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는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사회과학서다. 책은 프롤로그 ‘현대 세계의 불평등에 대한 의문을 푼다’, 1부 ‘인간 사회의 다양한 운명의 갈림길’, 2부 ‘식량 생산의 기원과 문명의 교차로’, 3부 ‘지배하는 문명, 지배받는 문명’, 4부 ‘인류사의 발전적 연구 과제와 방향’, 에필로그 ‘과학으로서의 인류사의 미래’로 구성된다.
이 책은 뉴기니에서 만난 친구 ‘얄리’의 “왜 흑인들은 백인들처럼 그런 ‘화물’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저자는 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작물화, 가축화, 세균, 발명, 대륙 간 차이 등의 내용을 4부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특히 재밌게 읽은 부분은 3부의 ‘11장 가축의 치명적 대가, 세균이라는 사악한 선물’이다. 이 부분에는 대중성 질병, 즉 전염병에 대한 감염 특성이 나온다. 책에 나오는 전염병의 4가지 특성이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인 ‘코로나 19’와도 맞아떨어져 더 몰입해서 읽은 장이다.
저자는 문명의 발달 차이는 절대 특정 인종이 특정 인종보다 열등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책의 전반적인 내용에 걸쳐 말하고 있다. 저자가 인종차별적인 내용 없이 이렇게 다양한 외부 환경 요인을 예시로 들면서 문명사 발달과 연관 지어 녹여내려고 노력한 모습이 책을 읽는 내내 전해져왔다.
저자는 우리에게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그래서 각 대륙의 발전 차이가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이유에 인종차별적인 요소는 없다는 것이 그의 확실한 견해인 것 같다. 그리고 같은 사건에 대한 원인분석도 누가 했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느꼈다. 저자와 다른 의견을 가진 학자들도 많았고 같은 결과의 원인에 대해 주장하는 바도 크게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아무리 그 분야에 유명한 베스트셀러 책이라도 그 한 권만 읽고는 의견을 명확하게 내놓기 힘들다. 소설이 아닌 특정한 주제의 책을 읽을 때, 유명한 저자의 책을 100% 다 받아들이는 것보다 다양한 관점의 책을 읽은 후에 스스로 의견을 정리할 수 있는 독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인류학에 관심이 있거나 비문학 책에 도전해보고 싶은 학생들은 <총, 균, 쇠>를 읽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