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장편소설)

여자로 태어났다면 한글을 떼자마자 읽어야하는 책이다. 
두꺼운 두께와 내용이 전혀 예상조차 되지 않는 책 제목 때문에 이 책을 사두고 몇달동안 읽지 않고 미뤄뒀다. 
읽어보니 한국 여성의 필독서라고 불리는 이유를 바로 깨달았다. 나는 소설이 이렇게까지 큰 교훈을 줄 수 있구나 라는 걸 처음 깨달았다. 1992년에 이런 소설이 나왔다는 것이 정말 놀랍고 30년의 세월이 흘러도 이 사회의 분위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씁쓸하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어떤 사람들은 주인공이 결국엔 사랑에 빠진 다는 것이 아쉽다고 하지만 , 나는 그 점까지 양귀자 작가님의 색깔이 들어나는 점 이라고 생각되었다. 결국엔 차별 혐오 공포를 끌어안는 것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세월이 변해도 바뀌지 않는 명작 그리고 사회의 시선. 

몽고반점 (제29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2005년도)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어보았다. 수상 작품 중 당선작인 <몽고반점>을 리뷰 해보려고 한다. 
이 단편의 주인공인 남자는 중년의 나이로 사진 작가 등을 하고 있다. 짧은 줄거리로 얘기해보자면 화자는 본인의 아내의 여동생 즉, 처제에게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처제의 몽고반점을 보고 성적욕구를 느낀 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이 단편을 읽으면서 역겹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화자는 자기 자신의 예술을 완성하고자 한다는 핑계로 처제를 부르고, 여성의 나체를 관람하는 자기 연민을 가득 품은 남자다. 나는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불쾌함만 남는 책은 처음 이였다. 

구의 증명

솔직히 공감되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 먹어치워서 한몸이 된다는 것. 서로 애절해서 죽을 것 만 같은 이 사랑을 그냥 무뚝뚝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 그치만 글은 어렵지 않고 쉽게 잘 읽혔고, 최진영 작가님 글 중에 몰입력이 가장 높은 편 이라고 생각이 든다.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죽음 앞의 유한한 모든 날들을 영원한 기록으로 잇는 나 자신과의 대화)

입학하고 나서 처음으로 빌렸었던 책이다!
분량이 많지도 않고 내용도 심오한 내용은 아니라서 거의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죽음을 앞둔 소설가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고, 나도 그 옆에서 바라보듯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사실 실화인 줄 알고 엄청 몰입해서 읽었는데 작가 검색해보고 조금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죽음을 옆에 두고 글을 쓰는 사람이 세상에 없진 않을 테니 괜찮다.
우리가 이 책을 읽는다는 건 결국 이야기 속의 화자는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
뇌종양의 진행 경과와 그와 함께 날뛰는 화자의 심리적 신체적 상태라던가 주변인들의 반응 등을 느낄 수 있다.
본인이 환자는 아니더라도 병이 깊어진 가족을 옆에서 지켜보던 일은 꽤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우리도 주인공처럼 죽을 날이 수치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죽음 곁에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들었던 노래 중에 ‘내 삶이 내가 줄 수 있는 최선이다’ 라는 가사가 있다.
그 말대로 내가 베풀 수 있는 유일한 것, 즉 삶을 나눠야 하지만 삶 곁에는 언제나 죽음이 함께하기 때문에 죽음과 직면하기 전까지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작년에 읽었던 책이라 내용이 상세하게 기억나지 않아서 메모에 의존해서 리뷰를 쓴다.
*참고사항* 
나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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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던 사람이 그럴 가치가 없다는 걸 알게 된다는 것.
집착하던 것이 의미 없는 짓거리에 불과했다는 것.
스포지만 아무튼 돌아돌아 제목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종을 나누는 행위는 온전히 인간의 관점에서 갖다 붙이는 것이고 사실 구분 짓는 게 의미가 없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행동과 생각이 나와 맞지 않았기 때문에 몰입하지 못한 부분도 많았다. 
특히 저자의 매우 사적인 얘기들이 나오는 부분은 음.,.,.,.,.,.,. 거의 블러 처리된것마냥 본 것 같다.
이 책이 이 정도로 추천받는 이유를 사실 모르겠다.
사람들이 반전이라던 부분도 앞에서 밑밥을 깔아서 그런지 엄청나게 반전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읽으면서 메모해둔 페이지가 딱 한 페이지 있는데 음악에 대한 얘기를 하는 부분이다. 그 부분 말고는 딱히 이 책에서 엄청나게 와닿는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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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 내가 보는 나의 모습과 상대방이 보는 나의 모습의 차이 >
오만과 편견을 읽을 때 로맨스에 대한 장르에 관심이 생겨 읽게 되었다. 
책 제목으로는 오만과 편견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책을 읽고 난 후 오만은 책 속 등장인물인 ‘다아시’를 편견은 ‘제인’을 뜻한다고 생각했다.
다아시는 상류층 귀족 출신으로 책에서는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맺기 어려워하는 인물로 표현되었다.
반면 제인은 명망있는 가문 출신은 아니지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다이시와 제인이 서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보다 나는 책 속에 표현되어 있는 사람들의 성격에 주목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다아시는 제인에게 구혼하는 장면에서 제인이 명망높은 가문은 아니었기에 결혼은 자신의 가문의 흠이 될 수 있으나 그럼에도 사랑하기에 구혼을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구혼을 받은 제인 입장에서는 자신의 가문과 다아시의 가문의 차이를 알고 있는데 다아시가 구혼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가문의 차이를 언급하는 것이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다아시는 사랑도 중시하나 자신의 가문의 명예도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인은 다아시가 구혼했다는 것에 초점을 두기 보다 언니의 결혼이 다아시로 인해 망쳤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더 큰 것에 초점을 두었다. 
이를 통해 제인은 가족을 중요시하는 성격임을 잘 나타낸다. 
다아시는 사람을 대할 때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여기고 오만하다는 성격을 보여주고, 
제인은 사람을 볼 때 편견을 가지고 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여러 사람들의 성격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주의 깊게 봐왔던 점에는 제 3자가 보는 나의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다르다는 점이다. 
다아시가 제인에게 구혼했던 것을 제인이 언니에게 이야기를 하자 언니는 다아시를 가엾게 여겼다. 
제인은 언니의 결혼을 방해했다는 것에 집중하고 있기에 다아시가 가엾게 여긴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몰랐으나
이후 제인은 자신이 다아시에게 구혼을 거절했던 말을 후회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내가 생각하는 것과 제 3자가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있기에 중요한 상황이나 여러 곤란한 상황에 있다면 제 3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IT미래학자이자 미국의 저널리스트 니콜라스 카 저자는 2013년 출판한 이 책을 통해,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인공 지능 시대, 즉 2024년의 사회에 대해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 뇌의 변화 
뇌의 신경 가소성이라는 뇌과학 이론을 통해, 뇌 구조가 지속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이 변화는 현대인의 뇌가 과거의 사람들에 비해 더 발달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일부 영역은 퇴화하는 반면 다른 영역은 특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고 책이 주된 정보원이었던 시대에, 우리의 뇌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했다. 
 ## 책 – 사고가 깊어지는 단계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 사고의 과정을 연습해야 함을 의미했고 하나의 정적인 대상에 대한 지속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집중을 요하는 일이었다. 즉, 관심을 통제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뇌를 훈련시켜야 했다. 
 책이란 오랜 시간, 집중해서 읽는 독서가 열어준 조용한 공간에서 사람들은 연관성을 생각하고, 자신만의 유추 와 논리를 끌어내고 고유한 생각을 키운다. 깊이 읽을수록 더 깊이 생각한다. 
 ## 인터넷 
컴퓨터는 지속적으로 무엇을 읽으려고 노력할때 매우 힘들다. 링크,이메일,뉴스등 오로지 글에만 집중하기 어렵고 산만하다. 인터넷은 우리에게 멀티태스킹을 요구하여 수많은 하이퍼링크와 방대한 정보는 우리 뇌를 정보에 대해 더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을 강화시킨다. 빠르게 처리한다는 것은 깊이 있는 사고를 하기 어려워 진다. 
## 후기 
인터넷 사용이 우리의 깊이 있는 사고 연습을 방해하고, 사색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뉴런이 퇴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니콜라스 카는 이러한 퇴화가 장기 기억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인간이 더 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인터넷과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것과 동시에 깊은 사고와 사색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chat 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점점 발전하며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이는 우리 스스로 문제를 고민하고 사색하여 도출한 결론이 아닌, 인공지능이 제시한 답을 사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답변이나 유튜브 요약본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겉핥기식 접근이 아닌 깊이 있는 학습과 본질적인 이해를 추구해야 한다. 기술의 발전이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공부를 할때나 인생을 살아갈때 ‘왜?’라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지고, 지속적인 독서를 통해 지식의 본질에 도달하는 노력을 해야겠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공지영) (공지영 편)

다시금 되돌아보는 추억
잊지 못한 풋풋한 사랑을 추억하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헤어진 지 5년이 지났지만 주인공은 공간, 물건, 노래를 통해 그와 사랑했던 때로 되돌아간다.
첫사랑, 사랑이란 감정을 처음 느꼈기 때문인가 그와의 추억을 꾸준히 기억하고 있다.
이렇듯 처음이란 감정을 쉽게 잊지 않는 주인공이기에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다고 믿어요?” 라는 물음이 주인공을 잘 나타내고 있다. 
낯설고 설레여서 좋았던 순간들이 어느새 이해되지 않고 씁쓸한 순간들로 돌아올 때가 있다. 
처음이라 즐거웠던 감정은 퇴색되고 점차 미움과 서러움으로 채워진다. 
주인공의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홀로 일본 유학길을 나섰고 이방인으로서 생활하였다. 
그래서 그녀에게 다가온 모든 순간이 낯설고 신기했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이를 테면 여행에서 만난 사람과의 로맨틱한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설레는 시작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사소통의 부재로 인한 오해와 소외감이 쌓여갔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주인공은 이별을 맞이한다. 
5년 후 한국에서 다시 한 번 그와의 재회를 한다. 재회를 통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지, 잊지 못한 첫사랑의 끝맺음을 할지는 주인공의 선택에 있다. 
책을 읽을 때는 ‘재회했을 때 끝내 하지 못한 말을 하면서 오해를 풀고 끝낼지 시작할지 빨리 선택하면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다. 
다 읽고 나서는 음식, 셔츠 색 선택할 때 뭐 하나 신중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 더구나 감정을 너무 단편적으로 생각했구나를 느꼈다. 
감정이란 게 그리 단순하지 않고 주인공이 처한 상황도 있을 텐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첫사랑과의 재회를 통해 잊을 수 없었던 5년 전의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이야기는 전개한다.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다 문득 그때를 떠올릴 때 값지게 빛나는 순간이었다고 추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추운 계절 속에 포근함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

철학이 필요한 순간은 언제일까. 가장 인상적인 답은 다음과 같았다. `혼자 있을 때가 철학이 가장 필요한 순간이다.`
혼자 있다는 것, 즉 고독은 나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는 누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타인은 무엇이며, 내가 어떻게 대해야만 하는지.
철학은 이때 생각의 프레임으로서 도움이 된다. 본인을 회고할 수 있는 방법이 되며,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된다.
기술은 삶을 풍요롭게 하지만, 철학은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도구, 무기이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본인을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나`를 기반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하고, 사람들과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철학은 분명, 삶의 무기가 될 수 있다.
`나`를 이해하는 것.
모든 이해의 시작이자 끝이다. 그만큼, 본인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 책은 다양한 철학자의 관점을 통해, 본인의 이해뿐만 아니라, 본인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준다.
`나`는 야마구치 슈의 이 책을 통해서, 본인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여러가지 단서를 얻게 되었다.
이 책을 추천한다.
적어도 실마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