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손원평 장편소설)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실제 우리가 살아가면서 체험하기는 힘들인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책의 주인공이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책을 막 읽기 시작한 나에게는 부러움의 일부가 됐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많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는 도중에서 점점 생각이 변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희로애락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 그리고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는 나, 책의 주인공과 내가 대립되는 상황을 가지고 있음에도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게 얼마나 슬프고 안타까운 일인지 공감하게 됐다.
  감정을 공부한다는 것, 이 말은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이해하기조차 힘든 말일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감정을 공부하며 살아간다. 이런 상황들을 보며 나는 감정을 느끼는 것에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아몬드 (손원평 장편소설)

<책소개>
‘아몬드’라는 책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알렉시티미아라는 병에 걸린 소년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를 풀어낸 소설이다. 솔직히 현재 사회에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사회 생활하는 데 있어 매우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도 엄마와 할머니로부터 감정을 배우면서 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아예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윤재에게는 왜 배우는지 이해가 잘 안됐고 그냥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다라고 기억하게 된다. 하지만 할머니가 사고로 죽고 엄마는 의식불명상태가 되자 윤재는 혼자 남게 되면서 슬퍼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윤재를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후로 친구 곤이를 만나게 되면서 감정을 조금씩 느끼게 되는 내용이다
<느낀점>
 독서클럽을 활동하면서, 처음에는 비교과 포인트와 돈을 받을려고 시작했었던 것 같다.  활동을 하면서 책을 읽고 주제를 직접 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도 주제 정하는 부분에서 되게 많은 시간을 썼다. 하지만 소설책이다보니 되게 재미있게 읽고 생각보다 금방 읽었고 책에 대한 주제를 정하고 토론할 때 되게 재밌는 내용도 많이 나왔던 것 같다. 최근 과제가 많고 1학기 전체가 싸강으로 되다보니 만날 수 없어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는데 독서클럽 활동을 통해서 친구들과 서로 얘기할 수 있는 것도 되게 즐거웠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 (신자유주의는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독서클럽을 통해 수업과 관련된 내용의 책이 무엇이 있는지 찾다보니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경제학에 대해서 다루는 내용인 것 같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장하준학자이다.  장하준은 경제학자이시다. 나쁜 사마리인들의 내용을 간단하게 말하면 각 장의 여러 내용을 다루고 있다. 나쁜 사마리안인들이 가난한 나라에 해를 끼치는 일을 그만두게 할 수 있는가에 관해 이야기한 책으로 세계화와 개방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적에 관한 반박논리를 이야기한다. 먼저 세계화의 관한 신화와 진실들을 이야기한다. 그런 다음 경제 이론, 역사, 외국인 투자, 민간 기업과 공기업, 아이디어의 차용, 부패하고 비민주적인 나라는 외면해야 하는지, 경제 발전에 관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나쁜 사마리아인인 부자 나라들은 개발도상국들에게 자유 무역을 권장하면서, 자신들이 모두 완전한 자유 무역은 아니더라도 그에 가까운 무역을 하고 있다는 걸 강조한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유 무역이 ‘단기적으로는’ 최상의 무역 정책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역 자유화는 결코 경제 발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자유 무역은 단적으로 말해 개발도상국들이 생산성 증대 효과가 낮고, 따라서 생활수준 향상 효과도 낮은 부문들에 집중하도록 만들기 쉬운 정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 무역을 통해서 성공을 거두는 나라들은 거의 드물다고 말한ㄷ. 이 부분은 내가 생각하고 있던 개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자유무역’이라고 하면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 경제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그렇지 않다고 하여 생각을 다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쁜 사마리아인의 책을 쓴 저자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관한 개념을 많이 언급을 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비판과 생각을 이야기한다. 이 부분과 상반되는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바우하우스

  테마가 있는 독서아카데미 강연으로 우리 학교 고영란 교수님의 디자인: 문명의 관점에서 생각하다를 들었다. 인류문명의 발전사를 디자인과 관련하여 설명해 주셨다. 평소 생각해보지 않았던 디자인적 관점에서 인류 문명사를 배울 수 있어 흥미로웠다. 디자인이란 하나의 단어에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가 있다. 명사적 의미로는 디자인의 최종 기획물, 결과물, 동사적 의미로는 디자이닝 과정, 발상으로 아이디어, 전반적 형태, 느낌, 스타일 등 디자인이라는 단어 하나가 다양한 형태로 쓰일 수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디자인의 전문성보다는 일반성, 특수성보다는 보편성, 현재성 너머의 역사성, 실재성 너머의 상징성, 문화적 차이를 넘어 인간의 DNA에 의해 전수되는 원형성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하셨다. 디자인 능력을 인류가 지닌 보편성 특성과 연결시켜 인류문명과 디자인이 함께 쌓아온 두터운 지층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예시를 몇 가지 들어주셨는데 그중에서도 고대 이집트 왕조의 오벨리스크가 기억에 남는다. 오벨리스크는 거대한 석재로 만든 사각형의 단면을 가졌으며 끝은 피라미드 꼴이다. 그 시대에 이러한 디자인과 건축이 가능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서 현재의 문명은 과거의 디자인 덕분이라는 교수님의 의견에 공감할 수 있었다.

  테마도서인 바우하우스는 바우하우스의 개교에서 폐교 이후의 역사화 과정을 우리 시각으로 풀어낸 책이다. 바우하우스 당시의 시대 상황과 바우하우스의 역사, 공방 중심의 주요 교과과정, 초대 교장과 교수진으로 참여한 예술가들의 활동과 성과까지 잘 정리되어 있어 비전공자가 봐도 괜찮은 내용이다. ‘바우하우스라는 책 제목이 어디선가 들어본 거 같다 싶었는데 1학년 디자인 교양 수업 시간에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바우하우스는 새롭고 보편적인 디자이너를 양성해내는 일종의 디자인 학교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단순한 디자이너 교육기관이 아니라 하나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듯했다. 바우하우스를 통해 그 시대 디자인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 체계적이라 놀라웠고 우리 인간사와 긴밀하게 연계되는 점 또한 흥미롭다

  테마가 있는 독서아카데미를 통해 바우하우스라는 새로운 책을 접하게 되어 즐거웠다. 책을 전부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디자인 계열 전공을 하는 사람이나 그쪽으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비전공자들도 교양서적으로 읽기 좋은 책인 것 같다.

  독서 아카데미를 통해 경험해보고 싶은 테마 주제는 심리학이다. 큰 주제로 봤을 때 심리학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는 인간관계나 스트레스 해소법 등 다양한 주제들이 독서 아카데미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코로나 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요즘 정신건강에 대한 강의나 스트레스, 힐링 등에 관련한 테마도서를 통해 독서 아카데미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소설)

총 7장의 챕터에는 친구 , 사랑, 가족관계에서의 갈등을 담고 있다.
1. 그 여름 
 수이와 이경은 연인관계이지만 수이는 자신의 힘듦을 이야기하지 않아 이경을 지치게 한다. 그러던 중 이경은 은지에게 강렬한 끌림을 느끼고 오랜 고민 끝에 수이와 헤어지고 은지와 만나지만 오래가지 않고 그 둘의 사이도 끝이 난다. 13년의 시간이 흘러 이경과 은지는 잠깐 지나가던 시절 속 인물이라는 동등한 입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경은 수이에게 연락 한 번 하지 못하고 무수한 세월이 흘러도 마음 속에 묻으며 그리워한다. 감정과 관계의 깊이에 따라 한 때는 누구보다 사랑했던 사람도 다신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이 슬프게 다가왔다. 13년이 지나고서도 연락할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단지 이경이 수이에게 갖는 미안함 때문이였을까. 이경 나름의 여러 이유들이 섞여있을 것이다.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다가 마지막에 만남으로 끝나는 관계는 성립하지 않을까에 대한 생각을 했다.
2. 601, 602
효진은 오빠에게 구타당하며 자라지만 밖에서는 씩씩하고 친구들에게 인기도 좋다. 남아선호사상, 가부장제라는 풍습은 그 당시 여성들을 지독하게 괴롭혔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들은 한없이 참고 견뎌야했고 사회는 그것을 용인했다. 지금 시대에는 성별이 뭐가 중요하냐, 오히려 딸이 인기가 있다라는 말들이 생각났다. 몇십 년 전만 해도 절대 나올 수 없는 말들이였는데 참 애석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양성평등이 주장되고 실현되는 사회라해도 어딘가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명절문화, 제사문화를 봐도 많은 가정에서 가부장제 풍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완전한 양성평등은 있을까, 온전히 실현시킬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3.지나가는 밤
윤희와 주희는 자매관계이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윤희는 주희를 철없게만 보고 그것이 갈등요소가 되어 둘을 멀어지게 한다. 친밀한만큼 많이 싸우고 언제 그랬냐는 듯 화해하고 지낼 수 있지만 그런 서먹한 관계는 꽤 오래갔다. 여기서 난 가족관계에서도 분명히 지킬 선이 있음을 느꼈다. 얼굴도 잘 모르는 누군가가 했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말들이 가족한테 들었을 때 엄청난 상처로 다가온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주희와 윤희도 그러지않았을까. 엄마를 잃은 비극에 눈이 먼 나머지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관점에서만 생각하고 상처만 주지 않았을까. 그 상처가 얼마나 더 오래갈 지는 모르지만 둘은 분명히 서로를 용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족이라는 말 한 마디는 사람의 마음을 가장 약하게 만드니까.
4.모래로 지은 집
모래, 공무, 나비 3명의 우정은 불안정하다. 모래의 적극적인 주도 하에서 이루어지는 만남, 모래와 공무의 우정을 넘어선 관계 등은 어느새 서서히 셋의 관계를 파괴시킨다. 아무리 친해도 언젠가 우정은 끝난다. 직접 깨뜨리든 자연스럽게 깨지든 상관없이. 우정이 깨진다고 나쁜 것일까에 대한 생각을 했다. 그 우정은 딱 그 역할만 하기로 결정된 우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한다. 한 때 친하게 지내고 서로 배우며 성장한 그 우정을, 이제 끝났다고 나쁜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는 의미이다. 소설 속 모래, 공무, 나비도 그 우정을 나쁘고 마음만 아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5.고백
주나, 진희, 미주는 절친한 관계로 가족처럼 지낸다. 그러나 진희의 커밍아웃과 죽음으로 이 관계는 복구할 수 없어졌다. 진희의 커밍아웃에 폭언을 한 주나와 표정으로 모욕감을 준 미주는 서로에게 진희의 죽음의 책임을 부과한다. 그러나 누가 더 잘못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진희가 살아돌아오지 않으니까. 누군가의 용기에는 위로와 격려로 받아주는 것이 해답이 아닐까 생각했다. 고민을 말할 때도 사실 그 해결책은 이성으로 파악 가능하지만 위로를 들으려고 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큰 용기를 낸 진희를 진심으로 안아줄 수 있었다면 결과가 바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6.손길
갈 곳 잃은 조카 혜인을 키워준 숙모는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혜인과의 연락도 끊고 잠적한다. 혜인은 그 당시 숙모에게 굉장히 큰 실망을 했지만 힘듦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는 숙모의 진심을 깨닫고 용서하게 된다. 힘든 모습을 보일 바에 차라리 자취를 감추는 방법은 정말 위험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겨진 사람에게는 내가 그정도밖에 안됐던 인연, 나는 오히려 힘듦을 가중하는 존재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모른다는 말이 떠올랐다. 건강한 관계에 있어서는 서로의 힘듦은 반으로 나누고 기쁨은 두 배로 같이 즐기기, 이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
7.아치디에서
낯선 곳에 혼자 던져진 랄도는 일을 하며 친구도 사귀고 자신의 삶을 얻는다. 그곳에서 만난 하민과는 같이 일하는 관계로 둘은 서로에게 과거 이야기를 털어 놓으며 위로해준다. 서로에게만큼은 솔직했던 그 둘은 사랑이라는 감정에는 솔직하지 못했다. 감정을 무시하고 결국 관계가 끝난다. 랄도는 랄도의 삶을, 하민은 하민의 삶을 살아가지만 랄도는 하민을 추억하며 그리워한다. 순간순간에 충실하며 온전히 서로를 받아들이는 것이 부족했던 그들. 사랑을 하나로 정의하기 힘들만큼 그전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사랑들이 인생에 찾아올 것이다. 무시하고 부정하지 말 것, 소중한 인연임에 감사하며 그 시간을 보낼 것. 새로운 배움을 얻었다.
7장의 챕터를 독서토론을 통해 몇 번씩 읽으니 인물들의 입장에 서서 사건을 전개할 수 있었다. 책은 단순히 한 번 읽고 줄거리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읽으며 그 인물의 입장에서 책을 읽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겪었을 친구, 가족, 사랑의 갈등을 다뤘기 때문에 더 읽기 수월했고 생각하지 못했던 의견을 들으며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7장의 챕터는 모두 갈등을 담고 결국 갈등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데 이것을 통해 한 번 크게 갈라진 인간관계는 복구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어쩌면 다시 복구조차 할 수 없다는 배움을 얻었다. 인간관계는 아마 노인이 되어서도 삶의 갈등 요소가 되지 않을까싶다. 타인의 마음처럼 알기 쉽고 어려운 것은 없으니까.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소설)

그 여름

(1) 수이와 이경의 사랑 이야기

이경과 수이라는 두 여학생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이다. 이성 간에만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감정들과 사랑에 빠졌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잘 표현했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이별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들을 세밀하고 섬세하게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601,602

(2) 과거의 여성 차별 역사와 현재의 삶

억압적인 가부장적 가정에서 자라는 두 아이의 이야기이다. 힘든 상황에서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에게 마음이 더 쓰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기 자신을 아빠와 형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세뇌하고, 애쓰는 공무가 안타까웠던 마음이 사랑과 비슷하게 표현된 것 같다.

지나가는 밤

(3) 가난으로 상처받은 자매의 관계성

서로 사랑하지만 표현에 서툰 자매의 이야기이다. 나는 남매 사이이기 때문에 자매간에 느끼는 감정에 대해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평소 주변에 언니를 둔 친구들을 보면 자주 치고 박고 싸우는 것을 보았다. 이 챕터를 읽으며 친오빠와 사이가 좋은 편인 나의 상황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모래로 지은 집

(4) 세 친구의 우정 이야기

인터넷에서 모래, 공무, 나비라는 가명으로 소통하던 사람들이 실제 오프라인으로 만나 추억을 쌓는 이야기이다. 익명성이라는 장점으로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보다 쉽게 낯선 이들에게 표현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장면들이 인상이 깊었다. 아마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온라인에서 서로 알고 만났기에 서로를 더 잘 헤아릴 수 있고 깊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고백

(5) 진희의 자살과 남겨진 두 친구의 이야기

 친한 친구가 커밍아웃을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두 친구는 외면하고 차갑게 대했다. 만약 나였다면 속으로는 무척이나 놀라고 당황해 아마 손도 떨리고 동공도 흔들렸을 테지만, 어렵게 이야기했을 친구가 무안하지 않도록 내가 더 덤덤하게 받아들일 것 같다.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기까지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지는 감히 가늠할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손길

(6) 숙모는 어린 혜인이와 함께 살면서 각별한 사이였다. 하지만 삼촌이 죽는 사건이 발생하며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진다. 숙모의 행동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조카인 혜인을 키워준 숙모와의 관계를 다루는 내용이다. 혜인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아 나도 어렸을 때 이런 생각을 했을까?’ 내 어렸을 적을 떠올리고 아이의 입장이 공감이 갔다. 그 아이가 자라서 결국 숙모의 입장을 깊이 이해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아치디에서

(7) 아치디에서 만난 하민과 랄도의 이야기

직업이 간호사였던 하민은 친오빠가 결혼할 때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하민의 희생을 요구했다. 하민은 양보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하민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행동에 대해서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더욱 자신을 몰아세우면서 살아간 것이 아닐까 싶다. 자기 자신을 너무나 억압하며 살았기에 정작 본인이 환자에게 줘야 할 관심을 줄 수 없었던 자신의 모습에 실망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남의 시선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닌, 나 스스로에게 떳떳해지는 것이 곧 타인에게도 부합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과 연애에 관한 얘기가 어렵게 설명 되어있지도 않고 잘 풀어져있어서 비교적 다른 책들보다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연애 혹은 사랑에 관해 궁금하거나 실질적으로 해결이 필요하고 누군가 더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조언을 얻고자 할 때 읽으면 좋을 책이라고 느꼈다.

목소리를 드릴게요 (정세랑 소설집)

  
  처음에 SF소설이라 해서 우주나 외계인, 로봇이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목소리를 드릴게요’를 읽고나니 SF에는 그런 부류만 있는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목소리를 드릴게요’에서는 세계화, 환경, 소수자 등의 대한 내용을 SF와 접목시켜 잘 녹아낸 작품이라 생각한다. 단편 집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과 가장 최신의 작품 사이에는 약 8년의 시간 차가 있지만, 작가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일관 되어있다고 느꼈다.
 ‘모조 지구 혁명기’
  우주에 제2 지구 즉 모조지구라는 테마파크가 존재한다. 그곳은 미니어처 공원이나 체험형 박물관처럼, 안전한 모사품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여기에서 주인공은 유일한 지구인이며, 외계인에게 속아 납치되어 모조 지구로 오게 됐다. 그곳에서 천사와 만나 같이 지내게 된다. 천사의 날개가 돋아 나면서 통증이 생기게 됐는데, 그 통증이 점점 악화되면서 천사를 디자인한 ‘디자이너‘를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주인공은 디자이너를 찾아가서 천사를 고쳐 달라고 피스톨을 가지고 협박한다. 디자이너는 처음엔 해줄 수 있는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지만, 주인공의 협박에 천사의 날개를 전기톱으로 뜯어낸다. 그 후 디자이너가 자신의 실험실에 주인공을 데려간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모순된 지구를 마주하게 되고, 쫓아온 천사가 자신의 뜯어진 날개로 디자이너를 죽인다…..
  모조지구라는 테마파크가 동물원의 남극관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소설 속 주인공은 모조지구로 납치돼 온 것인데, 그것이 인간이 야생 동물들을 데려와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에 가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세상과 현실 세계를 비교하면서 읽으니 재밌기도 했고, 반성도 했다. 장르가 SF라서 그런지 소설을 보는 것보단 단편 영화를 본 다는 느낌이라서 술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SF란 장르에 새로운 맛을 알게 되고, 세계화와 환경 그리고 자신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말센스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리드하는)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센스’란 감각적인 것이니 타고나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타고난 말솜씨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현재 많이 출간 되어 있는 흔한 책들처럼 말을 잘 하기 위한 방법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 공감하는 방법에 대해서 쓰여진 책이었다.
대화란 무엇일까?
 사실 우리에게 가장 큰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것은 누구일까 생각을 해보면 가장 가까이서 서로 사랑하는 사람일 것이다. 이것은 사랑이라는 감정과 역설되는 현상이다. 하지만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마음의 상처는 서로 함께한 시간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받는 이유는 서로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대화란 주고받는 것이다. 하지만 꼭 말로 주고받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서로가 속상한 이야기, 즐거웠던 이야기를 할 때면 들어주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나의 이야기를 내뱉는 경우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고받는 것이 대화라는 것이다.
소통을 잘하기 위한 원칙들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이다. 상황에 따라서 공감하는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한 마디 위로의 말, 진심 어린 표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감을 할 수 있고 심지어는 아무 말 없이 계속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공감이 될 수 있다. 즉 경청하고, 질문하고, 공감하고, 배려함으로써 상대방이 망설이던 말을 하게 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말센스라는 것이다. 즉 기다려주는 것이 소통을 잘하기 위한 원칙이라는 것이다.
셀레스트의 이야기
 그녀는 그녀의 친구가 자신의 슬픔을 표출하기 시작했을 때, 그 상황을 불편하게 느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편안하게 느끼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음으로 대화를 망치게 된다. 즉 친구의 고통에서 관심을 끌어와 자신에게 집중시킨 대화를 한 것이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녀의 친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에게 공감해달라고 강요하고 있었던 것이다.
훌륭한 공감력이란?
 싱어는 “좋은 기분을 느끼는 사람들은 자기 파트너의 부정적 경험을 실제보다 덜 심각하게 평가한다. 반면, 방금 불쾌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자기 파트너의 긍정적 경험을 실제보다 덜 좋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즉 훌륭한 공감력이란 말뿐만이 아니라 비언어적 공감력을 발휘해서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함께 감정을 나누고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법을 배웠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는 대화를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고 귀가 아니라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은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즉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센스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나와 같이 센스가 부족한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읽는 책이므로 대화는 글보다 진정성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주인공과 클로이가 비행기에 만나 대화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둘은 비행기에서 만난 것을 운명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사랑으로, 그렇게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들은 어느 평범한 연인같은 길을 걷게 되고, 과정속에서 불편했던 서로의 침묵을 편안함으로 느끼는 한편, 시간은 흘러가 상대방의 사랑을 구속으로 느끼게 되고 결국 둘은 헤어지게 된다. 그렇게 이별의 아픔을 겪은 주인공은 자살을 시도함으로써 클로이에게 그녀에 대한 지난 사랑을 표현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것 실패하게 되고, 클로이가 주인공의 친구와 사랑에 빠짐을 확인하게 됨에 따라 사실 클로이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혼자 생각하고 그녀와의 기억을 잊기로 노력한다.

 

이렇게 책은 사람의 만남부터 이별, 그리고 이후까지의 모든 감정을 담고 있다. 진부하다면 진부한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흐름 속에서 상황마다 느끼는 감정을 다양한 사상을 적용시켜 표현하는 경우와 작가 스스로의 추상적인 표현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 두가지 경우를 적절히 혼용하여 표현하였다.

 

번째, 사상을 예로 들자면, 주인공은 클로이를 얻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에 둘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갈수록 주인공은 소중함을 잃어가고, 결국에는 클로이를 잃게 되었는데 이것을 책에서 마르크스 주의라는 개념으로 표현하였다. 일반적인 상식의 마르크스 주의가 아닌 미국의 그루초 마르크스라는 희극인의 말을 인용한 것으로 얻고 싶은 대상을 갖게 되면 그것의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개념을 그들의 상황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그렇게 이별한 후에 사실 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자기 합리화적인 관점에서 예수 콤플렉스라는 개념으로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

 

번째, 추상적인 표현으로 사랑을 마시멜로우로 빗댄 부분이 있었다. 무겁다면 무겁지만, 흔하다면 흔한 표현인 사랑이라는 단어를 그들만의 표현으로 승화시켜 마시멜로우한다라는 단어를 만들어 상대방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표현 방법과 발단, 전개, 절정, 결말로 흘러가는 일반 소설과는 다르게 스토리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음에 따라 작가는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주인공이 느끼는 심정 그대로 감정에 이입하여 순간 순간에 따라 깊게 생각해보고 것을 온전히 느껴볼 있게끔 서술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렇게 사랑에 대해 심오하고, 깊게 생각해본 경험은 없던 같다. 하지만 책을 읽음으로서 평범한 어떤 연인의 연애에 이입하여 주인공과 감정을 공유하고, 상황을 같이 고민하며, 내가 평소에 갖고 있던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가 생각하는, 타인이 생각하는 사랑과 사랑을 비교해보게 되면서 사랑에 대해 폭넓게 생각할 있는 계기가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