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잘하고 싶은데 잘하지 못할까? (나를 단단하게 하는 부담의 심리학)

이 책의 제목이 평소에 내가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보니 빨리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읽다 보니, 이 책은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 막상 실전에서 잘 하지 못하는 내게 전하는 말 같았다. 이 책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그들의 뛰어난 성과에 짓눌려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실전에서 어떻게 부담의 무게를 견뎌내는지 알려주었다. 그리고 스트레스와 부담감의 차이를 명확히 알려주어서, 생명에까지 위협을 가하는 부담감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수월했다. 또한, 실제 사례들을 가지고 부담감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설명해주어서 크게 와닿었다. 그래서 나도 실전에 적용할 수 있게 연습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나 숨을 천천히 내쉬는 것과 같은 방법은 부담감을 느끼는 상황 속에서 버텨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 놀랐던 부분 중 하나는 부담을 느낄 만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것은 좋지 않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연습하던 대로 해”와 같이 부담감을 감소시키는 말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은 듣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평소보다 잘 해야할 것 같은 생각에 갇히게 만든다고 한다. 그러한 생각으로 인해 대회나 발표를 준비할 때 열심히 연습한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연습했던 때보다 더 좋지 않은 성과가 나오게 된다고 한다. 이 내용을 보고, 긴장한 친구들에게 힘이 됐으면 싶어서 응원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다 보니 왠지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친구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진짜 응원을 하고 싶으면 “열심히 해”가 아닌 “하던대로 해”라는 말이 더 좋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미움받을 용기 2 (사랑과 진정한 자립에 대한 아들러의 가르침)

예전에 <미움 받을 용기 1>을 읽었는데, e-Book이라는 서비스 덕분에 그 다음 시리즈(?)인 이 책을 읽게 됐다. <미움 받을 용기 2>는 아들러 심리학을 현실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알려주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1편을 읽었을 때에는 “나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하며 깊게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2편을 읽으면서 ‘모든 문제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즉, 이 책에서 말했듯이 한 번 아들러 심리학에 발을 들이면,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신기하게도 거의 모든 상황들 속에서도 인간관계가 연결되어 있고, 문제를 해결할 때에도 타인과 연관이 있어 아무리 혼자서 해결하려 해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서 도서를 대출할 때 사서의 허락이 있어야 대출할 수 있고, 그러한 허락을 받기 위해서 나의 정보를 제공하고 대출증을 받음으로써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간관계는 없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 중에서도 타인을 존중하는 방법에 대해 인상 깊게 읽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나는 타인을 어떻게 대해왔었는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진짜 ‘존중’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 해 볼 수 있는 기회 또한 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인간관계 속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방법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토록 가까운 SF >
SF(science fiction) 라는 장르에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동안 어깨 너머로 보아온 SF장르에서는 로봇이 반란을 일으키고, 외계인이 쳐들어오고, 우주에 버려지는 등. 손쓸 수 없는 거대한 재앙과 마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판타지 속 드래곤과 싸우는 얘기랑은 또 좀 다른 게, 판타지는 단어 그대로 비현실을 표방한다. 그에 비해 SF는 몇 광년씩이나 떨어져 있는 다른 은하처럼 나의 현실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데 그럼에도 과학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아주 현실감이 없지는 않아서 불쾌감이 들었다. 공포영화를 보더라도 어디 멀리 시골에 있는 폐가에서 나오는 귀신보다는 세면대 밑처럼 생활감 있는 장소에 웅크리고 있는 귀신이 제일 무섭듯 말이다. 하지만 김초엽의 소설은 그동안 내가 멋대로 판단한 SF의 정의와는 정반대의 글이다. 따뜻하고 밀접하다.
7편의 이야기 모두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똑바로 바라본다. 미래를 배경으로 현재를 이야기하고, 과학의 탈을 쓰고 인문사회적 풀이를 제시한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장애는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짧은 글을 봤다. 장애라는 단어가 사전에서 사라질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켜야 하며 그것이 인류가 짊어진 숙제라고 설명했다. 좋은 취지로 쓴 글 같기는 한데 어딘가 아다리가 안맞는 기분이었다. 첫 번째 단편인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를 읽으니 장애는 눈에 보이는 현상 그 자체로 성립하는게 아니라 사회적 인식에 따라 결정된다는게 분명해졌다. 장애는 기술 발전만으로는 사라질 수 없다. 유전자 편집 기술로 모두가 아이큐 300으로 태어나는 세상에서 아이큐가 130인 사람은 장애인일 것이다. 소설 속 지구로 순례를 떠났던 순례자들은 그들의 고향인 차별이 없는 유토피아인 ‘마을’로 돌아오지 않고 차별과 폭력이 존재하는 지구에 남는다. 이는 세계가 양분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디스토피와와 유토피아. 지옥과 천국. 장애인과 비장애인. 흑과 백. 케이크 가르듯 세계가 이분된다는건 지옥이 두군데 생긴다는 걸 의미할 뿐이다.
세계는 단순하지 않다. 얼핏 보면 발전의 순기능으로만 보이는 유전자 편집 기술도 차별을 야기하는 여러 문제를 낳는다. 변이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해야 할지 기준도 모호하고, 현재의 문제인 의료 혜택 불평등은 당연히 유전자 편집 기술에도 이어질 것이다. 심지어는 왜소증이나 다운증후군에 환자들에 대한 제노사이드(집단 학살) 까지 가닿는다. 완벽한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곳에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으로 우리는 상생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두 번째 단편인 “스펙트럼”은 종이 다른 외계 생물과의 공존을 그린다. 여타 동물들이 인간보다 멍청하다고 여겨지는건 그들의 지능을 인간의 잣대로 측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대로 동물의 입장에서 보면 물속에서 십분도 버티지 못하고 초음파도 알아듣지 못하는 인간을 무능하게 여길 것이다. “스펙트럼”의 주인공은 낯선 행성에 떨어져 제 손으로는 끼니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로 오로지 외계인들의 이타성에 기대 살아간다. 주인공은 끝내 외계인들과 의사소통하지 못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함께할 수 있었다. 하나 하나 현미경을 대고 분석하고, 잣대를 들이대 우열을 갈랐다면 절대 쌓을 수 없을 우정이었다. 타자를 온전하게 받아들이려면 섣불리 알아내려 하기 보다는 존중하는 태도가 우선이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언어나 소통은 관계에서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도 있다.
이타성은 양육강식의 법칙 속에서 살아가는 다른 동물들과 인간을 구분 짓는 특징으로 꼽힌다. “공생가설” 에서는 외계 생명체가 수만 년 전부터 신생아의 머릿속에서 공생하며 도덕, 윤리, 이타성 등 인간의 긍정적인 특성으로 꼽히는 것들을 가르치고 부여했다고 한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었던 이유는 미지의 외계 생명체와의 공생 덕분이었던 것이다. 머릿속에 사는 미지 생명체는 아니더라도 우리들이 인간답게 사는 것은 타인과 교감하고 소통하며 공생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요새 n번방과 같은 비인간적인 혐오 범죄가 많아지는 것은 기술 발달이 빚어낸 사회적 단절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타자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인간의 껍데기만 뒤집어쓴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감정의 물성”은 내 것이지만 소유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는 것에 대해 얘기한다. 어떻게 해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아 당혹스러웠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밥을 먹으면 기분이 나아지는 경우도 간혹 있다. 우울증도 약을 통해 어느정도 해결 되니까 인간의 감정은 물질과 연관이 깊다. 그럼에도 사실 당연하게도 수학공식을 도출하듯 답을 낼 수 없는게 인간의 감정이다. 화자는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맥락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감정의 물성’ 이라는 제품을 통해 맥락없이 주어지는 인공적인 감정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미를 도출하는건 이성적인 사고의 결과물이고, 감정은 이성의 대척점에 있는 감성의 결과물이다. 감정은 합리와 가장 거리가 먼 단어겠다. 합리와 효율은 경제에서 많이 따지는 단어다. 악플 때문에 자살한 연예인들 생각이 났다. 연예인이 버는 높은 수입을 운운하며 이정도 욕은 먹어도 된다고 함부로 키보드를 놀리던 악플러들은 타인의 고통을 별거 아니라 치부했던 거다. 우울증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우울증 환자의 심정을 이해할 수 없듯이 타인의 사정을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우울증에 대한 우리나라의 사회적 분위기는 개인의 고통을 일반화하여 폄하한다. 아직도 우울증을 엄살이라 생각하는 풍조가 만연하다.
여섯 번째 단편인 “관내분실”은 “감정의 물성”과 대칭적인 부분이 있다. 분명히 내 것인데 내 뜻대로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면, 분명히 내 것이었는데 나도 모르는 새 모래알처럼 손아귀를 빠져나가버린 삶도 있다. 여성의 출산 후 경력단절은 너무 고질적이어서 아직 해소돼지 않았음에도 진부해져버린 사회문제중 하나다. 국가가 져야할 사회적 책임을 개인에게로 돌린 결과는 요즘의 출산율이 말해준다. 여성은 개인의 삶을 갈아 넣어야만 엄마로써 작동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많은 여성들은 더 이상 출산을 원치 않는다. 개인의 삶과 2세의 양육.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어느 한쪽에 가치를 더 둘 수도 있고, 둘을 동등하다 가늠할 수도 있지만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를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 강탈된 삶을 양분으로 삼아 태어난 자식과의 관계가 순탄하기란 쉽지 않다. 지민은 본인이 엄마가 되면서 은하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지민의 이해는 은하뿐만 아니라 시스템의 모든 피해자들에게로 확장되는 속성을 가진다.
김초엽의 단편들은 모두 소외된 약자들을 주목한다. 주인공들의 성별이 대부분 여자인 것도 그 이유에서일거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에서는 사회가 여성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게이는 여성스럽고, 동양인은 수학을 잘한다. 소수자에게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흔한 폭력이다. 나이든 동양인 여성인 재경은 사회가 부여한 이분법적인 프레임인 기대와 증오(영웅주의와 혐오)를 모두 벗어던지고 깊은 바닷속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가윤은 재경과 친혈육이 아니다. 하지만 재경이 프레임을 전부 심해로 끌고 들어가준 덕분에 가윤은 홀가분한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길을 나아갈 수 있다. 이런 핏줄을 초월한 세대간의, 젠더간의 연대는 분명한 희망을 제시한다.
과학만큼 자본집약적인 산업도 드믈다. 자본이 만드는 빠른 흐름은 편리함을 낳지만 그 이면에는 분명 기술 발전으로 인해 일어나는 소외도 있다. 무인주문기앞에서 헤매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은 자주 봤을 것이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안나도 자본에 소외된 인물이다. 사회는 경제성을 명목으로 그녀에게 져야할 책임을 회피해서 그녀는 가족을 잃었다. 개인의 아픔을 보듬어주려 하지 않고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기다리는 사회의 예는 우리 가까이에 있다. 이산가족이 그렇고 위안부 피해자들이 그렇다. 딥프리징 기술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안나가 노인으로 설정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안나는 작은 비행선에 의지해 은하로 뛰어들며 의지를 관철한다. 가능성이 보이지 않더라도 여정을 시작하는 그녀의 행보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살아있는 동안 사회가 좋은 쪽으로 변하는 과정을 목도할 수 있으리란 희망은 희박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안나처럼 계속 나아가야 한다. 희망은 아직 작은 불씨다. 불어오는 돌풍이 거칠어도 꺼트려선 안된다. 그래야 언젠가 큰 불꽃으로 모두가 온기를 나눌 수 있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에서 재경의 불씨를 이어받은 가윤처럼 말이다.
김초엽의 소설은 SF 라는 장르에 충실해 딥프리징이나 마인드업로딩같은 새로운 과학 기술이 많이 등장한다. 그것들은 이야기에 없어서 안되는 양념이지만 본질은 다른 곳에 있다. 사회가 묵인해온 아픔이 그녀의 소설에는 구체적인 형태로 오롯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녀가 제시한 것은 인간성이다. 정복하고 발전하려는 근대적 인간성이 아니라 이타성을 기반으로 상생하고 연대하는 유기론적 인간성이다.
세계는 연속성을 가지며 축적된다. 그렇기에 현재가 튼튼하지 못하면 미래는 모래성처럼 쏟아져 내리고 만다. SF는 미래를 배경으로 현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장르라는걸 이 소설을 읽으며 알게 됐다.

너무 한낮의 연애 (김금희 소설)

정보를 얻기 위한 독서를 하다보면 문학책이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나에게 현대소설이 그렇다.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바쁜 일상에서 흐름이 끊기지 않고 하나씩 읽어 갈 수 있어 좋았다.
일상 속에서 가끔 이해할 수 없지만 그것이 너무도 명료하게 다가오는 경험을 하는데, 이 소설 곳곳에서 그런 분위기를 느꼈다.
눈에 박혀 잊고 싶지 않은 구문들은 따로 메모해 두기도 했다.

망원동 브라더스 (김호연 장편소설,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소소하고 따뜻한 이야기.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넉넉한 이야기. 이야기에는 힘이 있었다.
절대 그 누구도 없어서는 안 될 네 명의 등장 인물들이 어쩌면 내게 옥탑방에 대한 로망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알고보면 굉장히 시끌벅적하고, 쓸쓸하지 않은 장소가 될 그곳에..
너무나 편해서, 그리고 푸근해서 자꾸만 이 옥탑방에 가고 싶다. 오작가의 여자친구 선화처럼, 한번이라도 이 남자들과 함께 술상에 앉아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솔직하고 털털한 각자의 매력과 사연을 가지고 힘들어도 다함께 이겨내는 동지애, 또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예쁜 마음들을 보고 겪고 싶다.
어느 누가 이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인생의 성공이라는 것이 꼭 돈이 다가 아니고 스펙이 전부가 아니듯이, 행복은 누구에게나 있다.
내 삶에 조금은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들, 주변을 잘 둘러보아야 겠다. 그것이 친구이든, 재미이든, 평범하지 않은 일상이든 두 팔 벌려 환영이다.

친애하는 나에게 (250일간의 우울증 일기)

D-1
아마추어의 일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기성 작가들보다도 더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나는 차이쟈쟈가 전하는 이 이야기와 메시지가 너무 좋다. 그동안 나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해왔는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나에게 조울증은 있는 것 같다 생각했어도, 우울증은 없다고 생각했다. 이 조울증도 만약 있다고 해도 그냥 가볍게 넘길 수 있었다. 마치 감정기복처럼.
내가 차이쟈쟈의 이야기에 흥미를 가진 것은, 원인을 찾고자 하는 태도 때문이었다. 그녀는 자신처럼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왜 우울한건지 그 이유를 모른다고 했다. 실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또 나는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자신의 이런 것을 병이라고 생각해서 잘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고. 물론 당연히 그런 사람들이 많다.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서 우울증이라는 것이 받아들여질 때는 책에 언급된 바로는 도자기같이 다룬다는 말이 그들에게는 부담일 수도 있겠다. 이런 상황에서 내 상태를 알리고, 도움을 구하기도 하고, 이해를 바라는 모습은 자기이해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어려운 단계인 것 같다. 차이쟈쟈는 자기보기를 잘 하기 위해 일기를 쓰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내가 이 책을 보면서 기대하는 바는 감정에 타지 않는 것이다. 그저 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있는 아무런 돋보기도, 망대도 씌우지 않고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고 싶다. 또 그 사람이 하는 말에 동화되거나 하나 되지 않도록 나의 주관을 굳게 세우고 싶다. 250일간의 기록을 엿보며 이를 도전해보도록 하겠다.
D-2
방금 책을 읽다가 친구들에게 의지하고 자신을 떠나지 않고 힘을 주는 친구들을 사랑하는 차이쟈쟈의 모습을 보고 왔다. 마치 내가 한 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확실히 친구라는 것은 힘이 있다. 나는 내 인생에서 어쩌면 가족보다 친구가 더 소중하지는 않을까 싶었던 적도 있었다. 무의식적인 것과 의식적인 것, 분명 그 관계는 다르면서도 같다.
조그만한 차이를 깨달은 순간이었다. 
D-3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너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달라는 말이다. 실로 우울증에 걸렸기 때문에, 여러가지 방법을 도모해보고 안 되니까 약까지 먹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작가는 이런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진짜 몸이 성한 것은 마음이 건강하기 때문인 것 같다. 아무리 내가 근육질이고 탄탄하고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마음에 병이 있으면 몸도 시들시들해질 것이다. 
D-4
끝이다. 시원섭섭한 이 기분. 차이쟈쟈의 안위가 걱정된다. 나는 솔직히 세상에 있을 때, 내 주변에 이렇게 우울했던 친구가 있었다.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지만, 새벽에 이야기를 들어주고 말동무를 해주었다. 나는 그런 경험들을 겪으면서 친구들을 생각할때 사랑하는 마음과 걱정하는 마음도 있지만 나 자신을 위한 마음에 피해 의식이 생기기도 했다. 근데 정말 생명은 소중하다. 만일 내가 무엇 하나를 못 한다고 해도 이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말고 그릇이 큰 포용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제가 사랑한 시간은 모두가 잠든 시간입니다. 잠들어 있는 동안에는 과거에 대한 미련도 없고, 미래에 대한 불안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행복했던 과거를 추억하는 사람이 굳이 잠들었던 시간까지 포함하여 떠올리지 않고, 거창한 미래를 기약하는 사람이 잠들 시간을 고대하지 않으며, 하물며 잠들어 있는 사람이 자신의 현재가 깊이 잠들어있음을 채 깨닫지 못하는데, 부족한 제가 어찌 이 딱한 시간을 다스려보겠다고 나설 수 있겠습니까?”
과거의 어렵고 힘든 일 뒤에는, 그걸 이겨냈던 자신의 모습도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 우린 그걸 스스로 상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단다.
“여러분을 가둬두는 것이 공간이든, 시간이든, 저와 같은 신체적 결함이든…. 부디 그것에 집중하지 마십시오. 다만 사는 동안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데만 집중하십시오.”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남겨질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기 마련이지. 떠나는 자신은 안중에도 없단다. 그저 남은 사람들이 괜찮기를 바라지.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가는 건 그런 것인가 보더구나. 나도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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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순수하고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이다. 제목도 너무 신선하고, 소재도 좋고, 내용도 좋다. 3박자가 다 갖추어졌다. 이 소설이 왜 그리도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알 것만 같다.
캐릭터부터 시작하면, 달러구트도 페니도 그 외에 모든 등장인물들도 자신의 상황과 환경을 거쳐 자랐지만 참 매력있고 사랑스럽다. 어느 누구도 미운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상상의 구름 속으로 데려다주었다. 꿈이라는 귀여우면서도 몽환적인 세계로 나를 초대하기도 했으며, 옆에서 직원들의 하루 일과를 지켜보기도 했다. 
너무나 가고 싶은 그곳, 달러구트 꿈 백화점.
무의식 속의 세계이기에 나도 매일 매일 그곳을 갈지도 모르겠으나, 기억나지 않는 것이라면 정말 안타까울 따름이다. 부디 이 현실같은 상상이 이루어지는 날도 다가오기를 바래본다.

도리스의 빨간 수첩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 말이 있다. 23살의 나에게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는가? 이미 까마득해진 인연들도 있다.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누게 된다면 분명 기억이 나겠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까먹어가는 얼굴들.. 이름들.. 분명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 아는 인생이 아니라, 이전에 알았던 인생대로 이 책을 읽었다면, 삶의 덧없음에 대해 생각해보며 인생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엄청난 고뇌로 이 책을 읽었을 것 같다.
도리스에게 인생이란 험난한 도전이 잇다르는 굴곡진 산비탈이었으며, 그곳에서 사랑을 찾았다. 손녀를 향해 있던 사랑과, 앨런이라는 첫 사랑을 향해 있던 사랑. 그렇다고 그녀의 죽음은 행복했을까? 마지막을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보내주었기에 그리 불행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라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죽음 자체는 불행 그 자체 였을 것이다.
이전의 내가 가지고 있던 인생에 대한 생각에서는 영화 코코의 “remember me” 처럼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나의 인생이 가치가 조금이라도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모든 사람이 마음 속에 품는 한 존재, 그 존재가 되고 싶다고.. 그리고 그 존재가 가족들로 인해 이어진다고..
어쩌면 우리는 모두를 그리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한다면, 할머니는 살아생전 돌아가신 할머니의 엄마와 아빠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그리워 하셨을 것이고, 그 분들은 또 그 분들의 가족들을.. 이렇게 하나로 이어져왔을 것이다.
슬프지만, 이제는 아름답게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들. 그리고 언젠가는 재회할 것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인생들. 난 이 인생의 끝에는 분명 소망이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제3의 남자

솔직히 어려웠다. 내용이 자꾸 아들에서 아버지 흐름으로 흘러가서 그냥 눈으로만 읽었는데, 읽히지 않았다.
대체 무슨 내용이야, 내가 지금 책을 읽는게 맞나 싶어서
큰 맘먹고 100쪽 넘게 읽던 것을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다.
두번째 읽기 시작하니까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는 북한에서 온 간첩이고,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구나. 아들의 이야기는 아버지가 총에 맞은 시점부터 간첩 수첩을 찾아달라는 명을 받고나서의 스토리구나.
그것을 깨닫고 나니까 집중이 되었다.
초반에는 그냥 여타 소설과 비슷하네. 별로 띵작은 아니네 싶었는데 중반 부분부터 나를 몰입하게 만들었다.
소재 자체가 신선하거나 등장인물이 새롭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이 책 자체가 주는 나름의 감동과
생각거리가 많았던 것 같다.
썸네일에 있었던 남자의 뒷모습과
은근하게 보이는 가수같이 마이크를 든 여자.
이 모든게 이 책의 내용을 설명해주기 쉬웠다.
교훈을 얻은게 있다면,
부모는 정말 위대하다. 는 것이다.
살인도 서슴치 않고, 자신의 목숨도 다 바쳐
자식에게 부모로써 못 해준 것이 하나도 없기를 
바라면서 자신의 주어진 임무를 저버리고 인질로 잡혀있던 아버지.
그리고 사랑,
정말 우연의 사건으로 시작되어서
갑자기 떠나간 그녀. 
하지만 서로 잊지않고 있다가 훗날 다시 재회하는 그 순간.
너무나도 아름다웠지만 방해요소가 많아 비극적이었다.
이런 숭고한 사랑과 집착하는 허울의 사랑.
문자가 월출에게 보여준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자식이 아닌데도,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데도
지켜나간 사랑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숨통트기 (오늘도 수고한 나를 위한 토닥토닥)

정말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큰 깨달음을 얻었다.
나는 숨통트기라는 책을 왜 선택했을까?
정말 행복해지는 방법을 몰라서?
내 인생에 행복만 있기를 바래서?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원하는 행복들은
대게 이루기 힘들거나 일회적이거나 오래 기다려야하는
큰 기쁨, 큰 행복들 뿐이다.
이런 행복만을 위해 삶을 살아간다면
행복한 하루하루보다 불행한 하루하루가 더 많지않을까.
나의 삶의 목표가 행복이라면,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이
나의 하루하루에 기쁨을 주고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불어넣어주지 않을까.
사람들은 나에게 해피바이러스라는 말을 많이 한다.
물론, 사람들을 만날때 나 역시도 행복해지지만
그 외에 나혼자있는 시간들, 집에있는 시간들은
아무런 의미도 없이 보내기 일수였다.
그렇게 됨으로써,
나는 더욱 더 사람들을 찾게되었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고 했고
나 자신과 가족들에게는 신경을 쓰지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내가 직장에 다니게 되고,
결혼을 하게 되고 자녀를 낳다보면 
언젠가는, 내가 행복이라고 생각했던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점점 드문 일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다보면 결국 사람들이 말하는 인생은 혼자!에 직면하게 될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나만의 행복들을 일상에 하나하나씩 실천해가며, 만들어가며 배워가야하지 않을까.
작은 것에 감사하고, 당연했던 것을 특혜로 누릴 수 있는 기쁨. 그것은 내 마음가짐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안다.
앞으로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사치를 한다던가,
시간을 쪼개서 친구를 굳이 만난다던가,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인생이 날 이끄는대로 살아가면서
하루하루 주어진 행복들에 감사하고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나를 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준
숨통트기, 그리고 강미영 작가님께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