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힘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인간의 문명, 기술이 발전했다 한들 자연을 쉽사리 변화 시킬 순 없다.
지리의 힘은 지리가 현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국제정치와 문화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전에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군. 쇠>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는 지리가 인류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역사적 발전속도에서 왜 차이가 났는지를 밝혔다면 팀 마샬의 <지리의 힘>은 현대를 조명한다. 2016년에 출간된 책인데, 읽다 보니 현재까지도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 이슈들이다. 여러 챕터에서 다양한 대륙과 국가들을 다루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중국이다.
중국은 전세계 인구규모 최대를 자랑하는 국가이며, 경제적인 입지와 정치적인 입지가 엄청난 속도로 커지고 있다.  놀란 것은 눈에 띄지 않게 중국이 여러 국제 기관이나 분쟁지역 등 아주 다양한 곳에 침투해있다는 사실이었다.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대륙에 대한 챕터에서 미국과 서유럽이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항하고자 하는 중국의 모습이 보인다. 중국이 지원하는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지역의 운하 건설 계획이나, 철도 건설 계획은 중국이 엄청난 자본을 통해 서서히 세계에서 패권을 노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내전과 국경분쟁, 이념 대립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지역에서도 중국은 거침없이 지원을 하고, 복잡하게 얽힌 정치관계 속에 뛰어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중국이 얼마나 크게 성장하고 있는지 실감 중이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자본을 이용하여)영향력을 키우는 데에만 집중하면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문제가 많이 드러나고 있다.
또 지리적으로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전을 못하고 있는 국가들의 사례도 기억에 남는다.
석유가 있는 지역들도 험난한 산맥이나 사막, 늪 지대, 초원 등의 또 다른 지리적 제약을 받아 역사 속에서 고립되었고 교류와 발전이 힘들었다. 하지만 이미 발전했던 서구 열강들이 19-20세기 제국주의 정책을 펼치고, 다른 지역에서 대리전을 치루고, 세계대전으로 수만명이 죽고, 전쟁이 끝나자 또 본인들끼리 국경을 긋는다.
그 지역의 지리적, 종교적, 문화적 맥락을 전혀 모른 채로 그저 지도에 그린 국경이 분란을 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국경을 그어놓고 나몰라라 빠지고 나면 식민지배를 당했던 나라들은 혼란에 빠진다. 결국 그들끼리 싸우고 또 희생 당하고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이런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지도 않을 뿐더러 이제 그들만의 문제에 미국, 중국, 러시아 등등이 개입하니 더욱 복잡해지고 여러 이해관계 속에 얽혀가는 현실이다.
지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고 새삼 깨달았다. 인류의 발전 과정에서도 지리가 영향을 미쳤으니 수천 년,수만 년 간 쌓여온 역사의 격차를 줄이는 데에도 당연히 그만큼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지리의 힘>은 국제정치와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뜨거운 감자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이야기도 있으니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NFT 사용설명서

독서클럽으로 접하게 된 책이지만 참 의미 깊던 책입니다. 블록체인은 다들 들어봤겠지만 NFT는 아직 어색하기만 한데요. NFT는 바로 이 블록체인으로 만들었기에 보안성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NFT 자체의 뜻도 대체 불가능한 토큰 이라는 뜻입니다. 이 기술이 주목 받는 이유에는 메티버스가 있습니다. 메타버스가 바로 이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이죠.
물론 매력적인 이유는 이뿐 만이 아닙니다. 바로 금전적인 이익을 줄 수 있기에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무지개를 내뿜으며 달리는 고양이의 움직이는 사진이 정당한 가격으로 팔렸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작에 불구하며 현재도 많은 NFT가 사용된 작품이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지식재산권이 굉장히 중요한 요즘, 보안성이 철저하게 보장된 NFT를 한 번 가볍게 접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친화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인류의 진화에 관하여)

나는 옛날부터 진화생물학, 인류학, 심리학등에 관심이 많았다. 그 중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아주 유명하고 그때 당시엔 파격적인 주장을 하여서 나도 읽어보았는데 약간은 사람에 대한 애정을 잃을 수도 있는 조금 냉혹한 책이었다. 물론 이후에 이기적 유전자에 대항하는 주장들이 많지만 이기적 유전자로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기에 그런 점에 대해 사람에게 초연해지곤 했다. 그런 와중에 이름부터 다정하고 사람들에게 친정하라고 말하는 이 책을 만나게되었다. 사람들끼리 왜 친해야하는지, 왜 그렇게 우리가 진화했는지를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잘 설명하였다. 생각과 추론, 친절함과 친화력으로 적자생존이 아닌 연대와 유대를 통해 진화를 해왔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이 책을 이기적 유전자와 비교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진화생물학에 관심이 많고 이기적 유전자, 이타적 유전자를 읽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이다.

눈먼 자들의 도시 (100쇄 기념 에디션) (100쇄 기념 스페셜 에디션,주제 사라마구 장편소설,Blindness)

  중학교 때 처음 읽은 이후, 약 7년 후 22살이 되어 다시 읽어보게 된 도서 <눈먼 자들의 도시>이다.
  이 책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마침표나 반점 외에 다양한 문장부호가 등장하지 않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문체를 사용했다. 때문에 지문과 대사의 경계가 가시적으로는 쉽게 구분이 되지 않고, 대화 장면에서는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주체를 구별하기 또한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작가의 독특한 방식 덕분에 글을 더 세심히 읽게 되고, 글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 더 집중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책의 초반, 우리의 양심은 결국 피의 색깔과 눈물의 소금기로 나타나게 되었다는 문장이 인상에 깊게 남았다. 내가 작가의 의도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양심을 지키며 살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간다. 양심을 지키는 데에 피와 눈물이 동반되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하면서도 어느새 불문율처럼 자리잡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양심을 버리는 것이 더 살기 편하고, 양심대로 사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세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모든 사람의 눈이 멀어버렸다는 것이다.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백색의 실명상태에 빠져버렸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눈’의 역할을 되짚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우리의 눈은 내부를 비추는 거울이 되었다고 말한다. 눈은 내부를 비추는 거울이고, 그렇기에 우리의 의도대로 가릴 것은 가리고 거짓을 꾸며낼 수 있는 ‘말’과 달리, 있는 그대로를 가감없이 보여주며 의도가 개입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여지는 것’에 노력을 가한다. 어느 누군가가 속은 아주 문드러지고 비열한 사람일지라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그렇게 행동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세상은, 그런 ‘보여지는 모습에 대한 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의 양심을 유지하며 돌아가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눈을 잃는다는 것은 우리가 세상에서 최소한의 양심조차 지키기 어렵게 만들어버린다. 책 속의 내용을 통해 우리는 눈이 먼 것의 진정한 공포를 알 수 있다. 눈이 멀어버림으로서 잃게 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남들 눈에 보기 좋을 이유와 위생. 그리고 이 두 가지가, 인간이 인간이기를 유지해주는 최소한의 조건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눈먼 사람들은 이 두 가지를 잃었고, 잃어간다. 말 그대로 잘 보일 것 없다는 데에서 오는 안심이라 부르기 민망한 안심과 이미 잊혀진 위생 관념의 사이에서, 눈먼 자들은 변소까지 가지도 않고 거의 습관적으로 안마당에서 배설을 하기 시작한다. 백색 실명이 전세계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퍼진 이후로는 길거리조차 배설물 천지가 되고 만다.  타인의 시선의 존재를 잊은 채 변소조차 가리지 않고 지내는 이들의 행동은 짐승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자신을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드러내는 모습이야말로 그의 진실한 모습이라고 말하려한다 생각했고, 그 진실한 모습은 대부분 매우 추악할 것이라고 책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책을 읽어가면서, 나 또한 그러한 작가의 생각에 대부분 동의하게 되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눈먼 자’에 대해 이중적 의미가 떠오르기도 했다. 돈에, 권력에, 가십거리에 등등 무언가에 마음을 빼앗겨 이성을 잃는 사람을 향해 우리는 눈이 멀었다고 표현하곤 한다. 책에서는 ‘우리는 이미 눈이 멀어있었다.’라는 이야기가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것이 우리가 눈이 멀지 않았을 때에도 우리는 애초 추악하고 이기적인 본성을 가지고 있고, 또 각종 이유들에 눈이 멀어 점점 양심을 잃어간다는 것을 전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세상의 온갖 것들에 눈이  멀어가고, 그 결과로 추악하고 또 볼품없는 본성을 통제하는 데에 기울이는 노력을 점차 지워가기 시작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소유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일말의 존엄성, 인간성 뿐인데도, 우리는 외부에 존재하는 물질을 쫒기 위해 우리가 유일하게 소유한 존엄성과 인간성을 내던지고 만다. 그렇게 짐승이 된다.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짐승이.
“우리 내부에는 이름이 없는 뭔가가 있어요, 그 뭔가가 바로 우리예요.”
이제는 고민해 보아야 할 시간이다. 과연 우리는, 아직 눈이 멀지 않았을까?
그리고 노력해야 한다. 더는 눈이 멀지 않기 위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한길그레이트북스 81)

  2021년 동계방중 독서클럽을 계기로 접하게 된 책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저인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다. 독서클럽 활동을 위해 책을 선택할 때, 책을 통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고, 올바른 사회적 인식을 형성해 볼 수 있는 활동을 진행하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현대 사회의 사회적 인식의 문제점과 연결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선정하고자 했다. 그러던 중, 우리 사회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범죄자의 성향이 사이코패스일 것이다혹은 관상이 범죄자 상이다라고 말하는 경향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로 현대 사회에서는 범죄를 일으킨 자들에 대한 공통점을 만들어 이들을 원래부터 그러한 존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정말 예외인 상황도 있겠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면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이전에는 평범한 삶을 살던, 너무나도 평범한 존재였던 사례인 경우도 많다. 이러한 경우들을 보면서 악이 정말 독특한 배경을 가진 이들에게서만 나오는 것일까와 악을 평범한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로 섣불리 치부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사회에서 사람들이 범죄와 범죄자를 바라보는 인식의 문제점을 느꼈다. 이러한 문제와 관려해서 우리에게 배움을 줄 수 있는 책을 찾고자 했고, 악은 평범한 곳에서부터 나올 수 있다는 악의 평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읽게 되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아이히만이 이스라엘로부터 아르헨티나에서 납치되어 예루살렘 법정에 서게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러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통해 나치 집권 당시 독일의 상황과 그 시기 유대인을 향한 차별 정책부터 이후 강제 추방, 수용, 학살로 이루어지는 역사적 흐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유대인 학살에 도움을 주었던 유대인 장로 등 유대인 고위층의 폐해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 따끔하게 지적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이히만이 친위대로서의 일대기와 이후 예루살렘에서의 재판 과정을 통해 이 책의 핵심 내용인 악의 평범성이 어떻게 드러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의 초반부터 한나 아렌트는 무사유의 위험성에 대해 계속해서 언급한다. 여기서 말하는 무사유는 스스로 사고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줄 아는 능력을 뜻한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초반에는 명확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이 표현이 아이히만의 일대기를 보면 볼수록 무사유의 의미와 위험성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이러한 무사유는 아이히만으로부터 악의 평범성이 나오게끔 하는데 가장 크게 작용한 요인으로써 악의 평범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용어이다. 이러한 무사유라는 표현을 계속 언급하는 것을 보아서 한나 아렌트가 독자들에게 무사유의 위험성을 알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처럼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통해 나치 집권 당시 유대인 관련 문제에 대한 독일의 모습과 아이히만이라는 인물의 특성은 현대 한국 사회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들이 있다. 먼저, 나치 집권 당시에 독일 내 유대인들에 대한 혐오감이 만연했던 것처럼 현재 한국 사회에서도 특정 인물에 대해 혐오하는 문화가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자신이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은 집단 등에 대해 혐오성 악플을 달거나 ()’이라는 표현을 이용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유대인 학살을 최종 해결책으로 바꿔 썼던 것처럼 아직도 현대 사회에서 정당하지 못한 행위를 대체하는 언어 규칙을 만들어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를 해고할 때(물론 해고가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행위라고 볼 수는 없으나), 해고가 아닌 경영 합리화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현대 한국 사회에 책에 나타난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의 내용과 책 안에서 지적하는 문제점과 한국 사회를 비교하여 바라볼 때, 현대 한국 사회에서도 비슷한 형식이라 할 수 있는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나치의 사례와 아이히만의 사례는 너무나도 비극적이고, 극단적이라는 점에서 현대 한국 사회의 문제와 완벽한 궤를 이룬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치 집권 당시 독일의 상황과 아이히만의 사례와 유사한 현대 한국 사회의 문제를 통해 제2의 아이히만이 나타날 수 있는 출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된 혐오문화나 언어규칙 문화 등을 당연시 여기거나 이를 통해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을 합리화하는 행동의 그릇됨과 위험성을 알고 이러한 문제들에 휘말리지 않도록 올바른 관점을 형성할 필요가 있겠다고 느꼈다. 나아가 무엇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사고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줄 아는 능력을 기름으로써 아이히만과 같은 무사유의 상태를 사전에 방지해야 제2의 아이히만과 같은 악의 평범성의 사례가 또 다시 나타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레버리지 (자본주의 속에 숨겨진 부의 비밀)

이 책은 지인에게서 추천받아 읽으려고 사두었지만 막상 다른 일들에 치여 읽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겨울방학 독서모임을 하며 발제하고 토의하는 방식으로 함께 책을 읽어나가다 보니 책의 마지막까지 보람차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좋았다. 레버리지는 내가 최대한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일들에 대해 가치, 비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심하여 보고 각자의 핵심결과영역에 집중하여 레버리지 할 것을 권하는 책이다. 중간 중간에 공감되고 배울 점들이 많았으나 특별히 기억나는 부분은 ‘시계추는 중간에 머물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친구들이랑 얘기하면서 요즘은 워라밸을 이룰 수 있는 직업이 좋은 것 같다는 얘기를 했었다. 보통은 일과 삶을 분리하여 균형점이 그 가운데에 위치하기를 원하지만 저자는 시계추의 예시를 들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느 한쪽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를 동시에 성취할 수 있다고 말해준 것이 인상깊었다. 이 책을 읽으며 경영이나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보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얻어갈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인생의 목표와 진로를 정해나가는 대학생시절에 내가 초점을 맞출 것들을 고민해보며 읽기에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아의 문으로 (구병모 장편소설)

평소 구병모 작가의 호흡과 섬세한 표현력을 좋아해서 신간이 출판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책을 동계방중 독서클럽의 테마 도서로 선택하게 되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 나온 내용 일부만을 보고 흥미진진한 판타지물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그 예상과는 180도 다른 내용에 책을 읽으면서 적응하고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던 것 같다. 이 책은 꿈이 현실로 출몰하여 일상을 장악해 버리는 ‘꿈 증상’이 바이러스처럼 도시 곳곳에 퍼지면서 시작된다. 특별한 줄거리나 서사보다는 ‘꿈 증상’을 겪는 ‘진여’라는 인물의 시선과 심리를 의식의 흐름에 따라 보여 준다. 그렇기 때문에 30~40 페이지까지 읽었을 때에도 쉬이 끝나지 않는 긴 문장과 난도 높은 단어, 난해한 표현들을 만날 때마다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두세 번은 반복하여 읽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모두 작가가 독자들로 하여금 ‘꿈 증상’을 겪고 있는 ‘진여’의 입장을 그대로 느껴 보게 하기 위해 의도한 서술 방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시점부터는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졌다. ‘진여’가 맞닥뜨린 모든 상황을 꿈을 대하듯 읽게 되었기 때문이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고 혼란스러워하는 ‘진여’가 모든 것을 의심하면서 그 끝에 도달하기까지, 이 책은 평소에 내가 생각해 보지 못했던 삶과 죽음, 진실과 거짓, 또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꿈 증상’이라는 참신한 소재를 통해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레 팀원들과 같이 책에 대한 각자의 해석을 공유하거나 심지어는 의미 부여를 하면서까지 능동적인 독서를 할 수 있었고, 그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

레버리지 (자본주의 속에 숨겨진 부의 비밀)

책 [레버리지]는 경영/경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해서,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무수한 경제 언어 혹은 경영 언어가 쏟아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책은 경영/경제 부분을 많이 다루고 있지 않았다. 책 [레버리지]는 독자에게 목표와 비전, 우선순위를 명확하기 상기시킴으로써 더 높은 수준을 향해 나아가는 철학을 담고 있다. 이에 책에서는 독자에게 수많은 질문을 한다. 네가 하는 일에 만족하고 있는지, 일과 삶의 균형이 잘 맞는지 등 어찌 보면 당연한 질문들 혹은 이미 누구나 깨달은 질문들을 다시 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현재 상황을 상기시켜주었다. 이 책에서는 다른 사람의 문제가 당신의 문제가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며, 행복과 성취를 절대 나중으로 연기하지 않고 지금을 즐기도록 돕는다. 끊임없이 열심히 일하는 것과 희생의 규칙을 깨뜨리고, 관습과 일을 수행하는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중복과 시간 낭비를 배제하며 높은 수준의 성공과 성취로 향하는 현실적인 지름길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작가 롭 무어는 대학 시절 몇 차례 사업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하여 빚이 손 쓸 수도 없이 불어나 파산 상태에 빠지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자본주의의 원리를 깨닫고 레버리지 기술을 터득했다. 실제 이 책에서는 그의 개인적인 일들을 담아냄과 동시에, 다른 기업들이 어떻게 성장하였는가를 다양하게 담고 있다. 그냥은 알지 못한 기업가들의 생각과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기회가 되어, 경영에 대해 쉽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 돈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경제에 관한 내용을 쉽게 도표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에서 선정한 예상 독자는 기업가라고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학생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이다. 철학을 담은 이 책은 내 현재 위치를 파악하게 해줌으로써 성장을 돕게 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질문하고 있는 책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들이다. 타인이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여행지를 가서도 자기 일을 놓지 마라, 오디오 북을 들어라 등 어찌 보면 누구나 알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열정을 심어줄 뿐만이 아니라, 현재 하는 일에 만족하는지에 관해 물어보고 있다. 이에 대학생인 내가 간명 깊게 읽은 부분을 소개한다.

P.33 당신이 하는 일이 돈을 벌고 변화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체감할 때, 열정이 곧 직업일 때, 도전과 만족을 동시에 느낄 때, 그 일은 더 이상 일이 아니게 된다.
P.34 포기가 나약함으로 여겨진다는 이유만으로 그 일을 계속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
p.46 당신은 유일하기 때문에 당신보다 더 나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P.78 그들은 보상을 얻기 직전에 포기하고 방향을 바꾼다. 생각해보라. 씨앗을 심은 다음 날에 ‘내 나무가 어디 있지?’라고 소리치는 사람은 없다. 과일을 얻으려면 먼저 나무가 뿌리를 내려야 한다.

우연히 2022년 1월에 이 책을 읽게 되어, 이 책의 질문을 통해 올해 어떻게 내가 살아가야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3월에 개강하기 전, 어떤 한 해를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멋진 신세계

  좋은 기회로 독서클럽에 참가하게 되었다. 독서 클럽에서 활용할 책은  「멋진 신세계」 였다. 처음 이 책을 사고 제목만 봤을 때는 굉장히 희망찬 결말로 끝날 것 같았다. 그러나 생각했던 결말과는 반대로 존의 자살 이라는 극단적인 결말로 끝났다. 이에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
  제일 인상깊었던 부분은 ‘공동체, 동일성, 안정성’ 이라는 표어를 앞세워 사람을 계급화하여 다룬다는 것이었다. 올더스 헉슬리가 그린 멋진 신세계에는 계급 있으며 각자의 위치에 만족해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과연 다들 진정으로 만족해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일까. 소마라는 일종의 마약을 통해 감정을 통제당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세계를 지향해야 할까. 

공정하다는 착각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

  이 글을 쓰는 지금, 2022년 1월의 후반은 대선이 채 50일도 남지 않은 시점이다. 각 후보는 저마다의 공정한 사회로의 도약을 약속하고 나섰다. 무엇이 공정이고 불공정인지에 대해서는 제각각 다른 의견을 내비치고 있지만 말이다. 사실 작년부터 모든 언론과 정치권에서 가장 화두가 됐던 주제는 ‘공정’이다. 한국 사회에서 활발히 논의된 공정은 통상 능력주의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인국공 사태’라 일컬어지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란만 봐도 가히 그러하다.
  마이클 샌델은 책을 통해 누구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던 능력주의의 신화가 결국 극단적으로 세상을 분열시켰다고 지적한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기회라는 건 결국 개개인의 재능과 운에 의해 결과적인 차이를 보이는 것이 필연적이며, 이 재능과 운에 대한 가치 보상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 고스란히 개인의 능력 혹은 열등함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말이다. 삶의 결과들을 모두 개인의 책임으로 만들어버리는 능력주의는 결국 승자에게 아첨을, 패배자에게 모멸감을 주는 사회를 고착화시켰다. 샌델은 해당 논리를 전개해나가면서 개인의 업적에 대한 사회의 다양한 평가와 보상 체계에 대한 철학적 가치에 대해 설명한다. 이 세상을 망쳐놓은 것이 ‘똑똑한’ 이들이며, 특히나 대학은 이 똑똑함을 공인해주며 그간 권력이 돼버렸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학이 우리 모두를 경쟁의 고통 속에 빠트렸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학생부종합전형의 각종 문제점과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등을 참고하면서 한국 사회에서의 학력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숙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국 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자가 아니더라도,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존엄하고 고상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조건이 평등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과정은 국가와 같은 공동체의 개입이 필요하다.
  샌델의 주장에 한계도 존재한다. 샌델은 사회적/경제적 이득을 취한 사람들이 성공에 대한 운의 작용을 인정하고, 겸손한 태도로 소통하며, 공동선에 기여해야 함을 피력한다. 하지만 이는 능력주의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소시킬 수 없다. 구조적 문제를 간과했다는 지적이 당연하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책이 출간된 지 1년이 넘은 지금도 능력주의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각 분야의 ‘전문가’라 여겨지는 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을 보니 4주간 뾰족한 묘안을 내놓지 못한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기분을 조금은 지울 수 있었다. 하지만 하루빨리 한국 사회에서 능력주의에 대한 공론의 장이 더 깊게, 더 넓게 확대돼 사회적 합의를 이루길 바란다. 특히나 과도한 경쟁 사회를 살고 있는 20대, 30대 등의 청년층에게 이 책을 권한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