한 꿈을 꾸면서 시작합니다. 이 꿈을 꾼 뒤 여성은 점차 다른 사람으로 변해가는데, 원래는 모든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던 여성이 꿈속에서 무지막지한 피를 마주한 후 냉장고에 있던 고기, 생선 하물며 달걀까지 싹 다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려버립니다. 이후로 여성은 오로지 야채와 과일만 먹는 우리가 알고 있던 채식주의자로 바뀌면서 생활이 완전히 틀어지게 되었습니다. 여성은 몸무게도 확 줄어들고 아예 남편과 말을 섞으려 하지 않습니다. 남편은 여성이 그렇게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않은 그저 평범한 점이 마음에 들어 결혼했지만 변해가는 아내를 보면서 점차 힘들어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친 남편은 여성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음을 깨닫고 점점 뼈만 앙상해지는 모습을 걱정하며 친정집에 연락합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음식을 거부하던 여성에게 여러 안 좋은 사건들이 겹치며 결국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그 뒤 여성의 행보를 보면 사람들 사이에서도 상의를 탈의한 채 있는 등 여러 비현실적인 행동을 반복합니다. 마지막 부분에 여성의 손에는 포식자에게 뜯겨 죽은 동박새 한 마리가 있었는데, 이것이 무엇을 암시하는지는 직접 채식주의자를 읽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소설은 개인의 선택과 사회적 기준,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의문을 던지면서도 글을 읽은 독자들에게 깊은 생각을 하도록 의도합니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성 같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도 굉장히 퍼져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나쁘거나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는 여성이 단순 정신병에 걸린 것이라 추측했습니다. 다 읽고 나서 가장 처음 느낀 것은 사실 나도 단순히 주인공을 비정상이라고 분류하고 있는 게 아닌지, 여러 번 고민하고 고찰하는 경험을 했는데 이 모두 작가가 의도한 것이라 생각하니 한 편으로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워낙 독특하고 감각적인 이야기라서 그런지 작품을 계속해서 읽었는데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정해진 해석이나 정답 없으니 제 마음대로 해석할 수 있어 매우 만족했던 작품입니다.
 
애초에 비정상과 정상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사실 단순히 다수결에 치부하여 분류되는 게 아닐까요? 만약 우리가 비정상이라고 여겼던 집단의 수가 정상 집단의 수를 뛰어넘는다면 그때 우리는 비정상과 정상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이를 단 하나로 규정하려는 것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행복의 기준은 각자 다른 것처럼 사실 사회에서 규정한 모든 것에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개개인의 선택과 가치를 존중할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단합하고 서로 이해해주는 그런 사회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매우 만족했던 소설입니다.

유령의 벽 (세라 모스 소설)

이 소설은 세라 모스 작가의 여섯 번째 소설로, 한국에서 처음 소개되는 작품 중 하나 입니다. 영국 주요 매체에서 올해 최고의 책!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이 소설은 사람들의 공포와 광기, 잔혹하면서도 매력적인 여성의 서사를 보여줍니다. 스토리는 20세기 끝자락의 어느 무더운 여름날에, 이천 년 전 철기 시대의 삶을 실제로 재연하는 캠프에서 사람들이 다함께 모여들자 비로소 시작합니다. 그들은 그 시대에 어울리는 의상을 갖춰서 입고 모카신을 신은 채, 초원과 습지대를 거닐며 동물을 사냥하고 불을 피워 밥을 짓습니다. 그러나 무언가를 죽이거나 잡아먹지 않으면 나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고대 시대의 삶 속에서 점차 각자의 욕망을 향한 본심과 폭력성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드러나게 됩니다. 

이 작품은 현대 소설의 모습을 보여주는 유명한 필체의 작품으로, 작가의 탁월한 글쓰기와 고대 시대의 생생한 묘사가 돋보입니다.

초반부는 전형적인 밀실 추리극 분위기를 보여주는데,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작가의 진짜 의도와 면모가 드러납니다. 처음부터 유령의 존재를 드러내며 과연 이 인물이 정말 유령이 맞을까? 하는 의문을 독자들에게 품게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실질적으로 대립이 시작됩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여성들의 연대와 각자의 서사가 몰입감 넘치게 묘사되어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부분입니다. 

검은 햇빛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5월 사서추천도서)

이 소설은 색에 대한 기억을 돌이키는 과정에서 유독 색에 대한 감각적인 묘사가 돋보입니다. 흑백의 세상 속에서 유일하게 색을 인식하고 다른 이들에게 색에 대해 얘기하는 주인공인 시안, 친구들의 부드럽고 따뜻한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시각장애인 소년 아우겐과 담화를 통해 인식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인지하고 공감할 만한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아우겐이 색에 대한 본인의 직감과 현실을 믿고 색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는 것은 우리들의 삶에서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을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때로는 우리 모두가 꿈을 이루지 않아도 만족할 만한 인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왜 우리는 모두 각자가 정한 강박감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너는 네가 볼 수 있는 것을 그대로 봐도 돼. 네가 느끼는 감정을 소중히 여겨.

태양이 검은 태양이 되어 내가 보는 세상이 무채색으로 변했을 때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가끔 눈이 오는 날 새벽에 창밖을 보거나, 비가 내리는 날에는 온 세상이 흑백으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렇듯 무채색의 세상에서 마음을 쿡쿡 찌르는 무언가가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의 삶이 찬란한 빛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일까요.

검은 햇빛은 단어로만 들으면 마냥 부정적인 이미지를 내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은 우리에게 어딘가로 나아갈 길을 보여주며 감각을 이해하고 그 아름다움을 소중히 여기는 것에 대해 큰 감동과 여운을 안겨주는 소설입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다면 이 소설을 읽으며 잠시 쉬어가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