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1학년 때 교양 수업인 ‘삶과 꿈‘ 수업에서 주제 도서로 다뤄서 1학년이라면 필수로 모두 읽어야 했던 책이다. 나 역시도 작년에 수업을 위해 열심히 읽으려 했었지만, 실상 맡은 주제 범위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정독하지 못해서 계속 아쉬움이 있었다. 20대라면 꼭 한 번 쯤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해서 호기심이 있기도 하였고, ‘사피엔스’라는 지금의 ‘나’를 포함한 전 인류의 서사에 대해 엄청난 두께로 서술한 그 책에 대한 약간의 학문적인 욕심이 생기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저런 핑계로 한참을 계속 미루던 와중에, 독서 클럽 공고를 보고 문득 다시 이 책이 오랜만에 떠올랐다.
서론이 길지만 사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다. 작년에 부분적으로 볼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책의 내용이 쉬운 편은 아닌데다가 분량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베스트 셀러로 뽑혔던 만큼, 여유가 된다면 한 번쯤은 시간 내어 읽어볼 만하다. 우선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우리가 길었던 교육 과정동안 배워왔던 대부분의 상식들을 깨트려 버린다. 상식이라고 알아왔던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그것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이런 것의 예시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농사에 관련한 것이다. 우리는 농사는 인류 정착의 원인이자 인류 발전의 원인이라고 배워왔고, 또 지금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유발 하라리는 이러한 농사, 즉 농업혁명이 인류 최대의 사기라고 서술한다. 사피엔스는 유목민이었는데, 농업을 시작하면서 밭을 가꾸기 위해 정착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로 인한 노동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서술했다. 이런 저자의 설명을 읽으니 애초에 수렵 채집을 하던 유목민일 때는 필요한 만큼의 노동만 했지만, 정착을 하고 농사를 지으면서 잉여 작물이 생기게 되고 이것이 추후에는 일종의 부의 기준이 되었다고 배운 것이 생각났다. 그 부를 축적하기 위해 노동의 강도가 필요 이상으로 높아지고, 따라서 삶의 질도 떨어지게 되었다고 연결지어 생각하니 이해가 잘 되어서 신기했다.
내가 나중에 혼자 따로 이 책을 읽어 볼 수도 있었겠지만, 독서 클럽이라는 형태를 통해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면서 책을 읽음으로써 더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었다. 또한 나와 동등한 학생과만 의견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지도 교수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더 많은 지식을 나눌 수 있었고, 개인적인 진로와 책의 내용을 연결지어 볼 수도 있는 기회도 있어서 더 좋았다.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유엔인권자문위원이 손녀에게 들려주는 자본주의 이야기)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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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갈리아의 딸들
“결국, 아이를 보는 것은 맨움이야.” 용기를 내어 뱃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 아들, 페트로니우스에게
엄마인 루스 브램은 남성은 아이를 보아야 한다며 그의 꿈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 말한다. 이갈리아의
사람들은 현실과 완전히 뒤바뀐 듯한 가모장제의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여성(women)은 움(wom), 남성(men)은
맨움(menwom)으로 불리며 대부분의 정치인, 결정권자, 기업의 회장 등 모든 분야에서 권력을 가진 존재는 여성이다. 심지어
예수조차 이곳에서는 남성이 아닌 도나 제시카라는 여성이다. 이처럼 인간의 기본형이 여성이 된 사회에서
남성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키가 작으며 통통하고 수염관리가 잘된 남자가 여성에게 좋은 배우자로
선택되고, 남성들은 여성이 낳은 아이에 대한 모든 육아를 담당한다. 그들에게는
경력단절이 낯선 단어가 아니며, 늦은 나이까지 결혼을 못한 남성은 성적으로 매력이 없다고 폄하를 당한다. 또한 그들은 자신의 생식기를 가리는 ‘페호’라는 속옷을 꼭 착용해야 하는데 만약 이것을 착용하지 않고 밖에 나갔다가는 모두에게 놀림을 받게 될 것이다. 주인공 페트로니우스는 해변가에서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늦은 시각에 숲속에서 세명의 여성들에게 강간을 당하고, 후에는 사랑하는 연인에게 폭행을 당하기까지 한다. 결국 그는 맨움해방주의를
주장하기에 이르지만 이갈리아에서 받는 맨움 차별에 비하면 아직 갈길이 멀 뿐이다.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은
“아니, 이렇게까지 불합리하고 어리석은 사회가 어디있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갈리아에서 살아가는 맨움들은
현재 지구촌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다. 여성들은 남성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작고, 마른 몸매를 갖기를 강요받으며 자란다. 대부분의 기기혼
여성은 아이를 낳으면 그에 대한 모든 육아와 가사일을 책임진다. 경력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일자리에 나가게
된다면 집안일과 더불어 할 일은 배로 늘어나게 된다. 갈비뼈를 꽉 조여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브레지어를
착용하지 않는 여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디서든 성 범죄를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존재하며, 데이트 폭력은 하루가 멀다하고 기사에 실린다.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여성은 그 단어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사회에서 낙인이 찍히는 반면 성범죄를 일으킨 남성들은 아무렇지 않게 살아간다.
극단적이라고 느껴지는가? 아주 일부의 운이 나쁜 여성만의 일이라고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보아라. 한 번만 이 책을 펼쳐 페트로니우스의
삶을 엿보아라. 남성들은 여성들이 느끼는 불합리에 대해 이해하게 될 것이며, 여성들은 어떻게 하여 남성들이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을 가지게 되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페트로니우스에게 이입하며 분노하고 한편으로는 권력을 가진 이갈리아의 여성들을 부러워했다. 그리고 책을 덮고 현실 세계로 돌아올 때면 허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 허탈감을 우울감으로 이어지게 나둬서는 안된다. 사회를 바꾸기 위한 에너지로 사용해야 한다. 그러한 목적으로 이 책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어 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그리고 이 한가지의 생각을 떠올려 주길 바란다. “지금까지의 여성의 역사는 어디로 지워진 것일까?”
이갈리아의 딸들
처음에 독서클럽을 시작한 계기는 책을 읽고 소통하고 싶어서가 아닌 비교과를 받고 싶어서 시작했다. 책을 선정하고 나서는 좀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최근에는 연극으로도 제작된 책이었고 원래 한번쯤은 읽어보고 싶어 관심을 갖고 있었던 책이었다.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단어가 정말 헷갈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단어 소개장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한지 모르겠다. 여기서는 모든 디폴트의 기준이 여자이기 때문에 움을 여자로 부르고 맨움을 남자라 부른다. 또한 영어권에서 결혼한 여자와 결혼하지 않은 여자의 호칭을 나눠서 부르는 걸 여기서는 맨움이 나눠져서 불린다. 또한 페호나 부성보호등 가부장적인 것이 뒤집힌 채 묘사된다.
이곳 이갈리아의 세계는 우리가 기존에 익숙해져 있던 게 완전히 뒤집혀 묘사된다. 외모를 가꾸고 여자에게 선택받길 기다리는 남자들과 시끄럽고 남자를 성희롱하는 여자들이 이 책에서 많이 보인다. 이 책은 읽으면서 옛날에 나온 책이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제일 소름 돋았던 건 메이드맨의 무도회 스토리였다. 이건 현대로 비교하면 홈 파티와 유사한 느낌인데 옛날에 나온 책이라고 하기에는 현대랑 비교해도 맞을 정도로 정말 비슷했다. 여기서 맨움은 선택받기 위해 열심히 꾸민 채로 가만히 1층에 있고 움들에게 선택받은 맨움은 방에 들어가 성관계를 맺게 되는데 이것에 대한 묘사도 뒤집혀서 우리가 성관계를 맺을 때도 얼마나 남성중심주의적인지 알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목차마다 신선함을 느낄 수 있고 여러 예민한 주제를 가지고 소설이 진행된다. 부성보호에 선택받지 못한 맨움의 삶, 강간, 데이트폭력 부분을 소개하고 싶은데 이곳 소설에서 주인공이 강간을 당했을 때 자신의 어머니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 부성보호를 받고 싶으면 숨기고 다니라고 하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또한 데이트폭력을 할 때도 이곳 소설에서 움이 맨움을 폭행하지만 너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이성을 잃고 때린거라며 합리화 하는 것을 보고 소름돋았다. 우리도 현실에서 만나주지 않아 폭행하고 죽이기까지 하는데 소설에서도 사실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맨움의 얘기를 듣자마자 죽이기까지 하려고 한다.
옛 서적이지만 현대와 비교해도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가 이 책 세계관이 우리의 현실과 뒤집힌채로 같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여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우리가 일상에서 익숙하게 넘기던 것들이 다시 보이게 되고 관련 서적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갈리아의 딸들
처음에 독서클럽을 시작한 계기는 책을 읽고 소통하고 싶어서가 아닌 비교과를 받고 싶어서 시작했다. 책을 선정하고 나서는 좀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최근에는 연극으로도 제작된 책이었고 원래 한번쯤은 읽어보고 싶어 관심을 갖고 있었던 책이었다.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단어가 정말 헷갈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단어 소개장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한지 모르겠다. 여기서는 모든 디폴트의 기준이 여자이기 때문에 움을 여자로 부르고 맨움을 남자라 부른다. 또한 영어권에서 결혼한 여자와 결혼하지 않은 여자의 호칭을 나눠서 부르는 걸 여기서는 맨움이 나눠져서 불린다. 또한 페호나 부성보호등 가부장적인 것이 뒤집힌 채 묘사된다.
이곳 이갈리아의 세계는 우리가 기존에 익숙해져 있던 게 완전히 뒤집혀 묘사된다. 외모를 가꾸고 여자에게 선택받길 기다리는 남자들과 시끄럽고 남자를 성희롱하는 여자들이 이 책에서 많이 보인다. 이 책은 읽으면서 옛날에 나온 책이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제일 소름 돋았던 건 메이드맨의 무도회 스토리였다. 이건 현대로 비교하면 홈 파티와 유사한 느낌인데 옛날에 나온 책이라고 하기에는 현대랑 비교해도 맞을 정도로 정말 비슷했다. 여기서 맨움은 선택받기 위해 열심히 꾸민 채로 가만히 1층에 있고 움들에게 선택받은 맨움은 방에 들어가 성관계를 맺게 되는데 이것에 대한 묘사도 뒤집혀서 우리가 성관계를 맺을 때도 얼마나 남성중심주의적인지 알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목차마다 신선함을 느낄 수 있고 여러 예민한 주제를 가지고 소설이 진행된다. 부성보호에 선택받지 못한 맨움의 삶, 강간, 데이트폭력 부분을 소개하고 싶은데 이곳 소설에서 주인공이 강간을 당했을 때 자신의 어머니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 부성보호를 받고 싶으면 숨기고 다니라고 하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또한 데이트폭력을 할 때도 이곳 소설에서 움이 맨움을 폭행하지만 너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이성을 잃고 때린거라며 합리화 하는 것을 보고 소름돋았다. 우리도 현실에서 만나주지 않아 폭행하고 죽이기까지 하는데 소설에서도 사실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맨움의 얘기를 듣자마자 죽이기까지 하려고 한다.
옛 서적이지만 현대와 비교해도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가 이 책 세계관이 우리의 현실과 뒤집힌채로 같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여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우리가 일상에서 익숙하게 넘기던 것들이 다시 보이게 되고 관련 서적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